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논문은 이청준 소설에 등장하는 자유의 의미가 복합적인 성격을 지닌다는 사실을 알레고리, 동화, 환대, 정치라는 네 개 관점을 통해 살펴봤다. 자유는 분명 이청준 문학을 풍부하게 독해할 수 있게 하는 키워드이지만, 공교롭게도 90년대 포스트모던적 사유와 결합하면서 그의 문학에 대한 풍부한 독해를 오히려 억압한 측면이 있다. 이청준 문학에서 추출될 수 있는 포스트모던적 성격을 과장해서 그의 문학을 상찬하거나 비판했던 선행연구들은 그의 작품들에 대한 실증적 조사를 간과하거나 비교적 알려지지 않은 작품들을 살펴보지 못한 공통된 한계를 지녔다. 본 연구는 기존 선행연구들이 주목했던 자유의 개념을 수정하고자 했고, 이러한 과정을 통해 그동안 부각되지 못한 작품들과 개작들을 함께 살펴보자 했다. 알레고리라는 개념에 입각해서 이청준 자유의 양면성을 살펴본 Ⅱ장에서는 그동안 선행연구들이 주목하지 않았거나 주목하더라도 정신분석학적 관점으로만 접근했던 「공범」을 비교적 자세히 살펴봤다. 이 작품은 1963년의 최영오 학보병사건을 소재로 삼고 있지만 알레고리적 기법에 의해서 이 같은 실제 사건을 드러내면서도 감추고 있다. 일반적으로 알레고리는 역사적인 층위와 추상적인 층위를 함께 드러내며 이때 추상적인 층위는 권위적인 해석으로 수렴된다고 알려져 있다. 가공적인 이야기 속에 교훈적인 가르침을 내장시키는 알레고리는 해석적 다양성을 이끌어낼 수 없지만, 이청준 소설의 알레고리는 해석적 다양성을 유지하는 독특한 특성을 지닌다. 그에 대한 논거로 Ⅱ장 본문에서는 「공범」의 알레고리가 자유를 억압하는 1960년대 군사 정권과 자유를 맹목적으로 옹호하는 사람들을 두루 성찰하고 있다는 점을 살펴봤다. 한편 이청준의 알레고리는 단순히 기법적 새로움이나 작가의 호기심의 산물이 아니라 작가가 당대 현실의 문제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자 하는 동기에서 비롯됐다. 이청준은 1960년대 말의 순수/참여 논쟁의 이분법을 거부했지만 근본적으로는 ‘참여’의 관점을 옹호했다. 하지만 그가 옹호한 참여는 현실의 구조를 분석한 이후에 결과적으로 드러나는 독특한 참여였다. 「공범」에서는 당대 현실의 맥락을 살피지 않은 채 맹목적으로 인권과 자유를 옹호하며 성급하게 문인의 참여를 외치는 인물들이 등장하는데, 이들의 참여는 이청준의 참여와 상반된다. 이처럼 알레고리는 이청준 소설이 당대 현실과 밀접하게 연루되어 있다는 사실을 보여주고, 그 알레고리가 이끌어내는 해석의 다양성은 그의 문학적 참여가 현실적 구조를 복합적으로 분석하는 것에서 시작됨을 보여준다. Ⅲ장에서는 이청준이 발표한 아동문학을 전체적으로 살펴봤다. 이청준은 1970년대부터 2000년대까지 동화를 계속해서 발표했으며 그가 발표한 작품의 수효는 별도의 연구의 대상이 될 정도로 방대하다. 선행연구들에서 간과한 아동문학을 살펴봤다는 데 일차적인 의미가 있겠지만 더 중요한 연구 동기는 이청준의 동화가 그동안 선행연구들에서 주목한 그의 문학적 특성을 배반하는 것으로 보인다는 데 있다. 이청준의 동화는 일종의 쿠오레 경향을 따르기 때문에 모험적인 서사라기보다 교훈적인 서사이다. 그의 소설이 권위적인 해석을 거부한다고 알려진 것과 다르게 그의 동화는 해석의 다양성을 인정하지 않는 것처럼 여겨진다. 