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논문은 예술이나 기예의 한 분야로 여겨진 초기의 디자인이 디자인(과)학을 목표로, 과학적 디자인(Scientific Design), 디자인과학 (Design Science)그리고 학문으로서 디자인(Design as Discipline)에 이르는 디자인과학화의 과정을 서술한다. 이는 현재 디자인학계의 공통된 입장으로 근대 디자인의 역사적 전개를 인식하는 지배적 시각이다. 즉, 기예에 바탕을 둔 공예의 한 형태로 시작된 초기의 디자인이 과학기술과 산업적 합리성에 근거해 과학화하는 과정으로 보며 이에 관한 서술로 근대 디자인사가 구성된다. 이를 전제로 본 연구는 학문으로서 구조를 갖추기 위하여 디자인이 노력해온 과정을 좀 더 구체적이며 체계적으로 규명하고자 한다. 주 내용은 디자인학의 역사적 전개를 ‘과학적 디자인', '디자인과학', '학문으로서 디자인', 궁극적으로는 ‘디자인의 과학(Science of Design)’으로 진행되는 일련의 과정을 정의하고 각 단계가 제시한 과학화의 내용을 관찰하고 그 과학적 조건의 제시 내용과 성취 수준을 평가하는 것으로 이루어졌다. 초기의 디자인 운동을 정리하고 오늘날의 디자인 연구관행을 정착시킨 주요 사건은 1960년대 서구의 산업화된 국가들을 중심으로 일어난 ‘디자인과학화 운동(Scientific Design Movement)’이다. 이 운동의 요지는 디자인이 산업의 요구에 대응하는 일 뿐만 아니라, 먼저 나서 현대 사회의 문제를 파악하고 미래지향적인 해결책을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는 신념이다. 그러기위해 디자인은 먼저 과학적인 체계와 구조를 갖추어야 한다고 생각했고 이에 공감한 여러 유능한 디자인 연구가들이 ...
본 논문은 예술이나 기예의 한 분야로 여겨진 초기의 디자인이 디자인(과)학을 목표로, 과학적 디자인(Scientific Design), 디자인과학 (Design Science)그리고 학문으로서 디자인(Design as Discipline)에 이르는 디자인과학화의 과정을 서술한다. 이는 현재 디자인학계의 공통된 입장으로 근대 디자인의 역사적 전개를 인식하는 지배적 시각이다. 즉, 기예에 바탕을 둔 공예의 한 형태로 시작된 초기의 디자인이 과학기술과 산업적 합리성에 근거해 과학화하는 과정으로 보며 이에 관한 서술로 근대 디자인사가 구성된다. 이를 전제로 본 연구는 학문으로서 구조를 갖추기 위하여 디자인이 노력해온 과정을 좀 더 구체적이며 체계적으로 규명하고자 한다. 주 내용은 디자인학의 역사적 전개를 ‘과학적 디자인', '디자인과학', '학문으로서 디자인', 궁극적으로는 ‘디자인의 과학(Science of Design)’으로 진행되는 일련의 과정을 정의하고 각 단계가 제시한 과학화의 내용을 관찰하고 그 과학적 조건의 제시 내용과 성취 수준을 평가하는 것으로 이루어졌다. 초기의 디자인 운동을 정리하고 오늘날의 디자인 연구관행을 정착시킨 주요 사건은 1960년대 서구의 산업화된 국가들을 중심으로 일어난 ‘디자인과학화 운동(Scientific Design Movement)’이다. 이 운동의 요지는 디자인이 산업의 요구에 대응하는 일 뿐만 아니라, 먼저 나서 현대 사회의 문제를 파악하고 미래지향적인 해결책을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는 신념이다. 그러기위해 디자인은 먼저 과학적인 체계와 구조를 갖추어야 한다고 생각했고 이에 공감한 여러 유능한 디자인 연구가들이 디자인방법론을 연구에 합류하고 교류하면서 이루어진 국제적 움직임이었다. 그 주요 노력은 자연과학과 사회과학의 학문구조 체계와 디자인과학의 학문구조를 등치시키는 일과 디자인을 과학이나 공학의 논리, 언어, 실천행위와 호환가능한 구조로 변경하는 일이었다. 