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어 또는 민족어라는 개념의 형성은 제도적 수행을 근간으로 하는 근대화의 통시적 과정과 밀접히 결부된다. 근대의 세계체제를 개별자로서의 행위 주체들이 복수적으로 참 여하는 역학관계로 이해할 경우, 근대적인 주체로 거듭나는 과정이란 이 복수의 세계에 이미 존재하고 있는 타자의 형상을 대타화하여 자민족 ? 국가의 자기동일성을 확보하려는 시도로 풀이될 수 있다. 식민지 시기 조선에서 빚어진 이중 언어상황은 세계체재를 밑바탕으로 하는 ‘언어적 근 대’의 개별적 실현이 제국과 식민지라는 이원적 역학의 관계로 귀결되는 역사성을 체현한 다. 일본의 제국주의적 구상 속에서 조선은 ‘제국 일본’이라는 새로운 단일체의 구성적 외 부로 포섭된다. 균질적 언어로서 제국의 국어를 이념화하는 것이 제국의 기획과 맞물려 있다면, 그 언어적 제도를 가시화하는 동력은 식민지라는 배타적 기원에서 유래한 이중 언어의 상황을 부정하는 것에 앞서, 그것을 적극적인 정치적 현실로 이해하는 것으로부터 형성되는 것이다. 이 점에서 식민지의 조선어는 제국의 국어인 일본어에 대립하는 외적 잔여물에 그치지 않는, 제국 내부의 영토, 즉 식민지의 언어로서의 ‘언문’으로 표지된다. 근대 계몽기 대한제국의 독립국가적 체모를 주장하는 ‘국문’ 운동이 활발히 일어나는 가 운데, 언문이라는 단어는 과거의 유교적 세계인식을 반성하는 문맥 속에서 활용된 바 있 다. 따라서 병합 이후 일본어가 국어로 도입되면서 조선어에 재차 언문의 위상이 부여되 었을 때, ‘국어’가 내포하는 배제적 논리는 국문으로 수복되었던 조선의 언어적 균질성 자 체를 박탈하는 것으로 드러난다. 언문으로서의 조선어를 통해 균질성을 회복하려는 시도는 ‘조선어학회’를 중심으로 한 어문운동과 문학적 근대성을 지향했던 조선 문단의 성장에서 발견된다. 조선 문학이 언어 라는 매재를 통해 조선인의 동질성을 형상화할 수 있다는 예술성에의 전문적 인식은 의 사소통의 기본 수단으로서 표준화된 언어를 수립하려는 어학 분야의 전문화와 무관치 않 다. 반면 이때 ‘문학적인 것’으로 분절된 문학어만의 고유성은 ‘표현 불가능성’에 천착함 으로써 드러난다. 의미 전달과는 상이한 차원에서 전개되는 감각의 물질적 체현을 추구하 는 가운데, 문학은 조선어가 아닌 다른 언어로는 번역할 수 없는 동일성의 최종적 심급을 그 예술적 재료로 삼는 것이다. 이러한 문학어의 본질적 속성을 형용하는 조선어의 표상 이 ‘모어’였다고 할 수 있다. 모어의 발견과 추구로 구체화되는 조선 어문 활동의 흐름은 배타적인 종적 동일화의 양식을 구축한다는 점에서, 실상 국어가 가정하는 ...
국가어 또는 민족어라는 개념의 형성은 제도적 수행을 근간으로 하는 근대화의 통시적 과정과 밀접히 결부된다. 근대의 세계체제를 개별자로서의 행위 주체들이 복수적으로 참 여하는 역학관계로 이해할 경우, 근대적인 주체로 거듭나는 과정이란 이 복수의 세계에 이미 존재하고 있는 타자의 형상을 대타화하여 자민족 ? 국가의 자기동일성을 확보하려는 시도로 풀이될 수 있다. 식민지 시기 조선에서 빚어진 이중 언어상황은 세계체재를 밑바탕으로 하는 ‘언어적 근 대’의 개별적 실현이 제국과 식민지라는 이원적 역학의 관계로 귀결되는 역사성을 체현한 다. 