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록 ▼

1. 문제제기와 이론적 배경
(1) 문제제기와 연구의 목적
21세기의 첫 10년을 보낸 현 시점에서 글로벌 경쟁 지형에서 일어나고 있는 가장 중요한 변화 중 하나는 과거 생산 단계의 국제적 분업 구조에 참여하면서 선진국과 글로벌 생산 네트워크로 연결되었던 개도국들이 이제 혁신 역량을 축적하고 가치사슬의 상위 부분으로 이동하여 R&D 단계에 참여함으로써 글로벌 혁신 네트워크의 주역으로 부상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 중 대표적인 나라가 중국이다. 최근의 현상을 간단한 말로 압축하면 중국이 세계의 공장에서 세계의 연구소로 탈바꿈

1. 문제제기와 이론적 배경
(1) 문제제기와 연구의 목적
21세기의 첫 10년을 보낸 현 시점에서 글로벌 경쟁 지형에서 일어나고 있는 가장 중요한 변화 중 하나는 과거 생산 단계의 국제적 분업 구조에 참여하면서 선진국과 글로벌 생산 네트워크로 연결되었던 개도국들이 이제 혁신 역량을 축적하고 가치사슬의 상위 부분으로 이동하여 R&D 단계에 참여함으로써 글로벌 혁신 네트워크의 주역으로 부상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 중 대표적인 나라가 중국이다. 최근의 현상을 간단한 말로 압축하면 중국이 세계의 공장에서 세계의 연구소로 탈바꿈하고 있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이러한 변화는 1960년대에 생산 설비가 개도국으로 이전되던 것과는 다른 차원의 파급 효과와 함의를 지닌다. 개도국으로의 R&D 오프쇼어링 확대는 기본적으로 선진국의 고급 일자리 감소와 R&D 기반의 공동화를 촉발할 수 있다. 더 나아가 개도국의 혁신 역량 강화에 직간접적으로 기여함으로써 선진국과 개도국 사이에 전통적으로 유지되어 왔던 경쟁 구도를 흔들 수 있다. 글로벌 혁신 네트워크에서 중국의 부상은 인접한 우리나라에게도 중요한 이슈가 된다. 중국은 우리나라에게 거대한 신흥 시장이자, 저임 우수 인력의 보고이자, 무서운 추격자이기도 한 복합적인 의미를 지닌다. 이 때문에 우리나라는 중국을 잘 활용하면서도 중국과 경쟁하는 중층적인 전략을 구사해야만 한다. 아마도 이것이 21세기 첫 10년을 보내면서 우리나라 산업이 직면하게 된 가장 큰 도전 중 하나일 것이다.
본 연구는 중국이 국제적 분업 구조상에서 가치사슬을 거슬러 올라 R&D 영역으로까지 그 역할을 확대하고 있는 현상, 즉, 글로벌 혁신 네트워크에서 중국의 역할이 강화되고 있는 현상을 분석하고, 이에 대한 우리나라의 대응 방안을 모색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2 글로벌 혁신 네트워크에서 중국의 부상과 대응 전략
(2) 이론적 배경
본 보고서의 주제인 혁신의 세계화, 혹은 R&D 오프쇼어링(offshoring)과 해외 R&D 아웃소싱(outsourcing)의 증가라는 현상은 크게 두 가지 줄기의 이론적 배경이 만나는 곳에 놓여 있다. 하나는 1960년대부터 가속화된 제조업 생산 기능의 지리적 확산 현상을 다룬 일련의 경제적 세계화에 관한 연구들이고, 다른 하나는 1970년대부터 시작된 다국적 기업들의 R&D 국제화(internationalization)를 다룬 연구들이다. 전자가 연구의 초점을 생산 단계에서 R&D 단계로 확장함으로써 가치사슬상의 이동을 했다면, 후자는 전통적 R&D 3강(미국, 유럽, 일본) 사이의 R&D 국제화에서 개도국(중국, 인도)이 참여하는 R&D 국제화로 관심을 확장으로써 공간상의 이동을 했다고 할 수 있다.
2. 글로벌 혁신 네트워크 개관
(1) 글로벌 혁신 네트워크의 개념과 유형