따라서 이 운동에는 과학자나 공학자 자신들의 학문을 연구하고 실천하는 고유한 방식 또는 방법과 유사하게 디자인도 그와 같은 체계와 방법을 지니고 연구해야 한다는 의지가 반영되었다. 그 결과 20세기 초 디자인에 과학적 형태를 부여하고자 한 시도는 ‘디자인의 과학(Science of Design)’을 규명하고 과학 분야로서 디자인학 고유의 연구관행을 만들고자 한 노력으로 이어질 수 있었다. 과학적 체계 및 학제적 기반을 갖춘 디자인과학의 인식론적 기반은 과학혁명이라고 할 수 있다. 즉 디자인은 과학과 마찬가지로 근대적 세계관을 지녀야 하며 일정 수준으로 수리적 증명과 실험, 논리적 실증 및 객관화가 가능해야 했다. 또한 이론과 기술의 실천이 합치해야 하며 그 이론 내용은 누구에게나 보편타당한 하나의 종합적 지식체계로 존재해야 했다. 또한 과학혁명을 통한 세계관의 변화가 생산과 소비의 영역에 반영된 산업혁명의 실천 체계(practical system)를 공유하여 인공물(artificials; artifacts)의 대량생산이라는 문제에 구체적으로 대응할 수 있어야 했다. 디자인 실천의 결과인 인공물 생산은 수작업보다는 동력을 활용한 대량생산체계와 기계화 과정을 거쳐야만 가능하도록 계획되었고 기계를 통한 제작은 공학적으로 정밀하며 정해진 범위에서 오차가 통제되는 결과물로서 제품으로 생산되어야 했다. 이와 더불어 급격히 증가한 수요에 맞추어 충분한 수량이 공급되어야 했기에 과학적으로 관리되는 생산 및 유통체계를 고려해야만 했다. 이와 같이 인공물제작 및 생산, 유통에 획기적인 변화를 일으킨 산업혁명은 디자인에 과학적 사고를 도입, 적용해야만 하는 직접적 계기가 되었다. 예를 들어 도면제작, 공정설계, 재료 절삭 및 절단과 조립 등 일련의 공정설계(process design)와 공작기계배치(tooling), 작업흐름(work flow)에 관한 정밀화(precision) 등이 이루어짐으로써 이를 감안하여 설계되어야 하는 디자인 과정에 정량적 과학주의 사고가 자리 잡았다. 이런 관행은 다시금 디자인 실천에 개입하는 사물 및 건축형태 그리고 재료를 변화시켰다. 즉 표준화, 규격화, 경량화와 같은 조건들이 디자인의 중요한 문제로 대두되면서 기하학적 형태와 기계미학(machine aesthetics) 구조가 현대적 인공물의 형태언어로 자리 잡는 근거를 마련하였다. 또한 이를 검토하고 해결방안을 제시하기 위한 체계적이고 과학적인 디자인실험이 디자인 개발과 생산 전 단계에서 다수 진행되었다. 논리 실증주의(Logical Positivism)는 현대적 사물과 건축물을 분석하여 디자인에 과학적 원리를 적용할 경우 결과물이 간결하고 명료하며 최적화 된 면모를 갖추게 됨을 증명하고자 했고 일정부분 성공을 거두기도 하였다. 실제로 논리 실증주의는 20세기 초 서구 지식인들의 세계관을 지배하고 있던 과학철학으로 많은 근대 디자인운동에 참여한 디자인(조형) 연구자들이 자신들의 디자인을 서술함에 있어서 논리 실증주의의 원칙에 따라 올바르고 명확한 서술구조를 확보하고자 하였다. 논리 실증주의를 좀 더 발전시켜 새로운 과학의 논리로서 반증가능성을 주장한 칼 포퍼의 변증법적 논리도 있다. 즉 인간의 변증법적 사고특성인 인간의 ‘시행착오의 법칙(the method of trial and error)’이 대표적인 것이다. 많은 연구가들이 디자인과정이자 디자이너의 문제해결과정(사고과정)을 포퍼의 변증법적 구조 사이에서 유비점을 찾고자 했다. 동시에 디자인을 설명하는 전혀 다른 방식의 전체론적(wholistic) 논증방식도 출현했다. 바로 게슈탈트 심리학(Gestalt psychology)이다. 요점은 인간이 어떠한 형태에 접근할 때 전체적이며 직관적으로 이해하는 특정 습성이 있다는 것이다. 