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까지 한국민속학의 학문적 관심은 주로 전통사회의 하층문화/농민문화에 초점을 맞춰왔다. 이에 따라 전통사회의 지배집단이었던 양반의 문화에 대한 관심은 소홀할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신분과 계급, 계층의 차이에도 불구하고 이들의 문화는 배타적으로만 전승된 게 아니라 상호 일정한 영향을 주고받으면서 전승되었고, 큰 틀에서 우리 민족문화를 구성하는 두 축이었다는 점을 감안할 때, 향후 양반문화에 대한 관심은 보다 확대되어야 할 것이다.
이런 맥락에서 이 연구는 양반들의 여가문화를, 특히 뱃놀이를 중심으로 살펴보았다. 연구대상지역인 안동은 예로부터 ‘양반고을’로 명성이 자자했던 곳으로서 낙동강이 고을을 휘감고 흘러 뱃놀이를 하기에 더없이 좋은 자연환경을 갖고 있었다. 이에 따라 다양한 모습의 뱃놀이가 전승되었는데, 크게 ‘체류형’과 ‘유람형’ 뱃놀이로 나눌 수 있었다. 전자는 풍류공간화한 삶터의 주변에서 펼쳐지는 뱃놀이로서 농암 이현보의 뱃놀이와 퇴계 이황의 뱃놀이로 대표된다. 같은 유형에 속하면서도 농암의 뱃놀이는 세속의 가치로부터 자유로운 노장 취향의 뱃놀이인데 비해 퇴계의 뱃놀이는 자연의 품에서 우주의 이치를 궁구하는 수양과 공부의 일환으로서 유가적인 것이었다. 한편 ‘유람형’의 뱃놀이는 ‘체류형’의 뱃놀이와는 달리, 삶터를 훌쩍 떠나 지인들과 함께 여러 날 동안 배를 타고 이동하며 행로 주변의 유적을 탐방하고 자연을 완상하는 놀이로서 체류형에 비해 비일상성이 높고, 오늘날의 여행 또는 관광의 개념에 상당히 다가선 것이었다.
이처럼 양반들이 즐긴 뱃놀이는, 일(본업)과의 경계를 분명히 하는 근대적 여가개념으로 봤을 때 여가행위로 단정하는 데 무리가 따른다. 유가에서 자연은 공부와 수양의 대상이고, 그 자연의 품속에서 노니는 뱃놀이는 그 연장선에 있기 때문이다. 물론 ‘유람형’의 경우 ‘체류형’에 비해서 비일상성이 높고 ‘체류형’에서도 농암 스타일이 퇴계 스타일에 비해 그러하지만, 정도의 차이일 뿐 일과 놀이의 경계가 모호한 것은 크게 다르지 않다. 따라서 뱃놀이의 여가성 또는 놀이성은 전일적으로 판단할 문제가 아니라 체험의 주체인 놀이자의 인식과 체험의 질에 따라 파악하는 것이 바람직한 것으로 보인다.
지금까지 한국민속학의 학문적 관심은 주로 전통사회의 하층문화/농민문화에 초점을 맞춰왔다. 이에 따라 전통사회의 지배집단이었던 양반의 문화에 대한 관심은 소홀할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신분과 계급, 계층의 차이에도 불구하고 이들의 문화는 배타적으로만 전승된 게 아니라 상호 일정한 영향을 주고받으면서 전승되었고, 큰 틀에서 우리 민족문화를 구성하는 두 축이었다는 점을 감안할 때, 향후 양반문화에 대한 관심은 보다 확대되어야 할 것이다.
이런 맥락에서 이 연구는 양반들의 여가문화를, 특히 뱃놀이를 중심으로 살펴보았다. 연구대상지역인 안동은 예로부터 ‘양반고을’로 명성이 자자했던 곳으로서 낙동강이 고을을 휘감고 흘러 뱃놀이를 하기에 더없이 좋은 자연환경을 갖고 있었다. 이에 따라 다양한 모습의 뱃놀이가 전승되었는데, 크게 ‘체류형’과 ‘유람형’ 뱃놀이로 나눌 수 있었다. 전자는 풍류공간화한 삶터의 주변에서 펼쳐지는 뱃놀이로서 농암 이현보의 뱃놀이와 퇴계 이황의 뱃놀이로 대표된다. 같은 유형에 속하면서도 농암의 뱃놀이는 세속의 가치로부터 자유로운 노장 취향의 뱃놀이인데 비해 퇴계의 뱃놀이는 자연의 품에서 우주의 이치를 궁구하는 수양과 공부의 일환으로서 유가적인 것이었다. 한편 ‘유람형’의 뱃놀이는 ‘체류형’의 뱃놀이와는 달리, 삶터를 훌쩍 떠나 지인들과 함께 여러 날 동안 배를 타고 이동하며 행로 주변의 유적을 탐방하고 자연을 완상하는 놀이로서 체류형에 비해 비일상성이 높고, 오늘날의 여행 또는 관광의 개념에 상당히 다가선 것이었다.
