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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치는 일종의 문화적 특권 의식에서 비롯된 대중의 동경에서 나타났고 급속히 대중을 거치면서 변질된 복제 예술들을 파생시켰고 인류문화사 전체에서 찾아볼 수 있는 현상인 대중의 생활, 정서 속에 어떤 형태로든 키치미술의 형식이 융화되면서 생활미술로 활용되어왔다. 키치의 이러한 시도들을 통해서 예술품과 상품, 진정한 것과 그렇지 않은 것에 대한 경계는 점차적으로 소멸하면서 변화되고 있지만 기존의 고급예술이 가진 고상함과 유일성에 대한 권위의식은 이러한 변화의 시각들을 긍적적으로 받아들이고 있지 않다. 하지만 기존의 고급예술이 고수하던 ...

키치는 일종의 문화적 특권 의식에서 비롯된 대중의 동경에서 나타났고 급속히 대중을 거치면서 변질된 복제 예술들을 파생시켰고 인류문화사 전체에서 찾아볼 수 있는 현상인 대중의 생활, 정서 속에 어떤 형태로든 키치미술의 형식이 융화되면서 생활미술로 활용되어왔다. 키치의 이러한 시도들을 통해서 예술품과 상품, 진정한 것과 그렇지 않은 것에 대한 경계는 점차적으로 소멸하면서 변화되고 있지만 기존의 고급예술이 가진 고상함과 유일성에 대한 권위의식은 이러한 변화의 시각들을 긍적적으로 받아들이고 있지 않다. 하지만 기존의 고급예술이 고수하던 ‘예술’과 ‘미’만을 추구하는 방식으로만 예술 활동을 하기에는 현대를 사는 우리가 경험할 수 있고 생각할 수 있는 다양하고 복잡한 미적 감성을 표현하는데 한계가 있다. 이렇듯 키치는 그 안에 함축 되어있는 고급예술과의 대립현상 때문에 부정적인 면이 강조되어 인식되어 왔으며 예술은 긍정적 가치를 담고 키치는 부정적 가치를 담은 미적 산물이라는 사회적 통념아래 성장해 왔다. 그 자체가 통솔적이라는 이유로 키치는 늘 하위문화로 존속하여 왔지만, 사실 예술과 차별을 두는 진리이거나 방법이 아니었다. 오히려 일종의 동질의 언어로서 동 시대의 정서와 감성들을 포괄하고 표현한다. 키치문화가 소통되기 위한 가능성을 의미하는 조형성과 태도들은 대중의 감성을 보다 근접하게 반영하며, 대중적 소재의 활용가치는 소통을 용이하게 하며 키치감성을 잘 나타내주고 대중의 격을 대변하는 성격을 띄면서 거칠고 평이하게 또는 달콤하고 풍자적인 모습으로 조장되어 인간 소외의 그늘을 채워준다. 키치는 이런 사회적, 문화적 현상들과 맞물리며 일상생활에서 그 대상들을 예술작품으로 변화시켰으며 자율적인 개념을 펼쳐왔다. 팝아트이래의 현대미술, 네오다다, 평크아트, 펑크팝, 정크아트, 아상블라쥬, 콤바인아트 등이 여러 형식으로 키치를 차용하거나 생산에 왔음에 그 사실을 알 수 있다. 이런 키치의 미적인 근거를 통해서도 볼 수 있듯이 키치를 가치론적인 기준으로 판단하기 보다는 적극적으로 수용함으로써 현대미술의 언어적 가능성의 폭을 확대하는 것이 더 생산적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확장된 의미의 키치를 가장 현대적으로 작업에 반영한 작가인 제프쿤스는 대중에게 어필되는 대량생산물, 대중매체 이미지들을 키치적으로 차용하여 미국 소비사회의 문제점을 솔직하게 작품화하고 있다. 그의 키치는 고급정통미술과 대중미술의 경계를 부정하고 미술품을 상업주의의 작품으로 제시하고 나아가 예술 속에서 누구보다 극한까지 보여주고 있다. 그의 작업에서 키치의 차용은 미술적 경계를 혼란하게 만들고, 자극적이고 현란한 작업방식이 감각적 요소만을 학습하게 한다는 이유에서 많은 논란의 대상이 되고 있다. 그러나 상반된 논란 속에서 옳고 그름을 판단하는 절대적 기준은 존재하지 않으며 합리적 비판은 새로운 미의식의 생성을 가능하게 할 것이며 키치 안에 내포되어있는 윤리적, 도덕적, 미학적 요소들을 개인의 자아정체성을 바탕으로 인식하고 수용할 때 키치의 올바른 이해와 발전이 가능할 것이다. 오늘날 대중문화가 생산해 내는 감각은 더 이상 고급예술에 의해 배척되지 않고 수용되고 있는 것이 현대 미술가들이 해온 일이라면 우리를 혼란시킴으로 인해 더욱 더 그 문제를 진지하게 생각할 수 있게 만든 제프쿤스 또한 현대미술의 영역을 확장시켰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