게슈탈트 심리학은 인간이 조형을 바라볼 때 형태의 단순화, 완전화, 간결화 강화 및 일정한 규칙의 형태 보완화가 이루진다는 사실을 관찰하였고 이를 게슈탈트에 접근하는 원리로 설명하기 시작했으며 이는 현재 디자인 이론의 주요 축을 형성하게 되었다. ‘과학적 디자인(Scientific Design)’의 개념은 이런 과정을 통해 자리 잡기 시작했으며 점차 이 과학주의적 사고는 개인이나 소수집단의 움직임에서 시대를 지배하는 하나의 이데올로기 혹은 역사적 운동으로 발전하였다. 그 구체적 현상이 ‘-주의(ism)’로 명명된 디자인운동의 출현이다. 먼저 디자인은 기계생산 기반의 합리적 조건에 의해 창출된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한 기계주의(mechanism) 접근이 이루어졌다. 이 사고는 현대 디자인은 아르누보(Art Nouveau)와 같은 자연형태 모사가 아닌 고유의 추상적(기하학적)인 구조, 즉 기계가 만들어낼 수 있는 구조인 기계적 형상을 취해야 한다는 것으로, 그 결과물로서 디자인을 기계 조형물로 정의했다. 이런 사고를 가장 극명하게 드러낸 조형운동이 바로 데 슈테일(De Stijl)로, 인간이 창조하는 사물의 형상은 인공적인 색과 구조, 그리고 수직, 수평, 세모, 네모, 원 등의 형태가 정당하다는 신념에서 극단적 조형 환원주의(Gestalt Reductionism)를 실현하였다. 이 같은 객관적이고 즉물적인 기초에서 보편적 형태를 창조하려는 의지, 즉 기하학적 조형으로의 환원의지는 20세기 초 대표적 디자인교육기관인 바우하우스(Bauhaus)에서 더욱 확고히 자리 잡았다. 바우하우스에서는 기하학적 형태언어로 표현되는 즉물성과 합목적성이 투영된 사물과 건축물을 다수 계획하고 생산했으며, 이를 교육과정으로 체계화하였다. 디자인이 근대적 교육과정으로 체계화되기 위해서는 다양한 학문지식의 종합이 필요했다. 이에 따라 ‘디자인과학(디자인분과학: Design Science)’의 개념이 발전하였다. 디자인과학은 디자인과정에 개입하는 물리학, 기계공학, 사회학, 역사학, 재료학, 인간공학 등, 여러 디자인 분과학문들의 총체를 말한다. 인접 분과학의 총체로서 디자인과학의 정의는 디자인은 독립적으로 존재하기 보다는 항상 이들 분야와 학문들과의 교류와 협업 과정에 있으며 이를 통해 타당성 있고 효과적으로 인공물 설계를 실천할 수 있다는 믿음에 근거한다. 디자인을 둘러싼 분과학문들의 집합으로서 디자인과학은 각 인접 분야가 전체 디자인과정의 각 단계에 적절히 배치되어 역할을 수행함으로써 체계(시스템)적 디자인을 수행한다고 본다. 즉, 제품을 만들어 내는 디자인과정 내 체계적으로 조직된 다양한 분야의 지식들의 집합적이고 학제적인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을 분명히 보여 줌으로써 학제적 연구로서 디자인학 발전의 근거가 되었다. 세계 제2차 대전 후의 특이한 움직임은 디자인의 학문적 혹은 이론적 구조를 체계적으로 세우기 위한 핵심구조로 정보이론과 시스템이론을 도입한 일이다. 현대 디자인학의 구조와 구성을 분석하면 이 두 이론이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먼저 정보이론의 관점에서 디자인 과정은 디자인을 둘러싼 수많은 제반정보를 효율적으로 수집 및 처리, 해석하고 의사 결정하는 과정으로 설명할 수 있다. 이에 따라 수많은 정보들을 처리하는 인공지능과 컴퓨터 기반의 제어(control)와 피드백(feedback), 즉 사이버네틱스(cybernetics) 개념을 모델로 하여 디자인문제와 관련 정보의 입력, 처리, 출력, 전달하는 과정으로 디자인 프로세스를 발전시켰다. 시스템이론은 디자인에 필요한 다방면의 정보들을 시스템적 접근을 통한 ‘입력-분석-종합-평가-출력-전달’로 체계화함으로써 디자인과정을 통합 프로세스로 정리할 수 있게 하였다. 이후 등장한 디자인방법론 운동은 디자인 문제를 일련의 조사, 정보처리, 분석, 종합, 평가, 그리고 의사결정으로 진행되는 체계적이며 과학적 접근의 디자인프로세스를 정착시켰다. 