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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연변이 장수 유전자’ 발견

2017-11-17

‘아미시(Amish) 사람들’은 19세기 방식대로 고립돼서 자기들만의 기독교 공동체를 이루고 산다. 전기도 없고 마차를 타고 다니며, 농사를 지을 때도 말로 밭을 간다.
미국 여러 곳에 흩어져 있는 아미시 공동체 중 인디애나 주 베른(Berne)의 아미시 사람들은 왜 수명이 더 길고 건강할까? 단순히 옛날 방식대로 살아서일까 아니면 무슨 유전적인 요인이 있을까.
이런 부분에 의문을 가진 과학자들이 인간의 노화를 늦추는 ‘돌연변이 유전자’가 있음을 밝혀내고 그 연구결과를 15일 사이언스 어드밴시스(Sscience Advances)에 발표했다.
만약 노화와 관련된 질병을 방지할 수 있는 유전적인 요인이 밝혀지면, 오래 살게 하는 ‘장수약’이 나올지 모른다.
인디애나 베른 아미시 사람 중 이같은 돌연변이 유전자를 가진 사람들은 다른 아미시 주민들에 비해서 10% 이상 더 오래 살면서 동시에 ‘수명시계’라고 알려진 텔로미어(telomere)가 10% 더 긴 것으로 나타났다.

수명 10% 길고 당뇨병도 없어    

이 돌연변이 유전자를 가진 사람들은 당뇨병도 훨씬 낮을 뿐 더러, 공복 인슐린 수준도 낮았다. 혈관의 나이를 반영하는 복합 수치도 낮았다.
이들은 ‘플라스미노겐 활성화제 억제제’(plasminogen activator inhibitor)라고 하는 PAI-1가 매우 낮았는데, PAI-1은 세포 노화에 관련된 ‘분자 지문’의 일부를 구성하는 단백질이다.
PAI-1 단백질은 인간의 혈액응고시스템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 2개의 돌연변이 PAI-1유전자를 가진 사람들은 월경때 출혈이 많아지거나 임신출혈, 부상때 비정상적인 출혈이 일어난다. 출혈문제 뿐 아니라 다양한 심장질환 등을 가진 것을 발견했다.
건강하게 장수하는 아미시 사람들은 돌연변이 PAI-1유전자를 한 개 보유하고 있다.
본 박사는 PAI-1단백질이 혈액응고 이외에 다른 기능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해왔다. 본 박사는 예를 들어 “쥐에게서 이 단백질의 수준을 높이면 매우 빨리 늙을 뿐 더러 대머리가 되고 일찍 심장발작으로 죽는다”고 말했다.
지금까지 PAI-1단백질은 동물의 노화와 관계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인간의 노화에는 어떻게 영향을 미치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PAI-1을 30년 가까이 연구해 온 노스웨스턴대학(Northwestern University)의 더글러스 본(Douglas Vaughan)박사는 “사상 처음으로 우리는 노화의 분자 마커(텔러미어의 길이), 노화의 신진 대사 마커(공복 인슐린 수준), 그리고 노화의 심장혈관 마커(혈압과 혈관 강도) 등을 보게 됐다”고 말했다. 본 박사는 “사람들은 더 오래 살 뿐 아니라, 더 건강하게 산다. 아주 바람직한 장수의 형태이다”고 말했다.
이미 노스웨스턴 대학과 일본 도호쿠 대학은 ‘장수약’을 개발하고 임상실험을 해 왔다. 이들이 개발중인 ‘TM5614’는 PAI-1단백질의 활동을 억제한다. 이 약은 일본에서 1단계 실험을 마치고 2번째 실험이 진행되고 있다.
노스웨스턴 대학은 미국 FDA에 초기 임상실험을 신청하고, 6개월 안으로 시작할 전망이다. 이에따라 이 약이 2형 당뇨병과 비만을 가진 사람의 인슐린에 어떻게 반응하는지를 실험하게 된다.
2015년 5월 5일 새벽, 더글러스 본(Douglas Vaughan) 박사 등 40명의 의사와 간호사와 의료진들이 미국 인디애나 주 베른(Berne)으로 달려가 동사무소에 10개의 검사실을 열었다. 아미시(Amish) 사람 177명이 2일 동안 말이나 마차를 타고 모였다. 이들은 공복혈액채취, 혈압검사, 맥박검사, 폐기능검사, 소변검사 등 다양한 실험을 하루 종일 받았다.
본 박사 연구팀이 발견한 것은 매우 놀라웠다. 아미시 사람 중 PAI-1유전자를 1개 가진 사람들은 평균 85세를 살았는데 이는 동료들보다 약 10년 더 오래 사는 것이다.
게다가 돌연변이 유전자를 갖지 않는 아미시 사람은 2형 당뇨병을 가진 비율은 7%였지만, 이 돌연변이 유전자를 가진 사람은 비슷한 식생활을 했는데도 불구하고 0%였다.
돌연변이 유전자를 가진 사람은 인슐린 수준이 28%나 낮았다. 인슐린은 당뇨병을 고질적으로 만들어주는 호르몬이다. 당뇨병은 사람이 나이가 들면서 발전하는 것이다. 따라서 이 돌연변이 유전자가 노화의 신진대사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
동시에 이 돌연변이 유전자를 가진 사람은 심혈관 건강도 좋아서 수명을 나타내는 텔로미어의 길이가 10% 더 길었다. 수명이 늘어나면 텔로미어도 길기 때문에 텔로미어는 수명시계라는 별명을 가졌다.
본 박사 연구팀은 베른 아미시 공동체에서 177명을 조사해서 이중 43명이 PAI-1 돌연변이 유전자가 1개임을 발견했다. 일반적인 아미시 사람과는 달리 이 43명은 수명이 10% 정도 길었으며 텔로미어가 10% 정도 길었다.
인디애나 베른의 아미시 사람들은 유전적으로나 문화적으로 고립된 상태로 살고 있다. 이지역 주민들의 선조는 19세기 중반 스위스 베른에서 이주해 온 사람들이다. 그래서 건물들도 스위스 분위기가 난다.

