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록 ▼

AI-Helper

지금까지 마가복음에 나타난 제자도에 대해 살펴보았다. 마가복음서는 현실과 무관하게 기록된 책이 아니라, 역사적 배경 가운데 기록되었으며, 현실 가운데 가장 필요한 질문에 응답하고 있는 복음서임을 알게 된다. 마가복음 기록당시 삶의 자리는 유대전쟁이 발발하고 예수를 따르는 공동체는 로마와의 갈등 속에서 고난과 박해에 직면해 있었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예수가 누구인가에 대한 고백은 그들의 삶을 결정하는 핵심이 되었고, 마가복음서는 예수를 따르는 제자의 모습이 어떠해야 하는 지 말씀하고 있다. 마가복음이 제시하는 참제자상은 마가복음 ...

지금까지 마가복음에 나타난 제자도에 대해 살펴보았다. 마가복음서는 현실과 무관하게 기록된 책이 아니라, 역사적 배경 가운데 기록되었으며, 현실 가운데 가장 필요한 질문에 응답하고 있는 복음서임을 알게 된다. 마가복음 기록당시 삶의 자리는 유대전쟁이 발발하고 예수를 따르는 공동체는 로마와의 갈등 속에서 고난과 박해에 직면해 있었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예수가 누구인가에 대한 고백은 그들의 삶을 결정하는 핵심이 되었고, 마가복음서는 예수를 따르는 제자의 모습이 어떠해야 하는 지 말씀하고 있다. 마가복음이 제시하는 참제자상은 마가복음 전반에 걸쳐 나타나는 제자들의 모습이 예수에 대해 무지하며, 또한 오해했고 결정적인 순간에 예수를 배반하는 제자들의 모습을 통해 더 강하게 부각된다. 이러한 모습은 예수의 정체와 사역에 대해 오해하는 제자들의 모습이 강하게 나타나는 제자도 본문(8:27-10:52)에서 극명하게 드러난다. 마가복음의 중심부분인 제자도 본문에서 세 차례에 걸쳐 수난예고를 통해 예수는 자신이 가야 할 길을 제시한다. 그 길은 고난받는 인자로서 가야할 길임을 알려주는 것이다. 그러나 이와는 달리 제자들은 계속해서 예수의 정체와 사역에 대해 오해한다. 그들은 혁명을 일으키는 정치적인 메시야로서 예수를 이해했고, 또한 첫째의 자리에 앉을 수 있게 만들어 주는 권력의 메시야로 오해했다. 뿐만 아니라, 예수는 영광의 메시야로서 영광의 자리에 앉게 될 것이고 예수를 따르던 자들도 그와 함께 좌우편에 앉아서 영광을 누릴 수 있다고 생각했던 것이다. 예수의 정체와 사역을 오해하고 있는 제자들의 모습을 부각시키면서 마가복음에서는 예수를 따르는 참된 제자의 모습을 제시한다. 예수를 따르는 제자들은 자기를 희생하는 심정으로 십자가를 지고 또한 자기를 부인하며, 예수가 경험한 동일한 고난을 견디며(막10:37-38), 섬기는 자들(막10:43-44)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하나님의 아들이신 예수가 하나님의 뜻을 위해 여러 모양으로 고난당하고 십자가에서 순교하였듯이, 예수의 제자들은 십자가를 통하여 드러난 인자로서의 예수의 삶을 공유해야만 한다. 예수의 고난과 죽음이 필연적이듯이(막8:31) 하나님의 뜻을 실현하기 위하여 제자들이 받게 되는 핍박도 필연적일 수밖에 없다. 또한 제자가 되고자 하는 자는 섬김과 희생의 길 안에 머물러야 한다. 마가복음에서는 고난받는 인자예수의 이 땅에서의 섬김과 주심을, 제자들을 위한 모범으로 제공한다. 놀랍게도 마가 공동체를 위한 인자로서의 예수의 섬김의 진정한 완성은 많은 사람을 위한 죽음과 인류의 구원을 위한 자기희생에서 이루어졌다. 현 시대 속에서 마가복음에 나타나는 제자들처럼 예수를 따르는 자는 많다. 그러나 예수의 정체와 사역을 이해하며 그 길을 따르는 자는 과연 얼마나 될까. 또한 바디매오처럼 과감히 그 길을 따를 수 있을까. 혹 자기이익만을 추구하는 이 시대와 함께 동승하여 안일한 신앙의 삶의 양태를 고수하고 있지는 않는가. 예수님은 마가복음에 나타난 제자도를 통해 과거 마가공동체 뿐만 아니라 오늘 예수를 따르는 제자들에게 동일하게 말씀하신다. 예수님께서 하나님의 뜻을 실현하기 위해 하나님의 아들로서 고난당하시며 섬김의 본을 보이신 것처럼, 참된 제자요, 그리스도인인 우리에게 자기 십자가를 지며 자기를 희생하는 것이 섬김이며, 곧 그리스도를 따름 이라는 것을.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