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quire{mediawiki-texvc}$

연합인증

연합인증 가입 기관의 연구자들은 소속기관의 인증정보(ID와 암호)를 이용해 다른 대학, 연구기관, 서비스 공급자의 다양한 온라인 자원과 연구 데이터를 이용할 수 있습니다.

이는 여행자가 자국에서 발행 받은 여권으로 세계 각국을 자유롭게 여행할 수 있는 것과 같습니다.

연합인증으로 이용이 가능한 서비스는 NTIS, DataON, Edison, Kafe, Webinar 등이 있습니다.

한번의 인증절차만으로 연합인증 가입 서비스에 추가 로그인 없이 이용이 가능합니다.

다만, 연합인증을 위해서는 최초 1회만 인증 절차가 필요합니다. (회원이 아닐 경우 회원 가입이 필요합니다.)

연합인증 절차는 다음과 같습니다.

최초이용시에는
ScienceON에 로그인 → 연합인증 서비스 접속 → 로그인 (본인 확인 또는 회원가입) → 서비스 이용

그 이후에는
ScienceON 로그인 → 연합인증 서비스 접속 → 서비스 이용

연합인증을 활용하시면 KISTI가 제공하는 다양한 서비스를 편리하게 이용하실 수 있습니다.

일부일처제에 숨겨진 비밀

2013-06-12

동물 세계에서 대부분의 수컷들은 자신의 유전자를 될 수 있으면 널리 퍼뜨리는 것을 목표로 삼는다. 또한 암컷들도 건강한 새끼를 낳기 위해 최상의 수컷을 고르는 데 전념한다. 그런데 이 자연의 법칙에 들어맞지 않는 매우 부자연스러운 짝짓기 제도가 존재한다. 바로 ‘일부일처제’이다.
일부일처제의 가장 큰 장점은 암수가 협력해 새끼를 건강하게 양육할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인간처럼 양육 기간이 매우 긴 경우 일부일처제는 생존에 매우 유리한 제도이다.
 
일부 연구에 의하면 일부일처제가 인간의 진화에 매우 큰 기여를 했다는 사실도 밝혀졌다. 지난 2011년 한국생명공학연구원의 박홍석 박사팀은 인간과 침팬지의 정소 유전자 비교분석을 통해 정자의 수 및 운동속도, 지구력 등과 밀접한 관계가 있는 유전자에서 큰 차이가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이는 곧 침팬지와 다른 인간의 성문화가 진화에 영향을 줬다는 분자생물학적 근거로 제시됐다. 다부일처제인 침팬지의 경우 암컷을 차지하지 못하면 자신의 유전자를 퍼뜨릴 수 없으므로 난자 소유 경쟁에 유리한 방향으로 유전자가 발달한 반면, 일부일처제의 인간은 그럴 필요가 없기 때문에 정자의 능력보다는 두뇌나 손의 기능 등 다른 능력을 발달시키는 쪽으로 진화했을 것이라는 해석이다.
동물들의 멸종에 가장 영향을 많이 미치는 원인은 지역적인 고립인데, 그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멸종 원인이 바로 일부일처제였다는 것. 그 이유에 대해 연구진은 일부일처제 동물의 경우 수컷이 갑자기 죽으면 암컷이 임신을 하지 못하고, 또한 암컷을 잃어버린 수컷은 암컷을 찾아 헤매다가 사냥감이 되기 쉽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일부다처제 수컷의 경우 암컷 하나가 없어져도 굳이 찾아 나설 필요가 없다.
그럼에도 불과하고 인간 외에도 일부일처제를 고수하는 동물들이 꽤 있다. 포유류 중에는 비버와 수달, 여우, 일부 박쥐, 몇몇 발굽동물 등 3~5%에 불과하지만 조류의 경우에는 약 90%가 일부일처제를 채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초원들쥐는 평생 정조 지키는 유전적 일부일처제?