이처럼 양반들이 즐긴 뱃놀이는, 일(본업)과의 경계를 분명히 하는 근대적 여가개념으로 봤을 때 여가행위로 단정하는 데 무리가 따른다. 유가에서 자연은 공부와 수양의 대상이고, 그 자연의 품속에서 노니는 뱃놀이는 그 연장선에 있기 때문이다. 물론 ‘유람형’의 경우 ‘체류형’에 비해서 비일상성이 높고 ‘체류형’에서도 농암 스타일이 퇴계 스타일에 비해 그러하지만, 정도의 차이일 뿐 일과 놀이의 경계가 모호한 것은 크게 다르지 않다. 따라서 뱃놀이의 여가성 또는 놀이성은 전일적으로 판단할 문제가 아니라 체험의 주체인 놀이자의 인식과 체험의 질에 따라 파악하는 것이 바람직한 것으로 보인다.
Korean folkloristics has been mainly concerned about the lower classes culture or peasant culture of the traditional society. Indeed it was indifferent to the culture of the yangban who was the ruling class in the traditional society. Though their social position, class and stratum were different fr...
Korean folkloristics has been mainly concerned about the lower classes culture or peasant culture of the traditional society. Indeed it was indifferent to the culture of the yangban who was the ruling class in the traditional society. Though their social position, class and stratum were different from the lower classes, we need to expand our attention to the yangban culture in that their culture was composed of the one side of korean culture and was not exclusive of the lower culture. On the this context, this study pays attention to the leisure culture yangban of a boating. Andong has been famous for the yangban county from old times and got a complete natural environment for a boating. Hereupon, Andong yangban has handed down various types of boating, as a sojourn type and a cruise type. The sojourn type, as a boating of Nongarm and Toyge, was performed around a refined life(Pungryu) space. However, while Nongarm’s boating type was free from the secular value, Toyge’s boating type was a Confucian taste meditating the principle of the space from the nature. On the other hand, the cruise type was a boating which performers got out of an ordinary life with acquaintances for days by boat, inquired some historic sites, and appreciated the surrounding nature. On this point, The boating of cruise type is inordinary and similar to modern travel or tourism concept. Like this, yangban’s boating can’t be defined as a leisure behavior of the modern concept that labor and leisure are distinguished from each other. because the nature in Confucian taste is the object of study and moral training, and a boating is closely connected with those study and training. Therefore, the character of a boating as a leisure or a play must be not judged as a whole but be understanded according to the episteme and quality of experience of the subject of a boating.
Korean folkloristics has been mainly concerned about the lower classes culture or peasant culture of the traditional society. Indeed it was indifferent to the culture of the yangban who was the ruling class in the traditional society. Though their social position, class and stratum were different from the lower classes, we need to expand our attention to the yangban culture in that their culture was composed of the one side of korean culture and was not exclusive of the lower culture. On the this context, this study pays attention to the leisure culture yangban of a boating. Andong has been famous for the yangban county from old times and got a complete natural environment for a boating. Hereupon, Andong yangban has handed down various types of boating, as a sojourn type and a cruise type. The sojourn type, as a boating of Nongarm and Toyge, was performed around a refined life(Pungryu) space. However, while Nongarm’s boating type was free from the secular value, Toyge’s boating type was a Confucian taste meditating the principle of the space from the nature. On the other hand, the cruise type was a boating which performers got out of an ordinary life with acquaintances for days by boat, inquired some historic sites, and appreciated the surrounding nature. On this point, The boating of cruise type is inordinary and similar to modern travel or tourism concept. Like this, yangban’s boating can’t be defined as a leisure behavior of the modern concept that labor and leisure are distinguished from each other. because the nature in Confucian taste is the object of study and moral training, and a boating is closely connected with those study and training. Therefore, the character of a boating as a leisure or a play must be not judged as a whole but be understanded according to the episteme and quality of experience of the subject of a boat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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