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트식민 담론에 힘입어 아프리카문학에 대한 조명이 최근 들어 활발히 전개되는 가운데 탁월한 포스트식민적 상상력에 기반한 글쓰기를 실천하는 대표적인 작가로 남아프리카 공화국의 쿳시(John Maxwell Coetzee, 1940- )를 들 수 있다. 쿳시는 자신의 소설들을 통해 아프리카너라는 지배층의 일원인 백인의 시각에서 인종주의의 근간이 되는 제국주의를 비롯한 모든 부당한 지배와 폭력을 비판하는 한편, 그 지배체제를 떠받치는 개인들의 윤리적 책임 역시 심도있게 다루고 있다. 본 논문은 쿳시의 대표적 소설인『야만인을 기다리며』(Waiting for the Barbarians, 1981),『마이클 K의 삶과 시대』(Life & Times of Michael K, 1983),『철의 시대』(Age of ...
포스트식민 담론에 힘입어 아프리카문학에 대한 조명이 최근 들어 활발히 전개되는 가운데 탁월한 포스트식민적 상상력에 기반한 글쓰기를 실천하는 대표적인 작가로 남아프리카 공화국의 쿳시(John Maxwell Coetzee, 1940- )를 들 수 있다. 쿳시는 자신의 소설들을 통해 아프리카너라는 지배층의 일원인 백인의 시각에서 인종주의의 근간이 되는 제국주의를 비롯한 모든 부당한 지배와 폭력을 비판하는 한편, 그 지배체제를 떠받치는 개인들의 윤리적 책임 역시 심도있게 다루고 있다. 본 논문은 쿳시의 대표적 소설인『야만인을 기다리며』(Waiting for the Barbarians, 1981),『마이클 K의 삶과 시대』(Life & Times of Michael K, 1983),『철의 시대』(Age of Iron, 1990),『추락』(Disgrace, 1999)을 중심으로 포스트식민주의 시각에서 인종주의 비판과 타자의 윤리의 문제를 살펴보는 데 그 목적이 있다. 쿳시의 소설들은 인종적 타자를 수용하는데 있어 반성적인 사유를 실천하는 글쓰기이다. 그의 소설들은 타자를 단순히 인정하는 수준에 머물지 않고, 타자가 능동적인 주체가 되도록 변화시키는 가능성을 탐색한다. 쿳시의 소설에 나타난 인종주의 비판과 타자의 윤리의 문제를 분석하기 위해 본 논문은 인종, 계급, 젠더 등의 문제와 포스트식민주의 시각을 접목시킨다. 식민주의를 극복하려는 이론적 탐색이라 할 수 있는 포스트식민주의는 포스트식민성의 물질적, 인식론적 조건들을 분석하고, 은밀하게 이루어지는 정치, 경제, 문화 제국주의 지배체제의 지속적인 작동과 싸우고자하는 이론들의 전망을 가리킨다. 자기 반성적 계기에서 스스로를 특수한 역사적 조건과 대결하려는 포스트식민이론은 식민화된 사회에 내재된 식민성을 파헤치는 이론적 저항에 기반한다고 요약할 수 있다. 아프리카의 경우, 대부분의 포스트식민 비평가들이 서구이론의 틀에 편입되지 않으려는 시도에서 현재의 서구와 비서구의 식민상황을 지배와 피지배라는 이분법적 대립관계로 파악하고 서구에 대한 정치적 저항이라는 주제에만 매달리고 있음이 사실이다. 그러나 쿳시의 글쓰기는 남아공의 아파르트헤이트(Apartheid) 시기뿐만 아니라 그 이후에도 인종문제가 여전히 심화되고 있는 현재의 상황을 배경으로, 과거사에 대한 심도있는 고찰뿐만 아니라 개인의 윤리의식의 확대와 실천으로 인종간의 화해를 지향하는 포스트식민 정치학을 실현한다. 쿳시의 소설이 일관되게 보여주는 타자의 윤리라는 주제는 스피박(Gayatri C. Spivak)과 레비나스(Emmanuel Levinas)의 주장과 일맥상통한다. 포스트식민 담론에서의 윤리적 책임을 강조하는 스피박은 유럽의 철학적, 문학적 전통들을 넘어 제국주의 역사와 하위주체 연구에 이르기까지 포괄적인 학문적, 실천적 영역을 구축하고 있다. 스피박은 제국주의와 서구이론의 공모관계에 대해 경계하면서 그에 기반한 포스트식민주의 비평가로서의 윤리적 책임감을 강조한다. 나아가 자아와 타자 사이의 윤리적 관계의 구조를 밝힌 윤리학자인 레비나스는 이기적인 자아가 어떻게 타자를 존중하면서 서로 윤리적 관계에 들어갈 수 있는지에 집중한다. 레비나스의 타자윤리는 타자의 도덕적 호소를 수용하는 윤리적 자아에 관한 이론이다. 스피박과 레비나스는 현대사회의 위기를 윤리의 부재로 진단하며 이것의 극복은 타자의 수용으로 가능하다고 강조하는데 이같은 주제는 쿳시의 소설을 통해 부각된다. 인종문제 비판에 타자의 윤리문제를 결합시키는 쿳시의 글쓰기의 특징을 분석하기 위해 본 논문은 주인공들을 중심으로 제국과 폭력 그리고 아파르트헤이트 등의 문제들을 상호 연계시켜보면서, 이들이 어떤 계기로 포스트식민 주체로 거듭나는지, 그것이 남아공 사회의 탈식민화에 어떤 의미를 부여하는지 그 중요성을 살펴본다. 본 논문에서 다루고자 하는 네 편의 소설들은 그간 남아공 사회에서 말해지기 어려운 여러 미묘한 주제들을 과감하게 표면화시켜 비평가들의 찬반 논쟁을 불러일으킨 것이 사실이다. 이는 쿳시 소설들이 인종주의 비판에 개인의 윤리적 책임을 긴밀히 연결하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독자로 하여금 정치적 성찰에 이어 윤리적 성찰도 할 수 있도록 유도하기 때문이다. 본론에 해당하는 제2장부터 5장까지는 네 편의 소설들에 나타난 인종주의 비판과 타자의 윤리문제를 접근해 갈 것이다. 제2장에서 다루는『야만인을 기다리며』에서는 제국과 원주민, 지배와 피지배의 이분법에 의존하지 않고 체제에 순응하기를 거부하는 진보적인 인물로서 화자인 치안판사를 면밀히 살펴볼 것이다. 쿳시는 화자를 통해 체제 이데올로기의 허구성을 안으로부터 폭로함과 동시에, 그것에 대한 자기의 공모성을 부각시키면서 거기에 연루되어 있는 지식인의 현실을 날카롭게 지적한다. 먼저, 제국이 식민화를 수행하는 과정에서 원주민에게 가한 비인간화와 폭력이 화자인 치안판사에게 어떤 반응을 불러일으키는가를 분석한다. 다음으로, 치안판사의 공모적 입장에 숨겨진 제국주의의 실체를 야만인 소녀(barbarian girl)와의 관계에서, 특히 그가 이 여성에게 보이는 연민을 인종과 젠더 차원에서 분석한다. 이 소설의 가장 큰 아이러니로 제국주의 인종담론의 해체가 바로 주인공을 통해 서술된다는 점에 주목하여, 타자에 대한 화자의 윤리적 성찰이 자신의 공모성을 부각시키는 자기 성찰적 서사임을 강조할 것이다. 