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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해군이 214급(1천8백톤) 잠수함 ‘안중근함’ 내부를 지난달 31일 언론에 최초로 공개했다. 214급 잠수함은 북한 전역을 사정거리에 두고 있는 잠대지 순항미사일을 탑재하고 있으며, 지난 2010년 실전배치됐다.
해군이 이날 공개한 안중근함의 내부는 주로 거주구역. 잠수함의 핵심장비가 실려 있는 전투실과 기관실이 공개되지 않아 아쉬움은 있었지만 베일에 싸인 국내 잠수함 승조원들의 생활공간이 공개된 것만도 세인의 관심을 끌기에 충분했다는 후문이다.
밀폐된 공간에서 연기를 발생시키지 않기 위해 튀기거나 굽는 요리 대신 찌거나 삶는 요리 위주의 식단, 식수나 생활용수는 조수기(造水器)를 이용해 만드는 것은 일상적 공간과는 많이 달랐다.
따라서 한 번 출동하면 장기간 외부세계와 격리된 채, 잠수함 내에서만 생활하는 승조원들의 육체적, 정신적 고통은 매우 클 수밖에 없다. 이 모든 고통을 군인정신에만 의존하는 것도 무리다.
따라서 전력 증강을 위한 무기 개발 못지 않게 전투를 직접 수행하는 승조원들의 생활을 위한 잠수함 내 장비 개발에도 크게 신경쓰고 있는 것이 오늘날 각국의 해군 전략이다.
은밀성 위해 가혹한 고통 감내
태평양전쟁 당시 일본 해군의 잠수함 승조원들은 남태평양의 따뜻한 바닷속을 은밀하게 다니느라 좁고, 더운 잠수함 내에서 오랫동안 생활하는 고통을 견뎌내야 했다. 함내의 평균온도는 34℃ 정도, 기관실은 44℃를 넘었다. 유일한 냉방장치는 선풍기지만 계속 돌리느라 더운 바람만 나올 뿐이다. 그것도 디젤 잠수함의 동력원인 배터리가 여유있을 때나 가능한 일.
전문가들에 따르면 잠수함에서 승조원들은 에너지 가운데 15~30%만을 대사에너지로 쓰고, 나머지 70~85%는 열에너지로 발산시키게 된다. 이 열에너지를 발산하지 못하면 신체의 열평형이 무너져 생리적 이상현상이 오게 된다.
아울러 수심 10m씩 내려갈 때마다 1기압씩 가압되는데, 이런 고기압상태에서는 심장 박출량의 증가, 적혈구 수 증가, 최대 산소섭취량 증가, 소화시간 연장 등의 생리적 이상이 온다.
전투 중에 씻는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했기 때문에 함내에는 온갖 악취로 가득할 수밖에 없었다. 잠수함의 특성상, 중간 보급이 없어서 출항시, 모든 보급품을 한번에 적재한다. 따라서 몇 달씩 바닷속을 돌아다니면 신선한 야채와 고기는 기대하기 곤란하다.
전문가들은 “일본군 잠수함은 진동과 소음이 심해 소나에 쉽게 탐지되는 취약성이 있었다”고 말한다. 소음에 의한 고통이 컸고, 산소공급기로 산소를 공급하고 이산화탄소 배출기로 승조원이 배출한 탄산가스를 포집해 배출시켜야 하는데 만약 적의 구축함에 탐지되면 이 모든 동력원을 꺼야 하는 최악의 상황이 벌어진다.
그러나 이런 구식 잠수함 생활은 이젠 옛말. 오늘날 최신식 잠수함은 오랫동안 물 위로 부상하지 않고도 어느 정도 쾌적한 함내 생활을 유지할 수 있도록 진화했다.
공기 필요 없어 장시간 잠항 가능
오늘날 잠수함에는 ‘공기불요추진체제’로 불리는 AIP(Air Independent Propulsion) 시스템이 활용되고 있다. AIP는 바닷물을 전기분해하여 산소를 생산하고, 이 산소를 디젤엔진과 승조원에게 공급하는 방식이다.
따라서 이 시스템으로 잠수함은 잠항기간을 획기적으로 늘릴 수 있어 생존성이 매우 높아지고, 산소 공급에도 유리하게 됐다.
하지만 많은 양의 에너지원이 필요하기 때문에 기존의 디젤엔진으론 불가능하며 이를 위해 새로운 방식의 엔진들이 개발됐다. 우선, 스털링(Stiring) 기관은 액체산소를 에탄올과 적절히 혼합, 엔진을 가동하는데 AIP 기관 중 최초로 실용화됐다.
차세대 에너지원으로 각광받고 있는 연료전지도 AIP 중의 하나. 전극에 백금도금을 한 수소전지를 사용, 대용량을 자랑하지만 압축 수소의 폭발성 문제가 해결과제다.
폐회로 디젤(CCD) 기관은 AIP 중의 다크호스다. 공기의 공급이 불가능한 환경에서 동력원을 얻기 위해 엔진에서 나온 배기가스의 이산화탄소를 흡수해 제거한 후, 여기에다 산소와 아르곤 등을 첨가, 공기와 유사한 인공공기를 만들어내는 기관을 말한다. 이 폐회로 시스템은 디젤엔진, 배기냉각기, 흡수기, 해수처리장치, 가스혼합기 등으로 이뤄져 있다.
전문가들은 “디젤엔진에서 배출되는 약 350-400℃의 고온을 바로 사용하면 흡수기가 훼손될 수 있기 때문에 배기냉각기로 약 80℃로 식힌다. 또 해수처리장치로 흡수된 해수로 이산화탄소를 제거하고, 혼합기에서 산소와 아르곤을 첨가하면 공기를 대신하는 인공공기가 된다”고 설명한다.
해군 관계자는 “우리 214급 잠수함은 연료전지형을 사용하고 있으며, 214급 AIP 기관을 장착한 잠수함은 14일 정도 부상 없이 수중 항해가 가능하다”고 말한다.
또 공기정화장치는 승조원들이 내뱉은 이산화탄소(CO
잠수함에서 청수(식·음용수 및 기기용수)는 조수기(造水器)를 이용해 해수(海水)를 취수, 청수로 만든다. 일반적으로 청수 방법은 증류, 결정화, 용매추출, 역삼투법 등의 방법이 있다. 이 중 기존에는 증류와 결정화법 등이 많이 쓰였지만 최근에는 역삼투법 등의 개발도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증류는 해수를 가열해 증기화한 다음에 응축시켜서 물을 만드는 설비이고, 반투막에 역삼투압을 가해 청수를 만드는 설비가 역삼투압 장비다.
저자 | 조행만 객원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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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문 | 사이언스타임즈 |
출처 | https://www.sciencetimes.co.kr/?p=11663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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