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경줄기세포의 증식과 분화 과정에서 태아의 뇌 발달을 조절하는 인자가 포스텍(포항공과대) 연구진에 의해 규명됐다.
포스텍은 생명과학과 공영윤 교수팀이 태아의 뇌 발달 과정에서 일어나는 노치(Notch) 신호전달 과정에서 ‘중간전구체세포(intermediate progenitor cell)’가 매우 중요한 신호전달자 역할을 해왔다는 사실을 밝혀냈다고 23일 밝혔다.
이 연구결과는 신경학 분야의 세계적 권위지인 ‘뉴런(Neuron)’ 최신호를 통해 22일(현지시간) 발표됐다.
이 연구는 대뇌피질의 발달에서 노치신호전달 과정의 구체적인 메커니즘을 밝혀낸 것으로 선천성 대뇌기형이나 정신지체 현상의 예방과 치료에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연구팀에 따르면 임신 초기 태아는 단 한 층의 신경줄기세포로 이뤄져 있는 단순한 구조의 뇌를 갖고 있지만 이 신경줄기세포들이 빠르게 분열하고 증식하면서 신경세포나 교세포로 분화하는 ‘신경세포 발생(neurogenesis)’ 과정을 통해 복잡한 구조의 신경계를 형성한다.
연구팀은 노치신호전달 과정에 필수적인 ‘마인드 봄-1(Mind bomb-1)’이라는 단백질을 제거한 쥐를 이용해 ‘마인드 봄-1′을 발현하는 중간전구체세포가 지속적으로 노치신호를 신경줄기세포에 전달함으로써 신경줄기세포들이 태아발달이 끝날 때까지 신경세포를 생산할 수 있도록 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노치신호전달 과정은 이같은 신경세포 발생을 조절하는 중요한 세포간 상호작용으로 알려져 왔으나 신경줄기세포 내로 전달되는 노치신호가 주변 환경에 의해 어떻게 일어나고 조절되는 지에 대해서는 정확하게 밝혀진 바가 없었다.
특히 기존의 연구과정에서 간과돼 왔던 대뇌피질 내 중간전구체세포가 노치신호 전달자로서 인간의 언어, 사고, 학습과 기억에 관여하는 대뇌피질 발달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사실을 규명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대학측은 설명했다.
공 교수는 “배아 신경줄기세포의 증식과 분열 메커니즘은 최근 많은 관심을 모으고 있는 성체 신경줄기세포의 조절 메커니즘과 흡사해 앞으로 성체 신경줄기세포 연구에 활용될 수 있을 것”이라며 “이번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성체 신경줄기세포의 조절 메커니즘 규명과 활용에 관한 연구를 계속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공 교수팀은 2005년에는 ‘마인드 봄-1′ 단백질이 노치신호전달 과정에서 필수적인 매개자로 작용하고 있다는 사실을 최초로 규명했었다.






▲ 노치신호 전달 경로(Notch signaling pathway) : 노치신호전달 경로는 대부분의 다세포 유기체가 가지고 있는 세포간 신호 전달 체계다. 초파리의 노치 유전자가 다른 단백질과 상호작용을 일으키며 돌연변이 초파리 날개가 V자구조로 변화해 붙여진 용어로 노치 신호는 이후 연구를 통해 뇌, 혈관, 피부, 면역기관의 발달 과정, 암 생성 과정 등 중요한 대사 경로들에 관여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