이런 연구풍토 속에서 출현한 다수의 디자인 이론가들이 제안한 여러 디자인프로세스들이 정리되고 분류되는 가운데 디자인방법론 분야가 형성되었다. 또한 이상의 과정들을 현실 세계에서 학제적 구조로 구축하고 실천한 교육기관이 바로 울름 조형대학(Hochschule f?r Gestaltung in ULM)이다. 울름 조형대학은 ‘대학’을 하나의 학문의 총체로 여겨 ‘디자인’을 학제(제도, 커리큘럼)로 실천코자 하였고, 당시 교육했던 분과학문들의 이론과 학제제도를 산학협동을 통하여 검증하고자 했다. 즉 과학기술의 지식체계와 디자인영역 내 발생하는 문제들에 정보이론을 적극 적용하고 체계적 문제해결접근을 적용한 울름의 교육체계는 현대 디자인교육 구조의 표본이 되었다. 디자인 프로세스는 과학적 연구과정이 되었고 따라서 연구 결과물로서 디자인은 인공물이면서 동시에 학문성과가 됨으로써 ‘학문으로서 디자인(Design as a Discipline)이 가능해졌다고 볼 수 있다. 디자인이 하나의 과학 분야라면, 그 안에 있어야할 과학성의 존재여부와 수준을 확인하고 추출함으로써 ‘디자인의 과학(Science of Design)’을 판단할 수 있다. 오늘날 정상과학(normal science)을 판단하는 기준은, ‘인과성(causality)’, ‘조건의존성(variable dependency)’, ‘재현가능성(reproducibility)’, ‘반증가능성(falsifiability)’을 들 수 있다. 현대 디자인프로세스와 디자인교육 및 연구들이 이 네 가지 조건을 일부 혹은 전부 만족시킨다고 가정하고 그 충족의 수준을 통해 ‘디자인의 과학’ 수준을 평가할 수 있다. 또한 이 네 가지 조건을 고려함으로써 디자인접근 및 교육실천의 논리적 타당성 여부를 확인할 수 있을 것이며 과학판단의 기준점이 능동적으로 적용되어야하는 디자인과 디자인연구의 과학성 성취 여부도 일정 부분 판단할 수 있다. 이상과 같이 능동적으로 디자인이 이들 조건을 만족시킬 때 ‘디자인의 과학(Science of Design)’이 성취되었다고 가정할 수 있다. 디자인 개발 사례 연구를 통해 각 단계별로 이상의 조건들을 적용해 보았고 그 만족 수준의 평가 기준을 적용해 봄으로써 실제 디자인프로세스에서 디자인의 과학성을 어떻게 관찰하고 기술할 수 있는지 제시해 보고자 했다.
본 논문은 예술이나 기예의 한 분야로 여겨진 초기의 디자인이 디자인(과)학을 목표로, 과학적 디자인(Scientific Design), 디자인과학 (Design Science)그리고 학문으로서 디자인(Design as Discipline)에 이르는 디자인과학화의 과정을 서술한다. 이는 현재 디자인학계의 공통된 입장으로 근대 디자인의 역사적 전개를 인식하는 지배적 시각이다. 즉, 기예에 바탕을 둔 공예의 한 형태로 시작된 초기의 디자인이 과학기술과 산업적 합리성에 근거해 과학화하는 과정으로 보며 이에 관한 서술로 근대 디자인사가 구성된다. 이를 전제로 본 연구는 학문으로서 구조를 갖추기 위하여 디자인이 노력해온 과정을 좀 더 구체적이며 체계적으로 규명하고자 한다. 주 내용은 디자인학의 역사적 전개를 ‘과학적 디자인', '디자인과학', '학문으로서 디자인', 궁극적으로는 ‘디자인의 과학(Science of Design)’으로 진행되는 일련의 과정을 정의하고 각 단계가 제시한 과학화의 내용을 관찰하고 그 과학적 조건의 제시 내용과 성취 수준을 평가하는 것으로 이루어졌다. 초기의 디자인 운동을 정리하고 오늘날의 디자인 연구관행을 정착시킨 주요 사건은 1960년대 서구의 산업화된 국가들을 중심으로 일어난 ‘디자인과학화 운동(Scientific Design Movement)’이다. 이 운동의 요지는 디자인이 산업의 요구에 대응하는 일 뿐만 아니라, 먼저 나서 현대 사회의 문제를 파악하고 미래지향적인 해결책을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는 신념이다. 