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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세전」에 나타난 감시와 검열
Surveillance and Censorship in Mansejoen written by Yeom Sang Seop

韓國文學硏究= Studies in Korean litererature, v.40, 2011년, pp.187 - 222  

한만수

초록

염상섭의 중편 「萬歲前」(1924)에는 감시와 처벌에 대한 묘사가 12차례나 등장한다. 또한 이 작품은 1922년 연재하다가 압수당한 작품 「묘지」를 되살려 연재를 완료하는 데 성공한 것이므로, 검열을 매우 예민하게 의식하면서 창작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런 점에 착안하여 이 논문에서는 「만세전」의 감시와 처벌에 대한 묘사가 검열과 어떤 관련을 맺는지를 검토하였으며, 검열 우회를 위한 여러 가지 치밀한 전략이 동원되었음을 밝혀냈다.

첫째, 주인공 이인화는 전혀 불온하지 않은 사람임에도 철저한 미행이 따라다닌다는 작중 설정. 식민지 시기의 미행은 ‘요시찰자’에 한해서 시행했으며, 모든 조선인 유학생을 미행했다는 「만세전」의 설정은 3ㆍ1운동 직후에만 잠깐 실행되었을 것이다. 결국 이 작품은 만세 ‘전’을 다룬다고 해놓고 만세 ‘후’의 현상을 비판하는 셈이니, ‘죽은 권력’에 대한 비판으로 위장해서 ‘산 권력’의 검열을 통과했다고 판단한다.

둘째, 7차례에 걸친 검문과 미행에도 불구하고 이인화의 ‘혐의 없음’ 만이 확인된다는 설정. 이 결백성의 주장은 검열관에게 이 작품이 합법적이라는 감각을 전이하는, 검열 우회의 효과가 있다. 그 근거는 대개 다음의 네 가지이다. 1) 이인화가 검문을 통해 압수당한 ‘서류뭉텅이’에는 합법적 서적과 이인화의 소설이 한데 들어가 있다. (현실의) 검문과 (텍스트의) 검열은 환유적으로 동일시되는 셈이다. 2) 경관은 이를 압수하면서 되돌려주겠다고 약속하고도 이행하지 않았지만 이인화는 이에 대해 아무 관심을 갖지 않는다. 압수와 약속위반에 관심을 보이지 않음으로써 자신의 소설은 불온하지 않다고, 자신에 대한 검문과 미행은 불필요한 과잉 경찰 행위라고 주장하는 셈이다. 곳곳에서 자신은 불온분자가 아니라고 직설하기도 한다. 3) 헌병의 검문을 당하면서 이인화는, 미행자가 자신의 ‘혐의 없음’을 잘 알고 있으므로 일종의 신원보증인이 될 수 있다고 기대하는, 인식의 전도를 보여준다. 4) 이 작품에서 이인화는 ‘나’로 훨씬 압도적으로 불리어 “이인화=나=염상섭”의 동일시를 불러온다. 이 경로를 따라서 이인화의 합법성은 염상섭의 「만세전」으로 전이된다. 위 1), 2), 3)에서 동료 경찰관들로 하여금 이인화의 ‘신원보증’을 서게 했던 바, 이 경로를 통해 염상섭의 작품에 대한 신원보증의 효과를 가지게 되는 것이다.

요약하자면 이유 없이 검문과 미행을 당하는, 미행경관이 보증을 서는, 주인공=작가의 작품에 대한 검열은 역시 부질없는 일로 인식되는 효과가 발생한다는 것이다. 2년 전의 압수를 경험한 후 검열을 고심해온 염상섭은, 작중인물로 경찰관을 등장시키고 그에게 자신과 작품에 대한 신원보증을 맡기는 묘책을 강구해냈다. 이 작품에서 감시가 일상화되고 과잉된 것으로 드러나는 것은 물론 통설대로 식민통치에 대한 비판이지만, 그와 동시에 검열우회에도 기여하고 있는 것이다.

이밖에도 비판의 대상이 되는 인물들을 알아보기 어렵게 흐릿한 몽타주로 만들었으며, 합방을 비판할 때는 어떤 시기에 대한 비판인지를 아주 불분명하게 언표하여 알아보기 어렵게 해두었다. 모두가 검열을 우회하기 위한 장치였다. 「만세전」에 대한 독해는 이렇게 검열의 요인을 고려했을 때 사뭇 다른 것이 된다. 이인화가 늘 감시의 시선을 의식하고 움직였던 것처럼, 이 작품을 쓸 때의 염상섭은 특히 검열을 예민하게 의식할 수밖에 없었으므로 그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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