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레고리는 자주, 누구나 그 용어를 알지만, 그 내용이 일관적이지는 않은, 모호한 비평 용어로 등장한다. 비평 용어로서의 알레고리를 작품의 가치를 밝혀줄 수 있는 가장 적확한 방식으로 사용하기 위해서는 개념의 기반과 용례를 자세히 살피는 작업이 필수적이다. 본 연구에서는 그러한 작업을 수행하면서 이를 관통하는 중심축을 시학적 접근으로 설정하였다. 다시 말해 개념사에서 어떠한 시학적 기획과 관련된 측면을 살펴보고, 언어활동의 특수성과 가치의 측면...
알레고리는 자주, 누구나 그 용어를 알지만, 그 내용이 일관적이지는 않은, 모호한 비평 용어로 등장한다. 비평 용어로서의 알레고리를 작품의 가치를 밝혀줄 수 있는 가장 적확한 방식으로 사용하기 위해서는 개념의 기반과 용례를 자세히 살피는 작업이 필수적이다. 본 연구에서는 그러한 작업을 수행하면서 이를 관통하는 중심축을 시학적 접근으로 설정하였다. 다시 말해 개념사에서 어떠한 시학적 기획과 관련된 측면을 살펴보고, 언어활동의 특수성과 가치의 측면에 초점을 맞추어 알레고리 개념을 검토하였다. 알레고리 개념을 파악함에 있어서 자주 불려나왔던 것은 괴테의 개념 구분이었다. ‘보편’과 ‘특수’ 사이 형상화의 방향성을 통해 상징과 알레고리를 구분한 괴테의 개념은 다양한 방식으로 변주된 바 있다. 상징을 본원적인 것으로 파악하고 알레고리를 그보다 한 단계를 더 거쳐서 정의하는 거의 모든 설명들이 괴테의 자장 속에 이루어진 것이라 할 수 있다. 괴테의 개념 구분이 문학을 바라보는 관점이나 어떤 시학적 기획과 관련하여 중요한 기점으로 작용하였다는 사실은 부정할 수 없다. 괴테는 상징을 탐구함에 있어서 즉각적으로 인식론적 변화를 이룰 수 있는 양식의 가능성에 주목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괴테의 개념에서 알레고리를 부차적인 것으로 파악하는 설명의 세부적 내용에 주목한 이후의 설명들은 오히려 시학적 기획에 대한 고찰 없이 상징과 알레고리를 도식화하여 규정하고 있다. 상징을 예찬하는 시적 기획에서 중요한 것은 개념화된 세부 사항이 아니라 그러한 양식이 시적인 것의 탄생과 맺는 관계이다. 상징이 직관하는 유비는 이전에 알지 못했던 세계의 질서를 드러낸다. 그러나 문학적 구성을 통해 어떤 미지를 드러내는 순간이 문학의 에피파니라 할 수 있다면 그것을 상징에만 한정할 필요는 없다. 언술을 구성하는 각각의 요소들이 체계적으로 다른 언술을 구성하는 알레고리는, 제 고유한 겹쳐놓기의 방식으로 시적 순간을 가능케 한다. 요컨대 상징이 열어주는 시적 순간과 알레고리가 열어주는 시적 순간에 있어서, 각각이 무게를 두는 가치가 다른 것이라고 해야 할 것이다. 상징과 알레고리를 구분하는 기준을 시적 순간의 가능성이 아니라 언술의 구성방식에 둘 때, 알레고리 개념은 새로운 모습을 드러낸다. 보들레르가 비평적 직관을 통해 비약적으로 사용한 알레고리 개념은 시대와의 연관 속에 파악된다. 벤야민의 논의는 시대적 실마리를 지닌 이 현대의 알레고리 개념이 역사, 시대, 그리고 현대성과 맺는 관계를 한층 분명하게 드러내었다. 그러한 논의들을 통해 알레고리는 언술의 역사성과 결부된다. 역사를 바라보는 관점과 관련하여 조직된 언술로서의 알레고리는, 초월적이고 초역사적인 이미지가 아니라 역사에 충격과 단절을 야기하는 깨진 거울의 상과 같은 몽타주로 나타난다. 상징이 즉각적으로 이해하게 만드는 이미지와는 달리, 이 알레고리라는 이미지는 매번 해명을 요구하는 종류의 것이다. 