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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아몬드는 보석 중의 보석으로 불린다. 캐럿(무게), 세공, 색, 투명성을 의미하는 4C에 따라 값어치가 달라지겠지만, 1캐럿 천연 다이아몬드 반지의 가격은 1,000만 원이 넘는다. 세상에서 가장 비싼 다이아몬드 순위에 오르는 다이아몬드의 가격은 무려 800~900억 원에 달한다. 값비싼 천연 다이아몬드 대신 실험실에서 제작한 ‘랩그론(Lab-Grown) 다이아몬드’로 ‘가성비’를 챙기는 소비자들도 많아지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국내 연구진이 세상에서 가장 저렴하게 인공 다이아몬드를 제작할 수 있는 새로운 기술을 개발했다.
다이아몬드와 연필심의 본질은 탄소(C)로 같다. 다이아몬드가 만들어지는 환경을 고려하면 다이아몬드와 연필심의 가치가 하늘과 땅 차이인 것도 이해가 된다. 다이아몬드가 만들어지는 곳은 대륙 지각 아래 140~190km에 있는 맨틀 최상부층이다. 이보다 깊어도, 얕아도 안 된다. 다이아몬드 결정은 대기압의 수만 배에 이르는 45~60kb(킬로바)의 압력, 900~1300℃의 온도 조건에서 수억 년에 걸쳐 만들어진다. 맨틀 최상부층보다 더 깊은 곳은 온도가 너무 높아 탄소가 액체가 되고, 얕은 곳은 압력이 충분하지 못해 다이아몬드가 아닌 흑연만 만들어진다.
이렇게 깊은 곳에서 만들어진 다이아몬드가 사람의 손이 닿는 곳까지 오려면 화산폭발이 필요하다. 다이아몬드가 속한 맨틀 최상부층의 암석이 마그마에 밀려 같이 올라와야 한다. 맨틀 최상부층이 지표로 나와 ‘킴벌라이트’라 불리는 암석으로 굳는다. 다이아몬드 산지는 즉 킴벌라이트 암석이 있는 곳으로, 이곳에서 결정인 다이아몬드를 채굴하는 것이다. 문자 그대로 온 지구가 도와줘야 다이아몬드가 만들어진다.
채굴 과정도 만만치 않다. 천연 다이아몬드를 채취하려면 3~4km 깊이로 땅을 파고, 흙을 씻어내기 위해 막대한 물이 쓰인다. 1캐럿 천연 다이아몬드 채취에 500L(리터)의 물이 필요한 정도다.
비싼 가격으로 인한 장벽, 환경 오염에 대한 우려는 ‘랩그론 다이아몬드’의 인기를 높였다. 랩그론 다이아몬드는 인조 다이아몬드와는 다르다. 다이아몬드의 외형을 흉내 낸 인조 다이아몬드와 달리 랩그론 다이아몬드는 천연 다이아몬드와 성분이 완전히 같다. 대륙 지각에서 천연 다이아몬드가 성장하는 고온·고압 환경을 실험실에 모방해 탄소를 조금씩 붙여 크기를 키우는 식으로 제작한다.
랩그론 다이아몬드는 온 지구가 돕지 않아도 실험실에서 2~4주 정도면 만들 수 있다. 가격은 천연 다이아몬드의 10~20% 정도다. 인공 다이아몬드와 달리 천연 다이아몬드의 색을 유사하게 묘사할 수도 있다. 천연 다이아몬드의 가격은 지속적으로 하락하는 추세지만, 랩그론 다이아몬드 시장은 5년 새 16배 이상 커졌을 정도로 가파른 성장세를 보인다.
그런데 고압의 조건 없이 다이아몬드를 만들 수 있다는 새로운 연구 결과가 나와 주목받고 있다. 기초과학연구원(IBS) 다차원 탄소재료 연구단 연구진은 액체 금속 합금을 이용해 1기압에서 다이아몬드를 합성하는 데 성공하고, 그 연구 결과를 25일 최고 권위의 국제학술지 ‘네이처(Nature)’에 보고했다. 다이아몬드는 고온·고압 조건에서 생산된다는 패러다임을 깬 것이다.
탄소 물질을 일반적으로 탄소 원자가 주변 3개의 탄소 원자와 결합한다. 이를 SP2 결합이라고 한다. ‘꿈의 신소재’로 불리는 그래핀처럼 SP2 결합을 이룬 탄소 물질은 육각형 벌집 모양을 보인다. 반면, 다이아몬드는 중심의 탄소 원자가 주변 4개의 탄소 원자와 결합한 SP3 결합을 갖는다. 이 결합에서는 정사면체가 상하좌우로 끊임없이 반복되는 구조가 나타난다. 즉, 일반적인 탄소 물질을 다이아몬드로 만들려면 SP2 결합을 SP3 결합으로 바꿔야 하는데, 이 조건이 까다롭다.
연구진은 액체금속을 이용하여 메탄가스(CH4)에서 탄소와 수소를 분리했다는 미국 연구진의 연구에서 아이디어를 얻었다. 액체 금속에서 분리된 탄소로 다이아몬드를 성장시켜보자는 아이디어였다. 우선 연구진은 고온의 환경을 빠르게 만들 수 있는 새로운 장치를 개발했다. 이 장치를 이용해 기존 다이아몬드 합성 장치들이 3시간 걸리는 가열 및 냉각 과정을 15분이면 만들어낼 수 있었다.
이후 액체 금속의 합금 비율, 온도, 압력 등 수백 개의 매개변수를 조정해가며 다이아몬드 제작에 도전했다. 계속된 노력 끝에 연구진은 특정 액체 금속 가운데서 무지갯빛 회절을 발견했다. 다이아몬드가 성장했다는 의미다. 갈륨, 니켈, 철, 실리콘이 각각 77.75%, 11%, 11%, 0.25%의 비율로 혼합된 액체 금속의 하부 표면에서 다이아몬드 구성 물질인 탄소가 성장했다. 이 금속에서 다이아몬드가 만들어진 온도와 압력은 1025℃, 1기압에 불과했다.
연구를 이끈 로드니 루오프 IBS 다차원 탄소재료 연구단장은 “기존 합성 다이아몬드는 고온·고압 조건을 유지하기 위한 압력 셀의 크기 제한 때문에 합성 가능한 다이아몬드 크기가 1㎤로 제한됐는데, 우리 연구진이 제시한 공정으로는 더 쉽고, 크게 다이아몬드를 만들 수 있다”며 “이렇게 제작한 다이아몬드 내부에서 자성 등 양자 현상을 띄는 구조도 포함된 만큼 향후 나노 크기의 자기 센서나 양자 컴퓨터 분야로의 응용 가능성도 확인했다”고 말했다.
저자 | 권예슬 리포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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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문 | 사이언스타임즈 |
출처 | https://www.sciencetimes.co.kr/?p=25659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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