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quire{mediawiki-texvc}$

연합인증

연합인증 가입 기관의 연구자들은 소속기관의 인증정보(ID와 암호)를 이용해 다른 대학, 연구기관, 서비스 공급자의 다양한 온라인 자원과 연구 데이터를 이용할 수 있습니다.

이는 여행자가 자국에서 발행 받은 여권으로 세계 각국을 자유롭게 여행할 수 있는 것과 같습니다.

연합인증으로 이용이 가능한 서비스는 NTIS, DataON, Edison, Kafe, Webinar 등이 있습니다.

한번의 인증절차만으로 연합인증 가입 서비스에 추가 로그인 없이 이용이 가능합니다.

다만, 연합인증을 위해서는 최초 1회만 인증 절차가 필요합니다. (회원이 아닐 경우 회원 가입이 필요합니다.)

연합인증 절차는 다음과 같습니다.

최초이용시에는
ScienceON에 로그인 → 연합인증 서비스 접속 → 로그인 (본인 확인 또는 회원가입) → 서비스 이용

그 이후에는
ScienceON 로그인 → 연합인증 서비스 접속 → 서비스 이용

연합인증을 활용하시면 KISTI가 제공하는 다양한 서비스를 편리하게 이용하실 수 있습니다.

좀비 개미 조종자는 곰팡이?

2017-11-23

영화 소재로 즐겨 사용되는 좀비(zombie)는 중앙아메리카의 설화에서 유래됐다. 주술사가 마술적인 방법으로 소생시킨 시체들을 일컫는 말로서, 인간의 모습을 하고 있지만 정신세계는 주술사의 지배하에 있기 때문에 자신의 의지와는 상관없는 행동을 하는 존재들이다.
하지만 설화는 설화일 뿐이다. 우리나라의 도깨비처럼 실제로는 존재하지 않는 대상이 바로 좀비인데, 이를 사람이 아니라 곤충의 세계로까지 확대한다면 이야기가 좀 달라진다. 실제로 좀비가 되는 곤충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곰팡이의 포자가 개미의 행동을 지배

좀비 개미의 존재는 미 펜실베니아주립대의 ‘데이비드 휴즈(David Hughes)’ 교수와 그가 이끄는 연구진에 의해 처음 확인됐다. 지난 2011년 태국 남부의 열대우림을 탐사하던 연구진은 일정한 수의 개미들이 정상적으로 걷지를 못하고 휘청거리며 기어다니는 것을 보았다.
또한 그냥 땅을 기어다니는 동작만 하는 것이 아니라 대부분의 개미들이 옆에 있는 식물의 줄기에 올라가더니 한참을 꼼짝않고 매달린 채 있다가 그대로 죽어버리는 기이한 행동까지 보였다. 연구진은 원래 습성과는 전혀 다른 모습을 보이는 개미들을 흥미롭게 관찰했다.
특히 죽은 개미들은 머리나 몸통 옆으로 가시같은 것이 튀어나와 있어서 흉측한 모습을 하고 있었다. 그런 모습들이 처음에는 동충하초(夏草冬蟲)와 비슷하다고 생각했지만, 그렇게 되기까지의 과정은 상당히 달랐다.
동충하초가 되는 곤충들은 버섯 포자가 신체를 지배할 때가지는 원래의 습성을 그대로 유지한 채 행동을 하지만, 태국에서 발견한 개미들은 습성 자체가 완전히 달라졌기 때문이다.
이에 연구진은 죽은 개미들을 수거하여 평상시와 다른 행동을 하는 원인을 조사했고, 그 결과 ‘오피오코르디셉스(Ophiocordyceps)’라는 곰팡이에 의해 이상한 행동을 한다는 점을 밝혀냈다.
연구진의 발표에 따르면 오피오코르디셉스 곰팡이의 포자가 개미의 행동을 지배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곰팡이에 감염된 개미는 집으로 가는 대신에 곰팡이가 번식하기 적당한 장소로 이동한 다음, 그 자리에 죽어 포자가 더 널리 퍼질 수 있도록 자신을 번제로 바친다는 것이다.
이 같은 결과에 대해 휴즈 교수는 “평소 습성과는 다른 행동을 하는 개미들에게 ‘좀비 개미’라는 이름을 붙였다”라고 소개하며 “숨구멍을 통해 오피오코르디셉스 곰팡이의 포자를 들이마시는 순간, 개미는 서서히 좀비 개미로 변하게 된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감염된 개미는 주위에 있는 식물을 타고 올라가 줄기를 붙잡은 채 죽음을 맞이하게 되는데, 이때 곰팡이는 개미의 머리와 몸통을 뚫고 나와 포자 형태로 공기중에 퍼지며 다시 다른 개미를 감염시키는 것으로 밝혀졌다”라고 말했다.

