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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멸종 초식동물 복원, 지구온난화 완화”

2018-10-25

멸종되거나 멸종위기의 동물 종(種)을 되살려 원래의 먹이사슬을 복원하는 이른바 ‘영양(營養) 재(再) 야생화(trophic rewilding)’가 지구온난화로 제기되는 지구촌의 난제를 풀어나가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세계 최고(最古)의 생물학 저널인 영국 ‘왕립학회 자연과학 회보 B(Philosophical Transactions of the Royal Society B)’는 최신호에서 영양 재야생화를 특집으로 다루며 순록과 코뿔소 등을 비롯한 대형 포유류의 재야생화가 지구온난화와 관련된 재앙적 들불이나 기타 위협으로부터 초지와 숲, 툰드라를 보호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이번 특집에 객원 편집자로 참여한 네덜란드생태학연구소(NIOO-KNAW) 연구원 리스베트 바커 박사는 한 지역에서 동물이 멸종하면 생태계에서 이들이 담당했던 독특한 역할도 사라지게 된다는 증거가 점증하고 있다고 했다. 그 결과는 대형 초식동물들이 사라지면서 풀이 들판에 그대로 남아 대형 들불의 ‘연료’가 되는 것처럼 재앙적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영양 재야생화의 대표적 사례로는 1990년대 미국 옐로스톤 국립공원의 야생 늑대 복원이 꼽히고 있다. 야생 늑대가 복원되고 사슴을 잡아먹으면서 이들의 개체 수가 줄어 사슴 떼로 인한 강의 제방 침식이 줄어들고, 강의 물줄기가 생물 다양성이 풍부해지는 쪽으로 바뀌게 됐다는 것이다.
그러나 학계 일각에서는 영양 재야생화의 효과에 관해 여전히 과학적 자료가 부족하다는 지적을 해왔으며, 이런 흐름을 바꿔놓기 위해 이번 특집이 마련됐다.
이를 통해 세계 각지의 연구원들이 관련 자료와 연구 결과를 공유했으며, 그중에는 북극 지역에서 순록과 사향 소 등과 같은 대형 초식동물이 기온상승의 영향을 실제로 완화할 수 있다는 연구결과도 포함돼 있다.
온난화로 툰드라 지역에 나무와 관목이 자라면서 열을 흡수해 얼었던 토양이 녹고 이에 갇혀있던 이산화탄소를 비롯한 온실가스가 방출돼 기후변화가 가속하는 악순환이 이어지는데 대형 초식동물이 나무와 관목 싹을 먹어치움으로써 이를 완화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논문 저자인 스웨덴 우메오대학 생태학자 요한 올롭슨 박사는 종이 다양할수록 효과도 크다면서 재야생화는 “인간이 북극지역에서 지구온난화나 적어도 그 결과를 완화할 수 있는 몇 안 되는 방법의 하나”라고 강조했다.
또 되새김질(반추)하는 가축을 비반추 야생동물로 대체하면 방목장에서 온실가스인 메탄의 방출량을 줄일 수 있다는 연구결과도 나왔다.
이와 함께 습지식물의 다양성을 확대하는 데 비버가 도움이 될 수 있으며, 토착 육식동물을 복원하는 것이 외래종 육식·초식 동물을 억제하는 효과적 방법이 될 수 있다는 연구결과도 제시됐다.
바커 박사는 “이런 연구결과들은 영양 재야생화가 생태계에 미치는 기후변화의 부정적 충격을 완화하는 유망한 도구라는 점을 보여주는 것”이라면서 때가 되면 이런 영양 재야생화가 도시화나 생물 다양성 파괴 등과 같은 문제를 해결하는 데도 도움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공동 편집자로 참여한 덴마크 오르후스대학의 생태학자 젠스 크리스티안 스베닝 교수는 “재야생화가 ‘기후변화의 해법’이라고 주장하는 것은 지나치게 낙관적인 것일 수 있다”면서 “그러나 일정한 역할을 할 수 있는 것은 분명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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