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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사회에서 시는 창조적 정신과 진실의 발견을 추구하여야 한다. 여기엔 현실에 대한 총체적 시각의 확보가 필요하다. 그러나 현대에 들어올수록 현실 속의 진실을 파악해내는 일이 어려워지고 있다. 20세기에 이르러 리얼리즘의 지평은 협소해졌고 그대신 혼돈된 현실의 한 부분에만 집착하는 자연주의와 현실의 생생한 리얼리티를 추상화하는 모더니즘이 득세하였다. 20세기 초반에 거세었던 이 자연주의와 모더니즘이 지닌 현실과의 긴장은 20세기말 포스트모더니즘에 이르러 주춤거리게 되였다.
모더니즘은 기존 예술 즉 리얼리즘을 거부한다. 창작 관점은 외부에서 작가의 내면 세계로 전환되어지고 의식의 흐름조차 지극히 사소해진다. 개인적인 체험에 근거하므로 모더니즘 시는 난해하게 되었다. 기존의 낭만주의에 반발하는 모더니즘 시는 이미지즘, 주지주의, 상징주의, 다다이즘, 초현실주의 계열을 의미한다. 대중의 전통적인 서정시와 거리가 먼 모더니즘은 자본주의의 산물이며, 도시적 속성을 지니고 있다.
게다가 현대사회가 정보화 사회로 진입하면서 급기야 전통적 서사가 힘을 잃었다. 신세대가 언어를 통해 구현되는 작품 속의 삶 보다 영화나 텔레비전에서 보여지는 무수한 이미지를 선호하면서 정치현실이나 노동에 대한 관심이 약화했고, 나아가 대중문화를 개인의 정체성으로 받아들이게 되었다. 대중문화는 인공으로 조작된 이미지로 구성된 것으로 광고를 실제영상으로 착각하게하여 소비를 촉진시키듯 비현실인 실존을 자신의 정체성으로 받아들이도록 하는 경향이 있다. 이와 같은 사회적 배경에서 서정과 거리가 먼 해체시 등의 난해한 작가중심의 현대시는 대중을 잃게 되였다.
종전의 인쇄문자로 표현된 텍스트는 작가와 독자간의 일방적 커뮤니케이션이지만 오늘날의 정보화 시대에서는 ...

현대사회에서 시는 창조적 정신과 진실의 발견을 추구하여야 한다. 여기엔 현실에 대한 총체적 시각의 확보가 필요하다. 그러나 현대에 들어올수록 현실 속의 진실을 파악해내는 일이 어려워지고 있다. 20세기에 이르러 리얼리즘의 지평은 협소해졌고 그대신 혼돈된 현실의 한 부분에만 집착하는 자연주의와 현실의 생생한 리얼리티를 추상화하는 모더니즘이 득세하였다. 20세기 초반에 거세었던 이 자연주의와 모더니즘이 지닌 현실과의 긴장은 20세기말 포스트모더니즘에 이르러 주춤거리게 되였다.
모더니즘은 기존 예술 즉 리얼리즘을 거부한다. 창작 관점은 외부에서 작가의 내면 세계로 전환되어지고 의식의 흐름조차 지극히 사소해진다. 개인적인 체험에 근거하므로 모더니즘 시는 난해하게 되었다. 기존의 낭만주의에 반발하는 모더니즘 시는 이미지즘, 주지주의, 상징주의, 다다이즘, 초현실주의 계열을 의미한다. 대중의 전통적인 서정시와 거리가 먼 모더니즘은 자본주의의 산물이며, 도시적 속성을 지니고 있다.
게다가 현대사회가 정보화 사회로 진입하면서 급기야 전통적 서사가 힘을 잃었다. 신세대가 언어를 통해 구현되는 작품 속의 삶 보다 영화나 텔레비전에서 보여지는 무수한 이미지를 선호하면서 정치현실이나 노동에 대한 관심이 약화했고, 나아가 대중문화를 개인의 정체성으로 받아들이게 되었다. 대중문화는 인공으로 조작된 이미지로 구성된 것으로 광고를 실제영상으로 착각하게하여 소비를 촉진시키듯 비현실인 실존을 자신의 정체성으로 받아들이도록 하는 경향이 있다. 이와 같은 사회적 배경에서 서정과 거리가 먼 해체시 등의 난해한 작가중심의 현대시는 대중을 잃게 되였다.
