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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TIS 바로가기한국현대문학연구 = Journal of Korean modern literature, no.21, 2007년, pp.109 - 141
박정희
심훈에 대한 연구는 〈상록수〉에 대한 연구라 할 만큼 〈상록수〉는 심훈의 또 다른 대명사가 되어왔다. 그간에 〈상록수〉에 대한 연구는 당대의 브나로드 운동과 농민문학과의 관계 속에서 이루어져 왔으며 문학사적 위상을 획득할 수 있었다. 그런데 〈상록수〉는 계몽문학으로서 농민문학의 선구적인 작품이라는 긍정적인 평가와 아울러 리얼리즘 소설에 미달하는 통속 혹은 대중소설이라는 평가에서 자유롭지 않은 작품이기도 하다. 다시 말해 ‘〈상록수〉는 계몽소설이자 대중소설이다’라는 두 가지 성격을 함께 가지고 있는 작품이라고 할 수 있다. 본고는 〈상록수〉에 대한 이러한 상반된 평가를 가능하게 한 요인으로 작가의 ‘영화감독’으로서의 경력에 주목하고자 한다. 심훈은 소설가이기에 앞서 영화인이었다. 영화감독으로서의 욕망이 소설 〈상록수〉의 계몽적 열정과 독자에 대한 흡인력의 원천이 될 수 있었던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영화감독으로서의 활동은 한 편의 영화촬영에 그치고 말았지만 그의 영화인으로서의 욕망과 활동은 소설을 창작하던 시기에도 꾸준히 이어지고 있었다. 그간에 다루지 않았던 심훈의 영화비평 글들을 통해 영화제작자로서의 욕망과 영화예술의 독자성에 대한 인식 수준을 알 수 있었다. 심훈은 자본과 근대 과학기술의 집합체인 영화가 가지고 있는 독자적인 예술성을 인식하고 있었지만 영화제작자로서의 욕망과 절망은 조선이 처한 식민지 상황을 재인식하게 하는 계기로 작용하게 된다. 그가 ‘절대영화’를 추구하고 ‘투쟁의 도구’로 영화를 인식하지 못한 것은 아니지만 대중에게 ‘위안과 오락물’로라도 영화는 제작되어야 한다고 주장한 이면에는 식민지 조선의 괴로운 현실 생활에 처한 절망감이 함께 있는 것이다. 영화감독으로서의 욕망은 그의 소설쓰기에 투사되어 간 것이며 〈상록수〉를 낳는 동시에 그것을 각색해 영화화하려는 시도에 착수하게 한 것이었다.
소설 〈상록수〉의 특이성은 많은 논자들이 지적하듯이 이른바 ‘명장면’에 있다. 리얼리즘 소설에는 미달하지만 대중적 호응을 이끌어낸 소설이라는 점의 특이성 또한 이러한 구성상의 특징에서 밝혀질 수 있다고 본다. 그러나 〈상록수〉를 이른바 영화적 기법의 소설적 적용이라는 차원에서 다루기에는 적절하지 않다. 그보다 ‘연설 장면’으로 대표되는 계몽의 장면과 낭만적 분위기로 묘사되는 연애의 장면이 서로 교차결합하면서 ‘설득의 수사학’과 대중성의 획득할 수 있었다. 이러한 〈상록수〉의 서사 구성의 특징에 주목할 때 ‘장면’ 중심의 서사 구성 원리와 의미를 짚어볼 수 있게 된다. 영화감독 심훈은 영상화를 위해 수집해 두었던 바 그러한 영화적 장면(컷)들이 〈상록수〉의 소설적 언어 질서 속에 끼어든 것이기 때문이라는 점을 확인할 수 있다. 그 대표적인 것이 바로 ‘두레 장면’과 ‘한낭청집 회갑연 장면’이며 해당화 필 때의 ‘바닷가 장면’과 채영신의 ‘예배당 학습 장면’ 등이다. 소설 〈상록수〉는 영화화를 위해 시나리오로 각색된 바 있다. 각색의 과정에 삭제된 내용들은 소설의 서사 전개 과정에서 서사를 확장시키거나 새로운 갈등으로 더 이상 전개시키지 못하는 서술에 관한 것들이라는 점을 알 수 있다. 소설 〈상록수〉의 이러한 서사 구조적 특성은 심훈의 ‘영화적 장면화’의 욕망이 강하게 투사된 까닭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이다.
남은 과제는 심훈의 ‘일활(日活)촬영소’에서의 영화공부에 대한 면밀한 고찰과 ‘영화소설’ 〈탈춤〉과 그 각색인 시나리오 〈탈춤〉, 그리고 영화화된 시나리오 〈먼동이 틀 때〉 등의 텍스트에 대한 분석을 통해 그의 영화미학과 문학활동의 관계를 더욱 정밀하게 살펴보는 것이다. 이러한 연구를 통해 심훈의 폭넓은 예술 활동과 심훈 문학의 특징도 보다 도드라질 것으로 기대한다.
The purpose of this study is to clarify the special qualities in the plot of "Sangnoksoo"(Evergreen), bearing it in mind that Shimhoon recognized functions of the cinema and wanted to make a film. Shim has been regarded as a novelist, but he might have thought of himself as a flim director(moviem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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