상징은 만물조응의 낙원이 약속하는 보편적 유사성과 총체성 속에서 시적인 순간의 열림을 보고, 알레고리는 상실을 은폐하는 환상에 단절을 야기하는 파편들이 그 물질성을 고스란히 간직한 채 겹쳐질 때 드러나는 다른 현실에 내기를 건다. 이처럼 언술의 특수성이라는 다른 좌표계를 통해 바라본 개념사는 알레고리에 대한 또 다른 평가를 가능케 한다. 따라서 알레고리에 관해 다음과 같이 정리할 수 있다. 알레고리가 겹쳐 놓는 현실의 파편들은 현실의 맥락을 언술로 옮겨오고, 또 언술 속에서 새로운 가치를 부여받는다. 알레고리가 구성하는 언술은 이전에 알지 못했던 세계의 한 단면을 보여주며 현실에 대한 잠재적 전망을 구성한다는 점에서 역사성을 간과하지 않는 시적 순간을 우리에게 보여준다. 이전의 삶은 시에서 이러한 가치를 찾기보다는 세계라는 퍼즐조각을 맞춰 나갈 모종의 보편성과 유사성을 끊임없이 재발견하는 일에 집중했다. 보편적이고 초감각적인 것을 구현하려는 기획을 가장 잘 보여주는 것이 바로 시의 진정한 양식으로 근대에 부각되었던 상징 개념이다. 세계에 대한 새로운 인식을 가능하게 할 수 있을 보편적 이미지에 대한 관심 속에서 알레고리 개념은 너무 덤덤하여 답답한 인상만을 남겼다. 그러나 현대의 예술은 알레고리에서 새로운 면모를 발견하게 되었다. 파편화된 삶이 총체성을 담보할 유비에 대한 희망을 잃어버린 시대에, 알레고리가 보여주는 전망은 새로운 의미를 지닌다. 현대의 알레고리는 시간의 폭압적 흐름에 떠밀려가는 어떤 얼굴과 같이 시의 표면 위로 떠오른다. 거창한 진보의 환영이 아닌 잔해로써 시대의 민낯을 드러낸다는 점에서, 또 그 역사를 바라보는 주체의 시선을 전면화한다는 점에서, 그러한 수식어가 가능할 것이다.
알레고리는 자주, 누구나 그 용어를 알지만, 그 내용이 일관적이지는 않은, 모호한 비평 용어로 등장한다. 비평 용어로서의 알레고리를 작품의 가치를 밝혀줄 수 있는 가장 적확한 방식으로 사용하기 위해서는 개념의 기반과 용례를 자세히 살피는 작업이 필수적이다. 본 연구에서는 그러한 작업을 수행하면서 이를 관통하는 중심축을 시학적 접근으로 설정하였다. 다시 말해 개념사에서 어떠한 시학적 기획과 관련된 측면을 살펴보고, 언어활동의 특수성과 가치의 측면에 초점을 맞추어 알레고리 개념을 검토하였다. 알레고리 개념을 파악함에 있어서 자주 불려나왔던 것은 괴테의 개념 구분이었다. ‘보편’과 ‘특수’ 사이 형상화의 방향성을 통해 상징과 알레고리를 구분한 괴테의 개념은 다양한 방식으로 변주된 바 있다. 상징을 본원적인 것으로 파악하고 알레고리를 그보다 한 단계를 더 거쳐서 정의하는 거의 모든 설명들이 괴테의 자장 속에 이루어진 것이라 할 수 있다. 괴테의 개념 구분이 문학을 바라보는 관점이나 어떤 시학적 기획과 관련하여 중요한 기점으로 작용하였다는 사실은 부정할 수 없다. 괴테는 상징을 탐구함에 있어서 즉각적으로 인식론적 변화를 이룰 수 있는 양식의 가능성에 주목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괴테의 개념에서 알레고리를 부차적인 것으로 파악하는 설명의 세부적 내용에 주목한 이후의 설명들은 오히려 시학적 기획에 대한 고찰 없이 상징과 알레고리를 도식화하여 규정하고 있다. 상징을 예찬하는 시적 기획에서 중요한 것은 개념화된 세부 사항이 아니라 그러한 양식이 시적인 것의 탄생과 맺는 관계이다. 상징이 직관하는 유비는 이전에 알지 못했던 세계의 질서를 드러낸다. 