종전의 인쇄문자로 표현된 텍스트는 작가와 독자간의 일방적 커뮤니케이션이지만 오늘날의 정보화 시대에서는 컴퓨터 네트워크가 쌍방향 소통구조로 변환되고 ꡐPC통신문학ꡑ이라는 새로운 문학행태가 자생적으로 만들어졌다. 통신문학의 무대는 사이버 공간, 즉 가상의 현실이다. 가상현실은 현실의 영역에서 보면 하나의 합성된 이미지에 불과하다. 기존의 문단에서는 가상현실을 공상이나 만화적인 사이버 스페이스의 배경으로만 여겨왔다. 문학은ꡐ현실의 배경ꡑ이며 현실을 반영하여야 한다는 고전적 관점 때문이었다.
다양한 대중적 매체 속에서도 원작의 창작성이 온존할 수 있었던 시대와는 달리, 지금은 작품이 컴퓨터로 대중에게 유통되는 경우가 많아 컴퓨터 네트웍이 예술품의 창작성까지도 하나의 관리 대상으로 삼게 되기에 이르렀다. 이에 따라 종래에는 진리의 창조자로 군림해 있던 시인이 시스템의 요구에 의해 작품의 경향과 양이 조절되어야 하는 주문생산자의 자리에 서게 되었다.
컴퓨터는 정보의 대량생산과 대량소비를 연결하기 위해 다양한 영상의 장르를 원용하고 있다. 이에 비해 상대적으로 문자를 표현매개로 하는 문학은 소외되는 장르일 수밖에 없게 된다. 컴퓨터가 차츰 문화권을 주도해가는 시대를 맞아 문자를 매개로 하는 시는 영상을 매개로 하는 예술 장르에 비해서 더욱 심각하게 창작성의 와해라는 위기를 실감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고전적 덕목으로 존중받던 시인과 시가 특별히 옹호되지는 않는 시대가 왔다. 정보의 즉각적인 소비를 날로 지향해가는 대중들을 위해 시의 창작성은 얼마든지 가공되고 변질되고 와해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인류가 이성과 감성의 총체로 발명해낸 시는 적지않은 변화를 겪겠지만 어떤 형태로든 살아남을 것이다. 나아가 가상현실이 지배하는 시대에 이르러서도 서정시의 원형은 굳건히 전승될 것이며 컴퓨터 시대에서도 대중의 정서가 존재하는 한 서정시의 원형은 지켜지고 더 빛나는 창조의 세계로 갈 것이다.
그런 소망으로 난해한 해체시의 시대를 지나 오늘날의 시는 아이러니칼하게도 컴퓨터를 매체로 이용해 대중과 호흡하려는 다각적인 움직임이 보이고 있다. PC통신 문학관이나 전자출판 같은 것이 좋은 예이다. 문자문화 시대의 책의 기능을 전자 통신이 감행해 주고 있는 것이다. 지금까지의 책 문화보다도 더 적극적으로 집적해서 검색하고 향유할 정보고속도로와 운영체제가 구축될 것이다. 그리하여 전통적 문학적 자산이 데이터베이스화되고 문학 작품들은 파일로 보관되어 일정 절차만 밟으면 전송 받을 수 있을 것이다.
이제 시인들은 지금 인류가 처한 시대가 어떤 시대인지를 제대로 파악하여야 한다. 농경사회에서 어울릴 문체와 계몽주의, 변화추구의 신세대풍을 맹목적으로 답습해서는 안될 것이다. 우리가 존중해 주고 보호해주어야 할 순수한 문학정신이 이 시대에서 어떻게 살아남을 수 있는 것인지 본질적인 명제를 고민하여야 한다. 이 고민의 해법은 인간이 궁극적으로 추구하는 아름다운 정서를 토대로 한 서정시가 될 것이고 사랑과 그리움을 노래하는 이것은 대중의 가슴을 파도칠 것이다. 그래서 나는 서정시를 지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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