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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골목」과「군맹」을 제외한 모든 작품에 아동과 청소년 인물을 등장시켰다는 점에서 아동 심리와 성장에 관한 현덕의 작가적 관심은 남달랐다. 본고에서는 현덕이 아동에 대한 정확한 관찰과 깊은 이해를 바탕으로 창조해 낸 소년 등장인물들에게서 보편적인 아동 성장의 의미를 발견하고자, 현덕 소설 가운데 참신한 소재와 탁월한 묘사가 돋보이는 작품「두꺼비가 먹은 돈」,「경칩」,「남생이」,「나비를 잡는 아버지」에 등장하는 소년 인물들을 연구 대상으로 삼아 에릭슨의 심리․사회적 발달 단계 이론을 근거로 그들의 성장 양상을 분석하였다. 소설「두꺼비가 먹은 돈」에서 돈을 잃어버리고 ‘죄책감’을 느낀 ‘노마’가 돈을 찾으려는 ‘주도성’을 발휘하는 과정과 소설「경칩」에서 ‘노마’가 ‘두려움’을 극복하고 미지의 영역을 탐색하는 ‘주도성’을 보여주는 모습을 살펴보았고,「남생이」에서는 ‘노마’가 양버들 나무 오르기 실패로 인해 느끼는 ‘열등감’을 극복하고 마침내 ‘유능감’을 성취하게 되는 과정을 검토하였다. 그리고「나비를 잡는 아버지」에서 ‘바우’가 또래 친구와의 비교를 통한 좌절과 자기를 알아주지 않는 부모에 대한 반감으로 인해 ‘정체성 혼란’을 경험한 뒤 자기 자신에 대한 인식을 통합하여 ‘정체성’을 형성해가는 과정을 분석했다. 그 결과, 모든 작품의 소년 등장인물들이 각 단계의 갈등 상황에서 긍정적인 측면 뿐 아니라 부정적 측면까지도 고루 경험하되 긍정적 측면을 보다 강렬하게 체험하여 그 다음 단계로 도약할만한 성숙함을 지니게 되는 성장 양상을 보여주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한편 모든 작품에서 소년들의 아버지가 부재하거나 부재하는 것과 마찬가지라는 점과 소년 등장인물들 모두가 패러다임의 전환을 경험한다는 점을 바탕으로 하여, 현덕 소설 가운데 성장소설로서 가장 풍부한 함의를 지닌「남생이」를 중심으로 현덕 소설에서 소년 등장인물들의 성장 양상이 내포하고 있는 원형적 의미를 분석하였다. 어머니로 추상화되는 ...

소설「골목」과「군맹」을 제외한 모든 작품에 아동과 청소년 인물을 등장시켰다는 점에서 아동 심리와 성장에 관한 현덕의 작가적 관심은 남달랐다. 본고에서는 현덕이 아동에 대한 정확한 관찰과 깊은 이해를 바탕으로 창조해 낸 소년 등장인물들에게서 보편적인 아동 성장의 의미를 발견하고자, 현덕 소설 가운데 참신한 소재와 탁월한 묘사가 돋보이는 작품「두꺼비가 먹은 돈」,「경칩」,「남생이」,「나비를 잡는 아버지」에 등장하는 소년 인물들을 연구 대상으로 삼아 에릭슨의 심리․사회적 발달 단계 이론을 근거로 그들의 성장 양상을 분석하였다. 소설「두꺼비가 먹은 돈」에서 돈을 잃어버리고 ‘죄책감’을 느낀 ‘노마’가 돈을 찾으려는 ‘주도성’을 발휘하는 과정과 소설「경칩」에서 ‘노마’가 ‘두려움’을 극복하고 미지의 영역을 탐색하는 ‘주도성’을 보여주는 모습을 살펴보았고,「남생이」에서는 ‘노마’가 양버들 나무 오르기 실패로 인해 느끼는 ‘열등감’을 극복하고 마침내 ‘유능감’을 성취하게 되는 과정을 검토하였다. 그리고「나비를 잡는 아버지」에서 ‘바우’가 또래 친구와의 비교를 통한 좌절과 자기를 알아주지 않는 부모에 대한 반감으로 인해 ‘정체성 혼란’을 경험한 뒤 자기 자신에 대한 인식을 통합하여 ‘정체성’을 형성해가는 과정을 분석했다. 그 결과, 모든 작품의 소년 등장인물들이 각 단계의 갈등 상황에서 긍정적인 측면 뿐 아니라 부정적 측면까지도 고루 경험하되 긍정적 측면을 보다 강렬하게 체험하여 그 다음 단계로 도약할만한 성숙함을 지니게 되는 성장 양상을 보여주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한편 모든 작품에서 소년들의 아버지가 부재하거나 부재하는 것과 마찬가지라는 점과 소년 등장인물들 모두가 패러다임의 전환을 경험한다는 점을 바탕으로 하여, 현덕 소설 가운데 성장소설로서 가장 풍부한 함의를 지닌「남생이」를 중심으로 현덕 소설에서 소년 등장인물들의 성장 양상이 내포하고 있는 원형적 의미를 분석하였다. 어머니로 추상화되는 파토스(pathos) 영역에서 아버지로 추상화되는 로고스(logos)의 영역으로 진입하는 것을 정신적 성숙의 근원적 의미로 보고「남생이」를 면밀히 분석한 결과,「남생이」에는 ‘어머니’와 ‘창녀’의 모순된 페르소나를 가진 ‘노마’ 어머니가 ‘노마’에게 혼란스러운 양가감정을 불러일으키는 파토스의 영역으로 형상화 되어 있으며, 정신적 성숙의 전제가 되는 모태파괴는 ‘노마’가 어머니를 부정(否定)하고 어머니의 위선을 꿰뚫어보는 객관성을 가지게 되는 과정으로 묘사되고 있다. 현덕은 ‘노마’의 모태 파괴 행위에 개연성을 불어넣기 위해 ‘노마’ 어머니를 여느 문학작품에서는 보기 드물게 차갑고 괴팍한 성격을 지닌 어머니로 설정하였다. 로고스 영역으로의 진입이 감정의 혼란을 넘어 세상에 대해 합리적이고 이성적인 시각을 갖게 됨을 의미한다는 점에서, ‘노마’의 ‘양버들 나무 오르기’가 성공하는 것과 노마 ‘아버지의 죽음’이 동시에 일어난 것은 우연이 아니다. ‘양버들 나무 오르기’는 성숙을 위한 일종의 ‘통과의례’에 해당하는 소재로서, ‘노마’가 나무 오르기에 성공하는 것은 로고스의 영역으로 진입하는데 성공했다는 승인이자 암시가 된다. 또한 파토스 영역에서 로고스 영역으로 넘어가야 하는 ‘노마’의 입장에서 볼 때, 로고스의 영역을 추상화하고 있는 ‘아버지의 죽음’은 ‘노마’가 그 자리를 대신해야 할 필연성을 부여하여 그에게 로고스 영역으로의 진입공간을 마련해 주고 있다. 현덕이 아동 심리와 연령별 성장의 특성을 꿰뚫는 정확한 시선을 가진 작가였음을 에릭슨의 이론을 바탕으로 확인할 수 있었다. 또한 그는 작품 속에 파토스 영역에서 로고스 영역으로의 진입이라는 인간 성장의 근원적 모습을 풍부한 묘사를 담아낸 작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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