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버트 바이만이 ‘대중적 전통들’이나 ‘역사적 재미’ 등의 용어와 함께 셰익스피어의 극작품들의 역사성을 옹호한 이래로 수많은 신역사주의와 문화 유물론적 비평가들은 르네상스 극작품들을 세밀사 분석방법으로 다양한 각도에서 해석함으로써 극작품들의 보다 진정한 의미에로 다가가는데 많은 공헌을 하였다.

그러나 그들이 정작, 가장 중요한 인쇄, 출판, 저작, 검열 등에 관련된 당시의 텍스트적 전통에 대해서는 다소 등한시한 점을 부인할 수 없다.

본 연구는 이제까지 알려진 것과는 다른 고전적 원전들이 셰익스피어의 초기 비극 『타이터스 앤드로니쿠스』, 『쥴리어스 씨이져』 그리고 『햄릿』에 어떤 영향을 끼쳤으며 그것이 작품의 주제와는 어떤 관계를 갖는가에 착안한다.

이제까지의 셰익스피어 극에 영향을 준 원전 연구는 전통성, 근엄성에 입각한 고전 텍스트들에 관하여 상세한 수준으로 이루어졌다. 그러나 마치 신역사주의가 구역사주의의 보수적, 전통적 역사관을 배격하듯이 본 연구의 상호 텍스트 론은 보다 주변적인, 그리고 보다 덜 진지해 보이는 목가시, 풍자시 적 전통들에 집착한다.

역사적 관점에서 봤을 때 셰익스피어는 헨리 8세의 종교개혁이라는 종교적 도전과 촤알스 1세 치하의 정치적 혁명이라는 두 개의 커다란 역사적 변혁기의 중간을 살았으며, 그에 따라 그의 연극 텍스트에 나타난 도전적, 전복적 이념은 그로서도 벗어날 수 없는 사상사의 큰 흐름과 궤적을 같이 한다 할 수 있다.

특히 『순교자 열전』은 단순한 종교서가 아니라 르네상스 시대의 모든 저술활동의 규범과 보편적 성향, 그리고 모방의 근간이 되는 재료로서 중요성을 띤다. 작가적 용기에 관련된 작가정신, 검열 등의 기본적 동기는 고전풍자시적 전통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신역사주의에서 주목하는 바의 몇 가지 중요한 사항들 중에서 정치성, 전복적 주제에 대한 강조 또한 원래는 고전의 목가적, 풍자적 전통에서 출발한 것임을 입증하고자 했다. 궁극적으로 신텍스트주의는 신역사주의에 필수 불가결한 보완관계에 있다. 그러한 점은 셰익스피어의 초기비극에서부터 단계적으로 짙게 보여진다.

비교된 고전. 르네상스 텍스트들은 버어질의 목가시들, 호레이스, 쥬베날, 페르시우스 등의 로마 풍자시인들과 태시터스, 쉐토니우스 등 역사가들, 죠셉 홀, 마스톤, 귈핀 등의 르네상스 영국 풍자시인들, 그리고 죤 폭스, 삭소 그라마티쿠스, 마키아벨리 등의 대표적 저술 등이며, 이들은 풍자적이란 공통된 모습으로 셰익스피어의 희곡 텍스트의 본 주제에 적지 않은 영향을 주고 있다고 주장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