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문]창덕궁 주합루 취병 재현사업의 경위와 개선방안

창덕궁 주합루 취병 재현사업의 경위와 개선방안 원문보기

정우진 (고려대학교 대학원 환경계획 및 조경학전공) , 심우경 (고려대학교 조경학연구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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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이 취병이 문헌과 도상자료를 통한 나름의 고증과정을 거친 결과물이었으며, 재현물의 위상으로 세워졌다고 해도 규격, 형태, 식물소재 등에서 원형적인 형식이 반영되지 못했던 점은 아쉬움이 남을 수밖에 없다. 따라서 본 연구는 취병 재현계획 시 참조되었던 고문헌과 회화 자료를 재검토하기에 앞서 2008년 재현공사의 내용을 되짚어보고, 시사점을 도출하는데 목적이 있다.

5m 가량 되며²⁾, 성인 팔뚝만한 두께³⁾인 지름 9cm의 왕대[대죽]와 3cm의 중죽을 격자형으로 이어 틀을 만든 뒤 이음매를 닥나무 껍질로 묶어 고정한 것이다. 또한 틀 안에 m²당 약 25본, 총 300본(설계서에는 m²당 약 37본, 총 600본)의 조릿대가 식재되었다. 한편, 2008년 5월 작성된 실시설계 도면에는 본래 조릿대뿐만 아니라, 지지대의 사방에 머루, 인동덩굴, 으름의 덩굴식물 98주를 식재할 계획이었음을 알 수 있다(그림 1 참조).

즉, 창덕궁 주합루는 취병을 복원하고 도입하기 위해 시범적으로 적용된 곳이었던 것이다. 또한 『동궐도』에서 주합루 취병은 다른 곳에 비해 가장 규모가 컸으며, 복원 후에도 여타의 장소에 비해 가시적인 효과를 거둘 수 있는 곳이었으므로 취병의 재현에 있어 최적의 장소였을 것이다. 그러나 자문 의견 중에서 의문스러운 부분은 취병의 소재로 애초부터 조릿대를 식재할 계획을 갖고 있었다는 점이다.

특히 식재된 조릿대가 동해를 입어 상당 부분 고사됨으로써 취병이 제 기능을 못하고 있는바, 가능한 본래의 식물소재를 사용하여 원형을 살리는 노력이 필요한 실정이다. 이에 관련 고문헌과 도상자료에 대한 재검토하는 등 면밀한 고증작업이 필요하며, 나아가 문헌에 나타난 상록수, 덩굴식물, 초화류가 사용되는 식물 병풍을 개발하는 것이나, 도상자료에 나타난 전통적인 형태를 그대로 재연하는 것은 모두 향후 연구 되어야 할 과제로 판단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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