제3장은『마이클 K의 삶과 시대』가 폭력적인 위계질서에서도 침묵과 무저항으로 일관하는 주인공을 내세워 포스트식민 시대의 새로운 주체의 모습을 보여주는, 알레고리컬한 텍스트라는 점을 분석해나갈 것이다. 쿳시는 이 소설에서 개인을 정치적이고 역사적인 차원에서 다루기는 하되, 정치적 해석에만 내맡기지 않으려는 의도를 보인다. 남아공 사회의 감시체제와 유색인종차별 등의 부당성이 암시적으로 묘사되는 가운데, 주인공의 주체적인 자각이 타자에 대한 윤리의식과 어떻게 연결되는지를 초점화할 것이다. 마이클(Michael)은 쿳시의 인물 가운데 유일하게 백인 아프리카너(Afrikaner)의 후손이 아닌, 유색 하위계층에 속한다. 그가 인종분규의 현장인 케이프 타운(Cape Town)을 떠난 후의 험난한 여정에서, 결국 수용소의 감시체제를 벗어나 자신만의 삶을 선택할 수 있었던 것은 침묵에 의한 것이다. 그가 정원사로 되돌아가는 생태적 삶을 선택하여 포스트식민 주체로 거듭나는 과정에서, 침묵을 통해 개인을 억압하는 감시체제에 어떻게 저항하는지가 분석될 것이다. 더불어 마이클에게 침묵의 저항은 정원사가 되기 위한 개인적인 선택과 연결되며, 이것은 곧 정치적 차원에서의 저항과 동일시됨을 밝힌다. 제4장『철의 시대』에서는 흑백 갈등이 긴박하게 이어지는 남아공 현실에서 백인 여주인공의 타자에 대한 윤리적 관계의 지향을 통해 대립을 화합으로 변화시키는 긍정적인 면을 조명할 것이다. 이 텍스트는 말기암에 걸린 백인여성 주인공 커렌(Curren)의 독백조로 진행되는 편지형식의 서사이다. 여기에서 개인의 이야기는 남아공의 인종차별 역사의 현주소이며 윤리의 문제와 맞닿아 있다. 커렌의 윤리적 실천 행위는 부랑자 퍼케일(Vercueil)을 받아들임으로써 시작되는데, 그가 커렌의 편지를 미국에 사는 딸에게 전달하는 신뢰받는 중요한 매개자가 된다는 사실은 소설의 중요한 모티프로 작용한다. 이는 유색인종이며 신분이 불확실한 퍼케일을 백인 여성이 신뢰하고 수용한다는 상징으로 인종적 · 계급적 차이를 넘어서는 공존에 대한 희망을 담고 있다. 퍼케일을 통해 전달될 편지의 내용은 커렌의 사적인 이야기로 구성되어 있지만 현대 남아공의 역사로 구성된다. 여기에는 과거의 인종차별로 인한 백인의 폭력성과 흑인들의 보복적 폭력성이 악순환으로 드러나는데, 이같은 인종적 · 정치적 입장의 대립이 타자에 대한 윤리적 차원의 접근을 통해 화합으로 이어질 수 있음을 다룬다. 주변 흑인들의 비판적 개입으로 백인으로서의 한계를 극복해가는 커렌이 흑인사회와 단절되지 않고 윤리적 화합의 주체로 거듭남은 흑백의 상생이 가능함을 예시한다. 제5장에서 다루는『추락』은 아파르트헤이트 이후(post-apartheid)에도 흑백대립의 양상이 여전하고 갈등과 상처가 치유되지 못한 상황을 배경으로 인종화합을 지향하는 남아공의 긍정적인 미래상을 제시한다. 흑백의 화합을 향해 현대사를 새롭게 쓰고 있는 주인공들로 거듭나는 과정을 살펴보기 위해, 백인교수 루리(Lurie)가 유색여성 제자와의 성관계로 인해 교수직을 박탈당하는 “추락”을 경험하는 것, 그리고 그의 딸 루시(Lucy)가 흑인들로부터 집단 성폭행을 당하는 “수치”를 분석할 것이다. 루리는 그동안 남아공의 문화적 · 역사적 · 지정학적 현실과 동떨어져 살아왔지만 루시의 삶에 들어오면서 백인과 흑인은 공존할 수 없다는 기존의 시각에 변화를 일으키게 된다. 루리와 루시가 겪은 참혹한 사건과 더불어, 흑백이 과연 공존할 수 있는가, 그리고 그 참된 공존을 위해서는 개인적인 차원의 윤리적 성찰의 필요성과 “진실과 화해”에 이르는 탐색과정이 다루어질 것이다. 제6장 결론에서는 본론의 이같은 내용을 토대로, 쿳시의 포스트 식민적 상상력이 인종차별과 정치적 혼돈, 그리고 여기에서 파생되는 개인의 윤리의식이 궁극적으로 화합을 지향하는 포스트식민 글쓰기로 귀결되고 있음을 정리할 것이다. 쿳시의 네 편의 소설들은 아프리카 유산 속에 스며있는 유럽 제국주의의 잔재를 드러내고 그 억압을 빼어나게 형상화 했다고 평가 받는다. 다른 한편으로, 이 소설들에서 남아공 백인 작가로서의 한계를 극복하려는 쿳시의 고뇌가 주인공들을 통해 형상화됨으로써 작가자신의 고뇌를 투영한다. 이같은 의미에서 이 네 편의 소설들은 “글쓰기는 윤리적일 수밖에 없다”는 쿳시의 문학관을 드러내준다. 쿳시의 글쓰기는 남아공의 현재를 읽어내고 미래에 대한 실천적 대안을 마련한다는 점에서, 그리고 서구에 대항되는 남아공문학이나 “제3세계”로만 한정되는 문학의 범주를 넘어, 타자에 대한 깊은 통찰력과 풍부한 상상력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탁월한 포스트식민적 글쓰기로 자리매김 될 것이다.
포스트식민 담론에 힘입어 아프리카문학에 대한 조명이 최근 들어 활발히 전개되는 가운데 탁월한 포스트식민적 상상력에 기반한 글쓰기를 실천하는 대표적인 작가로 남아프리카 공화국의 쿳시(John Maxwell Coetzee, 1940- )를 들 수 있다. 쿳시는 자신의 소설들을 통해 아프리카너라는 지배층의 일원인 백인의 시각에서 인종주의의 근간이 되는 제국주의를 비롯한 모든 부당한 지배와 폭력을 비판하는 한편, 그 지배체제를 떠받치는 개인들의 윤리적 책임 역시 심도있게 다루고 있다. 본 논문은 쿳시의 대표적 소설인『야만인을 기다리며』(Waiting for the Barbarians, 1981),『마이클 K의 삶과 시대』(Life & Times of Michael K, 1983),『철의 시대』(Age of Iron, 1990),『추락』(Disgrace, 1999)을 중심으로 포스트식민주의 시각에서 인종주의 비판과 타자의 윤리의 문제를 살펴보는 데 그 목적이 있다. 쿳시의 소설들은 인종적 타자를 수용하는데 있어 반성적인 사유를 실천하는 글쓰기이다. 그의 소설들은 타자를 단순히 인정하는 수준에 머물지 않고, 타자가 능동적인 주체가 되도록 변화시키는 가능성을 탐색한다. 쿳시의 소설에 나타난 인종주의 비판과 타자의 윤리의 문제를 분석하기 위해 본 논문은 인종, 계급, 젠더 등의 문제와 포스트식민주의 시각을 접목시킨다. 식민주의를 극복하려는 이론적 탐색이라 할 수 있는 포스트식민주의는 포스트식민성의 물질적, 인식론적 조건들을 분석하고, 은밀하게 이루어지는 정치, 경제, 문화 제국주의 지배체제의 지속적인 작동과 싸우고자하는 이론들의 전망을 가리킨다. 자기 반성적 계기에서 스스로를 특수한 역사적 조건과 대결하려는 포스트식민이론은 식민화된 사회에 내재된 식민성을 파헤치는 이론적 저항에 기반한다고 요약할 수 있다. 