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quire{mediawiki-texvc}$

연합인증

연합인증 가입 기관의 연구자들은 소속기관의 인증정보(ID와 암호)를 이용해 다른 대학, 연구기관, 서비스 공급자의 다양한 온라인 자원과 연구 데이터를 이용할 수 있습니다.

이는 여행자가 자국에서 발행 받은 여권으로 세계 각국을 자유롭게 여행할 수 있는 것과 같습니다.

연합인증으로 이용이 가능한 서비스는 NTIS, DataON, Edison, Kafe, Webinar 등이 있습니다.

한번의 인증절차만으로 연합인증 가입 서비스에 추가 로그인 없이 이용이 가능합니다.

다만, 연합인증을 위해서는 최초 1회만 인증 절차가 필요합니다. (회원이 아닐 경우 회원 가입이 필요합니다.)

연합인증 절차는 다음과 같습니다.

최초이용시에는
ScienceON에 로그인 → 연합인증 서비스 접속 → 로그인 (본인 확인 또는 회원가입) → 서비스 이용

그 이후에는
ScienceON 로그인 → 연합인증 서비스 접속 → 서비스 이용

연합인증을 활용하시면 KISTI가 제공하는 다양한 서비스를 편리하게 이용하실 수 있습니다.

137억년 전 우주를 거슬러

2006-01-04

‘나는 네가 한 살 때 한 일을 알고 있다?’ 미국 암허스트 소재 매사추세츠대 천문학과 윤민수 교수의 ‘특기’다. 다만 그 대상이 사람이 아니라 우주일 뿐. 인간의 평균 수명을 70세로 보면 우주의 나이가 현재 137억년이니까 빅뱅 후 1억년 쯤 지난 우주는 한 살 된 갓난아기인 셈이다.



정작 당사자는 알지 못해도 빛바랜 사진과 부모님의 기억을 짜 맞추다 보면 과거는 드러나는 법. 윤 교수에게 그 사진과 기억의 구실을 톡톡히 하는 것이 전파다. 은하가 충돌하고, 별이 핵융합을 일으키고, 초신성이 폭발할 때 전파가 발생했다. 그렇다면 그가 할 일은? 전파를 모아야지!




밀리미터파로 초기 우주 관측해




보통 전파는 파장이 1mm~100m로 적외선보다 길다. 이 중 밀리미터에서 센티미터 사이의 파장을 밀리미터파라고 하는데, 그 중에서도 0.1~1mm를 밀리미터 이하라는 뜻으로 ‘서브밀리미터파’라고 부른다. 윤 교수가 관심을 갖고 있는 영역이 바로 여기다.



그런데 이 전파를 모으는 것도 쉽지 않다. 신호가 너무 약하기 때문이다. 얼마나 약한가 하면 크리스마스트리에 다는 작은 전구 하나를 켜기 위해 지구 공전 궤도(약 1억5000만km)만한 지름의 안테나 접시를 만들어서 우주에서 오는 전파를 모두 모아야 할 정도다.



그렇다고 실제로 그렇게 큰 안테나를 만들 수는 없는 노릇이다. 그래서 고안한 방법이 전파망원경 배열이다. 대표적인 예는 2012년 칠레 고원지대에 들어설 천문대 알마(ALMA)다.

알마는 지름 12m짜리 전파망원경 64대를 배열해 마치 큰 전파망원경 하나로 관측하는 것과 같은 효과를 낸다. 이 때 가상의 큰 망원경 지름은 가장 멀리 떨어진 망원경 사이의 거리다. 알마의 경우 14km나 된다. 윤 교수는 매사추세츠대로 오기 전 미국국립전파천문대(NRAO)에서 이 프로젝트에 참여했다.



