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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가‧고성능 항균 유리패널로 승부

2014-10-13

몇 년 사이,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사람들은 눈에 띄게 늘어나고 있다. 스마트폰 사용이 일상 생활이 된 만큼 사람들은 이를 매일같이 휴대하고 다니지만 디스플레이에 위생에 대해 인식하는 경우는 찾아보기 힘들다.
최근 연구결과에 따르면 스마트폰 패널이 박테리아에 의해 심하게 오염됐다는 보고가 잇따르고 있다. 때문에 이를 해결하기 위한 항균특성을 갖는 필름에 대한 연구가 다양하게 진행되고 있다. 우수한 항균특성을 가지면서 비표면적이 넓은 나노입자 형태의 은 나노를 사용한 필름이 상용화 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은 나노 입자를 사용한 필름은 여러 가지 단점을 안고 있다. 유리기판에 코팅할 경우 투명도가 급격히 감소할 뿐 아니라 기판과의 접착력이 충분하지 않기 때문에 터치감이 낮고 옆으로 미는 것의 인식이 낮았던 것이다.

아연 나노입자를 증착시키다

국내 연구진이 은 나노입자를 사용한 고가의 항균 디스플레이의 문제점을 보완, 이를 대체할 것으로 기대되는 항균유리패널을 개발해 주목을 받고 있다. 윤순길 충남대 재료공학과 교수팀이 아연 나노입자를 활용한 패널을 제작, 이는 기존의 패널보다 가격이 낮을 뿐 아니라 항균 특성과 패널의 투명도, 내구성 등의 성능은 탁월해 향후 스마트폰 터치패널 등에 유용하게 활용될  것으로 보인다.
“최근에 스마트폰이 모든 정보를 제공하는 수단으로써 어린이부터 남녀노소까지, 연령을 불문하고 사용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정보를 교환하는 스마트 폰의 앞면 유리는 수많은 박테리아들이 번식하고 있어 사용자 입장에서 보면 매우 위험합니다. 최근에 발표된 언론매체에 따르면 스마트 폰 앞면의 유리는 화장실 변기 수준으로 매우 지저분하다고 합니다. 박테리아 중에는 대장균과 포도상 구균이 스마트폰 유리 표면에서 매우 쉽게 번식해 인간의 건강을 위협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박테리아들의 번식을 막기 위해 은 나노가 주로 사용되고 있지만 아직까지 스마트 폰에는 사용되지 못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최근에는 이러한 은나노들 조차도 인간에게 해롭다고 발표되고 있어요. 뿐만 아니라 은의 가격은 매우 비싸다는 단점을 갖고 있죠. 따라서 저희 팀의 연구에서는 인간에게 해로운 박테리아들이 스마트 폰의 앞면 유리에 기생하는 것을 막기 위해 인간에게 해롭지 않으며 값이 싼 아연(Zn) 입자들을 유리 표면에 증착, 박테리아가 기생하지 못하게 하는 항균기능의 디스플레이를 연구했습니다.”
나노입자를 증착하는 기존의 용액공정은 입자들의 응집이 매우 심했다. 때문에 치밀하고 균일한 나노입자를 얻기가 어려웠다. 이에 따라 나노 입자를 정밀하고 균일하게 증착하면서 유리와 거의 같은 투명도를 유지하는, 그리고 터치를 하거나 옆으로 밀기를 해도 인식이 잘 되는 패널의 개발이 필요했다.
새로운 디스플레이를 개발하기 위해 윤순길 교수팀은 다양한 연구를 시도했다. 아연 나노입자가 증착된 유리패널에 대한 대장균과 황색포도상구균에 대한 항균특성을 평가한 결과 은 나노입자와 유사한 99.99% 이상의 항균 활성치를 나타내고, 투명유리 수준의 빛 투과성을 보이는 등 유리패널의 항균 재료로서 아연 나노입자의 활용 가능성을 확인했다.
“항균 활성치란 일정시간 동안 배양된 균주의 수를 비교해 항균정도를 평가한 값입니다. 그 값이 2.0 이상이면 99% 이상 균주가 사멸돼 항균 효과가 있는 것으로 보고 있어요. 즉, 아연나노 입자를 증착한 패널이 항균 재료로서의 가능성이 있다는 걸 확인한 거죠. 여기에 더불어 아연 나노입자와 유리의 접착력을 강화해 터치 등 옆으로 미는 힘에 대한 저항력을 강화하기 위해 아연 나노입자와 유리 사이에 티타늄 나노입자를 넣었습니다.”
스마트폰의 앞면 유리, 즉 디스플레이에 항균 특성을 부여하기 위해서는 필수적으로 만족시켜야 할 몇 가지 요구조건이 필요하다. 먼저 스마트 폰의 앞면 유리에 어떠한 항균처리를 하더라도 유리 본연의 투명도가 그대로 유지돼야 한다. 또한 손가락으로 수천 번 터치하더라도 항균처리가 손상되지 말아야 하며 항균 특성이 그대로 유지돼야 한다. 또한 유리에 항균처리가 된 후에도 스마트 폰이 잘 작동해야 한다. 이러한 문제점을 모두 해소해야 만 항균특성을 갖는 스마트폰 유리가 사용될 수 있는 것이다.
이를 위해 윤순길 교수팀은 아연 나노입자를 활용한 연구를 진행했다. 기존에는 아연 나노입자를 활용한 경우가 없었다. 윤 교수는 “일단 항균특성을 갖는 물질로 아연이 알려져 있다”며 “하지만 본 연구와 같이 스마트 폰 유리에 적용한 연구결과는 아직 없다. 근본적으로 이들을 이용해 항균특성을 스마트폰 유리에 적용하려면 더 많은 문제들이 해결 돼야 한다. 그리고 이 몫은 스마트 폰 시장을 선도하는 대기업에 있다고 판단된다”고 강조했다.

