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록 ▼

AI-Helper

본 연구는 학교에서 어른의 공간을 중심으로 교육하는 것에 대한 비판적인 문제의식에서 시작하였다. 어른들이 제시한 ‘하나의 공간’은 어린이의 삶과는 거리가 있다. 어린이의 삶과 앎을 유기적으로 연결하기 위해서는 어린이 공간을 중심으로 하는 지리교육이 필요하다. 그렇기에 학교에서는 어린이 공간을 중심으로 한 교육이 행해져야 한다. 이를 위해 본 연구에서는 강원 고성지역의 어린이 6명을 대상으로 어린이 공간으로서 바다에 대한 의미를 탐색하였다. 나아가 그와 같은 공간의 의미가 지리교육에 시사하는 바를 살펴보았다. 학교에서 이루어진 지리...

본 연구는 학교에서 어른의 공간을 중심으로 교육하는 것에 대한 비판적인 문제의식에서 시작하였다. 어른들이 제시한 ‘하나의 공간’은 어린이의 삶과는 거리가 있다. 어린이의 삶과 앎을 유기적으로 연결하기 위해서는 어린이 공간을 중심으로 하는 지리교육이 필요하다. 그렇기에 학교에서는 어린이 공간을 중심으로 한 교육이 행해져야 한다. 이를 위해 본 연구에서는 강원 고성지역의 어린이 6명을 대상으로 어린이 공간으로서 바다에 대한 의미를 탐색하였다. 나아가 그와 같은 공간의 의미가 지리교육에 시사하는 바를 살펴보았다. 학교에서 이루어진 지리 교육은 공간이 우리 삶과 어떤 관계를 맺고 있는지에 대한 관심이 적다. 공간을 통해 어떻게 우리의 삶을 설명하고 이해할 수 있는지에 대한 관심도 적다. 그보다는 단편적이고 파편화된 지식을 가르친다. 교과서는 대체로 기능중심, 사실중심의 지식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러한 교과서는 어린이의 능동적인 학습참여를 배제하고 오히려 그들의 삶과 앎을 점점 유리시킨다. 학교에서 배우는 내용은 낯설은 공간을 낯익게 하는 것에 중점을 둔다. 익숙하지 않은 어른들의 삶을 계속 강요한다. 이러한 관점을 탈피하기 위해 어린이들은 자신이 살아가고 있는 생활공간인 바다를 어떻게 바라보고 있는지 살펴보았다. 고성 지역 어린이들이 바다를 어떻게 이해하고 있으며, 바다에 대해 어떤 이미지를 가지고 있는지를 살펴보았다. 이를 통해 교과서의 표상체계와 아이들의 인식체계가 일치하지 않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어른이 생각하는 바다를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어린이의 일상공간으로서 바다에 대한 지리학습이 필요함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 같은 문제의식을 바탕으로 한 본 연구의 결과는 다음과 같다. 첫째, 고성에 살고 있는 어린이에게 바다는 생활공간이며, 어린이 개인이 투영한 의미가 쌓여있는 공간이며, 끊임없이 새로운 의미를 만들어가는 공간이다. 둘째, 바다는 다른 사람들과 구분 지을 수 있게 만드는 공간이자, ‘나’를 대변해줄 수 있는 공간이다. 어린이의 정체성 형성에 많은 영향을 끼친 공간이라 말할 수 있다. 셋째, 어린이들이 생각하기에 바다는 땅의 연장선이었다. 육지와는 다른 또 다른 땅의 시작이다. 육지와 바다가 완전히 다른 구별되는 것이 아니라, 바다가 육지를 품고 있다고 생각한다. 바다와 육지가 다르지 않기에 바다도 땅이 될 수 있음을 말한다. 넷째, 어린이들은 바다를 머리보다 감각적으로 먼저 느끼고 받아들인다. 감각을 활용하여 바다를 공감하고, 소통하고 있었다. 어린이들이 가지고 있는 ‘바다’라는 공간의 의미는 어른이 생각하는 바다의 의미를 훨씬 넘나든다. 어린이가 바라보는 바다의 모습이 어른과 다를 수 있는 것은 ‘바다’라는 같은 공간이라 할지라도 어른과 어린이 서로가 공간과 관계를 맺고 있는 양상이 다르기 때문이다. 바다가 많은 영향을 끼치기에 특별한 공간으로 생각될 수 있으나, 이 지역 어린이들에게 바다는 늘 그래왔듯이 항상 그 자리에 있었고, 지금도 있는 익숙한 일상공간이다. 따라서 일반적인 이미지와 독특하거나 특별할 이미지가 동시에 존재하고 있었다. 이 같은 연구결과가 보다 많은 교육 현장에서 실천되기 위해선 어린이 공간에 관심을 갖는 연구들이 계속적으로 이어져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첫째, 어린이를 어른과 다른 공간 속의 또 다른 주체로 인정하고, 그들이 말하는 공간의 의미를 간과하지 말아야 함을 의미한다. 둘째, 어린이들의 삶과 앎을 연결시키는 위한 지리교육이 현장에 정착하기 위해서는 어린이라는 인간 자체에 대한 인간학적인 논의가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셋째, 어린이 공간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어린이 지리학에 대한 논의가 활성화 되어야 한다. 더불어 어린이 공간에 관한 이론적, 경험적 논의와 같은 후속적인 연구와 노력이 필요하다. 본 연구는 이 같은 논의의 시작점에 서있다. 후속적인 논의들이 이어져 어린이의 삶과 앎이 유기적으로 연결될 수 있는 지리교육이 현장에서 실천될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