아프리카의 경우, 대부분의 포스트식민 비평가들이 서구이론의 틀에 편입되지 않으려는 시도에서 현재의 서구와 비서구의 식민상황을 지배와 피지배라는 이분법적 대립관계로 파악하고 서구에 대한 정치적 저항이라는 주제에만 매달리고 있음이 사실이다. 그러나 쿳시의 글쓰기는 남아공의 아파르트헤이트(Apartheid) 시기뿐만 아니라 그 이후에도 인종문제가 여전히 심화되고 있는 현재의 상황을 배경으로, 과거사에 대한 심도있는 고찰뿐만 아니라 개인의 윤리의식의 확대와 실천으로 인종간의 화해를 지향하는 포스트식민 정치학을 실현한다. 쿳시의 소설이 일관되게 보여주는 타자의 윤리라는 주제는 스피박(Gayatri C. Spivak)과 레비나스(Emmanuel Levinas)의 주장과 일맥상통한다. 포스트식민 담론에서의 윤리적 책임을 강조하는 스피박은 유럽의 철학적, 문학적 전통들을 넘어 제국주의 역사와 하위주체 연구에 이르기까지 포괄적인 학문적, 실천적 영역을 구축하고 있다. 스피박은 제국주의와 서구이론의 공모관계에 대해 경계하면서 그에 기반한 포스트식민주의 비평가로서의 윤리적 책임감을 강조한다. 나아가 자아와 타자 사이의 윤리적 관계의 구조를 밝힌 윤리학자인 레비나스는 이기적인 자아가 어떻게 타자를 존중하면서 서로 윤리적 관계에 들어갈 수 있는지에 집중한다. 레비나스의 타자윤리는 타자의 도덕적 호소를 수용하는 윤리적 자아에 관한 이론이다. 스피박과 레비나스는 현대사회의 위기를 윤리의 부재로 진단하며 이것의 극복은 타자의 수용으로 가능하다고 강조하는데 이같은 주제는 쿳시의 소설을 통해 부각된다. 인종문제 비판에 타자의 윤리문제를 결합시키는 쿳시의 글쓰기의 특징을 분석하기 위해 본 논문은 주인공들을 중심으로 제국과 폭력 그리고 아파르트헤이트 등의 문제들을 상호 연계시켜보면서, 이들이 어떤 계기로 포스트식민 주체로 거듭나는지, 그것이 남아공 사회의 탈식민화에 어떤 의미를 부여하는지 그 중요성을 살펴본다. 본 논문에서 다루고자 하는 네 편의 소설들은 그간 남아공 사회에서 말해지기 어려운 여러 미묘한 주제들을 과감하게 표면화시켜 비평가들의 찬반 논쟁을 불러일으킨 것이 사실이다. 이는 쿳시 소설들이 인종주의 비판에 개인의 윤리적 책임을 긴밀히 연결하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독자로 하여금 정치적 성찰에 이어 윤리적 성찰도 할 수 있도록 유도하기 때문이다. 본론에 해당하는 제2장부터 5장까지는 네 편의 소설들에 나타난 인종주의 비판과 타자의 윤리문제를 접근해 갈 것이다. 제2장에서 다루는『야만인을 기다리며』에서는 제국과 원주민, 지배와 피지배의 이분법에 의존하지 않고 체제에 순응하기를 거부하는 진보적인 인물로서 화자인 치안판사를 면밀히 살펴볼 것이다. 쿳시는 화자를 통해 체제 이데올로기의 허구성을 안으로부터 폭로함과 동시에, 그것에 대한 자기의 공모성을 부각시키면서 거기에 연루되어 있는 지식인의 현실을 날카롭게 지적한다. 먼저, 제국이 식민화를 수행하는 과정에서 원주민에게 가한 비인간화와 폭력이 화자인 치안판사에게 어떤 반응을 불러일으키는가를 분석한다. 다음으로, 치안판사의 공모적 입장에 숨겨진 제국주의의 실체를 야만인 소녀(barbarian girl)와의 관계에서, 특히 그가 이 여성에게 보이는 연민을 인종과 젠더 차원에서 분석한다. 이 소설의 가장 큰 아이러니로 제국주의 인종담론의 해체가 바로 주인공을 통해 서술된다는 점에 주목하여, 타자에 대한 화자의 윤리적 성찰이 자신의 공모성을 부각시키는 자기 성찰적 서사임을 강조할 것이다. 제3장은『마이클 K의 삶과 시대』가 폭력적인 위계질서에서도 침묵과 무저항으로 일관하는 주인공을 내세워 포스트식민 시대의 새로운 주체의 모습을 보여주는, 알레고리컬한 텍스트라는 점을 분석해나갈 것이다. 쿳시는 이 소설에서 개인을 정치적이고 역사적인 차원에서 다루기는 하되, 정치적 해석에만 내맡기지 않으려는 의도를 보인다. 남아공 사회의 감시체제와 유색인종차별 등의 부당성이 암시적으로 묘사되는 가운데, 주인공의 주체적인 자각이 타자에 대한 윤리의식과 어떻게 연결되는지를 초점화할 것이다. 마이클(Michael)은 쿳시의 인물 가운데 유일하게 백인 아프리카너(Afrikaner)의 후손이 아닌, 유색 하위계층에 속한다. 그가 인종분규의 현장인 케이프 타운(Cape Town)을 떠난 후의 험난한 여정에서, 결국 수용소의 감시체제를 벗어나 자신만의 삶을 선택할 수 있었던 것은 침묵에 의한 것이다. 그가 정원사로 되돌아가는 생태적 삶을 선택하여 포스트식민 주체로 거듭나는 과정에서, 침묵을 통해 개인을 억압하는 감시체제에 어떻게 저항하는지가 분석될 것이다. 더불어 마이클에게 침묵의 저항은 정원사가 되기 위한 개인적인 선택과 연결되며, 이것은 곧 정치적 차원에서의 저항과 동일시됨을 밝힌다. 제4장『철의 시대』에서는 흑백 갈등이 긴박하게 이어지는 남아공 현실에서 백인 여주인공의 타자에 대한 윤리적 관계의 지향을 통해 대립을 화합으로 변화시키는 긍정적인 면을 조명할 것이다. 이 텍스트는 말기암에 걸린 백인여성 주인공 커렌(Curren)의 독백조로 진행되는 편지형식의 서사이다. 여기에서 개인의 이야기는 남아공의 인종차별 역사의 현주소이며 윤리의 문제와 맞닿아 있다. 커렌의 윤리적 실천 행위는 부랑자 퍼케일(Vercueil)을 받아들임으로써 시작되는데, 그가 커렌의 편지를 미국에 사는 딸에게 전달하는 신뢰받는 중요한 매개자가 된다는 사실은 소설의 중요한 모티프로 작용한다. 이는 유색인종이며 신분이 불확실한 퍼케일을 백인 여성이 신뢰하고 수용한다는 상징으로 인종적 · 계급적 차이를 넘어서는 공존에 대한 희망을 담고 있다. 퍼케일을 통해 전달될 편지의 내용은 커렌의 사적인 이야기로 구성되어 있지만 현대 남아공의 역사로 구성된다. 여기에는 과거의 인종차별로 인한 백인의 폭력성과 흑인들의 보복적 폭력성이 악순환으로 드러나는데, 이같은 인종적 · 정치적 입장의 대립이 타자에 대한 윤리적 차원의 접근을 통해 화합으로 이어질 수 있음을 다룬다. 주변 흑인들의 비판적 개입으로 백인으로서의 한계를 극복해가는 커렌이 흑인사회와 단절되지 않고 윤리적 화합의 주체로 거듭남은 흑백의 상생이 가능함을 예시한다. 제5장에서 다루는『추락』은 아파르트헤이트 이후(post-apartheid)에도 흑백대립의 양상이 여전하고 갈등과 상처가 치유되지 못한 상황을 배경으로 인종화합을 지향하는 남아공의 긍정적인 미래상을 제시한다. 