스위스 농부 후손 통해 돌연변이 유전자 유입

돌연변이는 스위스에서 온 농부들로부터 유입됐다. 스위스 농부 후손 2명이 아미시 공동체 사람과 결혼해서 들어왔다. 따라서 베른 아미시 공동체 외의 다른 지역 아미시 사람들에게는 이런 돌연변이가 나타나지 않는다.
돌연변이 유전자를 가진 사람들에게 출혈에 문제가 있다는 사실은 1990년대 에이미 샤피로(Amy Shapiro) 박사가 발견했다. 3살짜리 아미시 여자아이가 머리를 부딪쳤는데 상처에서 출혈이 비정상적으로 발생했다. 수술을 했더니 더 많은 출혈이 생겨서 결국 수혈이 필요할 정도가 되면서 거의 죽음에 이르렀다.
샤피로 박사가 이 여자아이에 대해서 알게됐을 때 그녀는 9살이었다. 비정상적인 출혈은 PAI-1단백질의 돌연변이에서 오는 희귀한 현상이었다. 이 돌연변이는 미시건대학 데이비드 긴스버그(David Ginsberg) 박사 실험실에서 확인돼 1992년 뉴잉글랜드 저널 오브 메디신에 발표됐다.
돌연변이는 세르핀1(SERPINE1)이라고 하는 유전자의 돌연변이가 1개 카피되느냐, 2개 카피되느냐에 따라 달라진다. 2개 카피가 이뤄지면 유전적으로 출혈에 문제가 생기는 것이다.
유전과 장수에 대한 새로운 발견이 많아지면서, 인간 수명 연장의 꿈은 계속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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