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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여름 산 속에 얼음이 있다?

2010-08-11

얼음이 얼기 위해선 기본적으로 0℃이하의 온도가 필요하며, 얼음이 녹지 않게 유지하는 데도 그만큼 낮은 온도가 필요하다. 그런데 전기도 들어오지 않던 조선시대 한여름에 어떻게 얼음을 구할 수 있었을까. 다름 아닌 우리 선조들의 창의성과 뛰어난 기술력 덕분이었다.
당시엔 전기가 발달돼있지 않았기에 냉장고란 기계는 상상조차 할 수 없었으며 한여름에 음식을 차게 보관한다거나 얼음을 얻는 일은 일반 서민들에겐 거의 불가능했다. 다만 조선시대 냉장고로 알려진 석빙고를 통해 일부 귀족들만이 얼음을 얻을 수 있었다. 석빙고는 얼음을 얼리는 곳이 아닌 겨울에 모아둔 얼음을 저장하는 곳이지만, 한여름까지도 얼음이 녹지 않고 보존돼 사용할 수 있음은 매우 놀라운 기술이다.


전기 없이 유지되는 조선시대 냉동고, 석빙고

 석빙고가 얼음을 한여름까지 보존할 수 있는 원리는 무엇일까.
첫 번째로 석빙고는 내부에 열전도율이 뛰어난 화강암을 사용했다. 열전도율은 열을 얼마나 잘 전달하느냐를 나타내는 수치다. 즉, 열전도율이 높은 물질은 쉽게 뜨거워지고 쉽게 차가워진다. 금속이나 돌 같은 물질을 만졌을 때 흙이나 천을 만졌을 때보다 시원하게 느껴지는 이유도 이것이다.
열에너지는 온도가 높은 물질에서 낮은 물질로 이동하는 성질이 있다. 우리가 금속을 만졌을 때 체온이 금속의 온도보다 높으면 우리 몸에 있던 열에너지가 금속으로 빠져나가는 것이다. 그런데 열전도율이 높으면 그 효과가 크게 나타나 금속을 만졌을 때 더 시원하게 느껴진다.
석빙고의 경우는 겨울에 채취한 얼음들을 저장해 두며 햇빛이 들어오지 않는 곳이기에 내벽인 화강암이 매우 낮은 온도로 유지된다. 이 때 만약 열이 발생하게 되면 공기나 물에 비해 열전도율이 높은 화강암으로 열이 전달돼 얼음과 석빙고 안의 공기는 시원하게 유지될 수 있는 것이다. 물론 화강암으로 전달된 열은 밖으로 빠져나가도록 설계돼 있다.
두 번째는 공기의 대류현상을 이용한 점이다. 공기는 온도가 높을수록 분자의 운동이 활발해져 부피가 커지게 돼 같은 부피라면 더운 공기의 질량이 더 작다. 즉, 더운 공기일수록 밀도가 작아 찬 공기의 위쪽으로 올라가게 된다. 물에 비해 밀도가 작은 물질들이 물에 뜨는 원리와 같은 현상이다. 따라서 아래쪽으론 찬 공기가, 위쪽으론 더운 공기가 이동하는 대류현상이 나타나게 되는데 이는 사우나에서 서 있을 때보다 앉았을 때 조금이나마 시원함을 느낄 수 있음에서도 알 수 있다.
바람이 불어올 때 아래쪽에는 찬 공기가 불어온다는 점에서 착안해 석빙고는 입구의 위쪽에 벽을 만들어 더운 공기의 유입을 막았고 내부 천장에도 요철구조를 만들어 더운 공기는 걸러져 밖으로 나가게 만들었다. 더운 여름에도 찬 공기만 들어오도록 만든 것이다.
세 번째는 배수로다. 얼음을 보관하는 곳이라지만 물론 얼음이 전혀 녹지 않을 수는 없다. 물은 기본적으로 얼음보다 온도가 높기 때문에 물이 많아진다면 얼음에게 열에너지를 전달해줘 주변의 얼음을 조금씩 계속 녹여 나가게 된다. 그래서 석빙고에는 녹은 물이 빠져나갈 수 있는 배수로를 만들어 미적지근한 물에 의해 얼음이 녹는 것을 방지한다. 바닥 전체를 기울게 설계해 바로바로 물이 빠져나갈 수 있게 만든 배수로에서 선조들의 뛰어난 기술력을 다시 한 번 엿볼 수 있다.
이 외에도 석빙고를 시원하게 유지시켜주는 원리는 더 있다. 내벽을 화강암으로 만들었다면 천장 외벽은 석회와 진흙 등의 열전도율이 낮은 물질로 만들어 태양으로부터 오는 열을 차단할 수 있게 만들었다. 또한 지붕에 잔디를 심음으로써 열이 분산되도록 한 것도 매우 지혜롭다. 이런 기발한 상상력과 기술력으로 만든 석빙고를 통해 여름에도 시원한 얼음을 얻을 수 있었던 것이다.