망원경 설계와 배치의 밑그림을 끝내고 나니 남은 일은 실제로 망원경이 만들어질 때까지 기다리는 것이었다. 기다림에 ‘지친’ 윤 교수의 눈에 띈 것은 또 다른 전파망원경 LMT. 1985년부터 매사추세츠대가 멕시코 천문광학전자연구소(INAOE)와 함께 계획 중이던 세계에서 가장 큰 밀리미터파 망원경이었다.




18개월치를 열흘에 해결




윤 교수는 “LMT를 이용하면 우주에서 제일 처음에 생긴 은하를 관측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 초기 우주를 관측할 수 있는 전파망원경으로는 하와이 마우나케아에 있는 지름 15m짜리 JMCT와 스페인에 있는 30m짜리 IRAM이다. 하지만 이들은 한계가 있다. 예를 들어 JCMT는 제일 밝은 별만 관측할 수 있기 때문에 JCMT로는 우주에서 만들어진 별의 5~10% 가량만 볼 수 있다.



반면 LMT는 지름이 50m고, 카메라 해상도가 3배나 뛰어나기 때문에 JCMT가 볼 수 없는 별도 관측할 수 있다. 현재 천문학자들은 우주에 흩어져 있는 모든 별의 절반 이상이 초기 은하에서 생성된 것으로 보고 있다. 윤 교수는 “LMT가 완공되면 우주의 별을 80% 이상 관측할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지난 6월 윤 교수는 하와이 마우나케아에 다녀왔다. LMT에 들어갈 카메라인 ‘아즈텍’의 성능을 시험하기 위해서였다. LMT는 2007년 완공될 예정이지만 처음에는 2004년에 완공될 계획이었기 때문에 카메라를 비롯해 LMT에 필요한 기계는 이미 제작이 끝난 상태다.

시험 결과 아즈텍은 성공적이었다. 아즈텍으로 우리 은하 주변의 밝은 은하와 오리온성좌를 찍었다. 새로운 카메라를 제작하면 1~2년 동안은 시험하면서 기술을 보완하는 경우가 많은데 아즈텍은 별 문제가 없었다. 윤 교수는 오는 11월 다시 하와이에 가서 아즈텍을 시험할 계획이다. 이번에는 카메라를 시험하는 한편 은하도 관측할 생각이다.



마침 JCMT로 관측 중이던 영국 천문학자 팀이 윤 교수에게 SOS를 보내기도 했다. 현재 JCMT를 사용하는 관측 프로젝트는 20여 개. 이 중 초기 우주가 어떻게 생겼는지 알아내기 위해 60여 명의 천문학자들이 꾸린 영국 팀의 프로젝트가 가장 크다. JCMT로 3년 동안 관측할 계획이었던 영국 팀은 관측을 시작한 지 1년 6개월 만에 JCMT의 카메라 ‘스쿠버’가 고장 나서 난처해 하던 중이었다.



스쿠버를 고칠 수도 있지만 비용이 너무 많이 들어 다른 카메라를 사용하는 것이 낫다고 판단한 이들은 윤 교수에게 아즈텍을 사용하게 해달라고 요청했다. 아즈텍은 스쿠버보다 이미지를 처리하는 속도가 20배나 빨라 관측 기간을 줄일 수도 있다. 조그만 허블 딥 필드를 관측하는 데 스쿠버는 50시간이 필요하지만 이 역시 날씨가 좋아야 하기 때문에 실제로는 몇 달씩 걸린다.



윤 교수는 “아즈텍을 쓰면 스쿠버가 1년 6개월 동안 관측할 것을 열흘 만에 관측할 수 있다”며 “지금까지 초기에 생긴 것으로 추정되는 은하가 100개 정도 발견됐지만 이번 기회에 500개 정도 관측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우주는 멀티일 수도





