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 씨처럼 비록 도서관이 아니더라도 대형매장이나 선물가게에 있는 도난방지 시스템이 울리는 것을 경험하거나 목격해 본 적이 있을 것이다. 다른 점이 있다면 매장은 물건을 사고 나서 나가버리면 그만인 반면 도서관은 지속적으로 같은 물건이 들어오고 나간다는 점이다.
어떻게 도서관의 책은 도서관 도난방지 시스템에 걸리지 않고 반복적으로 대출과 반납을 할 수 있는 걸까.



도서 도난방지 시스템, ‘전자기 유도’ 현상 이용

우리가 흔히 볼 수 있는 도서 도난방지 시스템은 두 개의 기둥을 갖고 있다. 이 기둥의 한쪽에는 전류가 흐르고 있고 반대쪽에는 유도전류가 흐르고 있다. 한마디로 도서 도난방지 시스템은 ‘전자기 유도’를 이용한 전자 자장 방식의 설치물이라고 할 수 있다. 전자기 유도란 도체의 주변에 자기장을 변화시켰을 때 전압이 유도돼 전류가 흐르는 현상이다.
도서관의 책들은 그 속이나 바코드 뒷면에 자기 테이프가 부착돼 있어 자기장의 영향력 아래 놓이게 된다. 결국 우리가 자성을 없애지 않은 책을 가지고 기둥을 통과할 때는 자성으로 인해 자기장이 변화하면서 경보음이 울리게 되는 셈이다.
그렇다면 도서관에서는 어떻게 책의 자성을 없애거나 다시 되살리는 것일까? 이는 초등학교 과학 시간에 배웠던 ‘자화’를 생각해보면 쉽게 이해할 수 있다. 자화는 물체가 자성을 지니는 현상으로 쇠막대를 자석으로 문질러 주면 자성이 생겨 한쪽은 N극이 되고 다른 쪽은 S극이 된다. 이때 쇠막대의 자성의 세기와 같은 자석으로 N극에는 S극을, S극에는 N극을 대면 쇠막대의 자성은 사라진다.
바로 이 원리를 이용한 것이다. 도서관에서 책을 출납하고 반납할 때 사서가 특정한 기계에 책을 문지르는 것을 볼 수 있다. 이 작업이 책에 숨겨있는 자기 테이프의 자성을 없애는 과정이라고 할 수 있다.



IC칩과 안테나의 무선주파수를 이용한 RFID



최근에는 전자 자장 방식 대신 RFID를 이용하는 도서관이 늘어나는 추세이다. RFID란 전파를 이용해 먼 거리의 정보를 인식하는 기술이다. 이 시스템은 IC칩과 안테나의 무선주파수를 이용한다. IC칩 안에 정보를 기록하고 안테나를 통해 판독기에 정보를 보내면 사용자가 태그가 부착된 대상을 식별하게 되는 셈이다.
RFID 시스템은 여러 권의 책을 동시에 대출·반납할 수 있어 기존의 시스템에서 한권씩 처리하던 불편을 해소시켜 주고 있다. 장점은 또 있다. 열람실에 설치된 자가 대출 반납기를 통해 도서관 이용자 스스로가 직접 책을 빌리고 반납할 수 있어 더욱 편리해졌다. 뿐만 아니라 휴대형 RFID 리더를 단순히 스캐닝하는 것만으로 서적의 비치상태를 점검할 수 있고 한꺼번에 한 개 이상의 태그를 읽는 다중인식 기능을 갖추고 있어 장서를 점검하고 도서를 관리하는 데 효율적이다.
RFID 기술은 비단 도서관에서만 활용되는 것은 아니다. 물류나 유통 과정에서 상품의 재고실시간 관리, 유동기한 관리, 하이패스, 자산관리 등 굉장히 많은 분야에서 적용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