흑백의 화합을 향해 현대사를 새롭게 쓰고 있는 주인공들로 거듭나는 과정을 살펴보기 위해, 백인교수 루리(Lurie)가 유색여성 제자와의 성관계로 인해 교수직을 박탈당하는 “추락”을 경험하는 것, 그리고 그의 딸 루시(Lucy)가 흑인들로부터 집단 성폭행을 당하는 “수치”를 분석할 것이다. 루리는 그동안 남아공의 문화적 · 역사적 · 지정학적 현실과 동떨어져 살아왔지만 루시의 삶에 들어오면서 백인과 흑인은 공존할 수 없다는 기존의 시각에 변화를 일으키게 된다. 루리와 루시가 겪은 참혹한 사건과 더불어, 흑백이 과연 공존할 수 있는가, 그리고 그 참된 공존을 위해서는 개인적인 차원의 윤리적 성찰의 필요성과 “진실과 화해”에 이르는 탐색과정이 다루어질 것이다. 제6장 결론에서는 본론의 이같은 내용을 토대로, 쿳시의 포스트 식민적 상상력이 인종차별과 정치적 혼돈, 그리고 여기에서 파생되는 개인의 윤리의식이 궁극적으로 화합을 지향하는 포스트식민 글쓰기로 귀결되고 있음을 정리할 것이다. 쿳시의 네 편의 소설들은 아프리카 유산 속에 스며있는 유럽 제국주의의 잔재를 드러내고 그 억압을 빼어나게 형상화 했다고 평가 받는다. 다른 한편으로, 이 소설들에서 남아공 백인 작가로서의 한계를 극복하려는 쿳시의 고뇌가 주인공들을 통해 형상화됨으로써 작가자신의 고뇌를 투영한다. 이같은 의미에서 이 네 편의 소설들은 “글쓰기는 윤리적일 수밖에 없다”는 쿳시의 문학관을 드러내준다. 쿳시의 글쓰기는 남아공의 현재를 읽어내고 미래에 대한 실천적 대안을 마련한다는 점에서, 그리고 서구에 대항되는 남아공문학이나 “제3세계”로만 한정되는 문학의 범주를 넘어, 타자에 대한 깊은 통찰력과 풍부한 상상력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탁월한 포스트식민적 글쓰기로 자리매김 될 것이다.
As African literature has been actively discussed and written about recently, motivated by postcolonial discourse, John Maxwell Coetzee(1940- ), one of the most influential writers of the Republic of South Africa, has attracted public attention in the world of English literature. Much attention has ...
As African literature has been actively discussed and written about recently, motivated by postcolonial discourse, John Maxwell Coetzee(1940- ), one of the most influential writers of the Republic of South Africa, has attracted public attention in the world of English literature. Much attention has been given to the ways in which his postcolonial imagination enters into and shapes the living form of his novels. In his novels, Coetzee criticizes unjust domination and violence, on one hand and on the other, deals deeply with the ethical responsibility of individuals who have supported the ruling classes. This dissertation explores how anti-racism and the ethics of the Other are embodied in his four novels: Waiting for the Barbarians(1981), Life & Times of Michael K(1983), Age of Iron(1990), and Disgrace(1999), connecting with postcolonial perspectives. Postcolonialism, an intellectual discourse that seeks to overcome colonialism, analyzes the material, and epistemological conditions of postcoloniality and seeks to combat the continuing, and often covert, operation of an imperialist system of economic, political and cultural domination. The ethics of the Other that Coetzee’s novels coherently examine has something in common with the theories of Gayatri Spivak and Emmanuel Levinas. Spivak, emphasizes ethical responsibility in the postcolonial discourse and constructs a comprehensive academic and practical sphere which includes imperial history and subaltern study beyond the European philosophical and literary tradition. Levinas, an ethicist who analyzed the structure of the ethical relations between the self and the Other, further focuses on how the egoistic self respects the Other and attempts to constitute ethical relations between them. In the case of Africa, in an attempt not to be placed in the frame of Western theory, most postcolonial critics