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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록) 정권교체기마다 수사권의 배분방안에 대한 논의가 이어져 왔으나, 관련법규의 개정에는 이르지 못했다. 경찰에 의해 지속적으로 제기되어 왔던 소위 수사권독립의 요구는 때때로 검ㆍ경간의 권력 싸움으로 치부되기도 하였다. 그러나 형사절차상 검찰과 경찰의 역할 및 상호관계를 어떻게 설정할 것인가의 문제는 단순히 수사의 효율성 추구나 행정부처간의 권한을 조정하는 문제 정도로 인식되어서는 안된다. 이는 한 국가의 형사사법제도의 근본적인 골격을 좌우하는 중대한 문제로서 형사사법의 정의를 실현하는 골격이며, 국민의 기본권과도 직접적으로 관...

(초록) 정권교체기마다 수사권의 배분방안에 대한 논의가 이어져 왔으나, 관련법규의 개정에는 이르지 못했다. 경찰에 의해 지속적으로 제기되어 왔던 소위 수사권독립의 요구는 때때로 검ㆍ경간의 권력 싸움으로 치부되기도 하였다. 그러나 형사절차상 검찰과 경찰의 역할 및 상호관계를 어떻게 설정할 것인가의 문제는 단순히 수사의 효율성 추구나 행정부처간의 권한을 조정하는 문제 정도로 인식되어서는 안된다. 이는 한 국가의 형사사법제도의 근본적인 골격을 좌우하는 중대한 문제로서 형사사법의 정의를 실현하는 골격이며, 국민의 기본권과도 직접적으로 관련되어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검찰과 경찰의 수사권 구조조정은 이해당사자간의 의견 합치만으로 결정될 성질의 것이 아니라 반드시 국민적 합의가 바탕되어야 한다는 점을 간과하지 말아야 할 것이다. 현행 형사소송법이 제정된 지 이제 50년이 넘었다. 연혁적 연구를 통하여 확인되어 온 바와 같이 우리의 입법자들은 형사소송법 제정 당시의 시대적 상황을 고려하여 일제하의 검사주재형 수사체제를 존속시켰지만 장래에는 수사와 공소를 분리하여 공소는 검찰, 수사는 경찰에게 맡기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견해를 가지고 있었다. 권력의 분립을 통해 견제와 균형의 원리를 구현하고 국민의 인권보장에 철저하기 위해서는 영미법계의 당사자주의에 입각한 형사절차로 전환해야 한다는 방향성에 공감대가 형성되어 있었다고 볼 수 있다. 반세기가 지난 오늘 시대상황은 이미 현저하게 변화되었다. 수사절차상의 인권침해를 방지하기 위한 법적․제도적 장치가 민주화의 여정 속에서 지속적으로 마련되어 왔으며, 경찰의 인권의식 또한 과거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향상되었다. 그러나 이러한 시대적 변화와는 반대로 검찰은 사법경찰관리에 대한 지휘권한을 그대로 유지함에 그치지 않고, 법규 제정에 있어서의 우월적 지위를 이용하여 다양한 법규에 각종의 지휘조항을 확대시켜왔다. 뿐만 아니라 공소관으로서의 본연의 임무를 뒷전으로 한 채 수사에 몰두하는 조직운용의 행태도 보이고 있다. 수사절차와 공소절차가 검찰이라는 하나의 조직에 의해서 철저하게 장악되어 있음으로써 유발되는 폐해는 검찰권의 비대화와 견제세력의 부재, 이중수사에 의한 국민불편가중 및 비효율성, 공소관으로서 요구되는 기소의 객관성ㆍ중립성 저해 및 수사에 대한 위법감시기능 약화 및 피의자 직접 수사에 따른 피의자․피고인의 방어권 침해 등으로 나타나고 있다. 현행 수사체제에 내재되어 있는 많은 문제점을 극복하고 선진 각국의 보편적인 기준에 걸맞는 발전적인 형사절차를 마련하기 위해서 검․경 수사권자문위원회를 발족하여 검찰과 경찰에서 상정한 26개의 수사권 조정의 핵심 쟁점사항에 15차례 회의를 개최하여 개별적인 수사절차에 대해서는 일부 의견접근이 이루어진 것도 있으나 핵심과제인 형사소송법 제195조(경찰의 수사주체 인정), 제196조(상호 협력관계 설정)에 대해서는 의견조정이 이루어지지 않아 수사권 조정은 실패하였다. 검․경 수사권 조정자문위원회의 조정이 결렬된 이후 2005년 6월 15일 한나라당 이인기 의원을 대표로 18명의 국회의원들이 공동으로 경찰 수사주체성 인정 및 검․경 상호협력관계를 주요 골자로 하는 형소법 개정안을 입법 발의 하였고, 6월 24일에는 열린우리당 홍미영 의원을 대표로 87명의 국회의원들이 공동으로 이와 유사한 골자의 형소법 개정안을 입법 발의 하였다. 이어서 여당인 열린우리당에서도 2005년 6월 22일 정책위원회 산하에 수사권조정 정책기획단(단장 조성래의원)을 발족하여 12월 5일 경찰의 수사주체성과 검찰과 경찰의 협력관계를 원칙으로 하되 일부 범죄에 대해서는 검사의 지휘를 인정한다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기획단 조정안을 발표하였다. 이에 검찰에서는 경찰 수사 주체성 및 검․경 협력관계가 명시된 것에 강력히 반발하면서 청화대에 정부입법안 마련을 요청하여 국무총리실에서는 검․경 양측의 의견을 청취하여 국무조정실에서 조정안을 마련하다가 중 당시 이해찬 국무총리가 경질되어 흐지부지 되다가 지금은 논의조차 중단된 상태다. 검찰과 경찰의 수사권 조정문제에 대해서는 새로운 연구나 논의, 검․경간의 비난을 자제하고 이해와 타협이 절실할 때다. 특히 정부는 지금까지의 논의를 기초로 한 법적결단을 내려 양 기관이 어렵게 합의한 내용을 법률적 형식으로 보장되어야 할 것이다. 만약 정부차원에서 단일안이 나오지 않는다면 이미 국회에 제출된 법안을 공론화해서 여야 합의로 수사구조개혁이 마무리되기를 간절히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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