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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슈퍼맨의 ‘수정 디스크’ 개발

2016-08-22

영화 ‘슈퍼맨’에서 주인공 칼엘(Kal-El)의 고향은 크립톤 행성이다. 뛰어난 문명을 자랑하는 이 행성에는 놀라운 기술들이 많은데 그중에서도 데이터 저장기술을 빼놓을 수 없다. 크립톤 행성 사람들은 자신들이 축적한 엄청난 지식을 수정(석영) 속에 저장하고 있었다.​
영화 속에 나오는 이야기지만 이 기술이 지금 지구에서 현실화되고 있다. 21일 IT제품 리뷰로 유명한 ‘엔가젯(engadget)’에 따르면 지금 지구의 과학자들이 수정을 가지고 영화 ‘슈퍼맨’ 속에 등장하는 ‘꿈의 저장장치’를 실현하고 있는 중이다.
가장 큰 주목을 받고 있는 기술은 ’5D 유리 디스크(5D Glass Data Disc)’다. 영국 사우스햄프턴대학 연구진이 개발하고 있는 이 디스크는 영화 ‘슈퍼맨’에 나오는 수정 속에 대량의 데이터를 영구적으로 보존할 수 있는 장치다.

25센트 동전 크기 공간에 1440 TB 저장 

사우스햄튼 광전자연구센터(Optoelectronics Research Center) 연구진은 이 저장장치를 만들기 위해 석영(수정)을 녹여 유리 모양으로 냉각시킨 융해 석영(fused quartz, 融解石英) 속에 자체 조립한 나노구조를 활용했다.
이 나노구조 속에 5차원의 데이터 저장장치를 내장했는데 먼저 3차원 나노 구조 ‘점’에 너비·높이· 깊이를 암호화한 3차원 파일을 저장했다. 이어 저장된 데이터 ‘점’의 크기 값과 배치 방식을 결정하는데 4차원, 5차원 방식을 적용했다.
연구팀은 이런 방식으로 저장된 데이터 양이 25센트 동전 4분의 1크기의 공간에 360 테라바이트(TB)의 정보를 저장할 수 있었다. 1 테라바이트(TB)는 1024 기가바이트(GB)로 360TB는 36만8640기가 바이트에 해당하는 양이다.
이렇게 저장된 데이터는 최고 190°C의 온도에서 보존이 가능하다. 연구진은 이 상태가 지속될 경우 우주의 나이(FTW)인 138억년 동안 데이터 보존이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기존의 CD나 DVD처럼 데이터가 손상될 위험이 전혀 없다는 것.
연구진은 지난 2월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국제광학엔지니어링 학회에서 이 같은 내용이 담긴 논문 ‘유리에서 초고속 레이저 나노 구조를 활용한 5차원 데이터 저장(5D Data Storage by Ultrafast Laser NonoStructure in Glass)’을 발표한 바 있다.
그리고 지금 시제품을 개발했으며, 상용화 과정을 밟고 있는 중이다. 연구진은 이 장치를 만들기 위해 펨토 초(10조 분의 1 초) 레이저, 공간 광변속기(SLM), 푸리에 렌즈(FL), 반파장 판, 색선별 거울 등을 사용했다고 설명했다.

아이슬란드에 초고층 데이터센터 계획도

영화 ‘슈퍼맨’에 등장한 꿈의 저장장치를 개발하려는 노력은 오래 전부터 있어왔다. 일본의 전자회사인 히타치 역시 석영을 활용한 5차원의 데이터 저장장치인 ‘수정유리 디스크(Quartz Glass Disc)’를 선보인 바 있다.
히타치 연구진은 40 메가바이트(MB)의 데이터를 2mm 두께, 2.54cm2 동전 크기의 수정 유리 속에 저장할 수 있다고 설명하고 있다. 또 1000℃ 고온에서 보존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또한 물, 일반 화학물질 속에서도 보존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히타치의 ‘수정유리 디스크’가 주목을 받고 있는 것은 저장장치 안에 아무리 많은 데이터를 저장하더라도 항상 투명한 상태를 유지할 수 있다는 점이다. 이 제품 역시 상용화를 위한 단계를 밟고 있는 중이다.
영화 ‘슈퍼맨’을 보면 북극에 있는 ‘고독의 요새(Fortress of Solitude)’가 등장한다. 슈퍼맨은 이곳에 있는 지식 저장장치를 수시로 접속하면서 놀라운 정보를 획득하고 악당과의 전쟁에서 멋진 승리를 거두게 된다.
저장장치가 북극에 설치돼 있는 것은 서버에서 발생하는 열을 내리기 위해서다. 적은 비용으로 가열된 온도를 조절할 수 있다. 이런 점을 고려, 에픽 시스템즈(Epic Systems)에서는 추운 나라 아이슬란드 데이터 저장장치 가 설치된 초고층빌딩 계획을 마련했다.
원통형의 초고층빌딩을 세운 후 그 안에 신선하고 차가운 공기가 흐르도록 유도해 거대한 데이터 저장장치에서 발생하는 열을 제어할 수 있게 만들자는 것. 이 빌딩이 건설될 경우 100% 자연환경에 의한 데이터센터 운용이 가능하다는 주장이다.
‘the epic data-storing skyscraper’란 제목의 이 계획은 건축잡지 이볼로(eVolo)가 매년 개최하는 ‘초고층빌딩공모전(Skyscraper Competition)’에 선보였다. 아이슬란드처럼 추운 지역이 아닌 물속에 저장장치를 설치하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글로벌 기업 MS는 엄청난 양의 데이터를 안전하게 보관하기 위해 물 속에 저장장치를 설치하는 방안을 모색 중이다. ‘나티크(Natick)’라 명명된 이 프로젝트에는 거대한 방수 캡슐 속에 데이터 서버를 밀봉해 워싱톤에서 먼 태평양 한 가운데 투입하자는 내용이 들어 있다.
또 다른 방안으로 석회석 광산에 저장장치를 설치하자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석회석 안의 온도가 낮은데다 안전한 보존이 가능해 비용 절감을 위핸 방안으로 검토되고 있다. 디지털 기술 가운데 핵심이 되는 기술이 ‘데이터 저장 기술(data storage techniques)’이다.
데이터 보관뿐만 아니라 데이터를 수정·삭제하기도 하고, 필요한 경우 원하는 데이터를 가져오는 등 데이터 저장과 처리 방식을 모두 총칭하는 말이다. 이 기술이 영화 ‘슈퍼맨’에 나오는 꿈의 저장장치를 닮아가고 있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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