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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는 모든 가치가 상대화되고 다원화됨으로 인하여 어떠한 단일의 가치도 지배적이거나 우월한 것이 되지 못한다. 따라서 모든 가치들이 단편화되어 각 단편들이 동질적 혹은 이질적으로 조합되는 그야말로 하이브리드의 시대라고 할 수 있다. 더 이상 순수한 창조성이라는 것이 무의미해진 현대사회에서 총체적 재창조가 일어나는 것은 일종의 순환적 과정에 의한 혼돈에서 비롯됨을 파악해야 한다. 이처럼 현대의 급변하고 있는 새로운 인식체계를 반영하여 실내디자인 ...

현대는 모든 가치가 상대화되고 다원화됨으로 인하여 어떠한 단일의 가치도 지배적이거나 우월한 것이 되지 못한다. 따라서 모든 가치들이 단편화되어 각 단편들이 동질적 혹은 이질적으로 조합되는 그야말로 하이브리드의 시대라고 할 수 있다. 더 이상 순수한 창조성이라는 것이 무의미해진 현대사회에서 총체적 재창조가 일어나는 것은 일종의 순환적 과정에 의한 혼돈에서 비롯됨을 파악해야 한다. 이처럼 현대의 급변하고 있는 새로운 인식체계를 반영하여 실내디자인 측면에서는 자유로운 공간 해석의 가능성을 내포하게 된다. 이러한 상황에서 우리는 예술작품의 내용과 형식 사이의 모순과 통일, 즉 미적 대상의 구조체계에 대해 심사숙고해야한다. 사실 공간의 미적 형식을 파악하기 위해서는 감성적인 관찰에서 출발해야하는데 이것은 미가 형식 속에 있다는 견해에서 비롯된 것이다. 따라서 미적 대상에 대한 해석적 접근은 인간 간의, 그리고 인간과 사물, 기계, 또한 사유나 정서, 이미지, 그리고 기호와의 소통에 기초를 두어야 한다. 이러한 관점에서 하이브리드 공간 디자인은 다양한 코드(도상.대중적 코드와 건축적 코드)들을 원래의 문맥으로부터 이탈시켜 자유롭게 복제, 변형, 결합시킴으로써 단편화되고 혼성적인 요소로 이루어진 형태구성을 지향하게 된다. 여기서 공간을 구성하는 여러 하위코드들의 결합방식의 내재적 역학관계에 대한 분석이 이루어져야만 의미적 해석이 가능하게 된다. 그렇다면 하이브리드 공간의 유형과 결합방식을 분석하기 위해서는 이런 요소들이 분포할 수 있는 차원을 파악해야할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공간 언어의 분절체계를 설정하여 그것이 구문론적 법칙을 어기면서 새로운 문법을 생성해내는 분절요소의 변환에 대해 파악해야 한다. 이 모든 것은 하이브리드 디자인에 있어서 다양한 형태표현이 공간적 구성요소(분절체계의 변환)들의 융합에 의한 추상적 체계인 시적 표현에 그 초점이 맞추어질 수 있다. 하지만 여기서 주목할 것은 하이브리드 공간 디자인에 대한 언어 기호학적 체계에 따른 시적 표현의 접근이 ‘정확한’ 해석을 지향하는 것은 아니다. 다만 현대 실내공간을 분석할 수 있게 하는 해석적 도구들의 방법을 지향한다고 할 수 있다. 단지 그 대상은 존재하는 실내 공간 전체가 아니라 무한한 시적 의미의 텍스트들을 생산해내는 원리로서의 공간적 담론임을 강조하고 싶은 것이다. 한편, 하이브리드는 유니크한 작품을 만들려는 또 다른 강박증에 사로잡혀 있는 만큼 이러한 해석적 개념들이 모든 작품을 일관되게 분석할 수 없을지도 모른다. 왜냐하면 하이브리드 디자인은 그 자체도 부정할 수 있기 때문이다. 결국 이 모든 방법론적 선택은 질적인 차이가 아니라 양적인 차이라는 점을 미리 밝혀둔다. 앞서 말한 것처럼, 본 연구에서는 하이브리드 공간 디자인의 의미체계를 시적 형식으로 파악하고 있다. 이는 공간의 다양한 해석 가능성을 확보함으로써 획일적인 의미의 강요나 무미건조한 형태 논리로부터의 탈출구를 확보하기 위한 것이다. 이러한 논거를 전개하기 위해서는 우선, 형식적으로 문법적 체계성을 초월하는 공간적 사유방식의 미학적 근원을 밝혀야 한다. 그리고 텍스트적 맥락(의미론과 구문론)속에서 공간 언어의 분절적 구성요소의 변환적 사용을 통해 그것의 시적 의미체계를 밝혀야 한다. 이러한 연구방법은 대상으로부터 해석에 이르는 매개 역할로서 언어의 중요성을 부각시키는 것과 마찬가지로 건축에서도 역시 공간의 실체를 인식하기 위해서는 해석의 중요성이 부각되어져야만 한다. 왜냐하면 하이브리드 공간 디자인을 하나의 텍스트로 보는 것은 그것이 기호 집합체로서 해석의 대상이자 매개체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하이브리드 공간 디자인의 시적 의미체계에서 공간 구성요소의 변환적 사용으로 인한 그것의 결합구조로 생겨난 공간적 특성은 무한히 확장 가능한 관계요소들로 형성된다. 왜냐하면 하이브리드 공간적 특성에는 미학적 속성들이 반복적으로 중복되는 내재적 의미작용을 가지며 이것은 다시 시적 언어들로 표현될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하이브리드 공간은 구성요소의 시적 의미체계에 의해 모호성과 무한성에 기초하게 된다. 결국 하이브리드 공간 디자인에서 보여지는 시적 언어는 다(多)의미적으로 접근할 수 있는 해석의 틀을 제공하고 더불어 그것의 시적 의미체계는 열린 해석을 추구하게 된다. 이 논문의 중요한 쟁점은 하이브리드 공간 디자인의 시적 의미체계를 통해 무엇을 어떻게 전달하는가를 분석하는데 있다. 이것은 협의(狹義)의 측면에서 ‘무엇이 되게끔 의도된 것인가(의미작용의 문제)’의 시학적 문제와 광의(廣義)의 측면에서 ‘무엇을 하게끔 의도된 것인가(의사소통의 문제)’의 해석적 문제로 제기될 수 있다. 이러한 분석을 통해 우리는 하이브리드 공간 디자인을 미학적 대상으로 인정하게 된다. 여기서 해석이라는 것이 텍스트를 정의하는 기술로 정의될 때 그것은 다원적 이해의 불가피성, 즉 다양한 해석의 가능성을 전제한다. 이러한 관점에서 본 연구는 하이브리드의 미학적 측면에 대한 접근을 통해 그것을 시적 의미체계로까지 연결시키고 있다. 또한 분석적 논거틀로 상정한 공간 언어의 분절체계는 분명 의미론에 접근하기 위한 도구적 발판으로써 어느 정도 논리적 근거를 마련하기 위한 해결책으로 제시한다. 궁극적으로 하이브리드 공간 디자인이 의미 확장체계로서 시적 언어의 모호성과 의미작용의 무한성으로 해석하는 것은 하이브리드 자체 비판에 대한 해결의 실마리를 찾으려는 유연한 대응책으로 내세우고 있는 것이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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