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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위 ‘문둥병’이라 불리는, 한센병은 (과거 나병이라 불렸으나 한센병으로 명명한다.) BC 600년 인도에서 발견되었다는 기록이 있고, BC 200년 중국에도 이와 유사한 기록이 있다. 구약성서에도 비슷한 기록이 있는가 하면 신약성서에는 문둥병으로 기록되어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한센인은 몇 백 년 전부터 등장해 왔다. 특히나 우리에게 한센인은 어린아이를 잡아먹는다는 괴담 때문이었는지 공포의 대상으로 여겨져 사회로부터 오랫동안 격리되어 왔다. 중국도 한센인에 있어서 우리와 별반 다를 게 없다. 넓은 영토와 많은 인구를 보유하고 있는 중국은 한센인을 꾸준히 관리, 치료하기에는 구조적인 한계를 지니고 있다, 그 결과 현재 중국에 거주하는 한센인의 인원조차 정확히 파악되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전지구적으로 한센병은 우리 인류의 오랜 역사와 함께 해왔으며 오늘날 한센병에 대한 인식이 인권차원에서 향상되어 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중국에서는 주위의 시선은 그다지 곱지 않은 편이다. 중국 서안에서 동남쪽으로 150여km 떨어진 산골 지역에는 ‘상락 인애원’ 이라 불리는 요양원이 자리하고 있다. 한국인 수도자들에 의해 운영되고 있는 이곳은 100여명의 중국 한센병 ...

소위 ‘문둥병’이라 불리는, 한센병은 (과거 나병이라 불렸으나 한센병으로 명명한다.) BC 600년 인도에서 발견되었다는 기록이 있고, BC 200년 중국에도 이와 유사한 기록이 있다. 구약성서에도 비슷한 기록이 있는가 하면 신약성서에는 문둥병으로 기록되어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한센인은 몇 백 년 전부터 등장해 왔다. 특히나 우리에게 한센인은 어린아이를 잡아먹는다는 괴담 때문이었는지 공포의 대상으로 여겨져 사회로부터 오랫동안 격리되어 왔다. 중국도 한센인에 있어서 우리와 별반 다를 게 없다. 넓은 영토와 많은 인구를 보유하고 있는 중국은 한센인을 꾸준히 관리, 치료하기에는 구조적인 한계를 지니고 있다, 그 결과 현재 중국에 거주하는 한센인의 인원조차 정확히 파악되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전지구적으로 한센병은 우리 인류의 오랜 역사와 함께 해왔으며 오늘날 한센병에 대한 인식이 인권차원에서 향상되어 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중국에서는 주위의 시선은 그다지 곱지 않은 편이다. 중국 서안에서 동남쪽으로 150여km 떨어진 산골 지역에는 ‘상락 인애원’ 이라 불리는 요양원이 자리하고 있다. 한국인 수도자들에 의해 운영되고 있는 이곳은 100여명의 중국 한센병 환우가 모여 있다. 중국 선교에 뜻을 품은 한 한국인 수도회 소속 신부에 의해 요양원이 설립되었고 설립 당시 십여 명에 불과했던 환우의 숫자는 계속 늘어나 지금의 모습을 갖추게 되었다. 내가 이곳과 인연을 맺게 된 것은 한일월드컵의 열기가 채 가시지 않았던 2002년 8월의 여름이었다. 첫 해외여행에 마냥 들떠있던 철없는 여대생에게 이곳은 신선한 충격으로 다가왔다. 환우의 대부분은 60세 이상의 노인들로 가난한 농민의 가정에서 태어나 유년시절 생긴 병으로 인해 부모와 형제들로부터 벗어나 수십 년 동안 산 속이나 동굴에서 숨어 지냈다. 의식주가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산 속이나 거리에서의 생활은 그들의 상처와 건강을 더욱 악화시켰을 것이다. 그저 숨기에 급급했던 이들에게 치료나 어떠한 혜택은 주어지지 않았고 세월의 상처는 문드러지고 일그러진 손과 발에 고스란히 남았다. 지금은 다양한 치료약이 개발되어 꾸준한 약물치료로 일상적인 생활이 가능하고 현 추세로 간다면 한센병은 치료되어 질 수 있는 질병이라고들 한다. 전쟁과 나라의 격동기 속에서 오랫동안 은둔해오던 이들은 노인이 된 지금에서야 다시 세상과 만나게 되었다. 그동안 멸시되어 중국 사회에서 이방인 취급을 받던 이들이 한국인이라는 또 다른 이방인들을 통해 새로운 사회로 돌아왔다. 이들에게 있어 한국인은 그리고 요양원은, 힘겨웠던 고통의 삶 끝에 찾아온 ‘더불어 사는 가족’이고 ‘안식처’인 셈이다. 비록 남들보다 불편하고 힘겨운 생활은 계속 되겠지만 현재에 감사하고 만족할 수 있는 소박한 삶의 모습에서 우리와 다를 바 없는 한 인간으로서 새로운 미래의 꿈을 가꾸며 살아가는 인간미를 발견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