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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에 대한 담론이 세상에 넘쳐나고 있는 요즈음, 참된 정의가 무엇이며 그것이 어떻게 현실적으로 구현되어야 하는지를 고찰해 볼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해 서양의 정의관과 동양 유교의 정의관을 대비하여 검토하고 새로운 시대의 정의관을 모색해 보고자 하는 것이 이 글의 목적이다.
서양의 정의관은 크게 그리스적 정의관과 기독교적 정의관으로 나눠 볼 수 있다. 그리스적 정의관은 사회구성원에게 정당한 몫을 어떻게 나눠 주는가 하는 분배적 정의관이라고 한다면, 기독교적 정의관은 정당하게 분배할 몫이 없는 사회적 약자에 대해 인류애를 바탕으로 인도주의적으로 대우해야 한다는 ‘변혁적 정의관’이라고 볼 수 있다. 사랑은 정의의 요구를 넘어선다는 나인홀드 니버의 정의론은 기독교적 정의관에 가깝고, 사랑 즉 타자의 아픔에 공감하고 동정하는 마음[仁]을 중시하는 유교적 정의관하고도 상통한다고 하겠다.
유교사상에서 의(義)는 인(仁)에 근거하는 것이어야 참다운 의라고 말할 수 있으며, 인은 인간의 천부적인 본성이라고 보고 있다. 중용에서는 그러한 인간의 속성을 ‘성’(誠)이라고 보며, 사적인 감정과 욕망으로 인해 그것을 위배하므로 ‘성’(誠)으로 돌아가는 지속적인 공부가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성’(誠)으로 돌아가 자기의 사적인 이익[私利]이 아니라 공적인 이익[公利]을 지속적으로 추구할 수 있는 사람이 되어야 진정으로 의를 행하는 사람이 되는 것이다. 결국 유교에서는 서양의 정의관이 담고 있는 객관적인 법과 제도 차원에서의 분배적 정의만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그것을 담당하고 시행하는 인간 자신에게 정의(正義)를 시행하는 데에 관건이 있다고 보는 것이다.
또한 개인의 수양과 타자에 대한 사랑을 바탕으로 한 유교의 정의관이 사회의 구조적 불합리를 객관적인 법과 제도적 장치로 해소함으로써 정의를 실현하려고 하는 서양의 분배적 정의관과 반드시 양립할 수 없는 것은 아니다. 그 접점은 롤즈의 분배적 정의론이 적극적인 측면에서 정의의 구현과 소극적인 측면에서 정의의 구현이라는 두 체계로 이루어졌다고 가정해 볼 때, 그 구조는 유교의 충서(忠恕)의 원리와 궤적을 같이 한다고 생각되기 때문이다. 또한 유교가 개인적 수양[修己]을 강조하지만, 그것은 사회 정의를 실현하는 치인(治人)의 전제라는 측면을 간과할 수 없기 때문이기도 하다.
개인의 수양과 타자에 대한 배려와 사랑을 바탕으로 하는 유교의 정의관은 인간학을 그 중심에 두고 있으며, 인간 심성의 보편적인 정서에 근거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인간이 인간답게 살아야 한다는 뜻은 생명을 존중하고 인권을 아끼는 따듯한 마음을 갖지 않고서는 안 된다는 말이며, 비인도적인 인간이나 정치, 경제는 도태되어야 한다는 것이 유교사상에 담긴 정의관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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