뇌가 아닌 다리를 공략하여 개미를 조종

휴즈 교수의 연구 결과는 학계에 커다란 반향을 불러 일으키면서, 다른 학자들도 좀비 개미에 대한 후속 연구를 시작하는 계기를 마련했다. 후속 연구의 핵심은 곰팡이가 개미의 체내에서 어떤 영향력을 미치며, 어떠한 매커니즘으로 개미의 행동력을 통제하는지를 밝혀내는 것이었다.
이에 스위스 바젤대와 미 펜실베이니아주립대의 과학자들로 구성된 공동 연구진은 좀비 개미가 되는 과정을 규명하기 위해 3D 컴퓨터 모형 및 인공지능 프로그램을 활용하는 실험을 진행했다.
실험 결과는 뜻밖이었다. 일반적으로 동물의 행동을 조종하기 위해서는 뇌를 통제해야 한다는 것이 상식이다. 그러나 연구진이 3D 및 인공지능 프로그램으로 실험한 결과, 곰팡이는 뇌가 아닌 다리를 공략하여 개미를 노예처럼 부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관련하여 연구 책임자인 바젤대의 마리델 프레데릭슨(Maridel Fredericksen) 박사는 “실험에 참여하기 전만 해도 좀비 개미를 만드는 것은 곰팡이가 개미의 뇌를 공략하기 때문이라 생각했다”라고 언급하며 “그러나 그런 예상은 보기 좋게 지나갔는데, 그 덕분에 뇌가 아닌 다리를 공략해도 개미를 조종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라고 밝혔다.
뇌를 공략하지 않는 이유에 대해 프레데릭슨 박사는 “아직 확실치는 않지만 감염된 좀비 개미가 다른 개미들을 감염시키기 좋은 장소까지 움직이게끔 해야 하기 때문이 아닌가라고 생각한다”라고 답변하며 “다리가 아닌 뇌만 공략할 경우 실제로 개미를 원하는 장소까지 이동시키기 어렵기 때문에, 뇌가 아닌 다리를 공략한 것으로 본다”라고 덧붙였다.
바젤대의 연구와 비슷한 시기에 미 플로리다주립대의 ‘카리사 드 베커(Charissa de Bekker)’ 박사와 연구진은 좀비 개미의 행동 양식에 대한 연구를 진행했다. 연구진은 좀비 개미들이 풀이나 나무로 올라가는 행동이 하루 중 특정한 시간에 나타난다는 점을 대상으로 연구를 추진했다.
베커 박사는 “대부분의 좀비 개미들이 태양이 중천에 올라간 정오 시간에 식물로 기어오르는 행동을 보였는데, 이는 곰팡이가 개미의 생체 시계를 조절하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라고 추정하며 “아마도 정오라는 시간이 곰팡이의 포자를 더 잘 퍼트리기 위해 적당한 시점이라 판단하여 그 같은 행동을 한 것으로 여겨진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베커 박사는 “아무리 뛰어난 뇌신경학자라도 곰팡이처럼 개미의 행동을 마음대로 조절할 수는 없다”라고 놀라워하며 “이들 곰팡이가 어떤 방식으로 이렇게 복잡한 행동을 조절하는지 파악한다면 사람의 뇌와 행동의 조절 기능을 이해하는 데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AI-Helper ※ AI-Helper는 오픈소스 모델을 사용합니다.

AI-Helper 아이콘
AI-Helper
안녕하세요, AI-Helper입니다. 좌측 "선택된 텍스트"에서 텍스트를 선택하여 요약, 번역, 용어설명을 실행하세요.
※ AI-Helper는 부적절한 답변을 할 수 있습니다.

선택된 텍스트

맨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