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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논고는 그 동안 종교개혁의 선구자로 거론되지 못했던 근대적 경건운동(Devotio Moderna)의 인물들의 교회론을 살펴보고자 한다. 종교개혁은 교회의 전통이 성경보다 우위를 차지한 것에 대해 저항하는, 또는 교황의 권위가 그리스도보다 높아진 것에 대항하는 혁명이었다. 이처럼 종교개혁의 핵심이 교회의 본질을 올바로 이해하는 것에 있고, 근대적 경건운동의 인물들에게서 그와 같은 고민의 흔적을 발견할 수 있다면 그들도 ‘종교개혁의 선구자’로 여겨짐이 마땅할 것이다.
근대적 경건운동의 교회론을 살펴보기 위하여 이 운동을 대...

본 논고는 그 동안 종교개혁의 선구자로 거론되지 못했던 근대적 경건운동(Devotio Moderna)의 인물들의 교회론을 살펴보고자 한다. 종교개혁은 교회의 전통이 성경보다 우위를 차지한 것에 대해 저항하는, 또는 교황의 권위가 그리스도보다 높아진 것에 대항하는 혁명이었다. 이처럼 종교개혁의 핵심이 교회의 본질을 올바로 이해하는 것에 있고, 근대적 경건운동의 인물들에게서 그와 같은 고민의 흔적을 발견할 수 있다면 그들도 ‘종교개혁의 선구자’로 여겨짐이 마땅할 것이다.
근대적 경건운동의 교회론을 살펴보기 위하여 이 운동을 대표하는 세 명의 인물들에 집중하였다. 근대적 경건운동의 창시자인 히어르트 흐로떠(Geert Groote, 1340-1384)와 공동생활형제단에 속하여 흐로떠의 정신을 좇았던 토마스 아 켐피스(Thomas à Kempis, 1380-1471), 그리고 근대적 경건운동의 영향 속에 있었다고 추정되는 에라스무스(Desiderius Erasmus, 1466-1536)의 신학을 각각 살펴보았다.
흐로떠(Groote)는 교회를 그리스도의 몸으로 보았기에 성직자들에 의해 병들어가는 교회를 개혁하는 것에 그의 온 열정을 쏟아 부었다. 토마스 아 켐피스는 진리가 성직자에게 독점되던 교회의 시스템을 비판하며 교회의 골격을 이루는 것은 그리스도의 몸과 그리스도의 말씀이라고 바르게 지적하였다. 또한 에라스무스 역시, 교회를 보이지 않는 그리스도의 몸으로 보고 교회의 가시적 전통들에 반대했다.
이처럼 근대적 경건운동은 교회의 본질을 보이지 않는 그리스도의 몸으로 보고 교회의 머리를 오직 그리스도로 이해함으로써 교회의 가시적 전통들을 비판했던 교회개혁운동이었다. 이러한 사상적 움직임들은 교회의 본질을 회복시키고자 했던 종교개혁자들에게 교회론에 관한 상당한 토양을 제공했을 것이다.
한국교회가 개혁되어야 하는 이유는 단순히 교인들의 숫자 감소나 목사들의 비도덕성에 있지 않다. 교회개혁의 필요성은 그러한 수준을 넘어선다. 한국교회가 종교개혁의 정신을 따르고자 한다면 한국교회의 머리 자리를 누가 차지하고 있는지를 돌아보아야만 한다. 종교개혁 500주년을 맞아 종교개혁의 선구자들이라 볼 수 있는 인물들의 교회론을 살펴보는 이러한 연구가, 한국교회에게 잃어버린 교회의 본질을 회복하는 전환점을 제공할 수 있기를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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