하지만 이청준은 동화 작가로서 자신의 이름이나 개성을 드러내고자 하지 않았는데, 마치 포스트모던적 사유의 대표적 실천을 보여주듯 저자의 죽음을 동화로써 실천하고자 했다. 이처럼 어울리지 않아 보이는 ‘쿠오레 경향’과 ‘저자의 죽음’이 작품 안에서 함께 드러난다는 점이 이청준 동화의 특징이다. 이러한 이질적인 결합을 통해 이청준은 개인의 자유와 타자와의 연대가 함께 실현될 수 있는 가능성을 사유할 수 있었다. 한편 이청준 동화는 그의 소설과 다르게 독자들에게 시종 ‘웃음’을 선사하는 특성을 지닌다. 이러한 웃음은 그가 아동 독자들에게 교훈적인 메시지를 전달하면서도 그것이 억압적인 방식이 되지 않게 하는 기능을 수행한다. Ⅳ장에서는 환대의 개념을 통해 이청준 문학에 내장된 자유의 개념에 대해 살펴봤다. 우선 이 장에서 ‘환대’는 이청준 소설을 읽어내는 하나의 키워드였던 ‘고향’의 의미를 수정하기 위해서 요청됐다. 그동안 이청준 소설에서 고향은 마치 낭만적인 공간처럼 해석되었고, 이러한 관점은 같은 작품이더라도 평자들 간에 상찬과 비판의 선명한 대비를 드러내게 했다. 하지만 이청준 소설에서 고향은 동일성을 중심으로 구축되는 낭만적인 환상에 근거하지 않고 오히려 동일성에 포섭되지 않는 타자를 환대하는 기능을 수행한다. 고향이라는 단어는 단순히 실제 도시와 대립되는 공간이나 낭만적인 의미의 장소로 받아들여질 우려가 있는데, 그의 소설에서 고향의 의미를 밝혀내고자 했던 선행연구들이 「남도사람」연작이나 「이어도」와 같이 토속적인 소재가 등장하는 작품들에 과도하게 집중했다는 사실은 고향이라는 단어 자체가 수정될 필요와 이유를 제공한다. 그렇기에 본 논문은 고향이란 단어를 대체하기 위해 이청준 소설에서 고향의 기능을 살펴보고자 했다. 이청준 소설에서 장소로서의 고향 자체가 아니라 고향의 기능에 주목한다면 토속적인 소재가 아니더라도 고향으로서 기능하는 것들에 대해 사유할 수 있게 되고 그 만큼 ...
본 논문은 이청준 소설에 등장하는 자유의 의미가 복합적인 성격을 지닌다는 사실을 알레고리, 동화, 환대, 정치라는 네 개 관점을 통해 살펴봤다. 자유는 분명 이청준 문학을 풍부하게 독해할 수 있게 하는 키워드이지만, 공교롭게도 90년대 포스트모던적 사유와 결합하면서 그의 문학에 대한 풍부한 독해를 오히려 억압한 측면이 있다. 이청준 문학에서 추출될 수 있는 포스트모던적 성격을 과장해서 그의 문학을 상찬하거나 비판했던 선행연구들은 그의 작품들에 대한 실증적 조사를 간과하거나 비교적 알려지지 않은 작품들을 살펴보지 못한 공통된 한계를 지녔다. 본 연구는 기존 선행연구들이 주목했던 자유의 개념을 수정하고자 했고, 이러한 과정을 통해 그동안 부각되지 못한 작품들과 개작들을 함께 살펴보자 했다. 알레고리라는 개념에 입각해서 이청준 자유의 양면성을 살펴본 Ⅱ장에서는 그동안 선행연구들이 주목하지 않았거나 주목하더라도 정신분석학적 관점으로만 접근했던 「공범」을 비교적 자세히 살펴봤다. 이 작품은 1963년의 최영오 학보병사건을 소재로 삼고 있지만 알레고리적 기법에 의해서 이 같은 실제 사건을 드러내면서도 감추고 있다. 일반적으로 알레고리는 역사적인 층위와 추상적인 층위를 함께 드러내며 이때 추상적인 층위는 권위적인 해석으로 수렴된다고 알려져 있다. 가공적인 이야기 속에 교훈적인 가르침을 내장시키는 알레고리는 해석적 다양성을 이끌어낼 수 없지만, 이청준 소설의 알레고리는 해석적 다양성을 유지하는 독특한 특성을 지닌다. 그에 대한 논거로 Ⅱ장 본문에서는 「공범」의 알레고리가 자유를 억압하는 1960년대 군사 정권과 자유를 맹목적으로 옹호하는 사람들을 두루 성찰하고 있다는 점을 살펴봤다. 