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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발 스모그’, 미세먼지와의 전쟁

2017-09-20

지난 19일 전국 대부분 지역은 미세먼지로 인해 하늘이 희뿌옇게 변했다. 특히 경기 및 충남 지역의 경우 초미세먼지 농도가 ‘매우 나쁨’ 수준으로 나타나기도 했다. 이처럼 미세먼지 농도가 갑작스레 높아진 건 중국발 스모그 때문이다.
해마다 추동기만 되면 중국에서 날아오는 미세먼지의 영향을 받게 된다. 올해는 1개월 정도 미세먼지가 더 일찍 찾아왔는데, 그 이유는 시베리아 고기압의 영향력이 약해지며 중국 내륙의 대기 흐름이 정체된 탓으로 분석되고 있다. 실제로 중국 베이징의 경우 지난 8월 말부터 스모그의 원인 물질인 초미세먼지가 연일 기승을 부렸다.
이에 따라 중국 당국은 베이징 및 북부 지역 등 스모그 피해가 심각한 지역에 위치한 28개 도시에 대해 대기질 개선을 위한 긴급대책을 마련해 시행에 들어갔다. 그에 의하면 올해 10월부터 내년 3월까지 해당 지역의 초미세먼지 평균 농도를 15% 이상 낮추고, 심각한 오염일수를 동기대비 15% 이상 낮추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기존의 대기오염 방지 업무가 원칙적인 조치였다면 이번 대책은 구체적인 목표와 행동계획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대기오염을 유발하는 공장은 생산을 중단하도록 단속을 강화하며, 4만4000대의 석탄 보일러도 교체할 예정이다. 석탄 보일러의 경우 지난해 1만여 대 교체에 비하면 4배 이상 강력해진 조치다.
또한 소규모 오염기업에 대해서는 보일러 개조 및 청정난방연료 교체, 방진 관리, 오염배출물 허가증 발급 등 감독을 강화한다. 대기환경관리를 위한 관련 기구가 9월 말까지 설립되며, 환경감독 대상 지역에 공기질량자동검측센터를 설치하는 등 대기환경 관리를 위한 조직 및 인프라도 확대될 계획이다.

대기환경 관리 위한 조직 및 인프라 확대

환경문제가 심각한 도시에 대해서는 게릴라식으로 생산공장을 급습하는 식의 환경 감독도 시행된다. 중앙 환경 감찰 5600여 명 중 정예요원들을 환경오염이 심각한 지역에 급파해 감찰하며, 102개 팀의 순찰공작조를 징진지(京津冀 ; 베이징, 톈진, 허베이) 및 주변지역에 파견해 4개월 동안 환경 순찰을 맡긴다. 만약 환경보호부의 감독 강화 및 순찰기간 동안 발생한 문제가 시정되지 않을 경우 당서기 및 시장 등의 관련 인사를 문책하기로 했다.
그뿐만이 아니다. 중국 베이징에서는 겨울 난방이 시작되는 11월 15일부터 내년 3월 15일까지 각종 토목․석재공사 및 철거공사가 전면 중단된다. 또한 도로 공사와 수리 공사 등 먼지를 유발하는 공사도 모두 중단된다.
다만 민생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중대 공사에 대해서는 해당 지역 건설위의 승인을 받고 시행할 수 있게 했다. 이 규정을 위반한 업체에 대해서는 시공자격 중지 등의 엄격한 제재를 가한다고 밝혔다.
중국 당국이 이처럼 강력한 대책을 시행하는 데는 스모그 해결 외에 또 다른 의도가 숨어 있다. 현지 전문가들은 소규모 영세기업 및 기술력이 낙후된 저부가가치 기업의 도태를 촉진해 산업 고도화를 위한 조치로 해석한다.
하지만 스모그로 인한 중국 국민들의 피해는 사실상 심각한 수준이다. 미국 시카고대학 에너지정책연구소는 2004년부터 2012년까지 중국 150개 도시를 대상으로 주민들의 평균수명을 조사했다.
그 결과 화이허 강을 기준으로 남부 지역보다 겨울철 석탄 난방이 집중된 북부 지역 거주민의 평균수명이 3.1년 더 짧은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스모그로 인해 대기 중 미세먼지가 ㎥당 10㎍을 넘어설 때마다 기대수명이 7개월 이상 단축됐다. 스모그가 호흡기질환은 물론 뇌졸중 발병률을 끌어올린 결과다.
중국의 심각한 대기오염이 식량난을 유발할 가능성이 있다는 연구결과도 나왔다. 베이징농업대학 연구진은 베이징 외곽의 온실에서 오직 자연광과 인공조명만으로 토마토 등의 씨앗이 며칠 만에 발아되는지 조사했다.
그 결과 인공조명의 씨앗은 20일 내에 싹을 틔운 반면 자연광에만 의존한 씨앗은 발아하는 데 2개월 이상 걸리는 것으로 나타난 것. 이는 미세먼지가 태양광을 50% 가량 차단하면서 식물들의 광합성 속도 역시 뚝 떨어졌기 때문이다.

중국, 신재생에너지에 3610억 달러 투자

세계에서 가장 큰 에너지 시장인 중국은 2020년까지 신재생에너지 발전에 3610억 달러를 투자할 계획이다. 환경오염을 유발하는 석탄 대신 청정연료로 전환하겠다는 의지인 셈이다. 이 계획이 실행되면 약 14억 톤의 탄소 배출을 감소할 수 있다.
‘2016~2020 에너지 분야 5개년 개발 계획’에 의하면 태양광 발전에 1조 위안을 투자해 용량을 5배 증가시키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는 대형 태양광 발전소 1000개를 건설해야 하는 용량이다. 중국은 이미 작년에 세계 최대 태양광 발전 국가로 부상했다.
또한 풍력발전에 약 7000억 위안, 수력발전에 5000억 위안, 나머지는 조력 및 지열발전 등에 투자할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 국가에너지청(NEA)은 태양광, 원자력, 풍력, 수력 등의 신재생에너지원을 통해 2020년까지 새로 생산되는 에너지의 50%를 담당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이번 투자로 1300만 개의 일자리가 창출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이런 막대한 투자에도 불구하고 2020년 기준 전체 에너지원에서 신재생에너지원의 비중은 15%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5억 8000만 톤의 석탄과 맞먹는 양으로서, 이 기간 동안 절반 이상의 중국 발전소는 여전히 석탄을 연료로 사용할 수밖에 없다.
중국이 적극적인 대책을 추진하고 있지만 이미 비대한 경제를 지탱하기 위해서는 석탄 사용이 불가피하다는 의미다. 따라서 당분간 우리나라의 중국발 미세먼지 문제는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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