한여름 얼음골 산 속에서 얼음 볼 수 있어


하지만 석빙고처럼 인간이 인위적으로 만든 구조물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한여름에도 얼음이 어는 곳이 있다. 바로 경상남도 밀양의 얼음골이다.
여름에 얼음이 있다는 것도 신기한데 그 차가운 곳에서 흘러내려온 계곡물은 한여름에도 3~7℃정도에 불과하다. 너무 차가워 오랫동안 들어가 있을 수 없을 정도다. 이처럼 신비한 얼음골은 이미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져 여름철 피서지로도 손꼽히는 곳이다.
얼음골에서 나오는 찬바람과 녹지 않는 얼음에 대해 많은 학자들이 그 이유를 연구했지만 넓은 지형의 내부구조를 정확히 보기 힘들어 몇 가지의 가설만 있을 뿐이다.
우선 얼음골은 넓은 돌밭이다. 약 3천여 평의 돌밭으로 이뤄져 있는데, 흙에 비해 열전도율이 높은 돌로 이뤄져 있다는 데서 석빙고와의 공통점도 찾을 수 있다. 또한 진흙이나 모래보다 크기가 큰 돌들로 이뤄져 있어 상대적으로 지형 안쪽에 빈 공간이 많다는 것이 시원한 이유가 될 수 있다.

앞서 말했듯 찬 공기는 더운 공기에 비해 밀도가 커 무겁기 때문에 아래쪽으로 이동하게 되는데 이때 돌 사이의 틈으로 들어가 저장돼 있을 수 있다. 돌밭 안쪽의 공간에 저장된 찬 공기는 돌에 의해 열로부터 보호될 수도 있어 오랫동안 차가운 상태를 유지할 수 있다는 것이다.
추운 겨울에 들어간 찬 공기들이 저장돼 있다가 여름이 돼 많아진 더운 공기가 돌밭의 위쪽으로 들어오면 안쪽에 있던 찬 공기가 밖으로 나온다. 또한 돌밭 안쪽 넓은 공간에 얼음이 얼어 있거나 차가운 지하수가 존재해 그로부터 냉기가 나온다고 설명하는 가설들도 있다.
어떤 이론이 맞는지 명확하게 밝혀지지는 않았지만 그 넓은 면적을 덮고 있는 돌밭의 돌들이 냉기를 가지고 있으며 뜨거운 열로부터 냉기를 보호하고 있다는 것만은 확실하다.


이름만 들어도 시원한 빙계계곡의 빙혈과 풍혈



사실 이런 현상이 비단 얼음골에서만 나타나는 것은 아니다. 얼음골과 비슷하게 여름에 서늘한 기운을 내는 곳으로 경북 의성에 빙계계곡이 있다.
이름에서부터 한기가 뿜어져 나오는듯한 이 계곡에는 빙혈과 풍혈이라는 유명한 곳이 있다. 작은 동굴 모양인데 그 안쪽에선 한여름에도 냉동실을 방불케 하는 한기가 나오며 실제로 얼음이 얼어 있기도 하다.
이 빙혈과 풍혈에도 어김없이 돌들이 존재한다. 큰 바위사이의 틈에서 정체모를 한기가 뿜어져 나오는 것이다.
사실 이런 현상들은 일반적인 계곡에서도 종종 찾아볼 수 있다. 계곡이라 하면 야영지 계곡의 미적지근한 물이 떠오를 수도 있는데, 그 계곡 물의 근원지를 찾아 인적이 드문 곳으로 계속 거슬러 올라가다보면 산속 깊은 곳에서 계곡이라고 하기엔 좀 적은 양의 물들이 조금씩 흐르고 있는 것을 발견할 수 있다.
주변 지형에 의해 햇빛이 쉽게 차단되거나 큰 바위와 돌들이 많은 지형이라면 얼음이 어는 정도는 아니더라도 그 온도가 충분히 낮아 오랫동안 발조차 담그고 있기 힘들 정도의 차가운 물이 흐르고 있기도 하다. 물론 이런 지형을 찾아가는 길이 쉽지만은 않다. 인적이 드물다는 것은 그만큼 산세가 험하다는 의미이기 때문이다.


신비한 자연을 지키기 위해 과도한 개발은 금물

이렇게 자연의 신비로움을 느낄 수 있는 천연 냉장고라 할 만한 지역들이 곳곳에 존재하지만 사람들에게 많이 알려지면서 오히려 그 자연이 망가질 수도 있다. 관광객들이 많이 찾는 바람에 주변에 아스팔트 도로가 생기고 가게들이 들어서면서 사용하는 전기와 불빛들이 많아져 전보다 발생하는 열이 많아지고 있다.
주변 환경의 많은 자연적 요소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생긴 특이한 지형이기에 인간이 만드는 구조물에 의해서도 얼마든지 변화될 수 있다. 얼음골, 빙혈 등이 그저 이름 뿐만으로 기억되는 날이 오지 않기 위해서 사람들의 세심한 배려와 노력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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