그러기위해 디자인은 먼저 과학적인 체계와 구조를 갖추어야 한다고 생각했고 이에 공감한 여러 유능한 디자인 연구가들이 디자인방법론을 연구에 합류하고 교류하면서 이루어진 국제적 움직임이었다. 그 주요 노력은 자연과학과 사회과학의 학문구조 체계와 디자인과학의 학문구조를 등치시키는 일과 디자인을 과학이나 공학의 논리, 언어, 실천행위와 호환가능한 구조로 변경하는 일이었다. 따라서 이 운동에는 과학자나 공학자 자신들의 학문을 연구하고 실천하는 고유한 방식 또는 방법과 유사하게 디자인도 그와 같은 체계와 방법을 지니고 연구해야 한다는 의지가 반영되었다. 그 결과 20세기 초 디자인에 과학적 형태를 부여하고자 한 시도는 ‘디자인의 과학(Science of Design)’을 규명하고 과학 분야로서 디자인학 고유의 연구관행을 만들고자 한 노력으로 이어질 수 있었다. 과학적 체계 및 학제적 기반을 갖춘 디자인과학의 인식론적 기반은 과학혁명이라고 할 수 있다. 즉 디자인은 과학과 마찬가지로 근대적 세계관을 지녀야 하며 일정 수준으로 수리적 증명과 실험, 논리적 실증 및 객관화가 가능해야 했다. 또한 이론과 기술의 실천이 합치해야 하며 그 이론 내용은 누구에게나 보편타당한 하나의 종합적 지식체계로 존재해야 했다. 또한 과학혁명을 통한 세계관의 변화가 생산과 소비의 영역에 반영된 산업혁명의 실천 체계(practical system)를 공유하여 인공물(artificials; artifacts)의 대량생산이라는 문제에 구체적으로 대응할 수 있어야 했다. 디자인 실천의 결과인 인공물 생산은 수작업보다는 동력을 활용한 대량생산체계와 기계화 과정을 거쳐야만 가능하도록 계획되었고 기계를 통한 제작은 공학적으로 정밀하며 정해진 범위에서 오차가 통제되는 결과물로서 제품으로 생산되어야 했다. 이와 더불어 급격히 증가한 수요에 맞추어 충분한 수량이 공급되어야 했기에 과학적으로 관리되는 생산 및 유통체계를 고려해야만 했다. 이와 같이 인공물제작 및 생산, 유통에 획기적인 변화를 일으킨 산업혁명은 디자인에 과학적 사고를 도입, 적용해야만 하는 직접적 계기가 되었다. 예를 들어 도면제작, 공정설계, 재료 절삭 및 절단과 조립 등 일련의 공정설계(process design)와 공작기계배치(tooling), 작업흐름(work flow)에 관한 정밀화(precision) 등이 이루어짐으로써 이를 감안하여 설계되어야 하는 디자인 과정에 정량적 과학주의 사고가 자리 잡았다. 이런 관행은 다시금 디자인 실천에 개입하는 사물 및 건축형태 그리고 재료를 변화시켰다. 즉 표준화, 규격화, 경량화와 같은 조건들이 디자인의 중요한 문제로 대두되면서 기하학적 형태와 기계미학(machine aesthetics) 구조가 현대적 인공물의 형태언어로 자리 잡는 근거를 마련하였다. 또한 이를 검토하고 해결방안을 제시하기 위한 체계적이고 과학적인 디자인실험이 디자인 개발과 생산 전 단계에서 다수 진행되었다. 논리 실증주의(Logical Positivism)는 현대적 사물과 건축물을 분석하여 디자인에 과학적 원리를 적용할 경우 결과물이 간결하고 명료하며 최적화 된 면모를 갖추게 됨을 증명하고자 했고 일정부분 성공을 거두기도 하였다. 실제로 논리 실증주의는 20세기 초 서구 지식인들의 세계관을 지배하고 있던 과학철학으로 많은 근대 디자인운동에 참여한 디자인(조형) 연구자들이 자신들의 디자인을 서술함에 있어서 논리 실증주의의 원칙에 따라 올바르고 명확한 서술구조를 확보하고자 하였다. 논리 실증주의를 좀 더 발전시켜 새로운 과학의 논리로서 반증가능성을 주장한 칼 포퍼의 변증법적 논리도 있다. 즉 인간의 변증법적 사고특성인 인간의 ‘시행착오의 법칙(the method of trial and error)’이 대표적인 것이다. 