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연수는 성실한 글쓰기를 통해 우리 문학의 영토를 확장해 온 작가이다. 본고의 목적은 김연수 소설에 나타난 현실 인식을 분석함으로써 김연수 작품 세계에 대한 이해를 넓히고 그 가치를 제대로 자리매김하는 데 있다. 김연수 소설은 현실과 허구, 진짜와 가짜, 원본과 위본, 기억과 망각의 문제가 명백하게 구별되는 것이 아니라는 인식론에서 출발한다. 실제와 허구는 쉽게 구분되는 것이 아니며 우리의 기억은 불완전하다. 때문에 우리는 세계와 타인을 완전히 이해할 수 없으며 숨어 있는 진실을 위해 거듭 반성해야 한다는 것이다. Ⅱ장에서는 이러한 김연수의 현실 인식을 실제와 허구의 차원과 기억과 망각의 차원으로 나누어 살펴보았다. 전자는 『꾿빠이, 이상』을 통해, 후자는 『사랑이라니, 선영아』를 통해 분석했다. 『꾿빠이, 이상』은 원본과 가짜, 실제와 허구의 문제를 중층적 구조로 그려낸 작품이다. 이 소설에는 천재 시인 '이상'의 죽음을 둘러싼 다양한 해석, '이상'의 삶을 모방하고자 했던 인물, 그가 남긴 모방 시(詩)의 진위(眞僞), '이상' 연구를 통해 자신의 정체성을 찾으려는 '피터 주'의 갈등 등이 나온다. 작가는 이들 이야기를 통해 실제와 허구의 이분법을 해체한다. 『사랑이라니, 선영아』는 엇갈리는 기억의 층위를 보여준다. '선영'과 '광수'의 결혼식을 전후로 해 벌어지는 일들을 두고 '선영'과 '광수', 그리고 선영을 좋아하는 '진우'의 기억은 모두 제각각이다. 기억은 근본적으로 불완전하고 재구성적이기 때문이다. 작가는 '실제하는 현실'에 대해 의문을 던지면서 진실을 알 수 있는 것은 주체와 타자와의 관계, 상호소통에 있다는 것을 강조한다. 김연수의 이러한 현실 인식은 역사적 상상력에까지 확대된다. Ⅲ 장에서는 「결코 끝나지 않을 농담」과 「뿌넝숴」두 작품을 통해 이를 분석해 보았다. 김연수는 필연적 ...
김연수는 성실한 글쓰기를 통해 우리 문학의 영토를 확장해 온 작가이다. 본고의 목적은 김연수 소설에 나타난 현실 인식을 분석함으로써 김연수 작품 세계에 대한 이해를 넓히고 그 가치를 제대로 자리매김하는 데 있다. 김연수 소설은 현실과 허구, 진짜와 가짜, 원본과 위본, 기억과 망각의 문제가 명백하게 구별되는 것이 아니라는 인식론에서 출발한다. 실제와 허구는 쉽게 구분되는 것이 아니며 우리의 기억은 불완전하다. 때문에 우리는 세계와 타인을 완전히 이해할 수 없으며 숨어 있는 진실을 위해 거듭 반성해야 한다는 것이다. Ⅱ장에서는 이러한 김연수의 현실 인식을 실제와 허구의 차원과 기억과 망각의 차원으로 나누어 살펴보았다. 전자는 『꾿빠이, 이상』을 통해, 후자는 『사랑이라니, 선영아』를 통해 분석했다. 『꾿빠이, 이상』은 원본과 가짜, 실제와 허구의 문제를 중층적 구조로 그려낸 작품이다. 이 소설에는 천재 시인 '이상'의 죽음을 둘러싼 다양한 해석, '이상'의 삶을 모방하고자 했던 인물, 그가 남긴 모방 시(詩)의 진위(眞僞), '이상' 연구를 통해 자신의 정체성을 찾으려는 '피터 주'의 갈등 등이 나온다. 작가는 이들 이야기를 통해 실제와 허구의 이분법을 해체한다. 