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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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서론
지난 10년간, 메타물질(metamaterial)은 인위적으로 물질의 물성을 설계하는 데에 있어서, 새로운 길을 열어놓았다. 메타(meta)라는 말은 그리스어로 뒤에(after), 넘어서(beyond)라는 접두사이다. 그러므로 메타물질은 기존 물질을 뛰어넘는 물질이라는 뜻이다. 학술적인, 메타물질의 정의는 자체적 물성(inherent property)보다는 구조(structure)에 의해 특이한 물성을 띠는 물질을 의미한다. 여기서 구조라는 말을 주의하여 보아야 하며, 메타물질은 그 구성성분이 무엇이냐보
1. 서론
지난 10년간, 메타물질(metamaterial)은 인위적으로 물질의 물성을 설계하는 데에 있어서, 새로운 길을 열어놓았다. 메타(meta)라는 말은 그리스어로 뒤에(after), 넘어서(beyond)라는 접두사이다. 그러므로 메타물질은 기존 물질을 뛰어넘는 물질이라는 뜻이다. 학술적인, 메타물질의 정의는 자체적 물성(inherent property)보다는 구조(structure)에 의해 특이한 물성을 띠는 물질을 의미한다. 여기서 구조라는 말을 주의하여 보아야 하며, 메타물질은 그 구성성분이 무엇이냐보다는 성분들이 이루는 구조가 중요하다. 파동과 관련된 메타물질이 되기 위해서는, (1) 물질 구조에 반복되는 세부 구조가 있어야 하며, (2) 이 세부 구조 사이의 간격이 입사파장보다 매우 작아야 한다[광결정(photonic crystal)의 경우는 간격과 파장이 비슷하면 된다). 여기서 두 번째 조건은, 파동과 관련하여, 어떤 원자들이나 물체들의 집합체가 물질인지 아닌지는 파장이 결정하며, 파장보다 간격이 매우 작으면 물질로 간주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러한 메타물질은 기존의 천연물질로는 실현하기 어렵거나 불가능한 전자기적 물성을 제공할 수 있기 때문에, 물리학, 광학 및 관련 공학 분야에 막대한 영향을 끼쳤으며, 그동안 이론적으로만 존재하였던, 물리현상을 실현할 수 있는 새로운 기회를 제공하게 되었다. 본 보고서에서는 메타물질 구조의 종류, 제조 방법, 관련 물성 응용, 기존의 연구 성과 등을 알아볼 것이다.
2. 메타물질의 구조 및 제조
2.1. 메타물질의 구조
메타물질의 구조는 수많은 형태가 가능한데, 그중에서 가장 잘 알려진 구조들로는, 분할고리 공진체(spilt ring resonator, SRR) 구조, 스위스롤(Swiss roll) 구조 등이 있다. 기본 SRR 구조 중 하나는 한쪽이 끊어진 고리(ring), 즉 분할고리(split ring) 구조 안에 그보다 작은 분할고리가 큰 구조를 마주 보는 형태(그림 1a)와 모서리가 둥근 사각형 분할고리 공진체 형태(그림 1b)가 있다. 그림 1a의 SSR은 고리에 끊어진(split) 부분이 있기 때문에, 고리 지름보다 훨씬 더 긴 파장에 대해서도 공명(reson-ance)이 일어날 수 있다. 즉, 일반적인 공명의 기본모드인 반파장(half-wavelength) 조건을 만족하지 않아도 공명이 가능하다. 안쪽의 분할고리의 역할은, 공명주파수를 크게 저감시키고 전기장을 집중시켜서 고리 사이의 작은 갭에 많은 용량을 생성시키는 것이다. 스위스롤 구조(그림 1c)는 실린더 둘레에 절연된 금속시트가 돌돌 말린 구조로서, 여러 개의 동심원 루프의 집합체라고도 간주할 수 있으며, 자기적 메타물질의 구조로 사용될 수 있다. 그 밖의 기본 SSR 구조로부터 생성 가능한 유도 구조들을 그림 2에 나타내었다.