많은 연구가들이 디자인과정이자 디자이너의 문제해결과정(사고과정)을 포퍼의 변증법적 구조 사이에서 유비점을 찾고자 했다. 동시에 디자인을 설명하는 전혀 다른 방식의 전체론적(wholistic) 논증방식도 출현했다. 바로 게슈탈트 심리학(Gestalt psychology)이다. 요점은 인간이 어떠한 형태에 접근할 때 전체적이며 직관적으로 이해하는 특정 습성이 있다는 것이다. 게슈탈트 심리학은 인간이 조형을 바라볼 때 형태의 단순화, 완전화, 간결화 강화 및 일정한 규칙의 형태 보완화가 이루진다는 사실을 관찰하였고 이를 게슈탈트에 접근하는 원리로 설명하기 시작했으며 이는 현재 디자인 이론의 주요 축을 형성하게 되었다. ‘과학적 디자인(Scientific Design)’의 개념은 이런 과정을 통해 자리 잡기 시작했으며 점차 이 과학주의적 사고는 개인이나 소수집단의 움직임에서 시대를 지배하는 하나의 이데올로기 혹은 역사적 운동으로 발전하였다. 그 구체적 현상이 ‘-주의(ism)’로 명명된 디자인운동의 출현이다. 먼저 디자인은 기계생산 기반의 합리적 조건에 의해 창출된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한 기계주의(mechanism) 접근이 이루어졌다. 이 사고는 현대 디자인은 아르누보(Art Nouveau)와 같은 자연형태 모사가 아닌 고유의 추상적(기하학적)인 구조, 즉 기계가 만들어낼 수 있는 구조인 기계적 형상을 취해야 한다는 것으로, 그 결과물로서 디자인을 기계 조형물로 정의했다. 이런 사고를 가장 극명하게 드러낸 조형운동이 바로 데 슈테일(De Stijl)로, 인간이 창조하는 사물의 형상은 인공적인 색과 구조, 그리고 수직, 수평, 세모, 네모, 원 등의 형태가 정당하다는 신념에서 극단적 조형 환원주의(Gestalt Reductionism)를 실현하였다. 이 같은 객관적이고 즉물적인 기초에서 보편적 형태를 창조하려는 의지, 즉 기하학적 조형으로의 환원의지는 20세기 초 대표적 디자인교육기관인 바우하우스(Bauhaus)에서 더욱 확고히 자리 잡았다. 바우하우스에서는 기하학적 형태언어로 표현되는 즉물성과 합목적성이 투영된 사물과 건축물을 다수 계획하고 생산했으며, 이를 교육과정으로 체계화하였다. 디자인이 근대적 교육과정으로 체계화되기 위해서는 다양한 학문지식의 종합이 필요했다. 이에 따라 ‘디자인과학(디자인분과학: Design Science)’의 개념이 발전하였다. 디자인과학은 디자인과정에 개입하는 물리학, 기계공학, 사회학, 역사학, 재료학, 인간공학 등, 여러 디자인 분과학문들의 총체를 말한다. 인접 분과학의 총체로서 디자인과학의 정의는 디자인은 독립적으로 존재하기 보다는 항상 이들 분야와 학문들과의 교류와 협업 과정에 있으며 이를 통해 타당성 있고 효과적으로 인공물 설계를 실천할 수 있다는 믿음에 근거한다. 디자인을 둘러싼 분과학문들의 집합으로서 디자인과학은 각 인접 분야가 전체 디자인과정의 각 단계에 적절히 배치되어 역할을 수행함으로써 체계(시스템)적 디자인을 수행한다고 본다. 즉, 제품을 만들어 내는 디자인과정 내 체계적으로 조직된 다양한 분야의 지식들의 집합적이고 학제적인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을 분명히 보여 줌으로써 학제적 연구로서 디자인학 발전의 근거가 되었다. 세계 제2차 대전 후의 특이한 움직임은 디자인의 학문적 혹은 이론적 구조를 체계적으로 세우기 위한 핵심구조로 정보이론과 시스템이론을 도입한 일이다. 현대 디자인학의 구조와 구성을 분석하면 이 두 이론이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먼저 정보이론의 관점에서 디자인 과정은 디자인을 둘러싼 수많은 제반정보를 효율적으로 수집 및 처리, 해석하고 의사 결정하는 과정으로 설명할 수 있다. 