2000회 이상의 테스트 통과한 실험

윤순길 교수팀이 개발한 아연 나노입자를 유리에 증착한 항균 패널 샘플은 은 나노와 동일한 항균특성을 보인다. 투명도는 유리와 거의 비슷해 아연 나노를 증착한 것이 표시가 나지 않았다. 또한 2000번 이상의 터치와 옆으로 밀기에도 항균 및 투명도 면에서 전혀 문제가 발생하지 않았다. 이를 공기 중에서 3개월 이상 사용한 결과 아연 산화물로 바뀌긴 하지만 투명도 및 항균에는 전혀 문제가 없었다.
“아직까지 스마트 폰 시장에서는 유리표면에 기생하는 박테리아들을 제거하는 연구와 실용화에 대한 연구가 수행되지 못하고 있습니다. 단지 스마트 폰의 기능을 확장하는 일에만 몰두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죠. 그러나 앞으로는 중국의 저가 스마트폰이 전 세계 시장을 위협할 것입니다. 이런 가운데 항균특성을 갖는 스마트 폰을 실용화해 이에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됩니다.”
윤순길 교수팀이 이번 연구를 시작한 것은 한 대기업으로부터 의뢰가 들어오면서다. “2년 전, 국내 기업에서 이에 대한 연구를 수행하려고 했는데 성과가 잘 나오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저희 연구실로 의뢰가 들어왔어요. 당시에는 은 나노를 이용한 항균 효과를 스마트폰 유리에 적용하려고 했죠. 하지만 해당 기업에서는 아직 시기상조라고 봤고, 연구는 결국 중단됐어요. 저희 연구실에서는 이를 계속 수행해 결국 은 나노에서 아연 나노 입자들로 연구를 진행했죠.”
포기하지 않고 새로운 대안을 찾다 보니 결국 연구를 성공적으로 이끌 수 있었다. 물론 그 과정에는 많은 어려움도 있었다. 윤 교수는 “아연 나노입자를 스마트 폰 유리 위에 증착시 균일한 입자들을 형성하는 것이 어려웠다”며 “유리에 입자가 증착되면 유리 본연의 투명도를 유지해야 하는데 그 조건을 만족하는 것이 힘들었다. 또한 아연 입자들이 유리에 증착돼 전도도가 커지면 스마트 폰이 작동을 못했다. 이를 조절하는 것 역시 큰 어려움 중 하나였다”고 연구과정을 회고했다.
해당 연구는 현재 스마트폰에서 문제가 되는 전자파 차폐와 항균특성, 이 두가지를 동시에 실현시켰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는 연구로 평가받고 있다. 또한 국내 증착기술의 획기적인 발전을 가져올 수 있다는 점에서 큰 파급효과를 가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제 대기업에서도 해당 분야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습니다. 이에 따라 개발한 연구를 실용화 하는데 더욱 집중하고자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문제점을 확실히 파고들어 해결하고, 전자파 차폐와 항균특성을 동시에 실현하는 연구과제도 본격적으로 수행할 필요가 있습니다. 물론 해당 연구에는 많은 어려움이 따를 수 있지만 하고자 하는 의욕이 있다면 무었이든 가능하다고 생각해요. 이러한 신념으로 연구에 몰두해 좋은 결과를 도출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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