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결합에 관한 공정거래법의 규정은 대륙법 체계를 받아들이고 있는 우리나라의 다른 법 영역과는 달리 미국의 셔먼법과 클레이톤법에 그 기반을 둔 것이고, 심사기준 역시 미국의 가이드라인에서 채택하고 있는 가상적인 독점가 이론을 그대로 수용하는 등 미국의 이론들을 대폭 받아들이고 있는 실정이다. 미국에서는 1895년 E. C. Knight 사건을 시작으로 기업결합에 대한 사법적 통제의 역사가 100년을 넘기고 있는 반면, 우리나라에서는 2004년 선고된 서울고등법원의 소주 사건이 기업결합에 대한 최초의 사법적 심사의 대상이 되었고, 그 후 서울고등법원에서 피아노 사건에 대한 판결이 선고되어 대법원에 계속 중인 것이 그 전부이다. 그리고 학자들 사이에서도 아직 기업결합에 대한 이론적인 측면 역시 미국에서만큼 활발하게 논하여지지도 못하고 있는 것이 우리의 현실이다.

이 논문에서는 이러한 점을 고려하여, part ∏ 에서는 기업결합에 대한 전반적인 이해를 위하여 그와 관련된 주요 문제점 및 공정거래법상의 규제요건을 다루고, 특히 미국에서의 입법의 전개과정과 판례의 변천사는 우리 공정거래법을 해석하는 중요한 척도가 될 것이라는 생각에 비교적 상세하게 설명하고 있다. part Ⅲ에서는 관련시장의 획정문제를 다루고 있는데 관련시장의 문제는 거의 모든 결합사건에서 문제가 되고 있고, 기업결합 분석의 출발점이자 핵심적인 사항임에도 공정거래법에 그 획정의 기준에 대하여 아무런 언급이 없다. 따라서 관련시장의 획정은 학설과 판례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 할 것이데, 그에 관하여 우리나라에서는 아직 그 연구가 미흡한 상태라 하지 아니할 수 없다. 이 논문에서는 그 동안 우리나라에서 단편적으로 소개되고 있는 관련시장의 획정 이론을 좀 더 체계적이고 역사적인 관점으로 접근하는 논문을 요약하여 소개하고, 아울러 미국의 판례들도 우리 공정거래법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될 것으로 판단하여 가급적 많이 언급하고 있다. 특히 가상적인 독점가 이론과 임계매출감소분석 등 비교적 최근의 경제분석이론을 소개하고, 셀로판의 오류에 대하여도 자세하게 다루고 있다.

현대 상거래에서 국제거래와 전자상거래가 그 비중이 점차 증가하고 있음은 분명한 사실이라 할 것이다. 변화된 상거래 현실을 고려하면서 어느 기업의 시장지배력을 정확하게 구분하기 위한 이론 정립이 필요하다 할 것이고, 특히 지역시장 획정의 문제와 관련하여 많은 문제점을 내포하고 있다고 보여진다. 이 논문에서는 전자상거래와 지역시장의 문제를 비교적 자세하게 다루고 있고, 최근 미국 FTC가 발표한 와인 보고서도 언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