최근 미국에서는 진화론을 놓고 다시 논쟁이 일고 있다. 윤 교수는 “천문우주 이론 때문”이라고 말했다. 지금까지는 한없이 팽창하는 열린 우주나 언젠가는 끝이 있는 닫힌 우주를 상상해왔다. 그런데 최근 관측 결과를 보면 팽창하다가 어느 지점에서 갑자기 멈추는 우주가 가능할 수도 있다고 한다. 빅뱅 이론에서는 도저히 있을 수 없는 결론이다. 윤 교수는 “빅뱅 이론 자체가 흔들린다기보다는 빅뱅 이론이 지금까지처럼 그렇게 간단히 해석되지 않는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다중우주(multiverse)도 같은 개념이다. 우리는 이미 우주를 ‘유니’버스(universe)라고 부르면서 은연중에 우주가 하나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우주도 여러 형태가 있고, 우리가 사는 우주도 그 중 하나며, 더러는 생겼다 금방 없어지는 우주도 있고, 우리 우주와 똑같은 우주가 있을 수도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그 많은 우주 중에서, 그것도 우리 우주에, 그 중에서도 하필 지구에 생명체가 살고 있다는 것은 ‘창조’라기 보다는 ‘신의 정교한 설계’라는 표현이 더 적합하다는 것이 진화론을 둘러싼 논쟁의 핵심이다.



윤 교수의 초기 우주 연구는 어떤 의미가 있을까. 우주의 탄생에서 생명의 탄생까지 137억년의 긴 역사에서 아직까지 베일에 싸인 부분은 빅뱅 직후 5억년 안팎이다. 우주 초기에 어떻게 은하가 탄생했고 진화했는지 여전히 수수께끼다. 그는 “서브밀리미터파 연구가 해답을 제시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천문학이라면 아이 러브 에브리씽




1979년 미국으로 이민 온 윤 교수는 고등학교 때부터 지금까지 미국에서 지낸 세월만큼 미국식이 완전히 몸에 뱄다. 한국어도 유창하지만 영어가 더 편할 때도 많다. 하지만 그는 한국인이라는 자부심이 대단하다. 부산에서 중학교를 다니던 1970년대, 한국은 힘없는 나라였다. 그는 원자폭탄 하나만 만들면 되겠다 싶었다.



이갑신이라는 단짝 친구는 사업을 하고 윤 교수는 과학자가 되자고 약속했다. 약속대로 그는 캘리포니아공대에 입학해서도 물리를 전공했다. 그러다 대학원 때부터 흥미를 느껴 시작한 것이 천문학이었다. 학부 때 교수님을 따라 천문대에서 별을 관측했던 경험이 컸다. 그래서 그는 지금도 학부 학생들에게 관측의 기회를 많이 주려고 한다. “천문학은 한국이 세계적으로 두각을 나타낼 수 있는 분야 중 하나”라고 그는 말한다.



최근 천문연구는 국제적인 공동 연구가 많기 때문에 한국이 얼마든지 파트너로 참여해서 좋은 성과를 거둘 수 있다는 것. 요즘 그는 전파에만 만족하지 못하고 자외선까지 넘보고 있다. 자외선을 관측하는 갈렉스(GALEX) 망원경으로 우주 탄생 초기에 은하와 별이 어떻게 만들어졌는지 알아볼 생각이다. 앞으로 1년 동안은 자외선만 바라볼 작정이다.



물론 틈틈이 밀리미터파도 챙기면서. 은하가 서너개 뭉쳐 있는 ‘힉슨 그룹’에 관한 한은 스페인 동료와 함께 세계 최고 전문가로 인정받는다. 천문학이라면 이 주제 저 주제 가리지 않고 관심이 너무 많은 것이 단점이라며 주변에서 충고한다고.

관련 콘텐츠

AI-Helper ※ AI-Helper는 오픈소스 모델을 사용합니다.

AI-Helper 아이콘
AI-Helper
안녕하세요, AI-Helper입니다. 좌측 "선택된 텍스트"에서 텍스트를 선택하여 요약, 번역, 용어설명을 실행하세요.
※ AI-Helper는 부적절한 답변을 할 수 있습니다.

선택된 텍스트

맨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