tend to understand the present colonial condition in Africa as an antagonistic relationship between the oppressor and the oppressed, West and non-West. Coetzee's writing, however, examines the racial history of the periods of Apartheid and post-Apartheid in South Africa when racism as an issue became intensified, and finally leads to the postcolonial politics of racial reconciliation and coexistence between blacks and whites. Chapters Two through Five analyze the anti-racism and the ethics of the Other in each of Coetzee's novels. In Chapter Two, Waiting for the Barbarians is explored how Coetzee reveals the falsehood of imperial ideology and simultaneously highlights the conspiratorial reality of an intellectual who resists. First, Coetzee describes how the magistrate can be influenced by the natives who suffered from inhumanity and violence during the process of colonization. Second, he portrays how the magistrate's implication in the substance of imperialism is revealed through a "barbarian girl", who becomes a sympathetic object of the magistrate in terms of race and gender. This chapter stresses that the deconstruction of imperial racism discourse is narrated by the magistrate himself. Therefore, the narrator's ethical self-reflection toward the Other is not different from Coetzee's own ethical self-consideration. Chapter Three, deals with Life & Times of Michael K, exploring a silent and irresistible main character as a new type in the postcolonial period. This novel can be classified as an allegorical text. Coetzee intentionally does not interpret the text as a political discourse, despite dealing with an individual in a political and historical context. The novel focuses on Michael's subjective recognition of the ethical consciousness of others, considering the injustice of surveillance and racism in South Africa. Unlike the main characters who are White Afrikaners in the other three novels, Michael belongs to the subaltern colored class. When he leaves Cape Town, the center of Apartheid, he chooses his own way of life, away from the threat of surveillance. It is in silence that he can lead his own independent life as a gardener. Thus, Michael's ecological life is revealed in the process of becoming an individual and ethical being. To be a gardener, Michael chooses the way of silent resistance as a sort of personal decision. This intentional silence of an individual can also be an apparatus of resistance against imperial surveillance and extends to the political realm. In Chapter Four Age of Iron is examinined in the positive aspects of a white woman's changing ethical orientation from antagonism between white and black, to reconciliation in the turbulent conditions of South Africa. This text is a type of letter-narrative composed of a monologue by the female main character, Curren suffering from terminal cancer. Her individual narrative parallels the history of racial discrimination in South Africa and is connected with its ethical matters. Curren's ethical evolution begins when she accepts Vercueil, a reliable mediator, delivering her letter to her daughter who lives in