그림 1. 메타물질 구조의 예: (a) SRR(참고문헌 3), (b) SRR(참고문헌 7), (c) 스위스롤(참고문헌 3).
그림 2. SRR 구조의 여러 형태들(참고문헌 3)
2.2. 메타물질의 제조
메타물질을 제조하기 위한 몇 가지 방법들이 있는데, 메타물질의 규모에 따라 적합한 제조 방법이 달라진다. 여기서는 간섭 리소그래피(interference lithography), 3D 프린팅, 블록공중합체 자기조립(self assembly)을 알아본다. 여기서 간섭 리소그래피는 거시재료 분해 방식(up-down method), 나머지는 미시재료 응집 방식(bottom-up method) 범주에 속한다.
2.1.1. 간섭 리소그래피
간섭 리소그래피는 빛의 간섭현상을 이용하여 수십 나노미터 크기의 구조체를 제조하는 것이다. 둘 이상의 전자기파 간섭에 의한 포지티브 포토레지스트(positive photoresist)의 경화 과정을 통해 웨이퍼에 원하는 형상을 패터닝한다. 간섭 리소그래피는 넓은 영역에 걸쳐 빠르고 정밀한 패터닝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으며, 반면에 거시재료 분해 방식이므로 동일한 양의 구조체를 만드는 데에 필요한 재료의 양이 미시재료 응집 방식보다 상대적으로 많다는 단점도 지니고 있다.
2.1.2. 3D 프린팅
3D 프린팅은 주어진 도면에 맞추어 3D 프린터를 사용해, 용융적층 방식(fused deposition modeling, FDM)을 통해 3차원 물체를 만드는 것이다. 용융적층 방식은 폴리젖산(polylactic acid, PLA)이나 ABS (acrylonitrile-butadiene-styrene) 수지 혹은 폴리우레탄(polyurethane) 같은 열가소성 수지를 약 200℃의 고온에서 노즐 분사하여 적층하는 방식이다. 특히, 폴리젖산은 독성가스 발생 가능성이 없으므로 가정용으로 많이 사용된다. 이 방식은 현재 가정용 3D 프린터가 존재할 정도로 보급되었기 때문에, 가격경쟁력과 보급률이 높다. 반면에, 고분자 적층 방식이므로 고분자와 고분자 간의 결합이 약하며, 만들고자 하는 구조체의 아래 부분에 빈 공간이 존재하는 등의 단점이 있다.
2.1.3. 블록공중합체 자기조립
블록공중합체(block copolymer)[둘 이상의 고분자들이 공유결합으로 연결된 것] 자기조립 방법은, 스스로 결합 연결되는 블록공중합체를 이용하여 구조체를 형성하는 것이다. 형성되는 구조체의 예로는, 1차원 구조, 육각 실린더형 2차원 구조, 뜨개질(knitting) 패턴 등이 있다. 이와 유사한 방법으로는 금속유기복합체(metal-organic frameworks, MOF)의 자기조립 방식을 이용한 구조 형성 방법도 있으며, MOF를 사용한 제조 방법은 특히, 설계된 구조대로, 정확히 분자 수준에서의 조립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3. 메타물질의 종류 및 응용
메타물질은 광 메타물질, 음향 메타물질, 자기 메타물질, 형상 메타물질 등 여러 종류가 있다. 본 보고서에서는 가장 기본적이고 중요하다고 할 수 있는, 광 메타물질과 자기 메타물질에 대해 알아볼 것이다.
