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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에 대한 백신과 치료제가 아직 개발 중인 가운데 여러 시험적인 치료방법과 치료약품이 시도되고 있다. 회복기 환자의 혈장을 다른 환자에게 투입하여 치료하는 혈장치료법이 국내외에서 효과를 보았다는 소식과 함께, 구충제인 이버멕틴이 코로나19 바이러스를 사멸시킬 수 있다는 해외의 연구결과가 보도된 바 있다.
즉 오스트레일리아 모내쉬대학의 연구팀에 의하면, ‘세포 배양 시험’ 결과 이버멕틴(Ivermectin)이 코로나19 바이러스의 유전물질을 48시간 이내에 모두 소멸시켰다고 한다. 물론 이는 사람에게 직접 투여한 임상시험 결과가 아니기 때문에, 이버멕틴을 코로나19의 치료제로 쓸 수 있는지는 좀 다른 문제이다. 국내의 전문가들과 식품의약안전처는 인체에의 유효성 및 안전성이 아직 입증되지 않았고 부작용의 우려 등도 있으므로 임상시험이 필요하다는 신중한 입장이다. 약사회 또한 이버멕틴을 동물 구충제 이외의 다른 목적으로는 사용하지 말 것을 당부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당장 치료제로 쓰기는 어렵다 해도 이버멕틴의 코로나19 바이러스 제거 효과를 확인한 것은 충분히 의미가 있는 발견이라 할 수 있다.
동물 구충제로 주로 쓰이는 이버멕틴은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승인도 받은 약품이나 국내에서는 염증성 안면홍조 치료제로 쓰일 뿐 구충제로는 거의 사용되지 않는 편이다. 그러나 중남미와 아프리카 등지에서는 매년 2억 명 이상에게 투여될 정도로 사람에게도 널리 쓰이는 광범위한 구충제이다.
즉 아프리카의 특정 지역에서 강가에 사는 사람들은 사상충(絲狀蟲, Filaria)의 감염에 의해 눈이 멀게 되는 강맹안증(River blindness)에 시달리는 경우가 적지 않는데, 이버멕틴은 이를 치료하는 데에 특효가 있다. 또한 중남미 지역에서도 기생충이 유발하는 열대 풍토병의 치료에 뛰어난 효과가 있어서 널리 쓰인다. 이버멕틴은 사상충 등 여러 기생충의 신경신호 전달을 차단하여 근육을 마비시킴으로써 결국 기생충을 죽이는 작용을 한다.
이버멕틴을 개발한 과학자는 바로 2015년도 노벨생리의학상을 공동으로 수상한 윌리엄 캠벨(William C. Campbell, 1930- )과 오무라 사토시(大村智, 1935~ )이다.
캠벨은 아일랜드 출생으로서 더블린 트리니티 대학에서 동물학을 전공한 후 미국 위스콘신 대학으로 유학하여 박사학위를 받았다. 그는 이후 제약업체인 머크(Merck)사의 연구소에서 재직하면서 사상충 등의 기생충 감염 질환을 치료하는 아버멕틴(Avermectin)과 이버멕틴을 개발한 공로로 이후 노벨생리의학상을 받게 되었다.
일본 출신의 오무라 사토시는 도쿄대학 등지에서 약학박사와 이학박사를 취득하였고, 기타사토연구소(北里研究所)에 재직하면서 캠벨의 머크연구소와 공동 연구를 통하여 기생충 치료제를 개발하는 데에 큰 공로를 세웠다. 즉 그는 항생물질을 찾기 위해 박테리아를 대규모로 토양에서 배양하는 기술을 독자적으로 개발하였는데, 이를 통하여 스트렙토미세스 속(屬)의 박테리아들을 추출하고 배양하여 항생제로 쓰일 가능성이 있는 수십 종의 균주(菌株)들을 선별하였다.
이를 바탕으로 캠벨은 균주 중에서 방선균 ‘스트렙토미세스 아버미틸리스(Streptomyces avermitilis)’가 만들어내는 항생물질이 가축의 기생충에 효과를 보인다는 사실을 발견하여, 이를 주성분으로 하는 아버멕틴을 개발하였다. 아버멕틴은 회충, 사상충 등의 선충류에 강한 활성을 나타내는데, 이를 화학물질로 정제하여 기생충 치료제로 개발한 것이 바로 이버멕틴이다.
이버멕틴은 처음에는 가축 등의 동물 구충제로 사용되었으나, 동물을 감염시키는 사상충과 사람에게 감염증을 일으키는 회선사상충이 매우 가까운 종이라는 사실이 확인되어 이후에는 사람을 위한 기생충 치료제로도 널리 쓰이게 되었다. 이버멕틴은 기생충에 의해 고통을 받았던 열대 지방의 가난한 사람들의 건강 개선에 크게 기여하였고, 이 공로로 캠벨과 오무라는 결국 노벨생리의학상을 수상하게 된 것이다.
캠벨, 오무라와 함께 2015년도 노벨생리의학상을 수상한 또 한 명의 과학자는 바로 중국의 투유유(屠呦呦, 1930- )이다. 투유유는 말라리아를 치료하는 새로운 특효 성분인 아르테미시닌(Artemisinin)을 개발한 공로를 인정받은 것이다. 그런데 말라리아의 기존 치료제 중의 하나로서 클로로퀸(Chloroquine)이 있는데, 이 역시 최근에 코로나19 바이러스에도 치료 효과가 있을 것이라 주목을 받는 약품이다. 말라리아는 플라스모디움(Plasmodium) 속(屬)의 말라리아 원충에 감염되어 발생하는 질환인데, 이 원충은 원생생물로서 사상충보다 훨씬 작기는 하지만 역시 기생충의 일종이다.
클로로퀸이든 이버멕틴이든 기생충을 치료하는 약품이 어떻게 코로나19 바이러스도 사멸시킬 수 있는지 그 원리와 작용 메커니즘은 아직 정확히 밝혀지지 않았고 연구가 더 필요한 부분이다. 코로나19의 백신도 치료제도 아직 개발되지 않은 현재, 이들이 임상시험 등을 통하여 효과적인 치료제로 개발될 수 있을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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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 최성우 과학평론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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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문 | 사이언스타임즈 |
출처 | https://www.sciencetimes.co.kr/?p=20428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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