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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적으로 사람들은 진위, 선악, 미추 등과 같은 상반된 가치개념이 존재하고 그것들은 그 시원부터가 완전히 이질적인 것에서 유래되었다고 간주한다. 우리의 가치신념에 의하면, 어떤 것은 그것과 반대되는 것에서 생겨날 수 없기에, 최고의 가치는 어떤 고유한 기원을 가진다고 의심치 않는다. 그러나 가치대립에 대한 믿음은 데카당스의 한 표현이고, 하층민의 이데올로기적 도구에 불과하다. 이분법적 사고는 이 세상에 존재하고 있는 가장 잘못 증명된 가정에 불과하고 상반된 가치를 함께 수용할 용기가 부족하기 때문이다.
가치의 절대성 개념은 우리가 완전하게 생각할 수 없는 “하나의 눈”(ein Auge)을 요구하고 있다. 하나의 눈으로 본다는 것은 능동적이고 해석적인 힘이 저지되어야만 하고, 결여되어 있어야만 한다. 가장 존중받는 시대의 미덕을 파헤쳐 보면 속에는 얼마나 많은 위선⋅안일⋅나태⋅타락⋅허위 등이 숨겨져 있는가를 발견할 수 있다. 만일 누군가가 증오⋅질투⋅소유욕⋅지배욕이라는 정서를 삶을 조건 짓는 근본적이고 본질적인 것으로 간주하게 된다면, 삶의 질도 격상될 수 있다. 인간의 위대함은 얼마나 많고 다양한 것을 감당하고 받아들일 수 있는가에 따라 결정되기 때문이다.
니체는 계보학적 탐구를 통해 기존의 가치체계에 새로운 관점을 제시함으로써 역동적이고 입체적인 방식으로 우리의 삶을 재조명해 보고자 한다. 무엇보다도 그는 지금까지 우리가 일면(一面)으로만 보아온 도덕적 평가, 도덕적 현상, 도덕적 가치는 얼마든지 다른 측면에서 볼 수 있고 다양한 해석이 가능하다는 사실을 강조하고자 한다. 우리가 하나의 사태에 대해서 많은 눈으로 보면 볼수록, 다양한 해석이 나오면 나올수록 우리 삶은 더 건강하고 더 풍요롭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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