그러나 문학적 구성을 통해 어떤 미지를 드러내는 순간이 문학의 에피파니라 할 수 있다면 그것을 상징에만 한정할 필요는 없다. 언술을 구성하는 각각의 요소들이 체계적으로 다른 언술을 구성하는 알레고리는, 제 고유한 겹쳐놓기의 방식으로 시적 순간을 가능케 한다. 요컨대 상징이 열어주는 시적 순간과 알레고리가 열어주는 시적 순간에 있어서, 각각이 무게를 두는 가치가 다른 것이라고 해야 할 것이다. 상징과 알레고리를 구분하는 기준을 시적 순간의 가능성이 아니라 언술의 구성방식에 둘 때, 알레고리 개념은 새로운 모습을 드러낸다. 보들레르가 비평적 직관을 통해 비약적으로 사용한 알레고리 개념은 시대와의 연관 속에 파악된다. 벤야민의 논의는 시대적 실마리를 지닌 이 현대의 알레고리 개념이 역사, 시대, 그리고 현대성과 맺는 관계를 한층 분명하게 드러내었다. 그러한 논의들을 통해 알레고리는 언술의 역사성과 결부된다. 역사를 바라보는 관점과 관련하여 조직된 언술로서의 알레고리는, 초월적이고 초역사적인 이미지가 아니라 역사에 충격과 단절을 야기하는 깨진 거울의 상과 같은 몽타주로 나타난다. 상징이 즉각적으로 이해하게 만드는 이미지와는 달리, 이 알레고리라는 이미지는 매번 해명을 요구하는 종류의 것이다. 상징은 만물조응의 낙원이 약속하는 보편적 유사성과 총체성 속에서 시적인 순간의 열림을 보고, 알레고리는 상실을 은폐하는 환상에 단절을 야기하는 파편들이 그 물질성을 고스란히 간직한 채 겹쳐질 때 드러나는 다른 현실에 내기를 건다. 이처럼 언술의 특수성이라는 다른 좌표계를 통해 바라본 개념사는 알레고리에 대한 또 다른 평가를 가능케 한다. 따라서 알레고리에 관해 다음과 같이 정리할 수 있다. 알레고리가 겹쳐 놓는 현실의 파편들은 현실의 맥락을 언술로 옮겨오고, 또 언술 속에서 새로운 가치를 부여받는다. 알레고리가 구성하는 언술은 이전에 알지 못했던 세계의 한 단면을 보여주며 현실에 대한 잠재적 전망을 구성한다는 점에서 역사성을 간과하지 않는 시적 순간을 우리에게 보여준다. 이전의 삶은 시에서 이러한 가치를 찾기보다는 세계라는 퍼즐조각을 맞춰 나갈 모종의 보편성과 유사성을 끊임없이 재발견하는 일에 집중했다. 보편적이고 초감각적인 것을 구현하려는 기획을 가장 잘 보여주는 것이 바로 시의 진정한 양식으로 근대에 부각되었던 상징 개념이다. 세계에 대한 새로운 인식을 가능하게 할 수 있을 보편적 이미지에 대한 관심 속에서 알레고리 개념은 너무 덤덤하여 답답한 인상만을 남겼다. 그러나 현대의 예술은 알레고리에서 새로운 면모를 발견하게 되었다. 파편화된 삶이 총체성을 담보할 유비에 대한 희망을 잃어버린 시대에, 알레고리가 보여주는 전망은 새로운 의미를 지닌다. 현대의 알레고리는 시간의 폭압적 흐름에 떠밀려가는 어떤 얼굴과 같이 시의 표면 위로 떠오른다. 거창한 진보의 환영이 아닌 잔해로써 시대의 민낯을 드러낸다는 점에서, 또 그 역사를 바라보는 주체의 시선을 전면화한다는 점에서, 그러한 수식어가 가능할 것이다.
The discourse on the concept of allegory is vast, comprised as it is of various threads of theoretical statements and practices. The topics assembled here are traversed by the ‘poetic approach’. In other words, this paper advances the idea that considering the “discourse” of allegory, which is const...