그러나 DNA 지문 분석법의 일종인 친자 확인 검사법의 등장 이후, 평생 해로하면서 사는 것처럼 보였던 새들도 자기 짝이 아닌 다른 수컷의 알을 낳는 비율이 놀라울 정도로 높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부부 금실이 좋은 새의 상징으로 여겨져 온 원앙의 경우 암컷이 낳는 새끼 가운데 약 40%가 남편이 아닌 다른 수컷의 새끼로 밝혀졌으며, 역시 오랫동안 일부일처의 상징이었던 고니도 새끼의 부계를 조사한 결과 6마리 중 1마리 정도가 다른 수컷과의 관계에서 태어난 것으로 조사되었다. 심지어 요정굴뚝새의 경우 다른 수컷의 새끼 비율이 무려 65%나 되었다.
대체적으로 수컷 조류들이 자기 암컷들에 대해 다른 수컷들이 접근하는 것을 좀처럼 허용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감안할 때 이는 매우 이례적인 결과이다.
따라서 동물학자들은 동물 세계의 일부일처 습관을 일정 기간 동안 한 짝과 짝짓기를 하는 ‘성적’ 일부일처제와 암수가 짝짓기를 한 뒤 새끼를 공동으로 양육하지만 바람도 피우는 ‘사회적’ 일부일처제, 그리고 한 암컷이 평생 한 수컷만의 새끼만 낳는 ‘유전적’ 일부일처제의 세 유형으로 분류하고 있다.
즉, 일부일처제를 고수하는 동물 중 대부분은 성적 일부일처제이거나 사회적 일부일처제인 셈이다. 그런데 동물 가운데 희귀하게도 평생 순정을 지키며 유전적 일부일처제를 고수하는 종이 있다. 바로 초원들쥐란 동물이 그 주인공.
초원들쥐의 수컷들은 첫 짝짓기 상대와 평생 짝짓기를 할 뿐 아니라 일단 짝을 만난 이후에는 다른 암컷이 접근할 경우 공격까지 하는 특이한 행동을 보인다. 때문에 초원들쥐는 동물의 사회적 행동을 연구하는 신경과학자와 내분비학자들의 관심을 오랫동안 끌어왔다.
 
초원들쥐들이 이런 행동을 하는 원인은 옥시토신과 바소프레신이란 호르몬 때문이다. 옥시토신은 뇌하수체 후엽에서 분비되는 호르몬의 하나로, 분만 시 자궁 수축을 일으키거나 모유가 나오는 것을 촉진하는 역할을 하며 성적 행동이나 사회성에도 관여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또 포유류에서는 다른 개체에의 접근을 용이하게 하는 것으로 밝혀져 ‘신뢰 호르몬’이라고 불리기도 한다.
옥시토신 호르몬 반응을 막는 물질을 암컷 초원들쥐에게 투여하자 일부일처제 성향을 대부분 잃었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바소프레신 역시 이성 관계에 대한 의무감을 유지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는 호르몬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교미 행위가 후성학적 변화까지 일으켜



지금까지 초원들쥐를 대상으로 실시된 연구에서는 암수의 교미가 뇌에서 옥시토신과 바소프레신 수용체를 활성화시켜 암수의 유대관계를 공고히 하는 것까지만 밝혀졌다.
그런데 미국 플로리다주립대학의 모하메드 카바즈 박사팀이 최근 ‘네이처 뉴로사이언스’ 인터넷판에 게재한 연구결과에 의하면, 초원들쥐의 그런 메커니즘 뒤에는 후성학적 변화도 도사리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후성학적 변화란 염색체에 화학적 변화가 일어나 유전자 발현에 영향을 미치는 것을 의미하는 것으로서, 유전자 코드의 돌연변이와 대비되는 개념이다.
짝짓기를 한 부부 들쥐들은 굳이 약물을 주입하지 않아도 이미 바소프레신과 옥시토신 수용체를 풍부하게 보유하고 있다. 그런데 카바즈 박사팀이 HDA 저해제란 약물을 처녀 총각 들쥐에 주입한 결과 뇌에서 다량의 바소프레신 및 옥시토신 수용체가 발현돼 짝짓기를 한 개체처럼 암수의 금실이 좋아지는 현상을 관찰한 것.
즉, 짝짓기를 한 부부 들쥐들이 일부일처제를 고수하는 것은 타고난 유전자 덕분이 아니라 짝짓기를 하는 동안 일어난 후천적인 변화 덕분이라는 의미다. 정리하자면 들쥐 부부의 교미 행위가 후성학적 변화를 일으키고, 그것이 유전자 발현에 영향을 미쳐 일부일처제라는 장기적인 행동 변화로 이어진다는 것이다.
연구진이 실험과정에서 밝혀낸 또 하나 흥미로운 점은 약물 주입만으로는 처녀 총각 들쥐의 유대 관계 변화에 영향을 미칠 수 없었다는 사실이다. 금실이 좋아지는 분자 수준의 변화를 이끌어내기 위해서는 또 하나의 요소, 즉 ‘6시간 동안의 동거’라는 상황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한다.

관련 콘텐츠

AI-Helper ※ AI-Helper는 오픈소스 모델을 사용합니다.

AI-Helper 아이콘
AI-Helper
안녕하세요, AI-Helper입니다. 좌측 "선택된 텍스트"에서 텍스트를 선택하여 요약, 번역, 용어설명을 실행하세요.
※ AI-Helper는 부적절한 답변을 할 수 있습니다.

선택된 텍스트

맨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