한편 이청준의 알레고리는 단순히 기법적 새로움이나 작가의 호기심의 산물이 아니라 작가가 당대 현실의 문제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자 하는 동기에서 비롯됐다. 이청준은 1960년대 말의 순수/참여 논쟁의 이분법을 거부했지만 근본적으로는 ‘참여’의 관점을 옹호했다. 하지만 그가 옹호한 참여는 현실의 구조를 분석한 이후에 결과적으로 드러나는 독특한 참여였다. 「공범」에서는 당대 현실의 맥락을 살피지 않은 채 맹목적으로 인권과 자유를 옹호하며 성급하게 문인의 참여를 외치는 인물들이 등장하는데, 이들의 참여는 이청준의 참여와 상반된다. 이처럼 알레고리는 이청준 소설이 당대 현실과 밀접하게 연루되어 있다는 사실을 보여주고, 그 알레고리가 이끌어내는 해석의 다양성은 그의 문학적 참여가 현실적 구조를 복합적으로 분석하는 것에서 시작됨을 보여준다. Ⅲ장에서는 이청준이 발표한 아동문학을 전체적으로 살펴봤다. 이청준은 1970년대부터 2000년대까지 동화를 계속해서 발표했으며 그가 발표한 작품의 수효는 별도의 연구의 대상이 될 정도로 방대하다. 선행연구들에서 간과한 아동문학을 살펴봤다는 데 일차적인 의미가 있겠지만 더 중요한 연구 동기는 이청준의 동화가 그동안 선행연구들에서 주목한 그의 문학적 특성을 배반하는 것으로 보인다는 데 있다. 이청준의 동화는 일종의 쿠오레 경향을 따르기 때문에 모험적인 서사라기보다 교훈적인 서사이다. 그의 소설이 권위적인 해석을 거부한다고 알려진 것과 다르게 그의 동화는 해석의 다양성을 인정하지 않는 것처럼 여겨진다. 하지만 이청준은 동화 작가로서 자신의 이름이나 개성을 드러내고자 하지 않았는데, 마치 포스트모던적 사유의 대표적 실천을 보여주듯 저자의 죽음을 동화로써 실천하고자 했다. 이처럼 어울리지 않아 보이는 ‘쿠오레 경향’과 ‘저자의 죽음’이 작품 안에서 함께 드러난다는 점이 이청준 동화의 특징이다. 이러한 이질적인 결합을 통해 이청준은 개인의 자유와 타자와의 연대가 함께 실현될 수 있는 가능성을 사유할 수 있었다. 한편 이청준 동화는 그의 소설과 다르게 독자들에게 시종 ‘웃음’을 선사하는 특성을 지닌다. 이러한 웃음은 그가 아동 독자들에게 교훈적인 메시지를 전달하면서도 그것이 억압적인 방식이 되지 않게 하는 기능을 수행한다. Ⅳ장에서는 환대의 개념을 통해 이청준 문학에 내장된 자유의 개념에 대해 살펴봤다. 우선 이 장에서 ‘환대’는 이청준 소설을 읽어내는 하나의 키워드였던 ‘고향’의 의미를 수정하기 위해서 요청됐다. 그동안 이청준 소설에서 고향은 마치 낭만적인 공간처럼 해석되었고, 이러한 관점은 같은 작품이더라도 평자들 간에 상찬과 비판의 선명한 대비를 드러내게 했다. 하지만 이청준 소설에서 고향은 동일성을 중심으로 구축되는 낭만적인 환상에 근거하지 않고 오히려 동일성에 포섭되지 않는 타자를 환대하는 기능을 수행한다. 고향이라는 단어는 단순히 실제 도시와 대립되는 공간이나 낭만적인 의미의 장소로 받아들여질 우려가 있는데, 그의 소설에서 고향의 의미를 밝혀내고자 했던 선행연구들이 「남도사람」연작이나 「이어도」와 같이 토속적인 소재가 등장하는 작품들에 과도하게 집중했다는 사실은 고향이라는 단어 자체가 수정될 필요와 이유를 제공한다. 그렇기에 본 논문은 고향이란 단어를 대체하기 위해 이청준 소설에서 고향의 기능을 살펴보고자 했다. 