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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고는 오규원의 시를 ‘알레고리적 의미 지평’의 차원에서 통시적으로 고찰하는 것을 연구 목적으로 한다. 이를 위해 본고의 핵심어이자 오규원의 시에서 시기별로 단절되는 지점과 연속되는 지점을 함께 짚어보는 데 주요한 도구로 활용되는 용어인 ‘알레고리’, ‘지평 구조’, ‘공간 지시어’, ‘미시 주체’, ‘사이-공간’ 등을 살펴본 결과 다음과 같은 개념이 확인된다.
우선 ‘다르게 말하기’로서의 알레고리는 은유, 상징, 아이러니와의 비교 분석을 통해 각각 은유의 확대, 의미 작용의 확장성을 놓고 벌이는 상징과의 쟁투의 역사, 의미 작용의 확장성의 유무와 양상에 따라 수사적 아이러니·낭만적 아이러니와의 변별 등이 그 특성으로 도출된다. 또한 알레고리가 펼쳐 보이는 의미 작용의 확장성은, ‘구조화’와 ‘개방 원칙’의 이중적인 특성을 지닌 ‘지평 구조’에서 비롯되는 ‘의미 지평’의 풍부한 가능성과 연계된다. 여기서 도출되는 ‘알레고리적 의미 지평’은 관념으로 고착된 언어를 버리고 활물성을 담지한 언어로 나아가고자 한 오규원 시의 특성과 의의를 유효하게 짚어줄 수 있다. 한편, 오규원의 시 전 시기에 걸쳐 빈번하게 발견되는 ‘속’, ‘사이’, ‘위’ 같은 ‘공간 지시어’는 시각 주체의 축소에서 비롯되는 ‘미시 주체’와 더불어 오규원 시 특유의 언어 공간이자 기표와 기의 사이의 심연을 전제로 끝없이 세분화되는 알레고리적 공간인 ‘사이-공간’을 구성하는 동시에 지탱하는 중요한 축이 된다.
위의 핵심어들을 바탕으로 오규원의 시를 시기별로 짚어보면 다음과 같다. 먼저 ‘낭만주의적 성향과 알레고리의 연계’로 특징되는 오규원의 초기 시에서는 공간 지시어를 동반하면서 관념으로 점철된 ‘세계의 중층성’을 인식하는 시와 중층적인 세계 너머를 향한 지난한 도정을 예고하는 시가 확인된다. 이어서 현실과 이상의 괴리에 근거한 낭만성의 발현을 통해 ‘세계의 중층성’에 대한 인식의 심화와 그에 걸맞은 ‘중층성의 세계’에 대한 형상화에 치중하는 시가 발견된다. 특히 ‘그대’라는 단어로 표상되는 다분히 낭만적인 성향은 낭만적 아이러니의 발생을 유도하는 한편, 후기 시에서 알레고리적 의미 작용의 원천이자 최후 지평으로 상정되는 ‘허공’에 대해 청사진 역할을 담당하는 것이 확인된다. 초기 시에서 발견되는 낭만적 아이러니와 알레고리의 공존은 이 시기에 대해 은유(동일성)의 원리로만 파악하는 기존의 통시적인 시각과는 거리가 먼 시적 성취에 해당한다.
‘현실 비판 의식과 알레고리의 확대’로 요약되는 오규원의 중기 시에서는 구체적인 지명이나 인명, 상품명 같은 고유명사를 대거 동반하면서 초기 시의 관념적인 동시에 낭만적인 성향과 결별하는 한편, 자기 반영성이 담보된 수사적 아이러니를 통한 현실 비판의 시가 발견된다. 이러한 현실 비판의 시는 한편으로 누적화된 사유의 지층에서 비롯되는 알레고리로 재해석할 수 있으며, 그로부터 이루어지는 의미 지평의 확대는 ‘맥락의 재구성’, ‘모순 병치’, ‘정지의 변증법’ 같은 알레고리 특유의 수사적 장치가 동반되면서 더욱 증폭될 수 있다. 아울러 이 시기에 행해진 대상 자체에 대한 지층화된 사유는 근원에 대한 고찰과 관념에 대한 고찰을 거쳐 궁극적으로 언어에 대한 고찰로 수렴된다. 결과적으로 알레고리적 의미 지평의 확대로 수렴되는 오규원의 중기 시는 미시 주체와 공간 지시어의 동반을 통해 ‘사이-공간’의 창출을 본격화하면서, ‘허공’으로 집약되는 후기 시의 최후 지평과 긴밀하게 연결된다.