the United States. This symbolizes that a white woman trusts an unidentified colored man, Vercueil, and suggests hope for coexistence of white and black, beyond racial and class differences. The novel deals with how such racial and political antagonism can be transformed into reconciliation through ethical practice toward the Other. Her limitations as a white were overcome by the surrounding blacks’ reputations. Through this process, the novel shows that Curren is regenerated as a subject of ethical reconciliation and this fact incites blacks and whites to coexist. Chapter Five deals with Disgrace that suggests the future prospect of South Africa be positive through ethical coexistence in the post-Apartheid period, when the confrontation between black and white remained unchanged and conflicts and deep wounds were still felt. To explore "re-awoken" main characters rewriting contemporary history toward a new reconciliation between white and black, this chapter analyzes Lurie, a white professor, who is deprived of his social position due to having had sexual intercourse with his colored female pupil, and his daughter, Lucy, who was raped by black men. Although Lurie lived apart from the reality of culture, history, and geopolitics, he challenges the old stereotype that black and white cannot coexist. This text reveals not only the violence undergone by Lurie and Lucy, but also the process of the exploration for "truth and reconciliation" by asking whether black and white can truly coexist and by recalling the need for ethical self-reflection for true coexistence. The final Chapter Six leads to the conclusion that is fully embodied in his four novels. Furthermore, Coetzee tries to overcome his own limitations as an Afrikaner writer through his main characters in his four novels. In this way, these four novels reflect Coetzee's literary view that "writing is inevitably ethical." Thus, Coetzee's novels can be considered to be eminent postcolonial writings beyond the literary category normally confined to the South African Literature or "The Third World" and show deep insight and rich imagination concerning the Other.
As African literature has been actively discussed and written about recently, motivated by postcolonial discourse, John Maxwell Coetzee(1940- ), one of the most influential writers of the Republic of South Africa, has attracted public attention in the world of English literature. Much attention has been given to the ways in which his postcolonial imagination enters into and shapes the living form of his novels. In his novels, Coetzee criticizes unjust domination and violence, on one hand and on the other, deals deeply with the ethical responsibility of individuals who have supported the ruling classes. This dissertation explores how anti-racism and the ethics of the Other are embodied in his four novels: Waiting for the Barbarians(1981), Life & Times of Michael K(1983), Age of Iron(1990), and Disgrace(1999), connecting with postcolonial perspectives. Postcolonialism, an intellectual discourse that seeks to overcome colonialism, analyzes the material, and epistemological