The discourse on the concept of allegory is vast, comprised as it is of various threads of theoretical statements and practices. The topics assembled here are traversed by the ‘poetic approach’. In other words, this paper advances the idea that considering the “discourse” of allegory, which is constructed as the subject of the speech(Benveniste), can reveal the acts of allegory and the specificity of a literary work. Therefore, the thesis accounts for the rhetorical approaches toward allegory and the historical transformation of the concept, and allows access to it from a perspective which is still more modern, getting through the “historicity” which is potentially developed in the system of enunciation. Within the strands that are worth noting in the literary tradition, we repeatedly encounter strategies and poetic works which elevate symbol rather than allegory, or more precisely, the point of view that recognizes the use of the symbol as a proper method in the poetic sphere. Despite this prioritization of the symbol, one can discern what is important for investigating special moments in poetry, moments that reveal the poetic, without neglecting the specificity of a given work. In this context, the poetic moment of ‘epiphany’ might be expanded. The analogies we intuit in objects through their use as symbols expose secret orders and types of harmonies in the universe. Allegory, through which elements of poetic ‘discourse’ gather in a new way and systematically constitute another ‘discourse’, makes the poetic epiphany possible as well, in its own superimposing way. The concept of allegory in a modern context, to which Charles Baudelaire brought new attention through both his poems and his critical writings, can be grasped in connection with modernity. Furthermore, Walter Benjamin pursued this inspiration of the modern role of allegory in order to elaborate on its relations with modern society and the political of literature. Through these conceptual leaps, allegory came to be bound up with the historicity of literature. Allegory, enunciation organized with regard to a certain perspective on human temporality and history, appears not as superhistorically unified imagery, but as a montage akin to an image reflected in a broken mirror, which causes the shock and the destruction of the temporal illusion of progress. Thus, symbol and allegory in the poetics of modern times perform opposing and complementary roles. The former embodies the paradise of the correspondences among phenomena, and dreams of finding links between them just as the revelation, which enables harmonious analogies between the nature and the human life. On the other hand, the latter dissolves the seemingly constitutive associations of reality, represents the materialities and the concret forms of objects, and finally fragmentarily reconstructs the image. At the poetic moment of the symbol, the fecund, unified images may embody the “highest” imaginative realities. Allegory, meanwhile, exposes the profound poetic moment which is equivalent to latent prospect through which one might obtain a sense of another form of human life.
The discourse on the concept of allegory is vast, comprised as it is of various threads of theoretical statements and practices. The topics assembled here are traversed by the ‘poetic approach’. In other words, this paper advances the idea that considering the “discourse” of allegory, which is constructed as the subject of the speech(Benveniste), can reveal the acts of allegory and the specificity of a literary work. Therefore, the thesis accounts for the rhetorical approaches toward allegory and the historical transformation of the concept, and allows access to it from a perspective which is still more modern, getting through the “historicity” which is potentially developed in the system of enunciation. Within the strands that are worth noting in the literary tradition, we repeatedly encounter strategies and poetic works which elevate symbol rather than allegory, or more precisely, the point of view that recognizes the use of the symbol as a proper method in the poetic sphere. Despite this prioritization of the symbol, one can discern what is important for investigating special moments in poetry, moments that reveal the poetic, without neglecting the specificity of a given work. In this context, the poetic moment of ‘epiphany’ might be expanded. The analogies we intuit in objects through their use as symbols expose secret orders and types of harmonies in the universe. Allegory, through which elements of poetic ‘discourse’ gather in a new way and systematically constitute another ‘discourse’, makes the poetic epiphany possible as well, in its own superimposing way. The concept of allegory in a modern context, to which Charles Baudelaire brought new attention through both his poems and his critical writings, can be grasped in connection with modernity. Furthermore, Walter Benjamin pursued this inspiration of the modern role of allegory in order to elaborate on its relations with modern society and the political of literature. Through these conceptual leaps, allegory came to be bound up with the historicity of literature. Allegory, enunciation organized with regard to a certain perspective on human temporality and history, appears not as superhistorically unified imagery, but as a montage akin to an image reflected in a broken mirror, which causes the shock and the destruction of the temporal illusion of progress. Thus, symbol and allegory in the poetics of modern times perform opposing and complementary roles. The former embodies the paradise of the correspondences among phenomena, and dreams of finding links between them just as the revelation, which enables harmonious analogies between the nature and the human life. On the other hand, the latter dissolves the seemingly constitutive associations of reality, represents the materialities and the concret forms of objects, and finally fragmentarily reconstructs the image. At the poetic moment of the symbol, the fecund, unified images may embody the “highest” imaginative realities. Allegory, meanwhile, exposes the profound poetic moment which is equivalent to latent prospect through which one might obtain a sense of another form of human lif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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