‘최후 지평을 지향한 알레고리적 전략’이 두드러지는 오규원의 후기 시는 ‘날이미지’와 ‘은유/환유 체계’로 집약되는 문제적인 시론을 동반하는 시기로서, 이에 대한 면밀한 검토와 재구성의 과정이 필요하다. 재구성을 통해 그의 후기 시는 명사 중심적 관념의 세계 대신 동사 중심적 관계의 세계로, 명명과 규정의 방식 대신 묘사와 서술의 방식으로, 공간적 인접성과 시간적 순차성에 집중하면서 ‘사이-공간’의 심화를 이끌어내는 방향으로 나아간 것으로 정리된다. 언어 특유의 알레고리성을 회복하면서 세계 인식에 대한 언어의 ...

본고는 오규원의 시를 ‘알레고리적 의미 지평’의 차원에서 통시적으로 고찰하는 것을 연구 목적으로 한다. 이를 위해 본고의 핵심어이자 오규원의 시에서 시기별로 단절되는 지점과 연속되는 지점을 함께 짚어보는 데 주요한 도구로 활용되는 용어인 ‘알레고리’, ‘지평 구조’, ‘공간 지시어’, ‘미시 주체’, ‘사이-공간’ 등을 살펴본 결과 다음과 같은 개념이 확인된다.
우선 ‘다르게 말하기’로서의 알레고리는 은유, 상징, 아이러니와의 비교 분석을 통해 각각 은유의 확대, 의미 작용의 확장성을 놓고 벌이는 상징과의 쟁투의 역사, 의미 작용의 확장성의 유무와 양상에 따라 수사적 아이러니·낭만적 아이러니와의 변별 등이 그 특성으로 도출된다. 또한 알레고리가 펼쳐 보이는 의미 작용의 확장성은, ‘구조화’와 ‘개방 원칙’의 이중적인 특성을 지닌 ‘지평 구조’에서 비롯되는 ‘의미 지평’의 풍부한 가능성과 연계된다. 여기서 도출되는 ‘알레고리적 의미 지평’은 관념으로 고착된 언어를 버리고 활물성을 담지한 언어로 나아가고자 한 오규원 시의 특성과 의의를 유효하게 짚어줄 수 있다. 한편, 오규원의 시 전 시기에 걸쳐 빈번하게 발견되는 ‘속’, ‘사이’, ‘위’ 같은 ‘공간 지시어’는 시각 주체의 축소에서 비롯되는 ‘미시 주체’와 더불어 오규원 시 특유의 언어 공간이자 기표와 기의 사이의 심연을 전제로 끝없이 세분화되는 알레고리적 공간인 ‘사이-공간’을 구성하는 동시에 지탱하는 중요한 축이 된다.
위의 핵심어들을 바탕으로 오규원의 시를 시기별로 짚어보면 다음과 같다. 먼저 ‘낭만주의적 성향과 알레고리의 연계’로 특징되는 오규원의 초기 시에서는 공간 지시어를 동반하면서 관념으로 점철된 ‘세계의 중층성’을 인식하는 시와 중층적인 세계 너머를 향한 지난한 도정을 예고하는 시가 확인된다. 이어서 현실과 이상의 괴리에 근거한 낭만성의 발현을 통해 ‘세계의 중층성’에 대한 인식의 심화와 그에 걸맞은 ‘중층성의 세계’에 대한 형상화에 치중하는 시가 발견된다. 특히 ‘그대’라는 단어로 표상되는 다분히 낭만적인 성향은 낭만적 아이러니의 발생을 유도하는 한편, 후기 시에서 알레고리적 의미 작용의 원천이자 최후 지평으로 상정되는 ‘허공’에 대해 청사진 역할을 담당하는 것이 확인된다. 초기 시에서 발견되는 낭만적 아이러니와 알레고리의 공존은 이 시기에 대해 은유(동일성)의 원리로만 파악하는 기존의 통시적인 시각과는 거리가 먼 시적 성취에 해당한다.
