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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업으로서 인문학 - 인문학의 과거와 미래
Humanities as a Vocation - Past and Future of Humanities

인문콘텐츠 = Humanities contens, 2008 no.11 = no.11, 2008년, pp.191 - 207  

김기봉

초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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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 정보화 사회에서 인문학의 중요성은 모두가 인정하지만, 직업으로서 인문학은 위기에 빠져있다. 필자는 먼저 왜 이런 모순적 현상이 생겨났는지를 막스 베버가 1917년에 행한 〈직업으로서 학문〉을 오늘의 맥락에서 다시 생각해 봄으로써 분석해 보고자 했다.

베버는 직업으로서 학문의 길을 가려는 학생들에게 그 길이 얼마나 험난한지를 두 가지 측면에서 말했다. 첫째는 학자의 길을 갈 때 감수해야만 하는 어려움이고, 둘째는 근대에서 학문 자체가 처한 위기상황이다. 베버는 근대에서 학문은 전문화됐기 때문에 학자가 되려는 자는 고독을 감수하면서 학문에 대한 열정과 소명의식을 가져야 한다고 역설했다. 하지만 그런 소양과 사명감을 가진 사람들이 학자가 된다고해도 근대에서 학문의 위기는 극복될 수 없다고 베버는 진단했다.

베버가 했던 강연의 주제는 한마디로 모든 것을 계산 가능하게 만듦으로써 합리적으로 지배할 수 있다고 믿는 근대에서 과학이란 무엇이며 무엇을 할 수 있는가를 성찰하는 것이었다. 근대 과학은 무엇보다도 세계를 탈주술화(Entzauberung)를 기반으로 해서 성립했다. 탈주술화를 통해 인간은 초자연적인 힘에 기도하고 의지하는 대신에 과학적 지식을 믿는다. 과학은 인간을 세계를 인식하는 주체로 만드는 해방과 함께 문명의 진보를 가져다주었다. 하지만 해방과 진보의 대가는 하이데거가 말하는 ‘존재의 망각’이다. 모든 학문적 연구는 그 연구가 “알만한 가치가 있다”는 것을 선험적 전제로 해서 이뤄진다. 하지만 그렇게 말할 수 있는 근거를 과학 스스로가 증명할 수 없다는 것이 탈주술화를 통해 제 2의 ‘인식의 나무’를 먹은 근대인의 운명이다. 우리는 ‘과학적’ 세계관을 가질 수 있지만 ‘과학’ 그 자체를 세계관으로 삼을 수는 없다는 것이, 우리가 처한 실존적 문제다.

탈주술화 이후 근대인의 삶이 어떤 형이상학적 또는 종교적 준거 없이 그 자체로서 존재의 근거를 가져야만 한다면, 신들 간의 싸움은 일상적으로 일어날 수밖에 없다. 사무엘 헌팅턴은 이 같은 신들 간의 싸움을 “문명의 충돌”이라고 표현했다. 인간의 모든 인식과 가치판단은 문화의 가치이념에 의거해서 이뤄진다. 인간이란 그 자신이 짠 문화라는 거미줄에 매달려 사는 거미와 같은 존재라는 의식으로부터 베버가 그런 인간의 존재론적 한계를 초월하기 위해 제안한 인문학이 문화과학(Kulturwissen schaft)이다. 그는 우리 스스로가 깨어있는 의식을 갖고 세계에 대한 자신의 입장을 세우고, 세계에 대해 주체적으로 의미를 부여하는 능력과 의지를 가진 문화인이 되어야만 한다는 것이 모든 문화과학의 선험적 전제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그런 ‘문화인’으로 산다는 것은 사무엘 베케트(S. Beckett)가 〈고도를 기다리며(En Attendant Godot)〉에서 보여준 것처럼 견디기 어려운 일상을 초극하는 거의 불가능한 일이다. 기다림의 일상에 지쳐서 절망에 빠진 인간은 쉽게 악마의 유혹에 빠질 수 있다. 민족주의 광기와 파시즘이라는 악마가 바로 그것이다. 결국 우리 앞에는 악마와 인문학이라는 양자택일의 선택이 놓여있다. 인문학은 인문학자를 위한 하나의 직업이 아니라 이 시대를 견디며 살아야 할 모든 사람의 영혼을 각성시키는 사명을 짊어졌다.

오늘날 인문학의 중요성을 재인식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먼저 화폐가치로 환산되어야만 가치로서 인정받는 자본주의 경제학 패러다임이 바뀌어야 한다. 앨빈 토플러는 부의 창출 시스템이 서비스하는(serving) 것, 생각하는(thinking) 것, 아는(knowing) 것, 경험하는(experiencing) 것을 기반으로 하는 제 3의 물결로 바뀌면서, 개인 또는 집단이 스스로 생산(PROduce)하면서 동시에 소비(conSume)하는 ‘프로슈밍(prosuming)’ 경제가 미래의 혁명적 부(revolutionary wealth)를 창출하는 원천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현재 세계가 지속가능한 성장과 세계화로 나아갈 수 있는 가능성도 보이지 않은 경제를 추동하는 프로슈밍에 의해 열릴 수 있다고 한다고 보았다.

“변하지 않기 위해서는 변해야 한다.”는 말이 있다. 이 말은 인문학에도 해당한다. 인문학이 중요하다는 것은 변하지 않는 진실이다. 하지만 오늘의 대학에서 가르치는 인문학이 디지털 지식환경 사회(digital-oriented society)에 맞춰서 변하지 않으면 직업으로서 인문학은 위기에서 벗어날 수 없다. 인문학의 위기는 인문학자만의 위기가 아니라 인류 문명의 위기다. 더 늦기 전에 인류를 구하기 위해 인문학을 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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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though everybody acknowledges the importance of Humanities in the information society of the 21st century, humanities as a vocation is stuck in crisis. Putting “science as a vocation” of Max Weber in 1917 into the contemporary context, I want to analyze why this kind of contradictory phenomenon h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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