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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몸에 털이 없는 이유?

2010-06-10

질병 관리 본부가 2007년 11월부터 2008년 3월까지 전국의 유아원 및 초등학교 학생 1만5천373 명을 대상으로 조사했더니 4.1%가 머릿니에 감염되어 있었다. 또 원주시가 지난해 어린이집, 유치원, 초등학교 어린이 1만5천499명을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약 1%가 머릿니에 감염되어 있었고, 2007년 0.21%, 2008년 0.33%, 2009년 1%로 해마다 늘고 있는 추세라고 한다.
원주시 보건소 관계자는 “과거에는 불량한 위생 관리나 경제적 여건, 열악한 주거환경 등이 머릿니 감염의 원인이 됐으나 최근에는 어린이들이 많이 모이는 곳에서 누구나 감염될 수 있는 흔한 감염증으로 바뀌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는 귀찮고 불결하며, 전염병을 전파하는 위험한 기생충이긴 하지만, 인류의 역사를 밝히는 데 도움이 되기도 한다. 우리 몸에는 왜 털이 없을까? 우리는 다른 영장류와 언제 갈라졌을까? 현생 인류는 네안데르탈인과 어떤 관계에 있을까? 머릿니처럼 오랜 세월 인간과 아주 특별한 관계를 맺어 온 기생충의 DNA는 이런 의문들을 밝혀내는 데 아주 유용하다. 이는 인간의 유전적 계통과 긴밀하면서도 별개의 유전적 계통을 지니므로, 우리와 비교하면 인간의 진화 역사를 더 상세히 알 수 있다.


피를 빨아먹고 사는 기생충, 이




우리 몸에 사는 이는 피를 빨아먹고 사는 기생충이다. 대개 머릿니, 몸니, 사면발이 세 종류로 나뉜다. 머릿니와 몸니는 모습이 거의 비슷하지만, 생태적으로 다르다. 사면발이는 둘과 생긴 모습이 많이 다르다.
머릿니는 머리카락으로 뒤덮인 곳에 사는 반면, 몸니는 옷에 살며 하루에 한두 차례 피를 빨기 위해 피부로 기어 나온다. 사면발이는 음모 사이에 산다. 머릿니는 전 세계에 사는 A형, 아메리카와 유럽, 호주에만 있는 B형, 네팔과 에티오피아에만 있는 C형 세 종류가 있다. 몸니는 A형만 있다. 이가 피를 빨면 간지러워 긁게 되므로 이차 감염증이 생길 수 있다.
머릿니는 전염병을 거의 퍼뜨리지 않지만, 몸니는 발진티프스 , 참호열, 재귀열 등을 퍼뜨린다. 이가 우글거리는 비위생적인 환경에서는 그런 질병이 대량으로 발생하곤 한다. 나치 수용소나 르완다처럼 내전이 벌어지는 아프리카 지역의 난민촌에서 그런 사례들이 나타나곤 했다.
이런 차이점이 있기에 머릿니와 몸니는 최근까지 다른 종이라고 여겨져 왔다. 생태적으로 다르고 전염병을 매개하는 능력도 다르니까. 하지만 2008년 둘의 DNA를 비교 분석해보니 놀라운 사실이 드러났다. 둘은 DNA 상으로는 별 차이가 없었다. 즉 서로 다른 종이 아니라, 한 종의 서로 다른 형태에 불과했다. 같은 종이면서 어떻게 그렇게 다를 수 있을까?


대규모 전염병을 일으킬 수 있다


지난 5월 프랑스와 미국의 공동 연구진은 머릿니와 몸니가 유전적으로 별 차이가 없다는 연구 결과와 함께, 흥미로운 가설을 내놓았다. 몸니가 사실은 머릿니에서 유래한 것일 수 있다는 가설이다.
난민촌처럼 위생 상태가 열악한 곳에서 사람들이 집단으로 모여 살면, 머릿니가 아주 많이 늘어난다. 사람의 머리카락이 이로 바글거려서 더 이상 알을 낳을 곳을 못 찾을 정도가 되면, 일부는 찾다 찾다가 결국 옷에다가 알을 낳았을 것이다. 거기에서 깨어난 유충은 아마도 몸에서 피를 빨면서 옷 속에서 살아가는 몸니처럼 행동했을 것이다.
나비에서도 비슷한 사례를 찾을 수 있다. 어느 한 종의 식물만 먹는 나비가 실수로 다른 종의 풀잎에 알을 낳는다고 하자. 그 알에서 깨어난 애벌레는 그 풀잎을 먹고 자라며, 성체가 된 뒤에는 그 풀의 꽃에서 꿀을 빨아먹고 살 수도 있다. 그러면 유전적으로는 동일하지만 생태적으로는 다른 행동을 하는 새로운 나비가 나타난다. 그런 식으로 위생 조건이 열악한 환경에서는 얼마든지 머릿니가 몸니로 변신하여 대규모로 전염병을 일으킬 수 있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몸니만이 발진티푸스나 참호열 같은 병을 매개하는 것이 아닐 수도 있지 않을까? 실제로 머릿니의 몸에 참호열을 일으키는 세균이 있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물론 세균을 지닌다고 해서 반드시 그 병을 일으키는 것은 아니다. 어쨌든 이런 연구 결과들은 우리가 위생 상태 개선과 살충제 같은 약품을 이용하여 이를 거의 전멸시킬 상태에 이르렀다고 자만하고 있었지만, 사실은 이를 잘 모르고 있었음을 보여준다.