이에 따라 수많은 정보들을 처리하는 인공지능과 컴퓨터 기반의 제어(control)와 피드백(feedback), 즉 사이버네틱스(cybernetics) 개념을 모델로 하여 디자인문제와 관련 정보의 입력, 처리, 출력, 전달하는 과정으로 디자인 프로세스를 발전시켰다. 시스템이론은 디자인에 필요한 다방면의 정보들을 시스템적 접근을 통한 ‘입력-분석-종합-평가-출력-전달’로 체계화함으로써 디자인과정을 통합 프로세스로 정리할 수 있게 하였다. 이후 등장한 디자인방법론 운동은 디자인 문제를 일련의 조사, 정보처리, 분석, 종합, 평가, 그리고 의사결정으로 진행되는 체계적이며 과학적 접근의 디자인프로세스를 정착시켰다. 이런 연구풍토 속에서 출현한 다수의 디자인 이론가들이 제안한 여러 디자인프로세스들이 정리되고 분류되는 가운데 디자인방법론 분야가 형성되었다. 또한 이상의 과정들을 현실 세계에서 학제적 구조로 구축하고 실천한 교육기관이 바로 울름 조형대학(Hochschule f?r Gestaltung in ULM)이다. 울름 조형대학은 ‘대학’을 하나의 학문의 총체로 여겨 ‘디자인’을 학제(제도, 커리큘럼)로 실천코자 하였고, 당시 교육했던 분과학문들의 이론과 학제제도를 산학협동을 통하여 검증하고자 했다. 즉 과학기술의 지식체계와 디자인영역 내 발생하는 문제들에 정보이론을 적극 적용하고 체계적 문제해결접근을 적용한 울름의 교육체계는 현대 디자인교육 구조의 표본이 되었다. 디자인 프로세스는 과학적 연구과정이 되었고 따라서 연구 결과물로서 디자인은 인공물이면서 동시에 학문성과가 됨으로써 ‘학문으로서 디자인(Design as a Discipline)이 가능해졌다고 볼 수 있다. 디자인이 하나의 과학 분야라면, 그 안에 있어야할 과학성의 존재여부와 수준을 확인하고 추출함으로써 ‘디자인의 과학(Science of Design)’을 판단할 수 있다. 오늘날 정상과학(normal science)을 판단하는 기준은, ‘인과성(causality)’, ‘조건의존성(variable dependency)’, ‘재현가능성(reproducibility)’, ‘반증가능성(falsifiability)’을 들 수 있다. 현대 디자인프로세스와 디자인교육 및 연구들이 이 네 가지 조건을 일부 혹은 전부 만족시킨다고 가정하고 그 충족의 수준을 통해 ‘디자인의 과학’ 수준을 평가할 수 있다. 또한 이 네 가지 조건을 고려함으로써 디자인접근 및 교육실천의 논리적 타당성 여부를 확인할 수 있을 것이며 과학판단의 기준점이 능동적으로 적용되어야하는 디자인과 디자인연구의 과학성 성취 여부도 일정 부분 판단할 수 있다. 이상과 같이 능동적으로 디자인이 이들 조건을 만족시킬 때 ‘디자인의 과학(Science of Design)’이 성취되었다고 가정할 수 있다. 디자인 개발 사례 연구를 통해 각 단계별로 이상의 조건들을 적용해 보았고 그 만족 수준의 평가 기준을 적용해 봄으로써 실제 디자인프로세스에서 디자인의 과학성을 어떻게 관찰하고 기술할 수 있는지 제시해 보고자 했다.
Keyword
#디자인과학화 과학적 디자인 디자인과학 학문으로서 디자인 디자인의 과학 scientific design movement scientific design design science design as a discipline science of design
학위논문 정보
저자
이정열
학위수여기관
연세대학교 대학원
학위구분
국내석사
학과
산업디자인학과
지도교수
채승진
발행연도
2012
총페이지
xiv, 253 p.
키워드
디자인과학화 과학적 디자인 디자인과학 학문으로서 디자인 디자인의 과학 scientific design movement scientific design design science design as a discipline science of desig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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