3.1. 광 메타물질
물질 내에서의 전자기파 거동은, 전기장과 관련되는 유전율(permittivity) ε와 자기장과 관련되는 투자율(permeability) μ에 의해 결정된다. 대부분의 물질은 ε>0, μ>0이며, 그 밖에 금속, 반도체가 ε0, 페라이트, 자기 플라즈마 등이 ε>0, μ<0의 성질을 지닌다. 이때, ε과 μ가 서로 다른 부호를 가지면 물질을 투과하지 못하게 된다. 한편, 자연적으로 존재하는 물질은 ε<0, μ<0인 경우가 없다. 지금으로부터 약 50년 전, 소련의 Viktor Veselago는 ε<0, μ<0인 경우에 대하여 이론적인 고찰을 수행하였다. Veselago는 ε<0, μ0, μ>0인 경우를 오른손 상태(right-handed)라고 정의하였으며(키랄 화합물과 관련한 용어 정의와는 다른 것임), ε<0, μ<0인 경우에 특이한 현상이 일어남을 알았다. 즉, ε<0, μ<0이면 도플러효과가 반대로 되어서, 관찰체 쪽으로 이동하는 광원의 주파수가 낮아지고, 또한 물질을 통과하는 전하로부터의 Cherenkov 복사가 전하의 이동 방향이 아니라 반대 방향으로 이루어지게 된다. 그리고 위상속도(phase velocity) 또는 파동벡터(waver vector)가 군속도(group velocity)의 반대 방향이 되며, 무엇보다도 ε<0, μ<0인 매질의 굴절률 n이 음의 값을 가지게 된다(그림 3 참조).
그림 3. 매질의 유전율과 투자율에 따른 빛의 거동(참고문헌 2)
이러한 Veselago의 연구는 매우 흥미로운 것이었으나, 실제로, ε<0, μ<0인 자연물질은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이에 대한 연구가 차츰 시들어졌다. 하지만 2000년에, Smith와 연구자들이 ε<0, μ<0인 물질을 인공적으로 제조함으로써 상황이 달라졌다. 전도성 물질의 반복적 배열구조체(periodic array)는 구조 단위 간격보다 전자기파의 파장이 매우 큰 경우에, 메타물질로서 작용할 수 있다. Smith와 연구자들은 빛의 파장보다 간격이 매우 작은, 그림 1a 형태의 SSR이 반복적으로 배열된 매질로 사용하여 ε<0, μ<0인 메타물질을 제조하였으며, 이를 전산모사와 실험을 통해 증명하였다. 또한 이후의 연구를 통해, 합성한 메타물질이 음의 굴절률을 가짐을 실험적으로 확인하였다. 이렇게 음의 굴절률을 가지는 물질을 매우 유용하게 응용할 수 있다. 즉, 음의 굴절률은 빛을 축 방향으로 모아주는 성질이 있어서 n12=-1일 때에 평면렌즈에서 렌즈 두께보다 작은 거리에 있는 물체의 상을 렌즈 반대편의 적당한 위치에 맺혀주는 완전 렌즈가 가능하다(그림 4 참조). 또한 음의 굴절률의 매질을 적절하게 형태로 제작하면, 입사한 빛이 물질을 그대로 통과한 것처럼 보이게 하여 물질이 투명하게 보이도록 할 수 있다. 2006년에, Schurig와 연구자들은 그림 1b 형태의 SSR을 구리관 주위로 여러 겹 배치하여 투명 망토를 구현하였다. 그림 5의 왼쪽 위 그림이 원래의 물체에 빛을 조사했을 때의 상태이며, 오른쪽 아래 그림이 메타물질로 물질을 투명하게 보이게 하였을 때의 상태인바, 메타물질을 적용하였을 때 물체가 거의 보이지 않음을 알 수 있다.