글로벌 생산 네트워크를 기업의 제품 생산 과정을 분담하는 국제적 네트워크로 정의한다면, 글로벌 혁신 네트워크는 기업의 R&D 과정을 분담하는 국제적 네트워크로 정의할 수 있다. 글로벌 혁신 네트워크는 크게 기업들이 해외에 R&D 센터를 세우는 R&D 오프쇼어링과 기업들이 해외 기업이나 연구기관에게 R&D 과정의 일부를 위탁하거나 기술을 구매하는 R&D 아웃소싱으로 나눌 수 있다.
(2) R&D 오프쇼어링 현황
OECD, UNCTAD, NSF의 통계에서는 선진국 민간 R&D 비용의 10~20% 정도가 해외에서 지출되는 것으로 나타난 반면, Booz & Company의 조사에서는 민간 R&D비용의 40~55% 정도가 해외에 투자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차이는 아마도 전자가 해외 지사를 통한 지출만을 집계한 반면 후자는 기술 라이선싱이나 위탁 용역과 같은 아웃소싱까지 포함했기 때문에 나타난 것으로 추정된다. 종합하면, 세계의 기업들은 R&D 자금의 16%~50% 이상을 해외 R&D에 투자하고 있고, 그 총 금액은 800억달러~1,700억달러 이상이며, 이 추세는 전체 민간 R&D 증가율을 크게 상회하면서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는 기업 내 글로벌 혁신 네트워크가 빠르게 확산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그리고 기업들이 꼽는 R&D 오프쇼어링 최적 입지는 중국, 미국, 인도 순으로 나타났다.
(3) 글로벌 혁신 네트워크의 확산 동인과 영향
글로벌 혁신 네트워크의 확산 동인은 크게 시장 요인과 기술 요인으로 나눌 수 있다. 전자는 R&D 센터가 시장 개척과 생산 설비 이전을 지원하기 위해 설립되는 경우이고, 후자는 해외의 인재와 혁신 클러스터를 활용해서 신기술을 개발하기 위해 설립되는 경우이다. 글로벌 혁신 네트워크의 확산은 본국(선진국)의 R&D 효율성을 제고하고 해외 시장 개척에 도움을 주지만, 본국의 R&D 기반 공동화와 R&D일자리 감소를 가져올 수 있으며, 기술 유출의 위험도 있다. 장기적으로는 혁신 역량의 유출을 통해 경쟁 우위를 상실할 수도 있다. 선진국의 R&D 센터를 유치하는 현지국가(개도국)들은 R&D 관련 일자리 확충, 인적 자원 개발, 지식 확산, NIS 구조 개선 등의 효과를 얻을 수 있으나, 외국 기업에게 우수 인재를 빼앗기고 국내의 자생적 R&D 기반이 약화될 수 있는 위험도 있다.
3. 글로벌 혁신 네트워크에서 중국의 부상
(1) 중국 내 외국 기업 R&D 센터의 현황
중국 정부의 자료에 따르면 2009년 현재 중국 내 외국 기업의 R&D 센터는 6,000 여개이며, 여기에 근무하는 R&D 인력은 11만명이고, 2009년 외국 기업의 총 R&D투자는 996억위안(한화 약 18조원)이다. 외국 학자의 추산에 따르면 실제 연구개발을 하는 센터는 최소 500개 이상이며, 70개 이상의 외국계 R&D 센터에서 글로벌 시장을 겨냥한 전략적 R&D를 수행하고 있다. 외국계 R&D 센터는 주로 베이징과 상하이에 집중되어 있으며, 업종별로는 IT가 대다수를 차지하고, 그 외 제약, 화학, 식품 등으로 분포되어 있다. 외국계 R&D 센터의 기능은 크게 전술적/단기적/내수용/제품개발 중심과 전략적/중장기적/글로벌시장용/원천기술연구 중심으로 구분될 수 있는데, 보통 전자에서 시작해서 점차 후자로 확대되는 경향이 있다.
(2) 중국 내 외국 기업 R&D의 동인과 장애 요인