일본의 제국주의적 구상 속에서 조선은 ‘제국 일본’이라는 새로운 단일체의 구성적 외 부로 포섭된다. 균질적 언어로서 제국의 국어를 이념화하는 것이 제국의 기획과 맞물려 있다면, 그 언어적 제도를 가시화하는 동력은 식민지라는 배타적 기원에서 유래한 이중 언어의 상황을 부정하는 것에 앞서, 그것을 적극적인 정치적 현실로 이해하는 것으로부터 형성되는 것이다. 이 점에서 식민지의 조선어는 제국의 국어인 일본어에 대립하는 외적 잔여물에 그치지 않는, 제국 내부의 영토, 즉 식민지의 언어로서의 ‘언문’으로 표지된다. 근대 계몽기 대한제국의 독립국가적 체모를 주장하는 ‘국문’ 운동이 활발히 일어나는 가 운데, 언문이라는 단어는 과거의 유교적 세계인식을 반성하는 문맥 속에서 활용된 바 있 다. 따라서 병합 이후 일본어가 국어로 도입되면서 조선어에 재차 언문의 위상이 부여되 었을 때, ‘국어’가 내포하는 배제적 논리는 국문으로 수복되었던 조선의 언어적 균질성 자 체를 박탈하는 것으로 드러난다. 언문으로서의 조선어를 통해 균질성을 회복하려는 시도는 ‘조선어학회’를 중심으로 한 어문운동과 문학적 근대성을 지향했던 조선 문단의 성장에서 발견된다. 조선 문학이 언어 라는 매재를 통해 조선인의 동질성을 형상화할 수 있다는 예술성에의 전문적 인식은 의 사소통의 기본 수단으로서 표준화된 언어를 수립하려는 어학 분야의 전문화와 무관치 않 다. 반면 이때 ‘문학적인 것’으로 분절된 문학어만의 고유성은 ‘표현 불가능성’에 천착함 으로써 드러난다. 의미 전달과는 상이한 차원에서 전개되는 감각의 물질적 체현을 추구하 는 가운데, 문학은 조선어가 아닌 다른 언어로는 번역할 수 없는 동일성의 최종적 심급을 그 예술적 재료로 삼는 것이다. 이러한 문학어의 본질적 속성을 형용하는 조선어의 표상 이 ‘모어’였다고 할 수 있다. 모어의 발견과 추구로 구체화되는 조선 어문 활동의 흐름은 배타적인 종적 동일화의 양식을 구축한다는 점에서, 실상 국어가 가정하는 균질화의 논리를 대리한다. 이 점에서 모어라는 조선어의 위상은 일본의 국민국가적 언어 편제 아래에서 필연적인 긴장관계를 유발하게 된다. 식민지 조선에서의 국어교육은 다만 잠재적으로 일본어의 모어적 습득을 목표로 가정했다. 1894년 청일전쟁을 즈음해서 본격화된 일본의 ‘코쿠고’ 개념은 일본정 신을 국민의 기초 자질로 수양하기 위한 입안이었으며, 이미 식민지에 대한 교육 정책으 로 구상되고 있었다. 그러나 이러한 정책의 본격적인 적용은 실상 중일전쟁의 발발, 태평 양전쟁으로의 확대로 이어지는 전시체제에 돌입하기 이전까지 가시화되지 않았던 것이다. 이러한 배경에서 ‘모어=조선어’는 언문이라는 지위에 내포된 국어와의 위계구도를 깨뜨리 고, ‘모어≠일본어’의 대타성을 노출시키는 이중 언어적 교착 상황을 이끌어낸다. 1940년대 언어와 사상의 일체관 아래 국어 상용이 곧 일본 정신에 귀의하는 길로 강조 되면서, 모어로서의 조선어가 환기하는 교환불가능성은 투명한 균질체로 상정된 국어의 형상에 균열을 일으키는 외적 요소로 적시된다. 반조적으로 형성된 ‘국어’와 ‘모어’의 대 립구도는 ‘<제3차 조선교육령> 시행기’에 이르러 심화된다. 1940년 8월의 ??조선일보?? ? ?? 