‘현실 비판 의식과 알레고리의 확대’로 요약되는 오규원의 중기 시에서는 구체적인 지명이나 인명, 상품명 같은 고유명사를 대거 동반하면서 초기 시의 관념적인 동시에 낭만적인 성향과 결별하는 한편, 자기 반영성이 담보된 수사적 아이러니를 통한 현실 비판의 시가 발견된다. 이러한 현실 비판의 시는 한편으로 누적화된 사유의 지층에서 비롯되는 알레고리로 재해석할 수 있으며, 그로부터 이루어지는 의미 지평의 확대는 ‘맥락의 재구성’, ‘모순 병치’, ‘정지의 변증법’ 같은 알레고리 특유의 수사적 장치가 동반되면서 더욱 증폭될 수 있다. 아울러 이 시기에 행해진 대상 자체에 대한 지층화된 사유는 근원에 대한 고찰과 관념에 대한 고찰을 거쳐 궁극적으로 언어에 대한 고찰로 수렴된다. 결과적으로 알레고리적 의미 지평의 확대로 수렴되는 오규원의 중기 시는 미시 주체와 공간 지시어의 동반을 통해 ‘사이-공간’의 창출을 본격화하면서, ‘허공’으로 집약되는 후기 시의 최후 지평과 긴밀하게 연결된다.
‘최후 지평을 지향한 알레고리적 전략’이 두드러지는 오규원의 후기 시는 ‘날이미지’와 ‘은유/환유 체계’로 집약되는 문제적인 시론을 동반하는 시기로서, 이에 대한 면밀한 검토와 재구성의 과정이 필요하다. 재구성을 통해 그의 후기 시는 명사 중심적 관념의 세계 대신 동사 중심적 관계의 세계로, 명명과 규정의 방식 대신 묘사와 서술의 방식으로, 공간적 인접성과 시간적 순차성에 집중하면서 ‘사이-공간’의 심화를 이끌어내는 방향으로 나아간 것으로 정리된다. 언어 특유의 알레고리성을 회복하면서 세계 인식에 대한 언어의 해상도를 높이는 과정이기도 한 오규원의 후기 시는 명명과 규정의 방식인 은유화된 언어에 대한 비판적 고찰을 수행하는 한편, 기존의 인간 중심적 사고와 언어에서 벗어나기 위한 일환으로 언어 공간 내의 1인칭 주체의 위상이 축소되는 방향으로 전개된다. 후기 시에서도 후반부로 갈수록 강화되는 1인칭 주체의 위상 축소는 역으로 사물 주체의 위상 강화로 이어지면서 그것의 비가시성 또한 대폭 강화된다. 비가시성이 강화된 사물 주체는 오규원 시 특유의 미시 주체적 시선이 창출한 ‘사이-공간’의 전개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도출되는 결과물이며, 비가시 주체의 성격 강화는 다시 ‘사이-공간’의 심화와 확대에 기여한다. ‘사이-공간’이 심화된 극점에서 발견되는 ‘허공’은 비가시성이 극대화된 공간이면서 이면에 잠재하는 가시성을 껴안고 있는 최후 지평적 성격을 지닌다. 소멸과 생성, 부재와 현전의 사건이 거듭되는 공간인 허공은 절대적 비가시태의 지경에서 역설적으로 가시태의 가능성을 품고 있는 최후 지평으로서 오규원 시의 전 시기에 걸쳐서 심화·확대되어온 알레고리적 의미 지평의 마지막 국면에 해당한다.
알레고리적 의미 지평의 차원에서 볼 때, 오규원의 시는 시기별로 양상과 강도의 차이는 있으나 기본적으로 비동일성의 인식과 언어에서 출발하여 진화해나간 것으로 정리할 수 있다. 이는 오규원 시의 전 시기에 걸친 고찰에서 대체로 초기 시를 은유(동일성)의 원리에만 집중하여 고립과 단절의 시기로 파악하는 기존의 연구 시각과 거리를 두는 것이다. 아울러 중기와 후기 시에 대해서도 알레고리가 작용되는 양상에 따라 단절성과 연속성을 함께 짚어보는 시각을 제공한다. “시가 아닌 언어에서부터 출발”하고자 했던 오규원은 알레고리적 의미 지평의 세계를 풍부하고도 분명하게 열어 보이는 시를 제시하면서 시적인 가치와 시사(詩史)적인 의의를 동시에 획득하고 있다. 끊임없이 다르게 말해지면서 의미 지평을 넓혀가는 알레고리의 공간에서 그의 시가 궁극적으로 탐험한 것은 다르게 말하는 방식 그 자체였다.