conditions of postcoloniality and seeks to combat the continuing, and often covert, operation of an imperialist system of economic, political and cultural domination. The ethics of the Other that Coetzee’s novels coherently examine has something in common with the theories of Gayatri Spivak and Emmanuel Levinas. Spivak, emphasizes ethical responsibility in the postcolonial discourse and constructs a comprehensive academic and practical sphere which includes imperial history and subaltern study beyond the European philosophical and literary tradition. Levinas, an ethicist who analyzed the structure of the ethical relations between the self and the Other, further focuses on how the egoistic self respects the Other and attempts to constitute ethical relations between them. In the case of Africa, in an attempt not to be placed in the frame of Western theory, most postcolonial critics tend to understand the present colonial condition in Africa as an antagonistic relationship between the oppressor and the oppressed, West and non-West. Coetzee's writing, however, examines the racial history of the periods of Apartheid and post-Apartheid in South Africa when racism as an issue became intensified, and finally leads to the postcolonial politics of racial reconciliation and coexistence between blacks and whites. Chapters Two through Five analyze the anti-racism and the ethics of the Other in each of Coetzee's novels. In Chapter Two, Waiting for the Barbarians is explored how Coetzee reveals the falsehood of imperial ideology and simultaneously highlights the conspiratorial reality of an intellectual who resists. First, Coetzee describes how the magistrate can be influenced by the natives who suffered from inhumanity and violence during the process of colonization. Second, he portrays how the magistrate's implication in the substance of imperialism is revealed through a "barbarian girl", who becomes a sympathetic object of the magistrate in terms of race and gender. This chapter stresses that the deconstruction of imperial racism discourse is narrated by the magistrate himself. Therefore, the narrator's ethical self-reflection toward the Other is not different from Coetzee's own ethical self-consideration. Chapter Three, deals with Life & Times of Michael K, exploring a silent and irresistible main character as a new type in the postcolonial period. This novel can be classified as an allegorical text. Coetzee intentionally does not interpret the text as a political discourse, despite dealing with an individual in a political and historical context. The novel focuses on Michael's subjective recognition of the ethical consciousness of others, considering the injustice of surveillance and racism in South Africa. Unlike the main characters who are White Afrikaners in the other three novels, Michael belongs to the subaltern colored class. When he leaves Cape Town, the center of Apartheid, he chooses his own way of life, away from the threat of surveillance. It is in silence that he can lead his own independent life as a gardener. Thus, Michael's ecological life is revealed in the process of becoming an