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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현재, 미래를 잇는 열쇠 ‘동위원소’

2006-03-13



20세기 초까지만 해도 과학자들은 한 원소의 화학적 성질은 물론 물리적 성질도 당연히 동일할 것이라고 믿었다. 하지만 우라늄, 토륨 등 무거운 원소에 대한 방사성 실험이 진행되면서 하나의 원소에 질량수가 서로 다른 핵종이 존재한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영국 옥스퍼드대의 소디 교수는 이를 동위원소라고 명명했는데, 그는 동위원소 이론에 대한 연구로 1921년 노벨 화학상을 수상하게 된다.



동위원소란 원자핵 내에 있는 양성자 수, 즉 원자번호가 같아서 화학적 성질은 동일하지만 중성자 수가 달라 질량수가 서로 다른 핵종을 말한다. 동위원소의 영문표현인 ‘ISOTOPE’는 그리스어 ‘ISOS’(같다)와 ‘TOPOS’(위치)에서 파생됐는데 주기율표 상에서 위치가 같다는 의미, 즉 화학적 성질이 같다는 뜻을 가진다.



예를 들어 원자번호 1번 수소의 경우 99.9% 이상이 질량수 1이지만 0.015% 정도는 질량수 2인 중수소이고 나머지 극미량은 질량수 3인 삼중수소로 존재한다. 천연원소 90여 종에는 약 300종의 동위원소가 있는데 원소에 따라서 비스무쓰(Bi)와 같이 단지 1개의 동위원소만 갖는 경우도 있고 주석 (Sn)과 같이 무려 10개의 동위원소를 갖기도 한다.



동위원소는 크게 안정 동위원소와 방사성 동위원소로 나뉜다. 대부분의 동위원소는 자연상태에서 방사성 붕괴를 하지 않는 안정 동위원소이다. U-238과 같은 방사성 동위원소는 자연 상태에서 일정한 속도로 자연붕괴해 결국 안정 동위원소인 Pb-206으로 변하는데, 핵종의 수가 절반이 되는 데 걸리는 시간을 ‘반감기’라 한다.



U-238의 반감기는 지구의 나이와 거의 같은 약 44억 7천만년이므로 지구가 만들어질 당시 존재하던 U-238 핵종의 수는 현재 약 절반으로 줄어들어 있다. 이와 같이 방사성 동위원소의 존재비는 시간의 흐름에 따라 달라지는데, 안정 동위원소의 존재비도 경우에 따라 영구적이지는 않다.



수소의 경우를 예로 든다면 중수소나 삼중수소는 질량수 1인 수소에 비해 매우 느리게 반응하여 자연계에서 일어나는 여러 가지 현상을 거치는 동안 원래의 수소 동위원소 비율이 달라진다. 눈치 빠른 독자라면 이미 짐작하고 있겠지만 방사성 동위원소와 안정 동위원소의 이러한 성질은 매우 유용한 과학적 연구 도구로 활용되고 있다.




방사성 동위원소는 신이 인간에게 준 시계라고 할 수 있다. 붕괴하는 방사성 동위원소를 모핵종, 붕괴 산물인 안정 동위원소를 딸핵종이라고 부르는데 현재 존재하는 모핵종과 딸핵종의 양, 그리고 최초부터 존재하던 딸핵종의 양을 안다면 우리가 이미 알고 있는 상수, 즉 모핵종의 반감기를 대입해 간단하게 연대를 측정할 수 있는 것이다.



이러한 연대측정의 가능 범위는 모핵종의 반감기에 따라 달라지는데 반감기가 짧으면 당연히 연대측정 범위도 짧아진다. 우리가 살고 있는 지구의 나이가 납 동위원소 분석 자료로부터 45억5천만년 정도로 알려진 것도 불과 약 50년 전의 일이며 100여 년 전까지만 해도 지구의 나이는 사실상 종교의 영역이었지 일반적인 과학적 연구의 영역은 아니었다.



지구의 나이는 40억년이 넘지만 현재 우리는 지질학에서 제 4기(Quaternary Period)라고 부르는 시간단위에 살고 있다. 제 4기는 약 200만년 전부터 시작됐으므로 지구의 나이를 하루로 본다면 불과 마지막 40초도 채 되지 않는 순간인 셈이다.



제 4기의 가장 중요한 특징은 빙하기와 간빙기가 반복되었다는 데 있는데 이는 지구 전체 역사에서도 수 차례 내외로 흔치 않게 일어났던 현상이다. 빙하기에는 바닷물이 빙하에 갇혀 해수면이 내려가고 상대적으로 온화한 간빙기에는 빙하가 녹으면서 다시 해수면이 상승하게 된다.



가장 최근의 빙하기는 약 2만 년 전으로 해수면이 지금보다 무려 100m 이상 내려가 있었다고 알려져 있다. 따라서 그 당시에는 지금 대륙붕의 상당 부분이 육지로 노출돼 있었고 한반도와 제주도도 연결되어 있었을 것이다. 이후 해수면은 급격하게 상승하여 약 6천년 전에는 현재와 비슷해졌는데 세계 어느 민족이든지 대홍수의 전설을 갖고 있다는 것은 과학적 사실과 신화 사이의 어떤 신비스러운 연관성을 보여주는 셈이다.



이러한 과거의 기후변화는 동위원소적인 기록으로 남는다. 산소에는 질량수 16, 17, 18인 세 개의 동위원소가 있는데 99.7% 이상은 O-16이다. 바닷물의 증발이 일어날 때 상대적으로 무거운 동위원소인 O-18은 O-16에 비해 수증기에 덜 포함되게 되므로 빙하와 바닷물의 산소 동위원소 조성은 달라진다. 이러한 질량분별효과는 빙하기와 간빙기를 거친 극지의 빙하와 심해저 유공충의 산소 동위원소 조성에 반영돼 있다.



아무리 이론을 잘 알아도 궁금한 시료를 분석할 수 없다면 큰 문제일 텐데 다행히 우리나라에도 1990년대 초부터 질량분석기를 주축으로 한 동위원소 분석 장비와 관련 시설이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을 중심으로 설치돼 활발하게 이용되고 있다. 경우에 따라서는 분석해야 하는 동위원소의 농도가 1조분의 1g 이하 수준이므로 분석에는 최첨단 장비와 고도로 정밀한 실험 시설과 전문 인력이 필요하다.



1987년 세계환경개발위원회(WCED)에서 지속가능한 개발(sustainable development) 개념을 제창한 이후 지구환경 변화 문제는 인류에게 주어진 초미의 화두가 되고 있다. 우리는 미래로 가 볼 수 없기 때문에 이 문제는 과거를 연구함으로써 짐작할 수밖에 없다. 이런 맥락에서 현대 지구환경과학의 최종적인 연구 목표는 결국 과거 언제, 어떤 일이, 어떤 과정을 거쳐 일어났었는지를 밝히는 데 있으며, ‘언제’를 밝히는 연대측정과 ‘어떻게’를 밝히는 데 동위원소 분석 자료는 가장 유용한 도구로 자리 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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