동아일보?? 폐간, 1941년 4월의 ??문장?? ? ??인문평론?? 폐간 등의 사건이 대표하는 바, 이 시기는 공공기관을 통한 조선어 유통의 금지가 보다 강압적으로 이루어졌던 때이기도 하 다. 그리고 이와 같은 조선어와 일본, 모어와 국어의 이중적 언어구도가 빚어내는 갈등의 한 가운데에, ??국민문학??이 자리한다. 국어를 통한 문학적 글쓰기에 대해 이루어졌던 조 선인 작가들의 논의 속에는 작가 개인의 일본어 구사 능력이라는 실제적 측면 이전의 근 본적인 문제제기가 담겨 있다. ‘문학’이라는 예술 형식이 요구하는 매재의 동질화가 삶 혹 은 몸에의 밀착성을 지향한다는 문학과 언어에 관한 인식이, 대조적 형상으로 배태된 ‘모 어’와 ‘국어’의 불일치성을 문학적 글쓰기가 불가능해지는 시점으로 소급하기 때문이다. ?? 국민문학??의 창간은 모어의 회복을 통해 문단이라는 제도를 성립시켜왔던 ‘조선문학’의 실체가 완전한 재정립을 모색해야하는 임계점을 나타낸다. 모어와 국어의 교착적 병존이 더 이상 지탱될 수 없다는 의미에서, 해소의 방안은 (국어와 모어가 일치하지 않는) 식민 지적 언어주체와 (국어를 모어로 삼는) 제국적 언어주체 사이의 존재론적 위치를 재설정 하는 것으로 구체화된다.
국가어 또는 민족어라는 개념의 형성은 제도적 수행을 근간으로 하는 근대화의 통시적 과정과 밀접히 결부된다. 근대의 세계체제를 개별자로서의 행위 주체들이 복수적으로 참 여하는 역학관계로 이해할 경우, 근대적인 주체로 거듭나는 과정이란 이 복수의 세계에 이미 존재하고 있는 타자의 형상을 대타화하여 자민족 ? 국가의 자기동일성을 확보하려는 시도로 풀이될 수 있다. 식민지 시기 조선에서 빚어진 이중 언어상황은 세계체재를 밑바탕으로 하는 ‘언어적 근 대’의 개별적 실현이 제국과 식민지라는 이원적 역학의 관계로 귀결되는 역사성을 체현한 다. 일본의 제국주의적 구상 속에서 조선은 ‘제국 일본’이라는 새로운 단일체의 구성적 외 부로 포섭된다. 균질적 언어로서 제국의 국어를 이념화하는 것이 제국의 기획과 맞물려 있다면, 그 언어적 제도를 가시화하는 동력은 식민지라는 배타적 기원에서 유래한 이중 언어의 상황을 부정하는 것에 앞서, 그것을 적극적인 정치적 현실로 이해하는 것으로부터 형성되는 것이다. 이 점에서 식민지의 조선어는 제국의 국어인 일본어에 대립하는 외적 잔여물에 그치지 않는, 제국 내부의 영토, 즉 식민지의 언어로서의 ‘언문’으로 표지된다. 근대 계몽기 대한제국의 독립국가적 체모를 주장하는 ‘국문’ 운동이 활발히 일어나는 가 운데, 언문이라는 단어는 과거의 유교적 세계인식을 반성하는 문맥 속에서 활용된 바 있 다. 따라서 병합 이후 일본어가 국어로 도입되면서 조선어에 재차 언문의 위상이 부여되 었을 때, ‘국어’가 내포하는 배제적 논리는 국문으로 수복되었던 조선의 언어적 균질성 자 체를 박탈하는 것으로 드러난다. 언문으로서의 조선어를 통해 균질성을 회복하려는 시도는 ‘조선어학회’를 중심으로 한 어문운동과 문학적 근대성을 지향했던 조선 문단의 성장에서 발견된다. 조선 문학이 언어 라는 매재를 통해 조선인의 동질성을 형상화할 수 있다는 예술성에의 전문적 인식은 의 사소통의 기본 수단으로서 표준화된 언어를 수립하려는 어학 분야의 전문화와 무관치 않 다. 