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스트셀러 중 ‘화성에서 온 남자, 금성에서 온 여자’라는 책이 있다. 이는 남성과 여성이 서로 다른 생각을 하고 있으며, 그만큼 생각의 차이가 있음을 나타내는 말이다. 처음에는 책 제목으로 사용된 이 말이 시간이 지나 지금은 남녀 간의 차이를 나타내는 일종의 관용어구로 자리 잡았다.
남성과 여성의 차이는 생활에서도 많이 발견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남성은 한 가지 일에 능숙하며, 여성은 동시에 하는 일에 능숙하다고 알려져 있다. 실제로 한 프로그램에서도 이와 관련된 실험을 진행하여 그것이 사실임을 나타낸 적이 있다.
과연 과학적으로 증명된 사실일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그렇다. 미국 국립 과학협회보(Proceedings of the National Academy of Sciences)를 통해 최근 발표된 미국 펜실베니아대학 라지니버마 심리학과 교수의 연구를 보면 알 수 있다. 연구는 8세에서 22세 사이 남성 521명, 여성 249명을 대상으로 진행되었다.
여성의 경우에는 뇌신경망이 논리적 사고와 관련 있는 왼쪽 뇌에서 직관과 관련된 오른쪽 뇌로 주로 연결되어 있었다. 그렇기 때문에 남성에 비해 직관적 분야의 일을 더 잘한다. 또한 여성은 여러 가지 일을 동시에 할 수 있는 구조임을 알 수 있다.
반면 남성의 경우에는 여성보다 뇌의 앞 부분과 뒷 부분의 연결이 원활한 것으로 드러났다. 여성에 비해 좌우 방향 신경 연결이 더 많은 부분이 바로 소뇌였는데, 이 부분은 운동조절과 관련이 있다. 그래서 남성이 여성에 비해 운동을 더 잘 배우거나 주차를 잘하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만약 남성과 여성이 동시에 논리적이면서도 즉각적인 사고를 요하는 일을 하게 된다면 여성이 더 잘하게 되는 것이다. 이는 여성의 좌뇌와 우뇌가 서로 활발하게 소통하기 때문에 나타나는 현상이다. 반면 즉각적인 행동을 요하는 일을 할 때에는 남성들이 더 잘하게 된다.
이번의 정밀한 뇌신경 연결 지도를 통해 남녀 간 사고방식의 차이를 이해하는 데 도움을 얻을 뿐만 아니라, 성별 차이로 인한 신경장애의 근원에 대해서도 더 많이 알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왜냐하면 기존의 심리학 연구에 의하면 남녀는 인지 능력에서 많은 차이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신체적으로도 남성과 여성은 차이가 있다

남성과 여성의 차이는 비단 뇌 구조뿐만이 아니다. 눈에 보이는 신체에서도 그 차이를 찾을 수 있다. 일반적으로 남성의 코는 여성의 코보다 약 10% 정도 크다. 왜 그런 것일까. 이는 성별에 따른 에너지의 축적과 수요 메커니즘이 다르기 때문이다.
미국 아이오와 대학교 연구팀은 미국 자연인류학저널(American Journal of Physical Anthropology)을 통해 일반적으로 남성이 여성보다 근육량이 많으며, 이러한 근육 세포의 유지와 성장을 위해서 남성이 더 많은 산소가 필요하게 되고 그 때문에 코가 더 커졌다고 밝혔다.
특히 이러한 남녀의 코 크기 차이는 사춘기를 전후로 하는 11세 때부터 눈에 띄게 나타나며, 이때부터 남성은 보다 더 많은 근육을 발달시키고 여성은 더 많은 지방을 인체에 축적하게 된다고 한다. 이미 앞선 연구를 통해서 사춘기 시기의 남성은 몸무게의 약 5%가 지방인 반면, 여성의 경우 15%가 지방인 것으로 밝혀지기도 했다.
연구팀은 또한 남녀의 신체 사이즈가 같을 경우에도 남자의 코가 더 크다고 덧붙였다. 이는 과거 문학에서만 다루어지던 남녀의 차이를 실질적으로 규명해낸 거의 최초의 연구이며, 남녀에 있어 인체의 크기에 따른 코 크기의 차이를 설명한 최초의 종단적 연구이기도 하다.


이성에게 매력을 느끼는 남녀의 차이는?

남성과 여성은 서로 매력을 느끼는 대상 또한 차이가 있다. 남성은 낯선 여성에게서 매력을 느끼는 반면, 여성은 익숙한 남자에게서 매력을 느낀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되었다. ‘성적 행동의 연구 기록’(The Journal Archives of Sexual Behaviour)을 통해 발표된 연구이다.
영국 스털링 대학 심리학과 연구팀은 남녀를 대상으로 상대 성(性)에게 매력을 느끼는 남녀 차이에 대해 연구를 하였다. 연구팀은 먼저 실험 참가자들에게 남녀의 사진을 반복적으로 보여주면서 선호하는 얼굴을 선택하게 하였다. 그 후, 그 비율을 조사하는 방법으로 연구를 진행하였다.
그 결과, 남성은 새로운 여성의 얼굴이 등장할 때 선호도의 비율이 올라갔다. 반면 여성의 경우에는 익숙한 남성의 얼굴이 등장할 때 선호도의 비율이 올라갔다. 이는 남성이 유전적으로 야생동물처럼 최대한 많은 여성과 관계를 맺기 원하는 반면, 여성은 자식을 부양해 줄 믿음직한 남성에게 호감을 느끼기 때문에 나타난 것으로 보고 있다.
더 나아가 남성은 본능적으로 새로운 여성에게 관심을 갖는 반면, 여성은 믿음직한 남성만 바라보는 경우가 많다고 했다. 그래서 실험참가자 중 남성들은 이미 본 여성 사진을 다시 보여주면 선호도가 떨어졌는데, 연구팀은 이를 ‘쿨리지 효과’로 보았다.
여성과 남성이 다르다는 점을 받아들이면 세상을 살아가는 데 편할 수 있다. 실제로 대중들은 여성과 남성의 차이에 대한 이야기에 관심을 갖고, 이를 설명해 주는 과학적인 연구 결과를 신뢰한다. 사실 꼭 생활에 도움이 되지 않더라도, 남성과 여성의 다른 점은 흥미로운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오래전부터 남성과 여성의 차이를 과학적으로 설명하려는 시도는 이루어져왔으며, 최근에 이르러서는 신경과학이 남녀의 성 차이에 대한 기존의 견해를 확인해주는 역할을 하고 있다. 앞으로도 남성과 여성의 차이를 과학적으로 설명하려는 시도는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