『사랑이라니, 선영아』는 엇갈리는 기억의 층위를 보여준다. '선영'과 '광수'의 결혼식을 전후로 해 벌어지는 일들을 두고 '선영'과 '광수', 그리고 선영을 좋아하는 '진우'의 기억은 모두 제각각이다. 기억은 근본적으로 불완전하고 재구성적이기 때문이다. 작가는 '실제하는 현실'에 대해 의문을 던지면서 진실을 알 수 있는 것은 주체와 타자와의 관계, 상호소통에 있다는 것을 강조한다. 김연수의 이러한 현실 인식은 역사적 상상력에까지 확대된다. Ⅲ 장에서는 「결코 끝나지 않을 농담」과 「뿌넝숴」두 작품을 통해 이를 분석해 보았다. 김연수는 필연적 인과관계에 의한 역사, 거대 담론에 의한 서술을 불신한다. 역사든 우리 삶이든 우연의 소산으로 본다. 공식 역사, 기록으로서의 역사를 해체하고 대신 그 자리에 소수자의 목소리를 기록하고자 한다. 「결코 끝나지 않을 농담」은 어느 날 우연히 전처(前妻)를 만나 북촌 길을 거닐게 된 '나'의 이야기와 100년 전 역사적 사건들의 우연성을 병치시킨다. 이를 통해 작가는 역사란 선명한 대서사의 행로가 아니라 우연과 사소함이 교차되는 순간들로 구성된다고 강조한다.「뿌넝숴」는 한국전쟁 당시 '지평리 전투'에 중공군으로 참여했던 중국 노인의 회고담이다. 이 소설에선 기념비나 역사책에 씌어진 역사란 진실이 아니며 개인이 몸으로 겪은 역사가 진짜 역사라고 말한다. 이들 작품을 통해 작가는 거대 서사, 내셔널 히스토리, 인과율에 의한 역사를 부정하고 다성성(多聲性)을 존중하고자 하는 포스트모더니즘 역사관을 보여주고 있다. 대서사와의 결별과 소수자의 목소리 복원을 통해 진정성을 추구하고자 하는 것이다. 하지만 한계도 있다. 현실적으로 대서사와 완전하게 결별하기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아울러 그의 현실 인식이 비극적, 허무주의적이란 혐의에서도 자유롭기 어렵다. 앞선 비판에도 불구하고 최근 김연수 작품들은 허무나 비극이 아닌 자신과 타인에 대한 긍정, 소통의 가능성에 대해 모색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따라서 Ⅳ장에서는 작가가 소통을 통한 화해의 소망을 내면에 간직하고 있음을「뉴욕제과점」과 『네가 누구든 얼마나 외롭든』을 통해 분석했다.「뉴욕제과점」은 자신이 나고 자라온 '뉴욕제과점'에 대한 소소하고 따뜻한 일들을 회상하는 자전적 소설이다. 미적 형식으로서 회상이 갖는 장점은 과거의 체험을 이야기로 질서화하는 가운데 자신의 정체성을 구성한다는 점에 있다. 아울러 회상은 '경험자아'와 '서술자아'의 거리를 통해 자신의 내적 삶을 조망하고 성장시키는 데 기여한다. 이 소설은 ‘회상을 통해 무의미한 세계에서 삶의 의미를 보충’ 받고 ‘타자가 내면에 들어오도록 허용하는 타자성의 사랑과 소통의 소망’을 보여준다.『네가 누구든 얼마나 외롭든』에선 ‘내’가 화자이자 청자이자 이야기 수집가로 나타난다. 90년대 초반 대학생인 '나'는 직접 겪은 일과 주변 인물들에게서 들었던 다양한 이야기를 통해 소통의 가능성을 모색한다. 아무리 사소한 이야기라도 서로 연결될 수 있는 한 세상에 무의미한 것은 하나도 없다는 믿음은 불교의 '인드라망'을 연상케 한다. 우리는 모두인 동시에 하나며 모두 연결돼 있다는 것이다. 작가는 이 소설을 통해 수많은 이야기를 참조함으로써 소통의 희망을 드러내고 있다.