이청준 소설에서 장소로서의 고향 자체가 아니라 고향의 기능에 주목한다면 토속적인 소재가 아니더라도 고향으로서 기능하는 것들에 대해 사유할 수 있게 되고 그 만큼 분석 대상이 되는 작품의 외연은 확장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같은 이유로 Ⅵ장에서는 고향 대신 환대라는 개념에 입각해서 토속적이지 않은 작품들에서 수행되는 고향의 기능을 살펴봤다. 한편 이청준은 타인을 의심하고 따져보는 과정에서만 자유가 실현된다고 생각하지 않았다. 그 같은 소극적 자유의 실천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서 그는 타인을 전폭적으로 믿어주고 무조건적으로 환대하는 행위를 통해 소극적 자유와 적극적 자유의 한계가 극복될 수 있다고 봤다. Ⅴ장에서는 이청준 소설에서 정치성 또는 정치적인 것의 개념에 대해 살펴보고자 했다. 그동안 선행연구들은 이청준 소설이 옹호한 자유를 과장하거나 축소해서 살펴봤다. 하지만 이청준 문학은 일체의 억압으로부터 벗어나고자 하는 소극적 자유만을 옹호하지 않았다. 소극적 자유의 획득은 인간에게 고립감과 무력감을 안겨 주기에 적극적 자유를 통해 극복될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적극적 자유는 에리히 프롬과 이사야 벌린이 우려했듯이 나치즘으로 왜곡될 우려가 있는데, 이청준의 소설은 소극적 자유와 적극적 자유의 한계를 두루 성찰하면서 그것을 극복할 수 있는 방법으로 자유와 평등의 역설적인 결합 형태를 주장했다. 그러한 결합을 Ⅴ장에서는 정치성으로 파악했고, 그동안 선행연구에서 주목받지 못했던 두 편의 단편(「수상한 해협」, 「그림자」)과 한 편의 희곡(「제3의 신」)을 우선적으로 살펴보는 과정에서 정치적인 것과 의사 정치의 차이를 논증했다. 그리고 이들 작품들과 다르게 상당수 많은 선행연구가 누적되어 있는 『당신들의 천국』을 자유와 평등의 역설적인 계류 상태로 독해했다. 이를 위해 먼저 『당신들의 천국』이 연재소설에서 장편소설로 개작됨으로써 세부적으로 변화된 특성에 주목했다. 본문에서 논증했듯이 이 작품의 개작은 자유와 평등의 역설적인 결합 상태를 거부할 때 발생하는 이율배반적 결과가 훨씬 더 명확히 드러나는 방향으로 시도되었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 결과적으로 이들 작품들은 자유와 평등, 소극적 자유와 적극적 자유 가운데 어느 하나를 선택할 때 의사 정치가 실현됨을 보여주고, 이러한 의사 정치적 상황을 벗어나기 위해 정치적인 것을 창안할 필요를 알려준다.
본 논문은 이청준 소설에 등장하는 자유의 의미가 복합적인 성격을 지닌다는 사실을 알레고리, 동화, 환대, 정치라는 네 개 관점을 통해 살펴봤다. 자유는 분명 이청준 문학을 풍부하게 독해할 수 있게 하는 키워드이지만, 공교롭게도 90년대 포스트모던적 사유와 결합하면서 그의 문학에 대한 풍부한 독해를 오히려 억압한 측면이 있다. 이청준 문학에서 추출될 수 있는 포스트모던적 성격을 과장해서 그의 문학을 상찬하거나 비판했던 선행연구들은 그의 작품들에 대한 실증적 조사를 간과하거나 비교적 알려지지 않은 작품들을 살펴보지 못한 공통된 한계를 지녔다. 본 연구는 기존 선행연구들이 주목했던 자유의 개념을 수정하고자 했고, 이러한 과정을 통해 그동안 부각되지 못한 작품들과 개작들을 함께 살펴보자 했다. 알레고리라는 개념에 입각해서 이청준 자유의 양면성을 살펴본 Ⅱ장에서는 그동안 선행연구들이 주목하지 않았거나 주목하더라도 정신분석학적 관점으로만 접근했던 「공범」을 비교적 자세히 살펴봤다. 