그림 4. 음의 굴절률 매질을 사용한 (a) n12≠-1인 비완전렌즈와 (b) n12=-1인 완전렌즈(0≤a
(참고문헌 10 변형)
그림 5. 음의 굴절률 매질을 사용한 투명 망토 효과(참고문헌 7)
3.2. 자기 메타물질
일반적으로 순환하는 전류는 자기모멘트를 발생시킨다. 천연적으로 존재하는 자성물질도 물질 내 홑전자의 스핀으로 인한 순환전류로 인해서 자성을 보이는 것이다. 또한 자기장의 변화는 전류를 발생시킨다. 자기 메타물질은 물질의 구조를 루프 형태로 만든 후 변화하는 자기장을 가함으로써 루프 내에 순환전류가 흐르게 하여서 자성을 띠게 하는 것에 기반한다. 따라서 여러 개의 루프의 집합체로 간주할 수 있는 스위스롤 구조는 자성 메타물질에 가장 적합한 구조이다. 자기 메타물질은 이런 스위스롤이 반복적으로 배열된 구조의 물질이다. 이런 자기 메타물질은 자기공명영상(magnetic resonance imaging, MRI)에 바로 적용할 수 있다. MRI 장치는 두 개의 자기장, 즉 큰 준정적상태 자기장(quasi-static field)과 라디오파 형태의 두 번째 자기장으로 구성되어 작동되는데, MRI에 사용되는 자기물질 보조제는 정적인 큰 자기장에는 반응하지 않으면서, 변하는 자기장인 두 번째 장에는 반응하여야 한다. 자기 메타물질은 이런 조건은 정확히 만족하는 물질이어서 자기물질 보조제로 매우 적합하다고 할 수 있다. 1cm 직경의 실린더 둘레에 절연된 금속시트를 약 11번 감은 스위스롤은 21MHz의 파동에 공진체로 작용한다. Wiltshire와 연구자들은 이런 스위스롤 구조의 자기 메타물질을 MRI에 적용할 수 있음을 보였다.
4. 결론
전자기적으로 어떤 단위체의 집합체에서 단위체 간 간격이 파장보다 매우 작으면 이 집합체를 하나의 물질로 간주할 수 있으며, 적당한 ε와 μ로 전자기적 현상을 설명할 수 있다. 이러한 사실은, 우리가 파동을 연구할 때 물질이 어떤 원자로 이루어졌는지, 구조가 구체적으로 어떤 영향을 주는지를 고려할 필요 없이 ε와 μ만으로 설명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지난 10여 년간은 기존 물질이 가지지 못하는 특이한 물성을 지닌 메타물질의 잠재력을 보여준 시기였다. 앞으로도 다양한 공간적 구조의 물질로부터 종래의 물질과는 매우 다른 물성을 지닌 메타물질을 제조할 수 있다는 점에서, 관련 분야 종사자들의 심도 있고 광범위한 연구개발이 있기를 기대한다.
References
1. Smith, D., Pendry, J., & Wiltshire M. Metamaterials and negative refractive index. Science, 305(5685), 788-792, 2004.
2. 박해동, 권형호, & 허가현. 고분자를 이용한 메타물질 연구. Polymer Science and Technology, 27(1), 8-16, 2016.
3. Buriak, I. et al. Metamaterials: theory, classification and application strategies (review). Journal of nano- and electronic physics, 8(4), 04088, 2016.
4. Veselago, V. The electrodynamics of substances with simultaneous values of ε and μ. Soviet physics uspekhi, 10(4), 509-514, 1968.
5. Smith, D. et al. Composite medium with simultaneously negative permeability and permittivity. Phys Rev Lett, 84(18), 4184-4187, 2000.
6. Pendry, J. Negative refraction makes a perfect lens. Phys Rev Lett, 85(18), 3966-3969, 2000.
7. Schurig, D. et al. Metamaterial electromagnetic cloak at microwave frequencies. Science, 314(5801), 977-980, 2006.
8. Shamonina, E. & Solymar, L. Metamaterials: how the subject started. metamaterials, 1(1), 12-18, 2007.
9. Sihvola, A. Metamaterials in electromagnetics. metamaterials, 1(1), 2-11, 2007.
10. Utah대 물리학과, http://www.physics.utah.edu/~efros/research/introduction.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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