김연수는 성실한 글쓰기를 통해 우리 문학의 영토를 확장해 온 작가이다. 본고의 목적은 김연수 소설에 나타난 현실 인식을 분석함으로써 김연수 작품 세계에 대한 이해를 넓히고 그 가치를 제대로 자리매김하는 데 있다. 김연수 소설은 현실과 허구, 진짜와 가짜, 원본과 위본, 기억과 망각의 문제가 명백하게 구별되는 것이 아니라는 인식론에서 출발한다. 실제와 허구는 쉽게 구분되는 것이 아니며 우리의 기억은 불완전하다. 때문에 우리는 세계와 타인을 완전히 이해할 수 없으며 숨어 있는 진실을 위해 거듭 반성해야 한다는 것이다. Ⅱ장에서는 이러한 김연수의 현실 인식을 실제와 허구의 차원과 기억과 망각의 차원으로 나누어 살펴보았다. 전자는 『꾿빠이, 이상』을 통해, 후자는 『사랑이라니, 선영아』를 통해 분석했다. 『꾿빠이, 이상』은 원본과 가짜, 실제와 허구의 문제를 중층적 구조로 그려낸 작품이다. 이 소설에는 천재 시인 '이상'의 죽음을 둘러싼 다양한 해석, '이상'의 삶을 모방하고자 했던 인물, 그가 남긴 모방 시(詩)의 진위(眞僞), '이상' 연구를 통해 자신의 정체성을 찾으려는 '피터 주'의 갈등 등이 나온다. 작가는 이들 이야기를 통해 실제와 허구의 이분법을 해체한다. 『사랑이라니, 선영아』는 엇갈리는 기억의 층위를 보여준다. '선영'과 '광수'의 결혼식을 전후로 해 벌어지는 일들을 두고 '선영'과 '광수', 그리고 선영을 좋아하는 '진우'의 기억은 모두 제각각이다. 기억은 근본적으로 불완전하고 재구성적이기 때문이다. 작가는 '실제하는 현실'에 대해 의문을 던지면서 진실을 알 수 있는 것은 주체와 타자와의 관계, 상호소통에 있다는 것을 강조한다. 김연수의 이러한 현실 인식은 역사적 상상력에까지 확대된다. Ⅲ 장에서는 「결코 끝나지 않을 농담」과 「뿌넝숴」두 작품을 통해 이를 분석해 보았다. 김연수는 필연적 인과관계에 의한 역사, 거대 담론에 의한 서술을 불신한다. 역사든 우리 삶이든 우연의 소산으로 본다. 공식 역사, 기록으로서의 역사를 해체하고 대신 그 자리에 소수자의 목소리를 기록하고자 한다. 「결코 끝나지 않을 농담」은 어느 날 우연히 전처(前妻)를 만나 북촌 길을 거닐게 된 '나'의 이야기와 100년 전 역사적 사건들의 우연성을 병치시킨다. 이를 통해 작가는 역사란 선명한 대서사의 행로가 아니라 우연과 사소함이 교차되는 순간들로 구성된다고 강조한다.「뿌넝숴」는 한국전쟁 당시 '지평리 전투'에 중공군으로 참여했던 중국 노인의 회고담이다. 이 소설에선 기념비나 역사책에 씌어진 역사란 진실이 아니며 개인이 몸으로 겪은 역사가 진짜 역사라고 말한다. 이들 작품을 통해 작가는 거대 서사, 내셔널 히스토리, 인과율에 의한 역사를 부정하고 다성성(多聲性)을 존중하고자 하는 포스트모더니즘 역사관을 보여주고 있다. 대서사와의 결별과 소수자의 목소리 복원을 통해 진정성을 추구하고자 하는 것이다. 하지만 한계도 있다. 현실적으로 대서사와 완전하게 결별하기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아울러 그의 현실 인식이 비극적, 허무주의적이란 혐의에서도 자유롭기 어렵다. 앞선 비판에도 불구하고 최근 김연수 작품들은 허무나 비극이 아닌 자신과 타인에 대한 긍정, 소통의 가능성에 대해 모색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따라서 Ⅳ장에서는 작가가 소통을 통한 화해의 소망을 내면에 간직하고 있음을「뉴욕제과점」과 『네가 누구든 얼마나 외롭든』을 통해 분석했다.「뉴욕제과점」은 자신이 나고 자라온 '뉴욕제과점'에 대한 소소하고 따뜻한 일들을 회상하는 자전적 소설이다. 미적 형식으로서 회상이 갖는 장점은 과거의 체험을 이야기로 질서화하는 가운데 자신의 정체성을 구성한다는 점에 있다. 아울러 회상은 '경험자아'와 '서술자아'의 거리를 통해 자신의 내적 삶을 조망하고 성장시키는 데 기여한다. 이 소설은 ‘회상을 통해 무의미한 세계에서 삶의 의미를 보충’ 받고 ‘타자가 내면에 들어오도록 허용하는 타자성의 사랑과 소통의 소망’을 보여준다.『네가 누구든 얼마나 외롭든』에선 ‘내’가 화자이자 청자이자 이야기 수집가로 나타난다. 90년대 초반 대학생인 '나'는 직접 겪은 일과 주변 인물들에게서 들었던 다양한 이야기를 통해 소통의 가능성을 모색한다. 아무리 사소한 이야기라도 서로 연결될 수 있는 한 세상에 무의미한 것은 하나도 없다는 믿음은 불교의 '인드라망'을 연상케 한다. 우리는 모두인 동시에 하나며 모두 연결돼 있다는 것이다. 작가는 이 소설을 통해 수많은 이야기를 참조함으로써 소통의 희망을 드러내고 있다.
Kim Yeon-Soo as a writer is a pioneer who has expanded the territory of the Korean literature by sincere writing. The purpose of this study is to analyze the recognition of reality in Kim Yeon Soo’s novels, to help understand his mentality expressed in his works and to evaluate the true value. Kim Y...