외국 기업들이 중국에 R&D 센터를 설립하는 이유는 크게 중국 시장을 개척하기 위한 것(시장 요인)과 중국의 저렴한 고급 과학기술인력을 활용해서 원천기술을 개발하기 위한 것(기술 요인)으로 구분된다. 이 외에 비용 요인과 중국 정부의 시장환기술(市場換技術) 정책도 중요한 변수이다. 대부분의 경우는 시장 요인에서 시작해서 점차 기술 요인으로 이동하지만, 최근에는 처음부터 글로벌 R&D를 위해 중국에 R&D 센터를 설립하는 경우도 늘고 있다. 외국계 R&D 센터가 중국에서 겪는 애로사항으로는 언어/문화 장벽, R&D 인력의 다양성, 현지 R&D 인력의 동기/창의성부족, 높은 이직률, 중국 정부의 관료주의와 꽌시 문화, 정책적 변화의 불확실성과 낮은 예측가능성, 지적재산권의 보호 문제 등이다.
(3) 중국 내 외국 기업 R&D의 영향과 전망
외국 기업의 R&D 센터가 투자 및 고용 증가를 통해 중국 경제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뿐 아니라 인적자원 개발, 지식 확산 등을 통해 중국의 국가혁신체제 발전에 기여할 것이라는 기대가 일반적이다. 그러나 외국 기업 R&D 센터의 역효과에 대한 비판적 견해도 만만치 않은데, 그 근거는 국내 기업에 대한 역차별, 첨단기술제품의 생산과 수출에서 외국 기업 의존도 심화, 외국 기업으로의 인재 유출, 기대보다 미미한 지식 확산 효과 등이다. 특히 지식 확산과 관련해서는 외국 기업에서 국내 기업으로의 인력 이동이 적고 중국 기업들의 흡수 역량 저하로 인해 실질적인지식 확산 효과가 미미하다는 비판도 있다.
4. 한국의 대응 과제
(1) 중국이 지닌 중층적 의미
중국은 선진국과 우리 기업들에게 엄청난 규모의 신흥 시장이자, (자국에서는 점차 줄고 있는) 양질의 이공계 인력의 보고이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언젠가는 자신들의 우월적 지위를 위협할 수 있는 잠재적 경쟁자이기도 하다. 중국이 지닌 이러한 중층적 의미 때문에 우리 기업과 정부의 대응 방안도 중층적이어야 한다. 즉, 한편으로는 중국을 활용하면서도 다른 한편으로는 경쟁 우위를 잃지 않기 위해 이들을 경계하는 전략을 적절히 구사해야 한다.
(2) 기업의 대응 과제
첫째, 거대한 신흥 시장으로서의 중국에 대응하기 위한 전략이 필요하다. 세계최대의 시장으로 성장하고 있는 중국에서 다국적 기업들과 경쟁하고 시장 지배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다른 다국적 기업들과 마찬가지로 현지에 R&D 센터를 설치해서 중국 시장용 제품 개발에 주력해야 한다. 둘째, 고급 과학기술 인력의 보고인 중국에 대응하기 위한 전략이 필요하다. 중국의 고급 연구개발 인력을 더 잘 활용하기 위해서는 적절한 인력관리 전략이 필요한데, 특히 조직 충성도를 높이고 이직률을 억제하기 위한 인력관리 전략이 필요하다. 셋째, 잠재적 경쟁자인 중국에 대응하기위한 전략이 필요하다. 중국과의 기술 경쟁력에서 우위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한국기업은 고유의 혁신 모델을 빨리 찾고 구축해야 한다.
(3) 정책적 대응 과제
첫째, R&D 오프쇼어링과 관련해서 외국계 연구소 유치 정책의 재검토가 필요하다. 외국 기업들이 중국에 비해 한국을 R&D 입지로 선호하지 않고, 또 외국계 연구소가 들어오더라도 지식 확산 효과는 미미하다고 볼 때, 외국계 연구소의 유치 정책은 필요성도 부족하고 실효성도 기대하기 힘든 정책이라고 할 수 있다. 둘째, R&D 아웃소싱과 관련해서는 한국 기업들이 글로벌 아웃소싱 네트워크에 편입하여 부가가치의 일정 부분을 확보하는 전략을 정부가 지원할 필요가 있다. 셋째, 기술 수요자 측면에서는 다른 선진국 기업들처럼 중국을 R&D 오프쇼어링 기지로 활용하는 것을 지원하는 정책이 필요하다. 구체적으로는 우리 기업들이 중국에 R&D 센터를 설립하는 것과 중국 인재를 채용하는 것을 지원하는 것이다.