이 작품은 1963년의 최영오 학보병사건을 소재로 삼고 있지만 알레고리적 기법에 의해서 이 같은 실제 사건을 드러내면서도 감추고 있다. 일반적으로 알레고리는 역사적인 층위와 추상적인 층위를 함께 드러내며 이때 추상적인 층위는 권위적인 해석으로 수렴된다고 알려져 있다. 가공적인 이야기 속에 교훈적인 가르침을 내장시키는 알레고리는 해석적 다양성을 이끌어낼 수 없지만, 이청준 소설의 알레고리는 해석적 다양성을 유지하는 독특한 특성을 지닌다. 그에 대한 논거로 Ⅱ장 본문에서는 「공범」의 알레고리가 자유를 억압하는 1960년대 군사 정권과 자유를 맹목적으로 옹호하는 사람들을 두루 성찰하고 있다는 점을 살펴봤다. 한편 이청준의 알레고리는 단순히 기법적 새로움이나 작가의 호기심의 산물이 아니라 작가가 당대 현실의 문제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자 하는 동기에서 비롯됐다. 이청준은 1960년대 말의 순수/참여 논쟁의 이분법을 거부했지만 근본적으로는 ‘참여’의 관점을 옹호했다. 하지만 그가 옹호한 참여는 현실의 구조를 분석한 이후에 결과적으로 드러나는 독특한 참여였다. 「공범」에서는 당대 현실의 맥락을 살피지 않은 채 맹목적으로 인권과 자유를 옹호하며 성급하게 문인의 참여를 외치는 인물들이 등장하는데, 이들의 참여는 이청준의 참여와 상반된다. 이처럼 알레고리는 이청준 소설이 당대 현실과 밀접하게 연루되어 있다는 사실을 보여주고, 그 알레고리가 이끌어내는 해석의 다양성은 그의 문학적 참여가 현실적 구조를 복합적으로 분석하는 것에서 시작됨을 보여준다. Ⅲ장에서는 이청준이 발표한 아동문학을 전체적으로 살펴봤다. 이청준은 1970년대부터 2000년대까지 동화를 계속해서 발표했으며 그가 발표한 작품의 수효는 별도의 연구의 대상이 될 정도로 방대하다. 선행연구들에서 간과한 아동문학을 살펴봤다는 데 일차적인 의미가 있겠지만 더 중요한 연구 동기는 이청준의 동화가 그동안 선행연구들에서 주목한 그의 문학적 특성을 배반하는 것으로 보인다는 데 있다. 이청준의 동화는 일종의 쿠오레 경향을 따르기 때문에 모험적인 서사라기보다 교훈적인 서사이다. 그의 소설이 권위적인 해석을 거부한다고 알려진 것과 다르게 그의 동화는 해석의 다양성을 인정하지 않는 것처럼 여겨진다. 하지만 이청준은 동화 작가로서 자신의 이름이나 개성을 드러내고자 하지 않았는데, 마치 포스트모던적 사유의 대표적 실천을 보여주듯 저자의 죽음을 동화로써 실천하고자 했다. 이처럼 어울리지 않아 보이는 ‘쿠오레 경향’과 ‘저자의 죽음’이 작품 안에서 함께 드러난다는 점이 이청준 동화의 특징이다. 이러한 이질적인 결합을 통해 이청준은 개인의 자유와 타자와의 연대가 함께 실현될 수 있는 가능성을 사유할 수 있었다. 한편 이청준 동화는 그의 소설과 다르게 독자들에게 시종 ‘웃음’을 선사하는 특성을 지닌다. 이러한 웃음은 그가 아동 독자들에게 교훈적인 메시지를 전달하면서도 그것이 억압적인 방식이 되지 않게 하는 기능을 수행한다. Ⅳ장에서는 환대의 개념을 통해 이청준 문학에 내장된 자유의 개념에 대해 살펴봤다. 우선 이 장에서 ‘환대’는 이청준 소설을 읽어내는 하나의 키워드였던 ‘고향’의 의미를 수정하기 위해서 요청됐다. 그동안 이청준 소설에서 고향은 마치 낭만적인 공간처럼 해석되었고, 이러한 관점은 같은 작품이더라도 평자들 간에 상찬과 비판의 선명한 대비를 드러내게 했다. 