individual and ethical being. To be a gardener, Michael chooses the way of silent resistance as a sort of personal decision. This intentional silence of an individual can also be an apparatus of resistance against imperial surveillance and extends to the political realm. In Chapter Four Age of Iron is examinined in the positive aspects of a white woman's changing ethical orientation from antagonism between white and black, to reconciliation in the turbulent conditions of South Africa. This text is a type of letter-narrative composed of a monologue by the female main character, Curren suffering from terminal cancer. Her individual narrative parallels the history of racial discrimination in South Africa and is connected with its ethical matters. Curren's ethical evolution begins when she accepts Vercueil, a reliable mediator, delivering her letter to her daughter who lives in the United States. This symbolizes that a white woman trusts an unidentified colored man, Vercueil, and suggests hope for coexistence of white and black, beyond racial and class differences. The novel deals with how such racial and political antagonism can be transformed into reconciliation through ethical practice toward the Other. Her limitations as a white were overcome by the surrounding blacks’ reputations. Through this process, the novel shows that Curren is regenerated as a subject of ethical reconciliation and this fact incites blacks and whites to coexist. Chapter Five deals with Disgrace that suggests the future prospect of South Africa be positive through ethical coexistence in the post-Apartheid period, when the confrontation between black and white remained unchanged and conflicts and deep wounds were still felt. To explore "re-awoken" main characters rewriting contemporary history toward a new reconciliation between white and black, this chapter analyzes Lurie, a white professor, who is deprived of his social position due to having had sexual intercourse with his colored female pupil, and his daughter, Lucy, who was raped by black men. Although Lurie lived apart from the reality of culture, history, and geopolitics, he challenges the old stereotype that black and white cannot coexist. This text reveals not only the violence undergone by Lurie and Lucy, but also the process of the exploration for "truth and reconciliation" by asking whether black and white can truly coexist and by recalling the need for ethical self-reflection for true coexistence. The final Chapter Six leads to the conclusion that is fully embodied in his four novels. Furthermore, Coetzee tries to overcome his own limitations as an Afrikaner writer through his main characters in his four novels. In this way, these four novels reflect Coetzee's literary view that "writing is inevitably ethical." Thus, Coetzee's novels can be considered to be eminent postcolonial writings beyond the literary category normally confined to the South African Literature or "The Third World" and show deep insight and rich imagination concerning the Oth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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