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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 문 초 록 김연수는 다양한 형식실험과 성실성으로 우리 소설의 문학적 지평을 넓혀온 작가다. 본고는 김연수 소설의 여성인물 유형 분석을 통해 그의 여성관과 작가관 세계관을 이해하고 그의 현실인식 및 시대정신을 규명해보고자 하는 시도이다. 그의 작품은 진실과 허구를 구별할 수 없는 위기감에서 출발한다. 1980년대의 특수상황을 거치며 1990년대로 왔지만 그는 어느 곳에도 소속되지 못한 의식을 지닌 세대로 머문다. 어떤 것도 믿을 수 없다는 이념의 공황상태에서 그는 끈질기게 진실은 무엇인가를 모색한다. 그의 여성인물은 바로 그 진실찾기의 주체로 나타난다. 기존 연구에서 이루어지지 않은 그의 여성인물 유형들을 본고는 보다 포괄적이고 종합적으로 분석하였다. 김연수 소설의 여성인물은 그의 소설이 발표된 시기에 따라 인물의 유형과 성격의 깊이가 다르게 나타난다. 여성인물의 유형화는 가치관이나 삶의 방향성, 타자와의 ...

논 문 초 록 김연수는 다양한 형식실험과 성실성으로 우리 소설의 문학적 지평을 넓혀온 작가다. 본고는 김연수 소설의 여성인물 유형 분석을 통해 그의 여성관과 작가관 세계관을 이해하고 그의 현실인식 및 시대정신을 규명해보고자 하는 시도이다. 그의 작품은 진실과 허구를 구별할 수 없는 위기감에서 출발한다. 1980년대의 특수상황을 거치며 1990년대로 왔지만 그는 어느 곳에도 소속되지 못한 의식을 지닌 세대로 머문다. 어떤 것도 믿을 수 없다는 이념의 공황상태에서 그는 끈질기게 진실은 무엇인가를 모색한다. 그의 여성인물은 바로 그 진실찾기의 주체로 나타난다. 기존 연구에서 이루어지지 않은 그의 여성인물 유형들을 본고는 보다 포괄적이고 종합적으로 분석하였다. 김연수 소설의 여성인물은 그의 소설이 발표된 시기에 따라 인물의 유형과 성격의 깊이가 다르게 나타난다. 여성인물의 유형화는 가치관이나 삶의 방향성, 타자와의 관계성 등을 고려하여 세 가지로 유형화하였다. 고립형, 승화형, 저항형인물이다. 첫째 고립형 여성인물은, 정체성을 확보하지 못한 비극적인 여성인물로, 배신의 상처를 극복하지 못하고 자멸하는 나약한 여성이다. 둘째 승화형여성인물은 남성들의 전유물이라고 생각하는 이념이니 정의니 하는 사상을 부정한다. 지상의 최고 가치는 사랑이고 진실한 사랑은 육체적인 감각을 통해서만 도달할 수 있다고 믿는 유형이다. 셋째 저항형 여성인물이다. 측근의 죽음으로 인해 상처를 입고 고립을 경험한 여성이다. 이 유형의 인물은 가족이나 연인의 고통을 이해할 수 없었기에 함께할 수 없었다는 자책으로 고통 받는다. 그러나 타인의 상처를 통해 자신의 상처를 확인하고 치유하는 과정을 거친다. 아울러 정체성을 확보하고 세계와 소통하게 된다. 그리고 진실찾기의 주체로 김연수의 사회현상에 대한 인식을 살폈다. 작가에게 진실은 무엇이며 여성의 의미와 여성을 통해 다가가려고 했던 지점이 무엇인지에 대한 연구이다. 여성인물들이 탄생하게 된 시대적 배경과 상관성을 알아보기 위해 그가 경험한 21세기에 주목했다. 김연수의 소설은 자신이 경험한 세계를 꾸준히 모색하고 성찰해나간다. 이데올로기의 혼란을 경험하며 진실은 육체가 경험한 것뿐이라는 극단에 다다르는 인물을 탄생시킨다. 따라서 김연수의 육체로서의 연애를, 세계사적인 사랑의 개념 변화의 위치에서 살펴보았다. 김연수가 주장한 육체적인 사랑은, 아무것도 믿을 게 없는 혼란 속에서 인간이 믿을 것은 자신이 체험한 감각이라는 결론에서 비롯된 주장이다. 육체에 진실을 부여한 그의 한계는 물질의 소모성과 직면하게 된다. 몸에 깃든 사랑의 진실은 세포의 시한성으로 사라지게 되기 때문이다. 이것을 막기 위해 김연수는 기록하는 자를 내세워 기록에 의한 영원성을 말하게 된다. 그것은 자신이 소설을 쓰기 시작하며 고민하던 문제의식, 기록의 변질성을 결국 수용하는 모양새다. 그는 다시 인간의 삶에서 고통이 차지하는 비중에 관심을 가진 듯하다. 인간은 누구든 고통을 지니고 살 수 밖에 없다는 대진리를 전제하며 우리는 그 고통을 비교할 것이 아니라 하나하나, 그 고유성을 인정해야 한다는 결론에 이르고 있다. 김연수는 남성과 여성, 타자와 나를 구분하지만 배타적 관계로는 가지 않는다. 그 사이 어디쯤에서 서성이다가, 서로가 서로를 있는 그대로 인정하는 단계까지 도달한다. 그의 인물들이 더 나아가 보완의 관계를 정립해야 할 필요를 발견한다면 아마 그때 우리 사회는 바람직한 모습일 것이라는 희망을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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