Abstract ▼ AI-Helper

This dissertation intends to examine Oh, Kyu-won's poetry in an aspect of 'horizon of allegorical meaning.' The keywords in this study are: 'allegory,' 'horizontal structure,' 'spatial demonstrative,' 'microscopic subject' and 'in-between space.'
First, the concept of allegory can be determined...

This dissertation intends to examine Oh, Kyu-won's poetry in an aspect of 'horizon of allegorical meaning.' The keywords in this study are: 'allegory,' 'horizontal structure,' 'spatial demonstrative,' 'microscopic subject' and 'in-between space.'
First, the concept of allegory can be determined through comparisons with metaphor, symbol and irony, those which are the similar rhetorics. The expandability of signification of an allegory is linked to the rich possibility of horizon of meaning from a horizontal structure. Characteristics and significances of Oh, Kyu-won's poetry, which has attempted to escape from abstract language, can be examined through the 'horizon of allegorical meaning' derived from it. Meanwhile, 'spatial demonstratives' such as 'in,' 'between' and 'on' are often found in his poetry. Spatial demonstrative, together with 'microscopic subject' is an important factor to form 'in-between space,' which is the allegorical space in Oh, Kyu-won's poetry.
By chronologically examining Oh, Kyu-won's poetry using the above keywords, the following were achieved: First, his early works can be defined as 'a combination of romanticism and allegory.' Poems that perceive complexity of the world while containing spatial demonstratives and poems that are aiming for the space beyond the complex world are found during this period. Also, the coexistence of romantic ironies and allegories can be a reason not to examine his early works solely on the principle of identity.
His middle works can be summarized into 'criticism of reality and expansion of allegory.' During this period, numerous proper nouns such as specific names of places, people and products are found to break away from the abstract and romantic characteristics of his early works. Poems to criticize the reality through rhetorical ironies containing self-reflexivity are also found during this period. Such criticism on reality can be reinterpreted as an allegory, and the expansion of horizon of meanings are further amplified when combined with allegorical rhetorics. As a result, his middle works, which can be described as an expansion of horizon of allegorical meaning, are starting to create 'in-between spaces' through a combination with microscopic subjects and spatial demonstratives.
In his late works, 'allegorical strategies aiming for the last horizon of meaning' are remarkable. His works during this period are accompanied by a problematic issue, which can be integrated into 'raw image' and 'metaphor/metonymy system.' Through a close examination and reconstruction of this issue, his late works can be describe as the following: a progress from the noun-centered world of abstraction to the verb-centered world of relation, from the method of designation and definition to the method of description and portrayal and towards a direction to deepen the 'in-between spaces' while focusing on the spatial proximity and chronological orders. His late works are developed towards a direction to reduce the status of the first person subject within the linguistic space in order to escape from human-centered ideas and language. Such reduction of status of the first person subject, which is more intensified in his later works, is advanced to a strengthening of status of non-human subjects, and invisibility of non-human subjects is also strengthened. The strengthening of invisible non-human subjects contribute to the deepening and expansion of 'in-between spaces.' The 'void' found in the summit of a deepened 'in-between space' is a space of maximized invisibility and has the characteristic of the last horizon of meaning containing the visibility latent in the hidden side.
In the aspect of the horizon of allegorical meaning, Oh, Kyu-won's poetry can be described as something that was derived and evolved from a perception of non-identity and language. Such description is far from the academic perspective within the previous studies on the works of Oh, Kyu-won, which is to examine the early works through the principle of identity. It also provides a perspective to examine both continuity and discontinuity according to the signification of allegories among the middle and late works.
Oh, Kyu-won, who examined the essential issues of poetry and language, wrote poems that abundantly and clearly open up the world of the horizon of allegorical meaning. What his poetry ultimately sought to explore in the space of allegories expanding the horizon of meaning while continuously being spoken differently is a method to speak differentl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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