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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성의 고리는 과거 위성의 잔해
토성의
고리가 작은 파편들로 이뤄져 있음이 밝혀진 후, 이에 대한 연구는 마치 범죄사건 현장을 검식하는 과정을 연상케 해 왔다. 물론 밝혀내고자 하는 것은 범인임이 명백한 토성이 아닌 피해자인 천체들이다.
다행히도 토성에 의해 생을 마감한 위성이나 혜성들은 ‘고리’라는 다잉(Dying) 메시지를 남긴 셈이다. 이와 같은 연구는 천체물리학적으로 큰 의미가 있다. 지구에는 없는 고리에 대한 의문들을 풀어낼 수 있으며 우주에서 일어날 수 있는 다양한 충돌에 대해서도 연구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이에 토성의 고리에 대한 관측과 연구는 계속돼 왔다. 얼마 지나지 않은 지난해 말에는 고리의 발생과정에 대한 연구가 발표된 바 있다. 여태까지는 그저 토성의 위성이나 소행성의 충돌 과정에서 발생한 파편들이 고리를 이루고 있다고 여겨왔다. 하지만 고리를 구성하고 있는 물질의 95%가 얼음이라는 점은 이런 추측에 의문을 갖게 했다. 소행성이나 위성의 파편 치고는 암석의 비율이 너무 낮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미국 콜로라도 주립대 연구진은 보다 구체적인 당시의 상황을 추측해냈다. 한 때 토성 주위엔 수소 가스 원반이 존재했는데, 이것이 위성을 끌어 당겼고 위성이 토성에게 끌려가는 과정에서 바깥쪽의 얼음 층이 벗겨지면서 고리를 형성했다는 것이다. 연구팀은 컴퓨터 모델을 통해 이와 같은 수소 가스 원반의 역할에 대해 설명했다. 약 45억년 전, 이 수소가스 원반은 토성의 위성을 만들거나 파괴하는데 큰 역할을 한 것으로 나타난 것이다.
토성과 목성의 고리에서 발생하는 물결의 정체
최근에도 고리에 대한 재밌는 연구가 발표됐다. 이번에는 토성 뿐만 아니라 목성에서도 공통적으로 발생하는 현상에 대한 내용이다. 토성 탐사선인 카시니호, 목성 탐사선 갈릴레오 호, 그리고 명왕성 탐사선인 뉴호라이즌 호에서 보내온 정보들을 분석한 결과, 토성과 목성의 고리에서 특이한 형태의 파문(파동으로 인한 물결 모양의 무늬)이 발견됐다. 이것은 호수에 이는 물결처럼 마루와 골의 형태, 그리고 명암도 나타냈다.
잔잔하고 아름다워 보이는 행성의 고리에 이런 현상을 만든 것으로 추정되는 것은 다름 아닌 혜성. 사실 이와 같은 현상은 목성에서 먼저 발견됐다. 하지만 갈릴레오 호가 보내온 흐릿한 영상만으로는 그 정체를 정확히 확인할 수가 없었다. 그 뒤로 카시니 탐사선이 토성의 궤도에 진입해 촬영한 수천 장의 사진을 보내 왔으며, 이를 통해 본 현상에 대해 이해할 수 있었다. 토성의 고리에서도 같은 현상이 발견됐기 때문이다.
연구팀은 토성의 C고리와 D고리에서 이와 같은 현상을 발견했는데, 이를 혜성의 파편과의 충돌 때문이라 밝혔다. 충돌로 인한 충격은 고리를 기울게 했으며 그 과정에서 고리의 물질들이 나선형으로 빠져나왔다는 것이다. 이것이 토성의 중력 영향을 받아 고리를 뒤틀리게 만들었다. 이는 시간이 지날수록 폭이 좁아지고 잠잠해 질 것으로 예상되지만 그러기까지는 수십년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연구팀은 관측된 현상을 수학적으로 분석한 결과, 1983년에 발생한 충돌이 원인이 된 것임을 밝혀낼 수 있었다. 연구팀은 또한 이 현상이 매우 거대한 규모로 발생했을 것이라 추측했다. 충돌로 인해 기울어지게 된 이 지역의 폭이 무려 1만9천km 이상으로 추정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당시 망원경만으로는 관측이 어려웠기 때문에 정확한 상황을 확인할 길은 없다. 어떤 혜성으로부터 일어난 충돌인지는 밝혀내지 못한 것이다.
7년 전, 목성과 혜성의 충돌이 고리에도 영향
하지만 이와 같은 발견은 목성에서 일어난 특이한 현상을 설명하는데 실마리를 제공했다. 목성의 고리에서 발생한 파문 현상도 마찬가지로 혜성이 지나가며 발생한 것으로 확인됐기 때문이다.
목성에서 발견된 현상은 지난 1994년 7월에 목성 남반구에 충돌한 슈메이커-레비 혜성으로부터 기인한 것이다. 슈메이커-레비 혜성은 1993년에 발견됐으며 무려 21개의 혜성 핵이 목성 남반구에 충돌했고 그 폭발력은 약 6조 톤의 TNT폭약과 맞먹을 것으로 추정되는 사건이었다.
각각의 핵은 직경이 약 1~2km이었던 것으로 예상되는데, 21개의 핵 중 단 한 개만 지구에 떨어졌어도 엄청난 기후변화를 일으켜 많은 생물을 멸종시켰을 것이라 학자들은 예측했다. 이 혜성이 조각나서 목성에 충돌해 사라지기 전, 목성의 고리를 지나면서 이와 같은 파문을 만들었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목성에서는 이 외에도 다른 나선형태의 현상이 나타났다. 이 또한 1990년 슈메이커-레비 혜성이 근접하면서 발생한 것으로 밝혀졌다. 그 외에도 명왕성 탐사선인 뉴호라이즌 호가 목성을 지나며 촬영한 영상으로 부터도 고리에서 파문이 발견됐다.
행성 고리 연구의 천체물리학적 가치
카시니호의 영상 팀 관계자이자 본 연구에 참여한 코넬대 연구원 매튜 헤드만은 “행성의 고리가 과거 1억년 전 보다 오히려 과거 30년 동안 발생한 사건들에 의해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증거를 발견한 것은 매우 놀라운 일이다”고 말하며 태양계가 생각보다 매우 역동적인 공간이라는 것을 알수 있다고 전했다.
함께 연구에 참여한 쇼월터 연구원은 “목성의 경우 10년에 수차례, 토성의 경우는 100년 수차례 이와 같은 현상이 발생하며 그것을 분석하면 역사를 뒤돌아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잔잔한 호수에 던져진 돌멩이가 물결을 일으키면 그 파형을 분석해 돌멩이의 크기와 특성, 운동 상태 등을 알아내는 것과 비슷한 원리다.
이는 또한 우주의 기원과 진화에 대한 단서를 제공해 줄 수도 있다. 토성이나 목성의 고리 외에도 태양계 또한 초창기엔 넓은 원반 형태로 많은 가스와 파편, 티끌들이 회전하며 생성된 것으로 추측되며, 이는 더 거시적인 시각으로 나아가 은하에서도 볼 수 있는 모습이기 때문이다.
저자 | 조재형 객원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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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문 | 사이언스타임즈 |
출처 | https://www.sciencetimes.co.kr/?p=9356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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