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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연구는 학교폭력관련 정책에 대한 사회학적 비판을 수행하였다. 비판은 ‘정책의 형성과정’과 ‘시행 내용’에 대한 접근으로 크게 구분된다. 독립된 장을 통해 다루어진 각각의 분석은 한국사회 국가주도적 정책의 독단적 성격에 대한 비판으로 수렴된다. 먼저 학교폭력관련 정책의 형성과정을 분석한 결과, 학교폭력이라는 이슈는 선거, 집권당의 교체와 같은 중요한 정치적 이벤트가 있을 때마다 주요한 이슈로 부각되어 왔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러한 경향은 지지를 확보하기 위해 대중의 관심을 광범위하게 수렴할 만한 정책 의제를 필요로 하는 정치권의 생리에 기인한다. 취학률이 상당히 높은 한국 교육구조의 특성상 학교폭력문제는 학령기 자녀를 둔 모든 부모의 관심사이다. 이에 정치권은 학교폭력 문제를 수치화하고 이 ‘수치’를 낮추는 데 집중함으로써 유권자들의 지지를 확보하고자 했다. 본 연구에서는 이렇듯 가시적인 효과성에 집중하는 정책의 폐해를 구체적으로 확인하기 위해 「학교폭력 근절종합대책」과 「제3차 학교폭력 예방 및 대책 기본계획」에 드러난 학교폭력관련 정책의 시행 내용을 비판적으로 분석하였다. 분석 결과, 학교폭력관련 정책은 학생의 행위에 대한 외부의 감시체계를 강화하는 것은 물론 학생의 자기규제 역시 강화하도록 유도하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다. 학생들은 행위의 도덕적 기준을 타인과의 관계를 통해 형성해내는 대신, 감시체계가 일방적으로 부과하는 규범을 무비판적으로 수용하도록 강요받고 있었다. 학교폭력 예방 및 대책을 위한 정책이 유발하는 부작용은 비단 학생에게만 국한되는 것이 아니다. 지금까지 이루어져왔던 대다수의 학교폭력관련 연구는 학교폭력의 원인을 진단하고 ...

본 연구는 학교폭력관련 정책에 대한 사회학적 비판을 수행하였다. 비판은 ‘정책의 형성과정’과 ‘시행 내용’에 대한 접근으로 크게 구분된다. 독립된 장을 통해 다루어진 각각의 분석은 한국사회 국가주도적 정책의 독단적 성격에 대한 비판으로 수렴된다. 먼저 학교폭력관련 정책의 형성과정을 분석한 결과, 학교폭력이라는 이슈는 선거, 집권당의 교체와 같은 중요한 정치적 이벤트가 있을 때마다 주요한 이슈로 부각되어 왔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러한 경향은 지지를 확보하기 위해 대중의 관심을 광범위하게 수렴할 만한 정책 의제를 필요로 하는 정치권의 생리에 기인한다. 취학률이 상당히 높은 한국 교육구조의 특성상 학교폭력문제는 학령기 자녀를 둔 모든 부모의 관심사이다. 이에 정치권은 학교폭력 문제를 수치화하고 이 ‘수치’를 낮추는 데 집중함으로써 유권자들의 지지를 확보하고자 했다. 본 연구에서는 이렇듯 가시적인 효과성에 집중하는 정책의 폐해를 구체적으로 확인하기 위해 「학교폭력 근절종합대책」과 「제3차 학교폭력 예방 및 대책 기본계획」에 드러난 학교폭력관련 정책의 시행 내용을 비판적으로 분석하였다. 분석 결과, 학교폭력관련 정책은 학생의 행위에 대한 외부의 감시체계를 강화하는 것은 물론 학생의 자기규제 역시 강화하도록 유도하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다. 학생들은 행위의 도덕적 기준을 타인과의 관계를 통해 형성해내는 대신, 감시체계가 일방적으로 부과하는 규범을 무비판적으로 수용하도록 강요받고 있었다. 학교폭력 예방 및 대책을 위한 정책이 유발하는 부작용은 비단 학생에게만 국한되는 것이 아니다. 지금까지 이루어져왔던 대다수의 학교폭력관련 연구는 학교폭력의 원인을 진단하고 해결방안을 모색하는 데에 편중되어 있었다. 이러한 연구에 기반한 학교폭력관련 정책은 학생의 ‘차이’와 ‘일탈행동’을 의학적 처치와 법적 처벌의 대상으로 규정한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교사는 ‘학생들의 인격 형성’이라는 자신들의 고유한 과업과 권한으로부터 소외된 채, 의료 전문가와 학생들을 연결시켜주거나, 학교폭력에 관한 통계자료 수집을 위한 정부 주도의 설문조사를 실시하거나, 또는 폭력 사안을 법적으로 처리하는 과정에서 행정적인 지원을 실시하는 등의 수동적이고 소극적인 역할에만 몰두하게 된다. 학생의 일탈행위에 대한 교사의 교육적 해석과 처방은 불필요하거나, 심지어는 사건을 은폐하려는 시도로 간주되고 있었다. 본 연구는 학교폭력 개념 및 관련 정책의 구성에 ‘정치적인’ 이해(利害)가 과도하게 개입함으로써 교육 영역의 고유한 논리체계를 훼손하고 있음을 주장한다. 다수의 표를 획득하기 위해 시행된 학교폭력관련 정책은 학교폭력문제와 관련된 ‘교육주체’의 권한을 외부전문가에게 이양시킴으로서 가시적인 성과를 연출하고자 했다. 이는 학생들의 일탈 행위에 대한 억압적인 처방을 가능하게 했으며, 교사로 하여금 자신의 고유한 과업으로부터 소외를 느끼게 했다. 본 연구는 이러한 사실을 조망함으로써 학교를 대상으로 시행되는 국가 주도형 정책에 대한 근본적인 문제제기를 가능하게 할 뿐만 아니라 학교폭력 문제를 논의하는 장에 교육주체의 집합적‧정치적 실천이 적극적으로 개입해야 한다는 사실을 정당화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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