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학물질에 의한 환경오염은 인간과 지구 환경에 큰 위협이 되어왔으며, 지난 수십 년간 많은 국가적, 지역적, 전 지구적 노력을 통해 유해화학물질에 의한 오염문제를 해결하고자 관련 법규와 정책을 수립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유해화학물질의 사용은 계속되고 있고, 심지어 유해성이 있다고 밝혀진 화학물질들도 여전히 사용되고 있다. 예를 들어, 납의 위해성은 고대 이집트 시대부터 알려졌고, 페인트에 백연(white lead)의 사용을 금지하는 국제협약이 1921년 체결되었음에도 불구하고, 납중독은 여전히 전 세계적으로 조기사망의 주요 원인
화학물질에 의한 환경오염은 인간과 지구 환경에 큰 위협이 되어왔으며, 지난 수십 년간 많은 국가적, 지역적, 전 지구적 노력을 통해 유해화학물질에 의한 오염문제를 해결하고자 관련 법규와 정책을 수립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유해화학물질의 사용은 계속되고 있고, 심지어 유해성이 있다고 밝혀진 화학물질들도 여전히 사용되고 있다. 예를 들어, 납의 위해성은 고대 이집트 시대부터 알려졌고, 페인트에 백연(white lead)의 사용을 금지하는 국제협약이 1921년 체결되었음에도 불구하고, 납중독은 여전히 전 세계적으로 조기사망의 주요 원인 중 하나이다. 불행히도, 납과 같은 사례가 단발적인 것이 아니며, 유해화학물질이 그동안 제대로 관리되지 않았다는 것이 더 큰 문제이다.
화학물질 관리의 문제는 화학물질의 유해성이 확인되지 않아서 발생하는 것이 아니다. 특정 화학물질이 기술적 및 산업적으로 한 번 사용되기 시작하면, 관련된 경제적, 사회적, 기술적, 정치적 역학관계가 형성되고, 이러한 관계는 점차 강화되고 이를 유지하려고 하는 관성을 보인다. 이는 기후변화와 관련된 문헌에서 확인된 탄소 잠김(carbon lock-in, 화석연료에 기반한 기술혁신 체제와 사회 기술시스템의 관성) 현상과 유사하다. 기후변화에서 보인 것과 유사한 역학관계가 화학물질(심지어 유해성과 위해성이 확실한 물질조차)의 관리를 어렵게 하고 있다. 따라서 고착효과(lock-in effect)의 관점에서 유해화학물질 관리에 대한 문제점과 장애를 이해하고 이를 극복하는 방법을 찾는 것이 화학물질의 효과적인 관리 방안을 수립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기후변화의 관점에서 고착효과는 전 세계적으로 화석연료에 의존하는 현재의 상황을 더욱 공고히 하는 경제적, 사회적, 기술적, 그리고 정치적 역학관계 및 상호작용을 의미한다. 경제적 고착효과는 생산과 소비와 같은 투자활동과 이러한 투자활동 주변에서 성장하는 경제로부터 비롯된다. 사회적 고착효과는 화석연료 기반의 교통수단이 얼마나 자연적으로 간주되는지, 또는 도시 간에 얼마나 차로 잘 이동할 수 있도록 설계되었는지 둥과 같은 행동과 의식이 반영된다. 기술적 고착효과는 주요 자동차 제조사가 화석연료를 사용하는 엔진의 연소효율 향상에 중점을 두고 전기차 개발을 꺼려 하는지가 반영될 수 있다. 정치적으로는, 화석연료를 계속해서 사용하기를 원하는 집단에 소속된 관련자 간의 연합과 권력분배에서 고착효과를 발견할 수 있다.
결과적으로, 이러한 역학관계가 저탄소 시대로 가는 길을 막는 주요 원인이다. 저탄소 시대로 전환하기 위해서는 현재의 기반시설과 다양한 체계의 변화가 필요하다. 그러나 이러한 변화에는 비용과 시간이 필요하며, 많은 이해관계자들이 변화를 통해 즉각적으로 편익을 얻을 수 없기 때문에 정치적 및 사회적으로 변화를 거부하기도 한다. 그래서 기후변화가 매우 위험하다는 명백한 증거에도 불구하고, 단기적으로는 화석연료의 채굴과 사용을 2배로 늘리는 것이 더 합당하다고 이들은 주장한다. 이렇게 하는 것이 장기적으로는 재앙이 된다는 것을 알면서도 말이다.
고착효과를 고려하지 않은 탄소 규제 노력들은 고착화된 시스템의 관성으로 인해 실패했다. 하나의 사례로 파리기후변화협정은 화석연료 수요를 줄이는 방법들에 초점이 맞춰졌으며, 공급을 줄이기 위한 조치는 계획되지 않았다. 에너지원으로 화석연료 수요가 감소함에 따라 화석연료 산업 이해당사자들은 석유의 전체적인 수요를 유지하면서 공급을 증가시키기 위한 방법으로 플라스틱과 같은 새로운 시장이나 활용법을 찾고 있다. 따라서 고착효과를 성공적으로 극복하기 위해서는 수요와 공급을 모두 통제해야 한다.
고착효과는 유해화학물질 관리에도 큰 영향을 미친다. 본 리포트에서는 3가지 사례를 통해 화학물질 관리에 존재하는 고착효과에 대해 알아보고자 한다. 특히 수요-공급 관계에서 한쪽에만 특권을 주는 불공평한 대응책이 고착효과로 인해 얼마나 비효율적인지에 대해 살펴보고자 한다. 본 리포트에서 소개하고자 하는 3가지 사례는 파라쿼트(paraquat), 과불화옥탄술폰산(perfluorooctanesul-fonic acid; PFOS), 석면이며, 사례 분석을 통해 고착효과를 극복할 수 있는 방법과 환경적으로 건전한 화학물질 관리를 추구하기 위한 방법에 대해 논의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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