하지만 이청준 소설에서 고향은 동일성을 중심으로 구축되는 낭만적인 환상에 근거하지 않고 오히려 동일성에 포섭되지 않는 타자를 환대하는 기능을 수행한다. 고향이라는 단어는 단순히 실제 도시와 대립되는 공간이나 낭만적인 의미의 장소로 받아들여질 우려가 있는데, 그의 소설에서 고향의 의미를 밝혀내고자 했던 선행연구들이 「남도사람」연작이나 「이어도」와 같이 토속적인 소재가 등장하는 작품들에 과도하게 집중했다는 사실은 고향이라는 단어 자체가 수정될 필요와 이유를 제공한다. 그렇기에 본 논문은 고향이란 단어를 대체하기 위해 이청준 소설에서 고향의 기능을 살펴보고자 했다. 이청준 소설에서 장소로서의 고향 자체가 아니라 고향의 기능에 주목한다면 토속적인 소재가 아니더라도 고향으로서 기능하는 것들에 대해 사유할 수 있게 되고 그 만큼 분석 대상이 되는 작품의 외연은 확장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같은 이유로 Ⅵ장에서는 고향 대신 환대라는 개념에 입각해서 토속적이지 않은 작품들에서 수행되는 고향의 기능을 살펴봤다. 한편 이청준은 타인을 의심하고 따져보는 과정에서만 자유가 실현된다고 생각하지 않았다. 그 같은 소극적 자유의 실천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서 그는 타인을 전폭적으로 믿어주고 무조건적으로 환대하는 행위를 통해 소극적 자유와 적극적 자유의 한계가 극복될 수 있다고 봤다. Ⅴ장에서는 이청준 소설에서 정치성 또는 정치적인 것의 개념에 대해 살펴보고자 했다. 그동안 선행연구들은 이청준 소설이 옹호한 자유를 과장하거나 축소해서 살펴봤다. 하지만 이청준 문학은 일체의 억압으로부터 벗어나고자 하는 소극적 자유만을 옹호하지 않았다. 소극적 자유의 획득은 인간에게 고립감과 무력감을 안겨 주기에 적극적 자유를 통해 극복될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적극적 자유는 에리히 프롬과 이사야 벌린이 우려했듯이 나치즘으로 왜곡될 우려가 있는데, 이청준의 소설은 소극적 자유와 적극적 자유의 한계를 두루 성찰하면서 그것을 극복할 수 있는 방법으로 자유와 평등의 역설적인 결합 형태를 주장했다. 그러한 결합을 Ⅴ장에서는 정치성으로 파악했고, 그동안 선행연구에서 주목받지 못했던 두 편의 단편(「수상한 해협」, 「그림자」)과 한 편의 희곡(「제3의 신」)을 우선적으로 살펴보는 과정에서 정치적인 것과 의사 정치의 차이를 논증했다. 그리고 이들 작품들과 다르게 상당수 많은 선행연구가 누적되어 있는 『당신들의 천국』을 자유와 평등의 역설적인 계류 상태로 독해했다. 이를 위해 먼저 『당신들의 천국』이 연재소설에서 장편소설로 개작됨으로써 세부적으로 변화된 특성에 주목했다. 본문에서 논증했듯이 이 작품의 개작은 자유와 평등의 역설적인 결합 상태를 거부할 때 발생하는 이율배반적 결과가 훨씬 더 명확히 드러나는 방향으로 시도되었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 결과적으로 이들 작품들은 자유와 평등, 소극적 자유와 적극적 자유 가운데 어느 하나를 선택할 때 의사 정치가 실현됨을 보여주고, 이러한 의사 정치적 상황을 벗어나기 위해 정치적인 것을 창안할 필요를 알려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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