Abstract ▼

One of the most important changes seen in the global competitive scenes during the first decade of 21 century is that some developing countries once linked to global production networks by playing production roles in the international division of labour are now moving to upstream of value chains and

One of the most important changes seen in the global competitive scenes during the first decade of 21 century is that some developing countries once linked to global production networks by playing production roles in the international division of labour are now moving to upstream of value chains and playing R&D roles to become main actors in the global innovation networks. China is the most vivid case witnessing this change. China is changing from world factory to world laboratory. Since a few foreign R&D centers made a footprint at Beijing in the early 1990s, more than 6,000 foreign R&D centers had been established by 2009 and over 350 firms among global 500 firms have their R&D sites in China now. As manufacturing sites of global firms moved to China massively in 1980-1990s, we have seen similar rushes of R&D centers to China in 2000s. This change has profound impacts on developed and developing countries alike. To examine this important phenomena and its implications, in this report I sketched the emerging trends of global innovation networks in general and R&D offshorings in China in particular. I reviewed comprehensively several key surveys on foreign R&D sites in China and other recent researches on this issue. I also added several case studies of firms which founded R&D centers in China. Based on these studies, I draw some implications on Korean firms and government.

목차 Contents

• 표지 ... 1
• 발간사 ... 5
• | 요 약 | ... 7
• ｜목 차｜ ... 13
• ｜표 목 차｜ ... 15
• ｜그림목차｜ ... 17
• 제1장 문제제기와 이론적 배경 ... 19
• 제1절 문제제기와 연구의 목적 ... 19
• 제2절 이론적 배경 ... 22
• 제2장 글로벌 혁신 네트워크 개관 ... 42
• 제1절 글로벌 혁신 네트워크의 개념과 유형 ... 42
• 제2절 글로벌 혁신 네트워크의 현황 ... 48
• 제3절 글로벌 혁신 네트워크의 확산 동인과 영향 ... 69
• 제3장 글로벌 혁신 네트워크에서 중국의 부상 ... 80
• 제1절 중국 내 외국 기업 R&D의 현황 ... 80
• 제2절 중국 내 외국 기업 R&D의 동인과 장애 요인 ... 95
• 제3절 중국 내 외국 기업 R&D의 영향과 전망 ... 106
• 제4장 중국에 진출한 기업 사례 ... 114
• 제1절 Motorola ... 114
• 제2절 Microsoft ... 128
• 제3절 Intel ... 142
• 제4절 Hitachi ... 150
• 제5절 WuXi PharmaTech ... 157
• 제5장 한국의 대응 과제 ... 170
• 제1절 기업의 대응 과제 ... 170
• 제2절 정책적 대응 과제 ... 176
• 제3절 연구의 한계 및 후속 연구 과제 ... 179
• 참고문헌 ... 181
• SUMMARY ... 193
• CONTENTS ... 195
• 끝페이지 ... 2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