미라에 붙은 이




2008년 초 국립 부여 문화재 연구소는 임진왜란 직후에 묻힌 약 400년 전의 미라에서 이를 찾아냈다. 몸니의 알이었다. 머릿니는 발견하지 못했다. 머리는 참빗으로 잘 빗었지만, 옷에 있는 이는 미처 다 잡아내지 못했다는 뜻일까? 아무튼 미라의 이는 당시의 위생 상태를 추측할 수 있게 해준다.
이를 통해 추측할 수 있는 것이 그것만은 아니다. 이를 연구한 논문을 많이 내놓고 있는 플로리다 자연사 박물관의 데이비드 리드 연구진은 몇 년 전 페루 남부의 사막에서 발견된 두 미라의 머리에서 머릿니를 채취했다. 미라가 발견된 뒤 몸은 어디론가 사라졌고 머리만 남았기에 머릿니만 얻을 수 있었다.
미라는 서기 1000년 경의 것이었다. 조사해보니 머릿니는 A 형이었다. 따라서 A형은 유럽인이 아메리카에 발을 디디기 전부터 있었다는 의미이다. 즉 코르테스나 콜럼버스 같은 서양인이 매독, 홍역 같은 질병을 아메리카에 들여온 것은 분명하지만, A형 이는 그 전부터 있었던 것이다. 이로써 적어도 서양인이 아메리카에 이까지 전파했다는 혐의는 벗은 셈이다.


이와 인류의 진화사



말라리아원충처럼 사람과 모기의 몸 속을 오가는 생활사를 지닌 해충도 있지만, 사람 몸의 이는 오로지 사람 몸에서만 산다. 즉 사람의 피를 빨지 못하면 오래 살지 못한다. 이는 인류와 함께 진화해 왔기에, 이를 연구하면 인류가 침팬지 계통과 언제 갈라졌고, 인구가 언제 급격히 늘어났는지 등에 관한 단서를 얻을 수 있다. 또 이는 불충분한 인류 화석 자료를 보완해줄 수도 있다.
머릿니 중 전 세계에 분포하는 A형은 DNA 분석 결과 숙주인 호모 사피엔스처럼 약 10만 년 전에 집단 병목 현상을 겪은 듯하다. 즉 인구가 급격히 줄어든 시기에 그들도 개체수가 급격히 줄어들었다. 또 한 계통인 B형은 약 118 만 년 전에 A형과 갈라졌다. 바로 현생 인류의 조상이 호모 에렉투스와 갈라졌을 무렵이다.
몸니는 옷 속에 알을 낳으므로, 몸니의 기원을 조사하면 인류가 언제부터 옷을 입기 시작했는지를 추정할 수 있다. 2003년에는 몸니가 7만 년 전에 출현했다는 연구 결과가 있었는데, 지난 4월 캘리포니아 주립 대학교의 앤드류 키친은 새로운 유전 분석을 통해 그 연대를 19만 년 전으로 끌어올렸다. 따라서 그 무렵이 바로 인류가 옷을 해 입기 시작한 시기이다. 아마 네안데르탈인이 처음에 옷을 입었을 수도 있다. 그렇게 인류가 털가죽으로 옷을 해 입기 시작하자, 이는 새로운 서식지를 발견한 것인지도 모른다. 그 뒤로 몸니는 여러 차례 재출현하곤 했다.


털 없는 원숭이




이가 사람의 몸에 털이 없는 이유와 관련이 있다고 보는 학자들도 있다. 즉 몸니 같은 기생충에 더 이상 시달리지 않기 위해 털을 없앴다는 것이다. 자연 다큐멘터리에 등장하는 침팬지 같은 영장류는 흔히 서로 털을 골라주곤 한다. 바로 이를 잡아주는 것이다. 인류도 털을 잃지 않았다면, 지금 서로 이를 잡아주는 것이 가장 친밀하고 사교적인 행위 중 하나가 되어 있지 않을까?
털을 잃은 덕분에 인류는 몸니 같은 기생충에 시달리지 않게 되었다. 게다가 털이 없는 매끄러운 피부는 몸에 기생충이 없다는 것을 짝이 될 상대에게 과시하는 역할도 했을지 모른다. 그렇다면 머리카락과 음모까지 없애지 못한 것을 안타까워해야 할까? 눈썹에도 모낭충이라는 기생충이 사니까, 눈썹도 없앴어야 할까? 그리고 다른 영장류는 그 좋은 털 없는 매끄러운 피부를 왜 선호하지 않은 것일까? 털과 기생충을 연관 짓는 이론은 이처럼 많은 의문을 자극한다.
물론 다른 이론도 있다. 앨리스터 하디는 인류가 물 속에 사는 단계를 거쳤다고 본다. 물 속에서 털은 거추장스러우므로 자연스럽게 없어졌을 것이다. 숨을 쉬기 위해 머리는 물 위로 내밀고 있었을 테니, 머리카락은 남았고 말이다.


이를 없애는 법



사실 이는 후진국형 질병이라고 말하기가 그렇다. 아메리카나 유럽의 선진국이라고 이가 박멸된 것은 아니니까. 인류가 출현할 때부터 함께 했던 생물을 없앤다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다.
물론 청결이 가장 좋은 예방책이긴 하지만, 머리카락 사이로 근질근질 머릿니가 기어다니던 1960-70년대를 살았던 사람이라면, 머릿니를 없애는 데 가장 좋은 도구는 참빗임을 잘 안다. 물론 머리를 자주 감는 등 청결 상태를 유지하고, 살충제도 쓰고 하면 훨씬 더 빨리 사라지겠지만.
2009년 매일신문에 실린 기사에 따르면, 예천군 보건소 김영철씨가 친환경적인 치료법을 개발했다고 한다. 농도가 약한 소금물로 감고 비닐로 30분 정도 머리를 감았다가 헹구면 좋다는 것이다. 물론 감은 뒤 참빗으로 싹싹 빗으면 더 좋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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