반면 이때 ‘문학적인 것’으로 분절된 문학어만의 고유성은 ‘표현 불가능성’에 천착함 으로써 드러난다. 의미 전달과는 상이한 차원에서 전개되는 감각의 물질적 체현을 추구하 는 가운데, 문학은 조선어가 아닌 다른 언어로는 번역할 수 없는 동일성의 최종적 심급을 그 예술적 재료로 삼는 것이다. 이러한 문학어의 본질적 속성을 형용하는 조선어의 표상 이 ‘모어’였다고 할 수 있다. 모어의 발견과 추구로 구체화되는 조선 어문 활동의 흐름은 배타적인 종적 동일화의 양식을 구축한다는 점에서, 실상 국어가 가정하는 균질화의 논리를 대리한다. 이 점에서 모어라는 조선어의 위상은 일본의 국민국가적 언어 편제 아래에서 필연적인 긴장관계를 유발하게 된다. 식민지 조선에서의 국어교육은 다만 잠재적으로 일본어의 모어적 습득을 목표로 가정했다. 1894년 청일전쟁을 즈음해서 본격화된 일본의 ‘코쿠고’ 개념은 일본정 신을 국민의 기초 자질로 수양하기 위한 입안이었으며, 이미 식민지에 대한 교육 정책으 로 구상되고 있었다. 그러나 이러한 정책의 본격적인 적용은 실상 중일전쟁의 발발, 태평 양전쟁으로의 확대로 이어지는 전시체제에 돌입하기 이전까지 가시화되지 않았던 것이다. 이러한 배경에서 ‘모어=조선어’는 언문이라는 지위에 내포된 국어와의 위계구도를 깨뜨리 고, ‘모어≠일본어’의 대타성을 노출시키는 이중 언어적 교착 상황을 이끌어낸다. 1940년대 언어와 사상의 일체관 아래 국어 상용이 곧 일본 정신에 귀의하는 길로 강조 되면서, 모어로서의 조선어가 환기하는 교환불가능성은 투명한 균질체로 상정된 국어의 형상에 균열을 일으키는 외적 요소로 적시된다. 반조적으로 형성된 ‘국어’와 ‘모어’의 대 립구도는 ‘<제3차 조선교육령> 시행기’에 이르러 심화된다. 1940년 8월의 ??조선일보?? ? ?? 동아일보?? 폐간, 1941년 4월의 ??문장?? ? ??인문평론?? 폐간 등의 사건이 대표하는 바, 이 시기는 공공기관을 통한 조선어 유통의 금지가 보다 강압적으로 이루어졌던 때이기도 하 다. 그리고 이와 같은 조선어와 일본, 모어와 국어의 이중적 언어구도가 빚어내는 갈등의 한 가운데에, ??국민문학??이 자리한다. 국어를 통한 문학적 글쓰기에 대해 이루어졌던 조 선인 작가들의 논의 속에는 작가 개인의 일본어 구사 능력이라는 실제적 측면 이전의 근 본적인 문제제기가 담겨 있다. ‘문학’이라는 예술 형식이 요구하는 매재의 동질화가 삶 혹 은 몸에의 밀착성을 지향한다는 문학과 언어에 관한 인식이, 대조적 형상으로 배태된 ‘모 어’와 ‘국어’의 불일치성을 문학적 글쓰기가 불가능해지는 시점으로 소급하기 때문이다. ?? 국민문학??의 창간은 모어의 회복을 통해 문단이라는 제도를 성립시켜왔던 ‘조선문학’의 실체가 완전한 재정립을 모색해야하는 임계점을 나타낸다. 모어와 국어의 교착적 병존이 더 이상 지탱될 수 없다는 의미에서, 해소의 방안은 (국어와 모어가 일치하지 않는) 식민 지적 언어주체와 (국어를 모어로 삼는) 제국적 언어주체 사이의 존재론적 위치를 재설정 하는 것으로 구체화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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