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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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서예사에 있어서의 최고의 영웅은 東晋시대의 王羲之(303-361, 321-379)라고 할 수 있다. 왕희지는 훗날 唐太宗에 의해 ‘書聖’이라는 칭호가 붙여졌으며, 그의 高雅한 정취와 飄逸한 예술은 當代의 讚揚과 후세의 欽慕의 대상이 되었다. 예술이 열매라면, 사상은 뿌리라고 할 수 있다. 이에 최고의 수준인 예술세계를 이루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왕희지의 사상적인 기저가 무엇인가에 대한 고찰의 필요성을 느낀다.

왕희지의 사상중에 주류를 이루고 있는 사상은 도교와 도가사상이라고 할 수 있다. 이에 『晋書』와 陶弘景이 撰한 『眞誥』를 통하여 왕희지 일가의 도교사상과 왕희지가 도사들과 직접 교유했던 과정들을 살펴보고, 이러한 도교관에 의해 형성된 그의 서예미학사상과 작품들을 살펴보았다.

왕희지와 그의 일가는 당시 동진의 사대부들과 마찬가지로 독실한 도교도로서, 노년을 자연과 더불어 隱逸하면서 시를 읊고, 글씨를 쓰면서 도교와 도가사상에 심취하였다. 특히 이 시기의 도교는 중국에서 自生한 서예와 매우 밀접한 관계가 있어서, 東晋의 名門士族들은 도교를 신봉하면서 서예 또한 매우 중시하여, 명문사족에서 훌륭한 서예가가 많이 배출되었다. 이들 중에 가장 걸출한 서예가가 바로 琅琊王氏 가문의 왕희지인 것이다.

그는 어려서부터 선친들에 의해 형성된 張氏五斗米道를 믿어 그의 종교가 되었다. 이에 도교와 도가사상에 심취되어 회계내사직을 마지막으로 관직생활을 그만두고, 도사 허매와 직접 교유하는 가운데 鍊丹服食을 함과 동시에 藥石을 하였으며, 자연과 더불어 무애한 삶을 살았다. 이에 무위자연적인 미학사상을 형성하여 그의 예술 풍격을 높이는 기저를 만들었다.

이러한 도교관에 의해 형성된 그의 무위자연적인 미학사상은 수준 높은 작품을 많이 남겼는데, 도교와 관련한 경전인 〈黃庭經〉뿐만 아니라 〈道德經〉ㆍ〈樂毅論〉ㆍ〈東方朔畵贊〉ㆍ〈喪亂帖〉 등을 남겼다. 특히 천하제일의 행서라는 평을 받고 있는 〈蘭亭序〉는 그의 도교관과 도가사상을 가장 잘 표현한 작품이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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