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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의 한정된 자원은 인류의 편의를 위해 필요한 에너지원의 연구와 개발을 촉진시켰다. 과학과 기술이 눈부시게 발전한 20세기에 획기적인 기술의 응집체로 개발된 것이 바로 원자력이다. 원자력은 다시 산업 발전으로 환류되고, 산업의 발전은 더 많은 원자력 발전을 요구하게 된다. 이러한 선순환 구조는 이미 공고화되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원자력 발전은 인류의 편의를 위해 대단히 중요하면서도 동시에 인류의 존속을 위협할 정도의 위험성도 안고 있다. 우리는 이미 구 소련의 체르노빌 원전사고와 미국 Three Mile Island 원전사고를 통해 원자력의 위험성을 충분히 인지할 수 있게 되었다. 그래서 ...

지구의 한정된 자원은 인류의 편의를 위해 필요한 에너지원의 연구와 개발을 촉진시켰다. 과학과 기술이 눈부시게 발전한 20세기에 획기적인 기술의 응집체로 개발된 것이 바로 원자력이다. 원자력은 다시 산업 발전으로 환류되고, 산업의 발전은 더 많은 원자력 발전을 요구하게 된다. 이러한 선순환 구조는 이미 공고화되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원자력 발전은 인류의 편의를 위해 대단히 중요하면서도 동시에 인류의 존속을 위협할 정도의 위험성도 안고 있다. 우리는 이미 구 소련의 체르노빌 원전사고와 미국 Three Mile Island 원전사고를 통해 원자력의 위험성을 충분히 인지할 수 있게 되었다. 그래서 IAEA 등 국제기구에서는 원자력 안전과 규제를 담당하는 조직이 원자력 이용 및 진흥, 발전을 담당하는 조직과 독립해 운영, 기능하도록 체약조건을 표방하였다. 하지만, 2011년 3월 11일 역사적인 후쿠시마 원전사고가 발생할 때까지 일본을 비롯해서 대한민국의 경우에도 원자력 안전과 규제 업무를 원자력 이용과 진흥을 담당하는 정부부처에서 함께 관장하고 있었다. 전쟁과 평화의 두 얼굴을 한 몸에 안고 있는 야누스와 같은 기형적 행정 구조를 통해 집행되어 왔음을 의미한다. 결과적으로 당장의 생산성과 경제성을 도출해 낼 수 있는 원자력 이용, 진흥, 발전의 업무가 더 많은 지원과 성원을 받게 될 것이며, 안전 불감증이 만연한 사회에서 원자력 안전과 규제에 관한 업무는 상대적으로 소홀해 질 수 밖에 없게 되었다. 대한민국에서는 후쿠시마 원전사고 이전부터 국회 차원에서는 교육과학기술부로부터 원자력 안전과 규제 업무를 떼어내 별도의 독립된 조직으로 해야 한다는 국회의원들의 법률 개정안이 발의되기도 하였다. 하지만, 부처 할거주의로 인해 제도적 정비는 쉽게 진척되지 않고 있었다. 그러한 상황에서 예기치 못한 사건이 발생한다. 바로 후쿠시마 원전사고이다. 2011년 3월 11일 발생한 후쿠시마 원전사고는 그 동안 원자력 행정체제의 개편에 완강히 저항하던 모든 요소들, 즉 행정적․정치적 요소의 기류를 180도 바꿔 놓는 계기가 되었다. 교육과학기술부 관료와 일부 정치인은 기존 제도, 즉 기형적인 행정체제의 개편에 소극적인 반면 지식경제부와 일부 정치인은 원자력 안전과 규제 업무의 독립을 강하게 요구하는 대치상태가 지속되고 있었다. 그러한 평행선상에서 후쿠시마 원전사고가 발생했고 이 사고는 교육과학기술부 관료 등 기존 제도의 변화를 희망하지 않는 요인들의 입장 변화를 이끌어내게 되었다. 결국 지지부진 하던 과정이 완전한 독립행정체제를 갖추는데 까지 불과 7개월 소요되었다. 본 연구는 이상 일련의 과정을 역사적 제도주의의 관점에서 분석하였다. 기존 행정체제의 변화를 쉽게 바라지 않는 경로의존성을 기반으로 역사적 사건이 촉발기제가 되어 그 동안의 모든 논의의 방향을 송두리째 바꿔 놓는 과정을 기술했다. 연구 분석은 행정체제를 하나의 제도로서 인식하고, ‘제도의 형성, 제도의 지속, 제도의 변화’ 과정 속에서 관료의 행태와 정치적 과정, 국제적 환경이 주요변수로 작용하고, 후쿠시마 원전사고가 결정적인 경로전환 즉 원자력 안전과 규제를 전담하는 독립기구인 ‘원자력안전위원회’ 설립에 영향을 미치게 되는 인과관계를 밝히고 있다. 본 연구가 담고 있는 함의는 역사적 제도주의에서는 위기, 즉 역사적 사건을 제도변화의 기회로 보는데 본 연구는 여기에 머물지 않고 기존 제도의 경로전환을 위해 역사적 사건을 조직 내부의 저항을 완화하는 계기로 활용하여 의도한 대로 제도 변화를 추진할 수 있다는 것을 알 수 있게 되었다. 한편, 후쿠시마 원전사고라는 역사적 충격을 통해 원자력 안전과 규제를 전담하는 독립기구 ‘원자력안전위원회’라는 외형적 설립에 치중한 나머지 실효성 있는 원자력 안전과 규제를 위한 전문성을 갖춘 실질적 조직구성 등은 다소 미흡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의 보완을 위한 노력은 앞으로 우리에게 주어진 과제로 남겨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