Kim Yeon-Soo as a writer is a pioneer who has expanded the territory of the Korean literature by sincere writing. The purpose of this study is to analyze the recognition of reality in Kim Yeon Soo’s novels, to help understand his mentality expressed in his works and to evaluate the true value. Kim Yeon Soo’s works is based on epistemology which barely distinguishes reality from fiction, truth from falsehood, originality from forgery, and memory from oblivion. According to the theory of epistemology, since reality and fiction are not easily divided and humans’ memories are not perfect, humans cannot understand the outer world and others fully, and should reflect themselves over and over to find out the hidden truth. In chapter II, the study analyzes the writer’s recognition of reality separated into two categories, reality and fiction in 『Good bye, Lee Sang』and memory and oblivion in 『Oh, Love! Seon Young』. The writer’s reality perception stretches to historic imagination, which was investigated in chapter III through the two masterpieces, 『Never-ending jokes』and『The theory of incapability(Bbu neng sue)』. The author defied the history that necessarily comes from the relation between cause and effect. He also disbelieves metadiscourse. He sees both history and the life of human beings as fruits of coincidences. He tries to dismantle the formal and documentary history and to embrace the minority opinions. Through his literary productions, Kim Yeon Soo exhibits his postmodernist historical view which values not grand narratives, national history, and the law of cause and effect, but polyphony. This is to rebuild authenticity by abandoning grand narratives and recovering the opinions of the minority. However, there are limitations since it is impossible to say realistic good bye to grand narratives completely. In addition, his reality perception is hardly free from the tragic and nihilistic one. Nevertheless, the novelist Kim Yeon Soo has recently shown different attitudes in his works which depict affirmation of oneself and others and grope for the possibility of communication, not emptiness or tragedy. Therefore, chapter IV suggests that the author cherishes a hope for reconciliation by understanding through 『New York Bakery』and 『Whoever you are and However lonely you are』. 『New York Bakery』 implies love for otherness and a wish for understanding that make people be replenished with a meaning of life by reminiscence in a meaningless world and allow others come into their minds. In『Whoever you are and However lonely you are』, ‘I’ am a speaker, hearer, and collector of stories at the same time. The belief that there is nothing meaningless as long as even a tiny story is connected with anything reminds of Buddhistic ‘Indramang’. Humans are not only all but also one and they are all connected with each other. Through this novel, the writer reveals his wishes of communication by creating numerous stories.
Kim Yeon-Soo as a writer is a pioneer who has expanded the territory of the Korean literature by sincere writing. The purpose of this study is to analyze the recognition of reality in Kim Yeon Soo’s novels, to help understand his mentality expressed in his works and to evaluate the true value. Kim Yeon Soo’s works is based on epistemology which barely distinguishes reality from fiction, truth from falsehood, originality from forgery, and memory from oblivion. According to the theory of epistemology, since reality and fiction are not easily divided and humans’ memories are not perfect, humans cannot understand the outer world and others fully, and should reflect themselves over and over to find out the hidden truth. In chapter II, the study analyzes the writer’s recognition of reality separated into two categories, reality and fiction in 『Good bye, Lee Sang』and memory and oblivion in 『Oh, Love! Seon Young』. The writer’s reality perception stretches to historic imagination, which was investigated in chapter III through the two masterpieces, 『Never-ending jokes』and『The theory of incapability(Bbu neng sue)』. The author defied the history that necessarily comes from the relation between cause and effect. He also disbelieves metadiscourse. He sees both history and the life of human beings as fruits of coincidences. He tries to dismantle the formal and documentary history and to embrace the minority opinions. Through his literary productions, Kim Yeon Soo exhibits his postmodernist historical view which values not grand narratives, national history, and the law of cause and effect, but polyphony. This is to rebuild authenticity by abandoning grand narratives and recovering the opinions of the minority. However, there are limitations since it is impossible to say realistic good bye to grand narratives completely. In addition, his reality perception is hardly free from the tragic and nihilistic one. Nevertheless, the novelist Kim Yeon Soo has recently shown different attitudes in his works which depict affirmation of oneself and others and grope for the possibility of communication, not emptiness or tragedy. Therefore, chapter IV suggests that the author cherishes a hope for reconciliation by understanding through 『New York Bakery』and 『Whoever you are and However lonely you are』. 『New York Bakery』 implies love for otherness and a wish for understanding that make people be replenished with a meaning of life by reminiscence in a meaningless world and allow others come into their minds. In『Whoever you are and However lonely you are』, ‘I’ am a speaker, hearer, and collector of stories at the same time. The belief that there is nothing meaningless as long as even a tiny story is connected with anything reminds of Buddhistic ‘Indramang’. Humans are not only all but also one and they are all connected with each other. Through this novel, the writer reveals his wishes of communication by creating numerous stori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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